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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일반 [물갤문학] New Romantic Sailors (3)
글쓴이
LionHear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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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본 글 주소
https://gall.dcinside.com/sunshine/2816965
  • 2019-11-07 15:06:15
 

프롤로그 : https://gall.dcinside.com/m/sunshine/2813135


1화 : https://gall.dcinside.com/m/sunshine/2814950


2화 : https://gall.dcinside.com/m/sunshine/28160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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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코는 힘들게 자신에게 달라붙는 요시코와 마리를 따돌리는데 성공했지만 해가 지고 어둠이 푸르스름하게 내려앉은 뒤에야 하교할 수 있었다. 유난히도 어두운 날이다.




대체 언제까지 저 둘은 달라 붙을 셈인 걸까. 아니 애초에 왜 리코 본인에게 강요하는 걸까. 본인은 그렇게나 하기 싫다고 말했을 텐데 끈덕지게 달라붙는 둘을 보면 이해가 가질 않았다. 차라리 다른 사람한테 부탁 하는 게 낫지 않을까. 분명, 분명 뭔가 수상하다. 이 이상 자세하게 파고 들고 싶진 않다. 생각은 그렇게 하면서도 멍하게 요시코와 마리를 생각하면서 걷던 리코였다.





“크윽… 이 요하네가 이런 굴욕을…”




“하핫, 큰 소리 치더니 별거 없구나?”




“응? 이건 요우쨩의 웃음 소리?”





리코는 멀찍이서 들리는 웃음 소리에 잰 걸음으로 달려갔다. 그 곳에는 세일러복을 입은 채 기묘한 춤을 추고 있는 요우와 요시코, 그리고 마리와 조그만 빨간 머리 소녀, 마지막으로 치카가 서 있었다. 리코는 자신이 아는 사람들이 기묘한 조합으로 엮여있다는 데에 오랜만에 뇌정지가 왔다.





“그러니까 이건 또 무슨… 뭐하는 거야, 다들?”




“리리! 도와줘!”




“아직도 저항할 기력이 있구나? 그렇겐 안되지. 지모아이! 지모아이!”




“크으… 내가 또 그런 바보 같은 춤을 따라할 줄 알고…!”




“말은 그렇게 하지만 네 몸은 솔직한 걸?”




“어째서 거부할 수 없는 거야!”





요우의 동작 한 번에 요시코가 그대로 쫓아가는 식으로 이 둘은 어정쩡한 자세로 호흡을 맞추고 있었다. 누가 보면 둘이 짜고 치는 것처럼 말이다. 물론 이건 전적으로 리코의 생각일 뿐이다. 요우는 즐기고 있는 것처럼 미소를 띄고 있었지만 요시코는 울상이 다된걸 보면 누가 봐도 싫어하는 표정이다.





“But~! Watashi는 요시코처럼 만만하게 당하지 않습니DA! 거기 빈 틈!”



리코는 소리가 들린 다른 쪽으로 눈을 돌렸다. 그 곳엔 누군지 모를 붉은 머리 트윈테일 소녀와 마리가 있었다.



“마리 특제 필살! 백 허그 와시와시(Back Hug Washi Washi)!”





마리가 순식간에 붉은 머리 소녀의 뒤를 잡았다. 그리고 익숙한 듯 거침없는 손놀림. 하지만 붉은 머리 소녀는 동요 조차 없었다.





“잡히는게… 없어? Why?”




“삐기잇-(느려-).”





눈 깜짝할 새 붉은 머리 소녀가 마리의 뒤에 서있었다. 너무나 빨라 눈에도 띄지 않았던 움직임에 마리는 크게 당황했다.





“호왓?"




“삐기 삐기잇 삐기삐기 삐깃 삐기잇(네 놈의 와시와시는 이미 예상 범주 내였지. 그 범위에서 벗어나기 위해 난 야자와류(流)를 익혔다. 그런 어설픈 손재주는 통하지 않아.)”





리코는 혼란에 빠졌다! 영문도 모른 채 자신을 공격했다!





“아니아니, 이게 아니잖아. 치카! 이게 어떻게 된 일이야!”




“아 리코쨩이다. 별일 아니야. 그냥 우리는 조금 놀고 있는 것뿐이야. 리코쨩은 그냥 갈 길 가면 돼. 늘 그랬던 것처럼 모른 척 평범하게 가면 돼.”




“뭐라고? 하지만…”




“리리! 녀석의 협박에 넘어가지마! 너만이… 길티키스의…!”




“아하핫, 지모아이! 지모아이!”




“으으, 더 이상 상상도 못한 그런 춤 추고 싶지 않아.”





리코는 일단 이 받아들이기 힘든 상황에서도 최대한 이성적으로 판단하려고 했다. 일단 가장 친하다고 믿는 치카와 요우가 눈에 들어왔다. 그리고 끈덕지게 달라붙는 둘이 보인다. 분명 이상한 상황이긴 했다. 적어도 논다고 보기엔 요시코와 마리는 너무 힘들어 보였다. 치카가 한 말의 의미는 뭘까. 곱씹는 동안 리코의 뇌리를 스치는 기억이 있었다.





“아, 우리? 노는 거야. 노는 거. 너는 그냥 갈 길 가라고.”




