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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번역/창작 [소설 번역] 비터레드-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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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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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01-09 20:2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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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터레드

ビタ-レッド

https://www.pixiv.net/novel/show.php?id=11166244
8시에 면접있는데 이러고 있다 합격 기원 부탁

-

작가의 말

대학생 요우리코 이야기.

술는 맛있지, 하지만, 무섭지.

-



대학생이 되어서, 도쿄에 자취하게 된 나와 리코쨩.



리코쨩이 피아노, 내가 해양대로, 전공이 다르니 대학은 필연적으로 갈렸지만, 사는 지역은 예상 외로 가까워서, 드문드문 둘이서 놀러나갔어.







빛남을 함께한 우리들이지만, 목표로 하던 것이 지나버려서, 각자가 새로운 빛을 찾기 시작한다면 분명, 나와 리코쨩의 길은 깊게 얽히는 일은 없겠구나아, 하고, 막연한 생각이 들었어.

하지만, 아파트가 가깝거나, 알바 출근날이 겹치는 날이 많아서, 한가한 날도 같거나. 그런 우연이 몇번이나 생기면, 우린 그렇게 멀어진 건 아니구나, 하고.



자만에 가까운 생각이 밀려와서.

하지만 그런 우연을, 무척이나 기쁘다고 느꼈어.







의외구나, 하고 생각한 건.

리코쨩, 졸업하고서 더 메세지를 보내게 됐다는 점.



고등학생 때는 어느 쪽이냐 하면 내쪽이었던 적이 많아서.

볼일이 없다면, 리코쨩은 그다지 보내지 않았던 게 많다고 기억한다. 단순히 내가 그녀에게 보내는 게 그다지도 많아서, 그렇게 느끼는 걸지도 모르겠지만.

그치만, 말이야.

대학생이 되고, 확실히 새로운 환경에 대한 불안함도 있었지만, 리코쨩의 길 앞에 즐비한 사람들과 관계를 쌓는 것에 방해는 하고 싶지 않았으니까. 고등학교 때처럼 노도같이 보냈던 메세지는 자제하려고 했었어.

그랬더니, 말이야. 내게서 메세지가 끊기니, 리코쨩에게서 사사로운 메세지가 오게 된 거야.



요새는 이제 서로의 집의 가깝다는 건 아는 탓에, 역 앞에 새로운 빵집이 생겼어, 라든지. 강둑을 산책하고 귀여운 고양이들을 만났어, 하고 사진을 보내오고, 그러는.

자신의 주변에서 한 발견을 보내오니까, 정말로 곁에 있구나, 하고 기뻐져.







그 때마다 괴로워지는 가슴 속 통증의 정체를, 모른다고 하기에는 이제, 난 어리지 않으니까.

그리고 그건 리코쨩에게는, 방해되는 감정이라는 건 난 아니까.



전파로 연결된 나와, 그녀.

오늘도 도착한 고양이의 사진이 비치는 화면을 엄지로 쓰다듬어보고, 마음에 드는 스탬프를 찍어 반응을 돌려준다.



귀엽네.

나도 같이, 사진 찍고 싶다.



머리로는 알아도, 마음이 이해해주지 않는 것이 잔뜩 있어.

그러니 내 마음 속에 계속 머무르는, 이뤄지지 않더라도 곁에 있고 싶어, 라는 제멋대로인 감정을 부디 제발, 용서해줬으면 해.















고등학교 시절부터 계속되던 내 사랑은, 드디어 4주년을 맞이했다.

여전한 거리감. 말하지 않는 나와, 눈치채지 못하는 그녀.

변하지 않는 관계야말로, 내가 바란 리코쨩과의 미래니까. 조금 가슴이 괴롭고 뜻하지 않게 밤중에 눈물이 나는 경우가 있어도, 결코 그걸 비관하는 것은, 안 해.







리코쨩이 스무살이 되고서 술을 마실 수 있게 되어, 가끔씩 치카쨩이나 카난쨩, 시간이 맞으면 다른 멤버하고도 마시러 갔어.

