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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번역/창작 [SS] 최고의 포커페이스 (아나타) 하지만 아유무에겐 천의 얼굴이겠지.
글쓴이
thegue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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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본 글 주소
https://gall.dcinside.com/sunshine/3003715
  • 2020-01-29 16:04:14
 

카린 : 기초체력 끝. 다들 수고했어~


아유무 : 흐아아...! 힘들어...


아이 : 아이고, 아이 죽는다...


아유무 : 아.


아이 : 아니, 농담 아니고. 진짜 힘들었다고.


세츠나 : 1학년은...


시즈카스리나 : ... 멍


세츠나 : 전멸이네.


아유무 : 거기다 카나타 선배는 대자로 뻗었고 말이지.


세츠나 : 그나저나 (아나타)는 멀쩡하네?


아이 : 그러게. 훈련도 우리처럼 받으면서. 따로 체력을 길러놨던가?


(아나타) : 1학년 친구들~ 다들 물 받아가~


시즈카스리나 : ... 멍


(아나타) : 저건 좀 심하네... 2학년 먼저 가져갈래?


아유무 : 응, 지금 갈게.


(아나타) : 자, 여기.


아유무 : 고마워.


(아나타) : 자, 아이도.


아이 : 아이고, 고마워!


(아나타) : ...
(아나타) : 여기, 세츠나.


세츠나 : 잘 마실게.


(아나타) : 엠마 선배랑 카린 선배를 미리 받아갔고... 나머지는 직접 가져다줘야 하나.


아이 : 앗, 도와줄게.


아유무 : ...
세츠나 : ...


세츠나 : 저기, 아유무짱.


아유무 : 응?


세츠나 : (아나타)말인데, 표정을 잘 드러내지 않는 거 알고 있었어?


아유무 : 어? 그랬던가?


세츠나 : 모르고 있었구나? 가깝다고 해서 아는 줄 알았어.


아유무 : 호오...


세츠나 : 오늘 수업 시간에 있잖아...



오늘 3교시가 국어시간이었잖아?
작품을 요약해서 발표하는 시간인데, 그 글이 엄청 슬픈 내용이었거든.
그래서 발표하는 사람도 낭독하면서 감정이 고조되기도 했단 말이야.


아, 교실 분위기는 어땠냐고?
보통이 아니었지.
거의 다 북받쳤는지, 얼굴에 드러나는 걸 참으려고 애쓰더라고.
몇몇은 못 이기고 울먹거리는 애들도 있었지, 나도 포함해서.


그러는 와중에 웬걸, 앞에 있는 (아나타) 얼굴은 멀쩡한 거야.
엄청 신기했지.
작품에 이입을 안 했던 건가?
아님 다른 생각을 했던 걸까?
수업 끝나고 질문하니까 또 아니더라고.
직접적으로 물어보긴 좀 아닌 것 같아서 돌려서 물어봤지.


“(아나타)짱, 여기 이 부분 필기 봐도 될까?”


“세츠나가? 별일이네. 봐도 괜찮아.”


“여기서 감정에 따른 소재 활용이 말인데, 이 부분이 헷갈려서 말이야.”


“그거? 이야기의 내용이랑 우리의 일상을 비교하면 쉬워. 탄생과 소멸의 과정을 따르면...”


“아, 아. 그런 식으로 이해하면 되겠네.”
“그런데 (아나타)짱은 이거 읽을 때 슬프지 않았어?”


“응. 워낙에 묘사가 잘 되어서 몰입이 잘 되더라고. 아프지만 재밌었어. 그런데 왜?”


“아... 그냥. 설명 고마워!”


“?... 응.”


분명 겉으로는 그다지 슬퍼보이지는 않았단 말이야?
그런데 대답해주는 걸 봐서는 작품은 제대로 봤고, 감상도 슬펐다고 하고.
헷갈리기 그지없어.



세츠나 : 어때?


아유무 : 글...쎄? 그 정도는 누구나 그럴 수 있지 않아?


세츠나 : 으응...


카린 : 둘이서 무슨 얘기해?


아유무 : (아나타)짱의 표정 이야기 중이었어요.


세츠나 : 카린 선배는 뭐 봤던 일화 없어요?


카린 : 나? 나라면...



대충 일주일 전이었던가... 아마 맞을 거야.
왜냐하면 그 때가 과학 쪽지시험 직전이었거든.
그래서 어떻게든 해야겠다고 생각해서 마구잡이로 외우고 있던 중이었지.
한창 그러다보니 (아나타)가 찾아와서는 말을 걸더라고.


“선배, 뭐 하세요?”


“아, 식 외우는 중.”


“어떤 식인데요?”


“이거. 거리 속력 가속력 부분. 이거라도 외워두면 뭐 하나라도 쓸 수 있겠지.”


“호오... 근데 이거는 외우기만 하면 안 되는 거 아니에요?”


“응? 왜?”


“이런 건 보통 상황에 맞는 식을 찾아서 쓰는 형태로 갈 텐데요.”


“??”


“...”



카린 : 그 때 (아나타)의 포커페이스란 걸 봤지.


세츠나 : 아... 그건 좀...