“난… 난… 미안… 아무것도 못 봤어.”





리코는 고개를 깜빡 숙이곤 그 자리에서 도망치듯 발걸음을 돌렸다. 리코의 몸이 사시나무 떨리듯 떨리고 있었다. 저번 요시코, 마리와의 첫 만남의 결말처럼. 도쿄에서 밥 먹듯 전학을 다니던 어느 날. 그 날처럼. 자신에게 있어 떠올리기 싫은 기억. 그리고 그 끔찍한 기억은 지금 리코의 발목에 칭칭 감겨 리코를 어둠으로 당기고 있었다. 요우와 치카의 웃음소리가 들렸다. 리코에게 있어선 모든 게 지옥 같았다. 도망가야 해. 리코의 머릿 속엔 그 뿐이었다.





“리리…”




“요시코! 지금이라면! 아직 시간이 있잖아! 가능하다면서YO! 왜 하지 않는 거야! 다시 시간을 되돌려! 네 말대로라면 이번 세계도 끝장이라고!”





뒤에서 마리의 외침이 들렸다. 하지만 리코는 발걸음을 멈추지 않았다.





“아니! 돌아가지 않아! 하이퍼 드라이브는 쓰지 않을 거야!”





리코는 요시코의 말에 발걸음을 멈췄다. 아직도 리코의 몸은 떨리고 있었다. 처절하게까지 들리는 요시코의 말이 화살이 되어 리코의 가슴에 꽂혔기 때문일까. 그건 아니다. 그저 유치하고 중2병 넘치는 기술 명이 리코의 맘에 들지 않았기 때문이다. 분명 그것 때문이다. 리코는 이렇게 생각했다.





“리리, 더 이상 너 자신한테 거짓말 하지 마. 그래. 네가 봤을 때는 얼굴도 모르고 전학오자마자 처음 본 애가 갑자기 참견하는 걸로 밖엔 안 느껴질 거야. 그치만 아냐! 난 널 계속 봐왔어. 널 잘 알아! 네가 밝히고 싶어하지 않는 얘기들도… 알아! 리리, 넌 누구보다 빛나고 싶잖아. 카베동이 뭐 어때서? 피아노가 뭐 어때서? 너 자신이 정말 바라는 게 뭔데!”




요우는 갑작스레 변한 분위기에 순간 긴장을 풀어 능력이 느슨해졌고 요시코는 이를 틈타 리코의 뒤통수로 있는 힘껏 카스톤을 던졌다. 리코는 자신의 발 밑까지 굴러온 그 돌을 쳐다보았다. 그 돌에서 나오는 영롱한 빛깔은 리코가 서있는 어둠 안에서도 환하게 빛났다.





“리리! 선택해줘. 더 이상 강요하지 않을게. 이번에야말로 너한테 선택의 기회를 줄게. 더 이상 돌아가지 않을게.”




“헤에. 그렇게 된 거구나. 어쩐지 너희들이 생각보다 많이 거슬리더라니. 강제로 시간을 만졌던 거구나. 요시코라고 했지? 인간의 몸으로 천계의 힘에 손 댄 녀석의 말로가 얼마나 비참한지는 알고 있으려나? 자, 리코쨩. 힘들어 보이는데 무리할 필요 없어. 이 모든 일은 너와 관계없는 일이야. 맞지?”





치카가 미소를 지으며 리코의 방향으로 향했다. 분명 치카는 이 돌을 노리는 것이다. 리코는 고개를 숙여 돌을 주웠다. 그리고 돌아섰다. 다시 돌아본 방향에는 요시코의 그렁그렁한 눈망울과 마리의 앙다문 입술이 있었다. 그리고 눈앞에는 성큼성큼 다가온 치카가 섰다.





“자, 넘겨줄래?”




“…”




“…. 싫어.”




“뭐?”




“지금의 치카쨩. 이상하니까. 내가 알던 치카가 아니야.”




“아, 저기 저 둘 때문에 그런 거야? 말했잖아. 그냥 놀고 있을 뿐이라니까.”




“그런 게 아냐! 난… 난…”




“리코쨩.”




“내 이름 부르지마! 치카쨩. 지금 바로 저 둘을 놔줘. 그리고 보내줘.”




“… 리코? 우리 친구잖아? 당장 손에 쥔 돌을 넘겨!”







치카가 인내심을 잃은 듯 리코를 향해 팔을 뻗었다. 그 순간 리코의 머릿속에 기억하고 싶지 않은 기억이 다시 한 번 스쳐 지나갔다.







“우리 친구지? 친구라면 뭐든지 할 수 있지?”




“할게...”





"뭐? 리코쨩 지금 뭐라고..."




“하겠어! 길티키스건 뭐건 나 할 테니까! 제발 뭐라도 해봐!”


 




리코가 몸을 틀고 주먹을 쥐며 돌을 감싸자 손가락 틈 사이로 흰 빛이 비집고 나왔다. 그리고 그 빛은 일순간 폭발하여 치카와 리코를 태풍 한 가운데의 바람처럼 거대한 폭풍이 되어 집어삼켰다.


 




“치카쨩!”




“삐기잇-!”




“리리!”




“리코!”

슈카랜드 Oh 흥미 진진 하네요우 2019.11.07 15:2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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