하지만 모일 수 있는 멤버가 적을 때도 있어서, 술맛에 익숙해졌을 즈음 별일없이 마시고 싶은데, 하고 생각했을 때는 술집이 아닌, 나와 리코쨩, 서로의 집에서 마시게 되었어.



이유는 까고 말하자면, 내가, 리코쨩이랑 함께 있고 싶다, 그런 내멋대로인 기분이 크게 영향을 미치긴 했지만.

또 하나는…막차를 놓치고 취한 리코쨩을 택시에 태워 보내줘도, 제대로 도착했는지 불안해지니까, 인가.

리코쨩도 참 술, 좋아하는 데도.

금세 취해버리니까 말이야.





처음 리코쨩 제안했을 때는 엄청 두근두근거렸는데. 말해보니 깔끔하게, 집에서 마시면 취해도 주변을 그리 신경 안 써도 괜찮고 말이야, 하면서 웃으면서 찬성해줬다.

이렇게 또 하나, 내 이기심을 충족시키게 되었다는 말씀.









『오늘, 우리집에서 마실래?』



이런 권유도, 벌써 몇번째일까.

그다지 미리부터 준비해둔 것도 아니고, 정기적으로 하는 것도 아니다.

맛있는 안주나 맛있는 술을 얻으면, 이라든지, 그런 기분이라서, 라든지. 정말, 그런 이유라니까.





리코쨩, 요리 잘하니까 뭘 해줘도 맛있단 말이지. 리퀘스트로 받은 메세지에, 처음엔 뭐든지 좋아, 하고 대답했었지만. 메뉴를 말하는 편이 리코쨩이 기뻐하니까, 최근엔 떠오른 것들은 솔직하게 부탁하고 있어. 이건 또, 서로서로 마찬가지, 지.

부족한 재료를 물어보고, 시장의 채소가게로 심부름. 감사의 마음을 담은 케이크와, 츄하이를 몇 병 정도 사서, 리코쨩네 집에 방문했다.







맛있는 안주를 로우테이블에 늘어놓고 시시콜콜한 이야기를 하면서. 즐겁구나, 하고 웃으면서 술잔을 기울이는 건, 여태까지와 같았다.



그 날은 리코쨩이 전부터 보고 싶었다던 영화를, 요리를 전부 먹어치운 뒤부터 감상하기 시작했다.

요리를 만들어준 리코쨩을 대신해서 설거지를 마치고 거실에 돌아오니, 그녀의 옆자리에 앉으라고 재촉받아서. 그 말에 따라, 그녀의 곁에 앉았다.





영화의 내용은 전부 몰랐다. 분명 화제작으로 텔레비전에서 대대적으로 선전하던 러브 로맨스였던 기억이 있었다.

리코쨩은 로맨티스트니까 말이지, 생각하면서 사 온 츄하이를 마신다. 스트롱만 있어서, 알코올의 맛이 세다. 약하지는 않지만, 아무래도 알코올, 이라고 하는 맛은 서투른 것 같아서, 단숨에 들이킨 탓도 있는 것 같아서 취기가 도는 게 느껴졌다.



조금 위험할지도, 하는 생각은 아직 할 수 있었다.

그래서 분명, 방심했던 것일 수도 있었다.



캔에서 뗀 손은 조금 젖어있어서, 바지에 닦으려고 했을 때, 옆의 리코쨩의 손에 닿고 말았다.

차가웠던 건, 리코쨩이었던 탓일까.

알코올이 돌던 나는 난감하게도, 그녀의 손을 데워주고 싶다고 생각해버렸던 거다.





중지와 엄지고, 가늘고 긴 손끝을 사이에 두고 천천히, 천천히 덧그린다. 움찔거리며 움직여도, 손을 피할 동작은 없었다.

오히려, 한동한 그걸 계속하고 있으니 리코쨩은 손바닥을 위로 향해와서, 달콤한 꿀에 끌리는 듯이 나는 거기에 자신의 손바닥을 맞췄다. 딱 붙였다, 차가운 체온을 꾸준히 데우는 것처럼 손끝도 확실히 감쌌다.



