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폭력으로 얼룩진 스쿨 아이돌 그룹
"강아지 훔치고 상급생에게 사료 값 내게 강요"
최근 도카이 지역에서 인기가 상승중인 스쿨 아이돌 그룹 'A' 내부에서 금품갈취 등 학교폭력 사건이 발생했다는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이들이 재학중인 학교는 이사장 주도로 사건을 무마하려 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그동안 여러 사건으로 얼룩졌던 스쿨 아이돌 인성 논란이 다시 불거질 것으로 보인다.
악마 숭배에 심취한 가해 학생..등교 거부도
경찰 관계자와 학교 관계자, 재학생들의 증언을 바탕으로 구성한 사건의 흐름은 다음과 같다.
가해 학생인 T는 평소부터 악마 숭배에 심취해 있던 학생이었다. 평소 자신을 '타락천사'라고 자칭했고 인터넷 방송을 통해 악마를 불러내는 의식을 진행하는가 하면, 다른 학생들을 '저열한 인간들'이라며 깔보기도 했다.
같은 반 한 학생은 "T는 입학 첫 날 자기 소개 이후 '타천', '타천사' 등 영문 모를 말을 한참 늘어놓다가 갑자기 사라진 이후 한 동안 학교에 오지 않았다. 조금 이상한 아이라고 생각했지만 한편으로 다들 걱정했다"고 말한다.
그러나 멤버 영입에 고민하던 A 그룹 리더인 C는 같은 학년 멤버들의 권유에 따라 T를 그룹 일원으로 받아 들이기로 결정했다. 이것이 사건의 발단이 된 셈이다.
반려동물 절도, 상급생에 금품 갈취 강요까지
사건이 일어난 것은 지난 달이다. 한 역 근처에서 안무 연습을 마치고 돌아가던 T는 길을 잃은 강아지 한 마리를 발견하고는 '예감을 느낀다'며 그대로 집으로 데려갔다. 문제는 이 강아지가 유기견이 아닌 엄연히 주인이 있는 반려견이었다는 사실이다.
T는 이 강아지에게 악마 이름을 붙이는 한편, 자신이 강아지와 같이 있는 모습을 발견한 같은 그룹 내 상급생 R에게 강아지 돌보는 일은 물론 사료 구입비까지 떠넘겼다.
문제는 R이 극도로 개를 무서워 했다는 사실이다. 이 그룹 멤버인 C는 "피해자는 평소에도 개를 무서워했다. 집에서 기르는 대형견 뿐만 아니라 작은 강아지조차도 무서워했다"고 밝혔다.
T는 강아지를 찾는 전단지를 발견하고 의심을 품은 부모의 설득에 결국 강아지를 돌려주기로 결졍했다. 그러나 며칠 뒤, T는 R을 동반해 강아지 주인의 집 앞에서 장시간 망을 보며 강아지를 다시 훔쳐가려고 시도했다.
결국 이들의 행각은 자판기 앞에서 비를 맞으며 서 있는 것을 이상하게 여긴 경찰관의 검문에 들통났다.
경찰 "학교 측, 사건 무마 시도 정황 포착"
경찰 관계자는 "엄연히 주인이 있는 강아지를 임의로 집 안에 데려갔으므로 절도 내지는 점유이탈물 횡령의 소지가 있다. 또 상급생에게 개 사료 구입비와 각종 비용을 내게 했으므로 강요와 금품 갈취 소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들이 재학중인 학교 역시 학교 부적응 학생에 대한 관리와 학교 푝력 예방 등에 소홀했다는 정황이 드러나고 있다. 이 학교를 운영하는 재단 측은 최근 새 이사장을 선임하고 학습권 침해를 이유로 학교 통폐합 반대 여론을 환기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경찰은 학교 측이 이사장 주도로 금전적인 보상을 제시해 사건을 무마하려고 했다고 보고 있다. 스쿨 아이돌 활동이 중단되면 학교 홍보 활동에 악영향을 미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사장의 자격에 대해서도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다. 교육 당국에 따르면 이 학교의 이사장 역시 고등학생 신분이며 A 그룹의 멤버로 활동중이다. 그러나 이 지역 주민들은 "아무리 기부를 많이 했다고 해도 어떻게 고등학생이 이사장이 될 수 있는지 의문스럽다"며 입을 모았다.
학교 측 "사건 중대성 인지..가해 학생 징계 예정"
해당 학교를 운영하는 재단 측은 "해당 사건의 중대성을 무겁게 받아 들이고 있으며 조만간 운영위원회를 열어 가해 학생 T에 대한 징계 범위를 결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다만 사건 무마 의혹과 관리 소홀 등 책임에 대해서는 "관련 내용에 대해서는 경찰 조사중인 안건이므로 말씀드릴 내용이 없다"고 밝혔다.
가해 학생 T는 현재 경찰 조사를 받고 있다. 경찰 조사가 시작되자 그동안 진행하던 인터넷 1인 방송도 중단했다. 경찰 관계자에 따르면 T는 "할 수만 있다면 다시 강아지를 되찾아오고 싶었다"고 진술해 여전히 사건의 중대성을 깨닫지 못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