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갤에서 누가 올려줘서 한번 가고싶었던 우치우라의 카페 요시키치
주말에만 짧게 여는데(11:30~16:00), 누마즈에서 마지막 날이 마침 일요일이어서 들러보기로 함
사실 다녀온 지 거의 한달 지나긴 했는데 이제서야 씀ㅎㅎ
지도를 보면 알겠지만 나가오카역에서 이즈하코네버스 타고 오면 우치우라 해안가로 들어오는 그 길의 조금 위쪽에 있음.
우치우라 초등학교를 지나면 바로 나오는 골목길로 들어가면 된다.
주택들 사이에 있어서 진짜 여기가 맞나 싶긴 할텐데 과감히 안쪽까지 쭈욱 들어가주자
정면에서 보면 잘 안보이는데 안쪽으로 좀 더 들어가서 측면에 보면 이런 입구가 나옴.
카페 이름이 요시키치(善吉)여서 요시코 오시인 가게인가 싶었는데 그냥 우연인 모양이더라...
내부는 대충 이런 모습.
원래부터 있던 가정집의 1층 손님용 공간을 이용해서 카페로 영업하는 모양인지
입구부터 카페공간까지 여기가 가정집인지 카페인지 구분이 안 되더라ㅋㅋㅋ
그래도 우치우라 주택가의 한가로운 분위기 속에서 앉아있으니 정말 차분하고 정겨운 느낌이 들었음.
같이 간 일본인 러브라이버 분은 할머니네 집이 떠오른다고 하시더라ㅋㅋㅋ
일본 시골의 집에서 살면 이런 느낌이 들겠구나 싶었음.
메뉴판.
상시 판매하는 디저트는 쉬폰케이크 사이에 생크림을 넣은 [쉬폰샌드(シフォンサンド)] 한 종류.
생크림 위에 올라가는 토핑은 매일 바뀐다고 함. 계절에 따라서도 바뀌지 않을까 싶다.
음료는 커피, 홍차, 호지차, 스파클링티, 기타 소프트드링크가 있음.
추천 메뉴는 직접 볶아서 만드는 [요시키치 블렌드 커피] 와, 수제 홍차시럽에 탄산과 향신료를 넣어서 만드는 [스파클링티] 라고 함.
쉬폰샌드는 날에 따라서 두종류 이상에서 고를 수도 있는 모양임.
우리가 갔을 땐 단팥과 유자잼 토핑이어서, 한개씩 시켰음.
음료는 나는 스파클링티, 동행인은 아이스커피.
쉬폰샌드는 깔끔하고 부담 없이 잘 어울리는 맛이었음.
생지는 폭신폭신하고 생크림은 담백하고 위에 올려진 토핑이 부족한 맛을 더해주는 절묘한 조합.
내가 시킨 음료 스파클링 티는 홍차시럽에 탄산을 베이스로 시나몬 가루와 이것저것 향신료를 넣어 만들었다고 하는데 이게 진짜 맛있더라...
홍차 시럽의 깊고 향긋한 달달함에 시나몬의 톡 쏘는 청량감이 어우러지고, 탄산으로 단맛의 밸런스까지 잡아주니까 ㄹㅇ 맛있고 부담없이 술술 넘어갔음.
동행분도 시나몬 들어간 거 싫어한다고 하셨는데 한번 마셔보시고 이건 꽤 괜찮다고 하시더라.
난 사실 커피맛은 잘 몰라서 커피가 맛있는 지는 모르겠는데 시키신 동행분이 맛있다고 하신 거 보면 커피도 괜찮은 모양임.
다음에 가면 커피나 홍차도 한번 마셔봐야겠다.
그리고 이 가게의 중요한 매력점이 하나 더 있는데... 바로 시바견 모녀가 입구에서부터 살갑게 맞아준다는 점임.
마루에 단정하게 앉아있는 차분한 쪽이 엄마인 "사라다" 고
반갑다고 손님한테 마구 달려들고 활기찬 쪽이 딸인 "시이타케".
이름을 보면 알겠지만 선샤인에서 따온 게 맞으시다더라ㅋㅋㅋ 이제 2살 좀 넘었다고 함
엄마인 사라다는 우리가 쓰다듬든 같이 사진을 찍든 차분히 앉아있는데
딸인 시이타케는 자기가 만족할 때까지 오두방정 계속 뛰어다녀서 같이 사진 찍기도 힘들었다ㅋㅋㅋ
사라다와 시이타케의 물그릇으로 추정되는 마루 대야그릇
가게 안에서 발견한 유일한 선샤인 장식품? 이었던 시이타케 도자기 인형
티타임 즐기면서 가게 주인 아주머니와 얘기를 좀 나누어 봤는데,
3년 전 쯤 우치우라에 이주해서 지금 가게를 열었고 그때 당시엔 선샤인에 관한 것은 아무것도 모르셨다고 함.
그래도 우치우라에 살게 되면서 자연스럽게 선샤인으로 유명하단 걸 알게 되고 나선 남편분과 같이 열심히 공부하셨다고ㅋㅋㅋ
시바견 딸의 이름을 시이타케로 짓자고 한 것도 남편분이 얘기를 먼저 꺼내셨다고 함.
평소엔 가정집으로 사용하기 때문에 굿즈들을 장식하거나 하지는 않으시는 모양이지만,
나름대로 선샤인에 애정을 갖고 러브라이버들도 살갑게 맞아주시는 것 같았음.
한국에서 왔다고 말했더니 지금까지 한국인이 두명정도 오긴 했는데, 일본어로 대화가 가능한 건 내가 처음이라고 놀라시더라ㅋㅋㅋ
번역기를 써서 열심히 주문하고 그랬다고 하는데, 나중에 한번 더 가게 되면 영어나 한국어 메뉴판을 따로 만들어 드려야겠다 싶었음.
주말 짧은 시간만 영업해서 가기 힘들긴 하겠지만, 우치우라에서 더이상 갈 가게가 없거나 우치우라의 가정집 분위기의 가게에서 새로운 경험을 해보고 싶은 물붕이들은
한번 들러서 느긋하게 티타임도 갖고 시이타케 모녀와 메챠쿠챠 즐거운 시간도 가져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