싫어하지 않는다는 사실이 나에게 이상하게 용기를 붙여줘버려서. 그래서 더는, 영화 볼 새가 아니게 된 나의 이성은 아주 우쭐해져서, 리코쨩에게 기댔다.

그러자 리코쨩도 어깨에 고개를 기대거나, 가끔 손을 놓았다고 느꼈더니 팔짱을 껴오거나, 서로 평소, 결코 하지 않는 스킨십을 하기 시작해서.





사랑스러움이, 크게 불어났다.

남아있는 이성의 파편들이 안 돼, 하고 알려주기는 했지만, 내 이기심이…이 때에도 또, 이기고 있어서.



놓을 수가, 떨어질 수가 없었어.











눈 뜬 공간은 이미 밝았다.



몸이 욱신거리는데, 하고 생각하고는 바로 정신이 들었다.

어제는 결국 잠에 못 이긴 둘이 그대로 잠든 것 같은데, 옆에 있을 터인 리코쨩이 없었다.

아아, 최악이다….

눈치 챈 뒤에는 의식이 날아갔다니. 그대로 내가 잠에 빠진 거라면 괜찮지만. 혹시 단순하게 잠든 게 아니라고 한다면, 사랑스러운 그녀에게 무엇을 해버렸는지, 알 수조차 없었다.





자는 사이에 리코쨩이 덮어준 이불. 언제부터 그녀는 깨어있었던 걸까. 그런 걸 안다고 해도, 어제의 가벼운 접촉이 없었던 것이 되는 건 아니지만.

아니 그치만, 기억하는 선에서 리코쨩에게 접촉했던 건, 친구 사이의 연장선, 이 되는 건 안 되…려나.

….

안 되, 려나.





이불을 개고 소파에 놓았다. 부드러운 감촉. 그래. 마치 어제의 리코쨩의 손바닥. 기대었을 때의 리코쨩의,



「좋은 아침.」

「익?!…아, 조, 좋은 아침.」

「아침 만들었으니까 먹자?」



명백하게 수상한 내 거동에도, 리코쨩에게는 눈에 띄는 반응은 없었다.

어라. 어찌된, 일?



우물우물.

리코쨩네 집에 묵었을 때는 곧잘 아침밥은 일식으로 해준다.

갓 지은 밥에 구운 생선. 오늘은 고등어, 구나. 된장국은 맛이 담백한, 흰국물된장국이고. 채소는 심플한 샐러드와, 깨소금을 넣은 시금치무침, 이려나.

정말, 리코쨩은 요리가 수준급이라, 그걸 먹을 수 있는 나는 정말로 행복, 하구나.



「…저기, 리코쨩.」

「응-?」

「아-. …어제 일, 기억나?」

「사실은, 그다지. 미안해, 영화, 내가 보자고 했는데 자버려서.」



아, 그렇구나. 으응 괜찮아.

그렇게, 말한 기분이 든다. 영화를 물어본 게 아니지만, 그래도 애초에 화제로 나오지 않았다는 건 적어도 별 큰일이 아니었다는, 말이야?



「나, 너무 마시면 필름이 끊기는 것 같아. 요우쨩이야말로, 괜찮았어?」



그렇게 물어보는 리코쨩에게, 끄덕끄덕 고개를 움직이는 것밖에 할 수 없었다. 그럼 정말로, 기억이 없는, 걸까.

지금까지 몇번 리코쨩과 함께 술을 마실 기회가 있었지만. 언제라도 리코쨩은 이성적이었다. 듣고보니 어제 내가 사 온 츄하이 전에, 리코쨩이 추천하는 와인을 마시고 있었으니까. 그게 묵직해서, 나 포함으로 이성을 앗아갔는지도 모르겠다.





어쨌든간, 리코쨩이 기억을 못한다니까, 다행이다.

그렇게 생각하는 것과 동시에, 좋지 못한 생각이 머리를 스친다.



취하면 기억을 못한다, 는 건.

이거, 찬스 아냐, 하고. 머리 한 구석에 사는 악마의 속삭임이, 들려왔다.















그 뒤 나는, 자주 리코쨩을 술 마시러 초대하게 되었다. 말 그대로 일주일에 한 번은 얼굴을 보는 정도의, 그런 빈도로.



