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을 여는 짧은 요시마루
아침인 콘플레이크가 맛있었다。머리도 잘 정돈되었다。
도시락에 좋아하는 반찬이 들어있다。
그래서 일기예보를 믿어보았다。
빙고。비의 냄새가 코를 뚫고 나간다。
통학용 가방을 젖지않게 하도록、머리를 가리듯 노란색 우산을 뒤로 젖혔다。
보복을 좁게 하고 흰 선 위를 걷는다。
떨어지면 지옥、상어의 먹이、바늘 침대。
누가 생각했는지、좀비로 변신。
나는 그런 건 질색이기에、남 신경 따위는 쓰지 않고 당당하게 그곳을 걸었다。
로퍼에 진흙이 달라붙는다。
노란색 우산은 마음에 들어서、우산꽂이에 꽂아두기 아까울정도로 귀엽다。
식빵에 마멀레이드를 바른 색과는 다른、뉴옥 택시 같은 색。
민무늬는 민무늬 나름대로의 아름다움을 가지고 있다。
명화같은 존재이기에 누구에게도 빌려주고 싶지 않지만、버려진 고양이에게는 우산을 놓아주는 정도의 상냥함이 나의 마음속에 숨겨져 있다。
「……뭐하고 있어」
「비 그치길 기다리고 있어」
개점 중인지 폐점중인지、단골손님이 있는지조차도 분명하지 않은 담배가게 지붕 아래서 즈라마루는 물웅덩이가 사라지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알맞게 구워진 파운드 케이크같은 색의 가디건이 젖어있다。
아무래도 이 아이、아침에 콘플레이크가 맛이 없었고、
머리 정돈도 제대로 안됐고、도시락에 좋아하는 반찬이 들어있지 않아서 그런지 일기예보를 믿지 않은 듯하다。
흡연소 벤치에 걸터앉아 읽고있는 책은 여전히 어려운 거 같은데도、발밑세 나뒹굴고 있는 담배꽁초 탓에、언밸러스한 불건전함이 그곳에 존재하고 있었다。
「밤까지 계속 비야」
「곤란하네。어두워지면 책을 못읽어유」
「……귀엽지 않아」
「요시코쨩은 귀여워」
「그런 건 알고있어」
귀엽고 상냥하니까、즈라마루는 새끼고양이가 아니지만 우산을 같이 쓰기로 했다。
비는 우리들을 피하지 않고 계속 내린다。
생각해보니까、이 우산을 다른사람을 들인 건 처음일지도 모른다。
바로 옆에 있는 즈라마루를 보고 그렇게 생각했다。
그녀는 우산의 위대함에 감탄하고 있는 듯、빗소리에 집중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즈라마루는 말했다。
「다행이야」
「하? 뭐가?」
「여기가 터키가 아니고、여우비가 아니라서」
「왜」
「터키에서는 여우비가 내릴 때 악마가 결혼을 해」
「헤에、왜、내가 결혼하는게 싫어」
「응、싫어」
「……저기、부정하지 않으면 부끄러워」
「요시코쨩을 좋아하니까」
「하아……나도야」
우산을 들고있기에 주도권을 쥐고있는 내가 물 웅덩이가 있는 곳으로 가면、즈라마루는 그걸 밟았다。
즈라마루의 신고있는 검은 타이츠가 젖는다。
「이 노란 우산、어디선가 본 거 같구만유」
「잠깐 그만둬、이거 세상에서 하나밖에 없는 애물단지처럼 여기고 있으니까」
「아、진・켈리의 비에 노래하면。아니、그건 노란 우비인가」
「뭐야 그게、결국 착각?」
「그런거지」
한손으로 휴대전화를 꺼내、그 이름을 조사한다。
그렇구나、여기서 갑자기 뮤지컬 영화처럼 춤을 추면、비는 그치고、꽃봉오리는 반갑게 꽃을 피우고、담배집 주인도 나올지도 모르겠네。
하지만、그런 건 바라지않아。
나는 차가운 어깨가 닿는 따스한 감촉을 이대로 유지하고 싶다고 생각하고 있다。
「팔쨩 껴도 돼?」
「……해도 좋아」
「고마워。이렇게하면 어느쪽 어깨도 젖지않아유」
「아……」
「요시코쨩 다정해」
즈라마루가 지적한대로、나의 한쪽 어깨는 비에 젖어있다。
연인에게 유혹당해、뮤지컬영화 처럼 마음이 춤을 추었다。
그래도 비는 그치지 않는다。
「같이 우산 쓰는 것은 젖는 쪽이 짝사랑이라고는 하지만、지는 요시코쨩을 좋아해유」
「……나도」
닿았던 즈라마루의 두꺼운 입술은 차가웠다。
온도를 나누듯 한 번더、이번에는 내가 입을 맞춘다。
그녀의 입술이 뜨겁고、강청하듯 움직일 때까지、나는 그것을 반복할 것이다。
노란색 우산은 두 사람을 신경쓰지 않고、소리를 내며 빗방울과 입맞춤을 주고 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