아유무 : 아하하... 그래서 결과는 어땠어요?


카린 : 폭망했어...


세츠나 :
아유무 :


엠마 : 그런 일이 있었구나...


세츠나 : 엠마 선배는 뭐 본 거 없어요?


엠마 : 나는 그다지? 굳이 이야기하자면, 졸 때의 버릇 정도가 있겠네.
엠마 : 선생님께서 부르셔서 잠깐 내려다가 우연히 (아나타) 교실을 지나갔는데, 눈을 뜬 채로 졸더라니까.


카린 : 켁...!
아유무 : 히익...!


엠마 : 농-담. 설마 그런 사람이 있겠어?


카린 : 충분히 무서운 농담이었어...


아유무 : 하아 놀라라... 진짜인 줄 알았잖아요.


엠마 : 숨은 웬만큼 돌린 것 같으니 뒷정리나 하자.
엠마 : 세츠나짱, 창고 열쇠랑 짐들 같이 들어줄래?


세츠나 : 넵. 여기요.


카린 : 앗, 나도 같이 가!


와다다다닷


아유무 : ...


시즈쿠 : 선배.


아유무 : 응? 무슨 일 있어?


시즈쿠 : (아나타) 선배요, 이상해 보이는 게 한 둘이 아니라서요.


아유무 : 글쎄... 겉으론 그래도 사실 잘 대해 주지 않아?


시즈쿠 : 그렇다고는 하지만...



연극부 마치고 혼자서 대본 연습을 하던 중이었어요.
좀 진중한 연기가 필요해서 표정을 좀 바꿔보려고 하는데, 잘 되지 않더라고요.
그러다가 (아나타) 선배가 지나가서 말을 걸었죠.


“안녕하세요.”


“안녕. 오, 연극 대본이야?”


“네. 혹시 이 부분 가능하신가요?”


“...너무 갑작스럽다, 얘.”


“선배라면 가능할 것 같으시니 부탁드려요.”


“해보긴 하겠다만... 너무 그렇게 기대하진 마? 나는 연극의 연 자도 모른다고.”


“넵”


.
.
.


“뭐... 이 정도? 만족해?”


“...”


하나씩 이야기하자면, 대본 자체는 잘 읽었어요.
목소리에 감정을 싣는 것, 그리고 억양, 처음이라지만 좋았어요.
그런데 딱 하나, 얼굴 표정.


“선배, 어... 그래요. 미소지어주실 수 있나요?”


“히이이이...”


포커페이스에서 입만 씨익 웃은 표정.


“어, 슬플 때도 한 번만...?”


“흐으으으...”


포커페이스에서 입만 삐진 듯한 표정...


“뭐어, 감사합니다.”


“어딘가 나만 손해 본 느낌이야...”


얼굴표정이, 그, 아무것도 없어요.
무섭다면 무서운 거고, 신기하다면 신기한 건데, 진짜로.
무뚝뚝하다고 하죠? 그 표정 하나뿐인데, 선배 어디 안 좋은 건 아니겠죠?



시즈쿠 : 그렇죠?


아유무 : 아하하... 나중에 (아나타)짱이랑 말해볼게.


아이 : 오늘 정리도 끝! 다들 수고하셨슴다!


수고하셨습니다!
다들 고생 많았어.
가는 길에 간식이나 사 먹으러 가자~
안 돼, 살쪄.
힝...






아유무 : ...그래서 이런 얘기들이 오가더라고.


(아나타) : 그런가... 이젠 표정관리도 좀 연습해야 되려나.


아유무 : 글쎄, 내 생각엔 굳이 안 그래도 될 것 같기도 한데.


(아나타) : 왜? 조금이라도 빨리 풀어지는 게 좋잖아.


아유무 : 연습하는 건 좋지만, 그건 그냥 좋은 표정을 연기하는 것뿐이잖아.
아유무 : 그런 거 별로 좋지 않다고 생각해.


(아나타) : 그런가... 그럼 어째야 하나...


아유무 : ...


(아나타) : ... 시무룩


아유무 : 카페까지 와서 물만 마시고 가려고? 자, 케이크 한입 해.


(아나타) : ... 앙
(아나타) : ... 냠


아유무 : ...


(아나타) : ... 우물우물


아유무 : 어때?


(아나타) : ... 꿀꺽


(아나타) : ... 행복


아유무 : 마음에 든 모양이네. 후후.


(아나타) : 아, 아냐! 그렇지 않아!


아유무 : 으음, 한입 더 주려고 했는데, 그럼 어쩔 수 없겠는걸.


(아나타) : 앗! 아, 으아... 허둥지둥


아유무 : 흐흐흐. 자, 앙.


(아나타) : ... 앙
(아나타) : ... 행복



아마 (아나타)가 이런 표정을 보이는 것은 나뿐일 것이다.
아마 (아나타)가 이런 표정을 보이지 못하는 것은 아직 다른 사람들이 부담스러웠기 때문일 것이다.
아마 시간이 지난다면 다른 사람들에게도 솔직한 표정을 지을 수 있을 것이다.


다만, 그 때까지 이 표정은 나만의 보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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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첫차 가즈아아아아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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