리코쨩은 사양하는 기색이 전혀 없는 데다, 오히려 그녀도 지금 이상으로 권유해오게 되어서, 뭐어야, 좀 더 빨리 이랬으면 좋았을걸, 해서.

대학생이 되고서 초기에 했었던, 리코쨩의 생활을 방해하고 싶지 않다는 생각은 이제, 대부분 희미해진 느낌이 들었다.





영화를 보면서 취기가 돌기 시작하면 어느쪽이랄 것도 없이 손을 뻗어 마주 잡는다.

가끔씩 볼을 기대고 리코쨩의 샴푸냄새를 만끽하면 그녀도 똑같이 다가와줘서.

아아.

착각, 하게 될 것만 같아져.











오늘도 또, 이번엔 내 집에서.

와인이 좋다는 그녀를 위해서 레드와인에 어울리는 요리를. 조금 호화롭게 소고기를 써서, 해보고. 깔끔한 것도 있었으면 해서, 양배추에 어울리는 것도 만들어서. 생햄도 뺄 수는 없지만 고기 뿐이면 안 되니까 토마토하고, 또, 치즈는 빠트릴 수 없으니 모짜렐라와 함께 바질 소스로 양념을 해볼까.



알바는 오늘 없으니까, 요리를 한 뒤 리코쨩을 기다린다.

방을 적당히 치우고 슬슬 오려나, 하고 생각한 참에 메세지가 도착했다. 집 근처 역에 도착했어, 하고, 리코쨩에게서.

그럼 요리를 슬슬 데워두자.







테이블에 나란히 늘어놓기를 끝내자 딩동하고 초인종이 울렸다.

현관에서 맞이한 리코쨩은 언제나처럼 조금의 디저트와 함께 와인같은 게 든 봉지를 들고 있어서. 오늘은 그녀의 리퀘스트대로, 이탈리안 풍의 요리를 만들었으니, 그에 어울리는 걸 사온 걸까.

잘 보니 낯색이 조금 붉어지고 숨도 찬 리코쨩. 역에서 그리 멀지는 않지만, 혹시.



「…뛰어온 거야?」

「에헤헤, 뭔가 그게. 기다리게 하고 싶지 않아서, 어느 순간 보니까 뛰어왔더라.」



그 시절에 비해서 꽤, 체력 떨어졌나봐.

그렇게 익살스레 말하는 리코쨩을 말이야. 무척이나 껴안고 싶어졌는데.

역시, 안 되겠다.

그야말로, 그 시절에는 아무것도 신경쓰지 않고 리코쨩에게 닿을 수 있었는데 말이야.





어째서지. 역시 마음이 그때부터 계속해서, 커져가고 있어서인가.

안 된다고 생각할 정도로…이번에 리코쨩에게 닿은 뒤부터, 한층 더 강해져가는 것을 느끼고 있지만.

그래서 더욱 쓸데없이 의식하게 되고, 중요할 때 닿을 수 없어.

말 그대로 이성을 부술 만한 마법이 아니면, 행동할 수 없어.







밥을 먹은 뒤, 느긋이 취했다.

요즘은 영화를 보는 도중에 그대로 잠드는 경우가 많아서, 먼저 씻고 나서 둘이서 늘어져 있는 편이 많다.

그 뒤에 둘이서 머리카락을 바짝 말리고 나서 또 다시 술을 따서, 영화를 보기 시작한다.

오늘은 집에 쟁여뒀던 츄하이와, 리코쨩이 사 온 와인을 마셨다.



솔직히, 나는 와인이 조금 약했다.

화이트와인은 그럭저럭 마시겠는데, 레드와인은, 레드와인은 그 시큼한 맛이라고 할까, 씁쓸함이라고 할까. 요리와 마시는 건 괜찮지만, 와인만이라면 취하기 위해서만 마신다는, 그런 느낌.





그러니까, 그.

단순히 말하자면, 나는 오늘, 평소보다 취해있었다.



그렇다고 해도, 술에 강한 건 확실해서, 시야가 흔들리지만 의식은 확실히 살아있다.

하지만, 취하면 왠지 힘이 솟아난다, 고 할까. 마음 넘쳐흘러서, 영화를 틀고 얼마 안 돼서 나는 리코쨩의 손을 바랐다.

하지만 리코쨩도 마찬가치였을까. 금세 그걸 받아들여주고, 얽혀가는 손끝. 금세 나는 영화의 내용따위 어찌되든 좋은 상태가 되어버려서.



섞이는 리코쨩의 온도를 만끽한다. 꼭 쥐거나, 느슨하게 손바닥쪽 손가락끼리 문질러보거나. 텔레비전 화면은 전혀 안 본 채로, 그저 bgm으로 전락해있었다.







그렇게 그게 멈췄을 때였다.

외국 영화의 흔한 로맨스씬. 그런 분위기의 음악이 흘러나오기 시작했을 때 문득, 나는 옆의 리코쨩을 보고 말았다.

언제부터인지는 몰랐, 지만. 내가 보아왔던 리코쨩의 예쁜 벌꿀색과 시선이 얽혔다.

헉하고, 숨이 멎는 기분이 들었다.

손에 땀이, 잔뜩 났다.

느긋하게 그렇게 생각했던 건 한순간으로, 금세 그러지 못할 상황이 되었다. 리코쨩의 눈동자는 가볍게 가려진 뒤, 두번째로 나와 눈이 마주쳤다고 생각했더니 금방 눈을 눈을 감아서.



어, 아니, 장난…이지?



그렇게, 머리 속으로 생각하는데도.

그랬지만 리코쨩의 행동을 내 기분 좋자고 해석하는 내가 있어서.

빨려들어가듯 접근하니, 리코쨩의 냄새가 한층 더 가깝게 느껴져서 문득, 겁이 났다. 취기가 아직 확실하게 돌고 있었지만. 새삼스럽게 양심이랄지, 정말 이래도 괜찮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서.



그렇게 망설이는 사이에 리코쨩은 지금 다시한번 눈을 떴다. 거기에서 엿보이는 벌꿀색에 빨려들어가는 느낌이 들어서, 어질거리는 기분이 밀려들었다.

그야 계속 나는, 리코쨩에게 닿고 싶었다.

항상 리코쨩을…좋아했다.





리코쨩은 도발하듯이 쥔 채인 손을, 빈 쪽인 손으로 쓰다듬어왔다.

섬세한 손끝이 손등에서 춤 췄다. 마치 피아노를 치듯이, 가볍게. 그러면서도, 즐거운 듯이.

하지만 그 사이 조급해진 건지, 멈추고. 그리고는 또 부추기듯이 코끝을 대어온다면, 나라고 해도 슬슬 참을 수 없게 돼.



눈을 감는 게 아까워서 서로를 바라본 채.

이렇게 물끄러미 리코쨩을 보는 건 처음이지만, 역시, 무척 예쁘구나.



그녀에게 끌린 이유는 잔뜩 있지만, 그건 즉, 다른 사람도 마찬가지, 란 소리로.

리코쨩의 행복을 바라면서도, 그 행복을 남에게 맡기고 싶지 않아. 그런 모순을 계속 눈치채지 못한 척, 하지만 계속, 마음 속에 지녔어.





그걸 자각한다면, 이제.

참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해버려서.







맞닿은 입술은, 부드러웠다.



희미하게 느껴지는, 와인의 맛. 쓸 것이 분명한데, 리코쨩이라고 생각하니 오히려 달았어.

두근거리는 게 멈추지 않은 채 맞닿은 온도와 떨어지면, 리코쨩은 여전히 취해서 얼굴을 붉힌 채 흐늘하게 웃어서, 또 심장이 한층 빨리 뛴다.

괜찮을까. 괜찮겠지.

거기서 몇번이고 몇번이고 맞추고 떨어지고. 말로는 전할 수 없는 대신에, 온도로 리코쨩에게 전했다.

좋아해.

항상, 좋아했어.



한동안 그렇게 한 뒤, 아주 약간 괴로운 듯이 공기를 마신 리코쨩은 내게 바짝 다가오자마자 움직이지 않게 되었다.

새액, 하고 들려온 숨소리에, 안심한 건 틀림없었다.





떠올리기만 해도 화악 붉어지는 얼굴. 빈 손 끝으로 입술을 쓰다듬으니 아직 약간 리코쨩의 열이 남아있는 느낌이 들어서, 한숨이 새어나왔다.

좀 더, 원해.

그렇게 생각하고 만 나는, 완전히 욕망에 져버렸다.











다음날 어색해지지 않았냐고?



그게 있지. 솔직히 두근두근했지만, 아무 일도 없었어.

처음으로 친구 이상의 거리감으로 다가간 그 날부터, 리코쨩은 한번도 그 화제를 건드린 적이 없었다.





아침밥은 먼저 일어난 쪽이 만드는 게 암묵적인 규칙이 되어있어서, 오늘은 내가 리코쨩이 무척이나 좋아하는 샌드위치를 만들어 그녀가 일어날 때까지 기다렸다.

그 동안 계속, 나는 어제 일어난 일을 잊지 못하고, 계속 입술에 남은 감촉을 되새기고 있었다.



서로가 스물한살인 겨울.

바깥의 공기는 심하게 건조할 텐데 방 안의 가습기와 리코쨩의 평소의 관리 덕인지, 그녀와 한 키스는 무척이나 촉촉했다.

떨어지기 힘들었던 건 나의 리코쨩을 향한 마음이 있었던 탓도, 있지만.

그뿐만이 아니야.

부드러웠고, 닿았던 순간의 온도가 한방울한방울, 이슬이 되어 스며든다.

행복하고, 하지만 뜻하지 않게 눈물이 넘쳐흐를 듯한. 숨막힘마저 기억하고 마는, 엉망인 감정.



아아, 위험해.



그렇게 생각하고, 심호흡.

괜찮아, 괜찮아.



아직.

아직, 힘낼 수 있어.











「…요우쨩, 좋은 아침.」

「응. 좋은 아침, 리코쨩. 세수하고, 아침 먹자?」



어제, 잠에 빠진 리코쨩을 밤중에 감싸안아 침대에 재웠다. 둘이서 나란히 잘 수 없지 않을 만큼의 넓이지만, 헤타레기질이 있는 나는 물론 같이 잘 수가 있을 리 없었고. 리코쨩을 옮기고 소파에 돌아와서, 잤다.

감싸안았을 때 들렸던 리코쨩의 잔잔한 숨소리와 정반대로, 내 눈은 뚜렷하기만 했다.



결국 거의 잠을 자지 못한 채, 아침에 일어나 만든 샌드위치를 한가득 입에 넣는 리코쨩을 끝까지 지켜본 뒤, 오후 수업을 대비해서 나는 침대에서 한숨 자려했다.

이불 안에서 심호흡을 하니 리코쨩의 향기를 맡아버리고 말았다. 몸을 피곤한데 정신을 맑아져서, 어중간한 각성 상태.

자고 싶다고 생각하면 할수록, 잠들 수가 없어지고 말이야.

그렇게 집을 나서야 할 시간이 되어서 학교에 향한 뒤. 돌아오니 밥을 만들 기운도 남지 않아 침대에 뛰어들면, 이제야 졸음이 침대에 남은 리코쨩의 기분 좋은 향기를 이겼다.








너무 설명충같지만 제목 뜻은
비터=쓴맛
레드=레드와인
중간에 나온 걸 생각하면 크으 취한다
다음편은 내일이나 모레즈음 ㅇㅋ?

Aqours 2020.01.09 20:35:48
ㅇㅇ 번역 고마워요. 211.222 2020.01.09 21:03:40
ㅇㅇ 미친...개좋다 211.222 2020.01.09 21:45:17
애플이쓴모든화이트픽셀 2020.01.09 22:22:04
Rubesty 2020.01.09 22:28:42
Hwen 너무 핑크하다 - dc App 2020.01.09 22:34:55
ㅇㅇ 요우리코 진짜 개좋다...너무좋다... - dc App 2020.01.10 00:5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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