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브라이브 : 21세기 꿈과 희망의 전도사
우리 모두는 꿈과 같이 태어나며, 꿈과 함께 산다. 설령 고단한 삶의 도중 꿈을 읽어버린 사람이라 할지라도 어릴 적에는 남부럽지 않은 꿈을 쫒아 반짝이는 미래를 그렸을 것이다. 이처럼 인간은 미래를 위해 열심히 일하는 모습에 감동받고, 희망을 찾아 기뻐하는 모습에 공감하는, 본질적으로 꿈-지향적인 존재이다. 그러나 꿈은 쉽게 포기되곤 한다. 어른으로 성장해 나갈수록 사회 속에서 자신의 객관적인 위치를 파악하게 되며, 키 작은 아이였을 적의 순수함은 현실의 벽에 좌절된다. 때로는 자신의 능력 부족으로, 때로는 환경적 어려움 속에서, 때로는 각종 우연적 변수로 인해 가슴에 품었던 꿈은 그저 철없던 시절의 추억으로 전락하고 만다.
역사 속에서는 이 안타까운 상황을 치료하고자 하는 노력 또한 발전하였음이 확인된다. 전 세계의 문명에서 공통적으로 발견되는 ‘종교’와 ‘이야기’가 그 대표적인 예시이다. 신에게 기도함으로써 꿈과 같은 이상적 사회를 지향하기도 하였으며, 궁핍한 생활에 소박한 희망을 전해주는 소설이 유행하기도 한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흐름은 결국 21세기 정보화 사회에 들어서 가상아이돌의 탄생으로까지 이어졌다. 가상아이돌은 실존하지 않고 창작된 아이돌을 의미한다. 가상세계의 존재이기에 외형은 그림으로 대체되고, 성우가 목소리를 연기한다. 이는 문화산업이 발달한 일본에서 유래하였으며, 아이돌을 꿈꾸는 주인공들이 역경을 헤쳐 내는 감동적인 스토리를 바탕으로 꿈과 희망의 메시지를 담은 노래를 전하는 콘텐츠로 이루어져 있다.
그 중 대표 격이라 할 수 있는 러브라이브 프로젝트는 ‘모두와 이뤄가는 이야기’를 캐치프라이즈로 하여 게임, 소설, 만화, 성우 콘서트, 그리고 애니메이션 등으로 구성된 멀티미디어이다. 기본적인 스토리는 각 고등학교에서 동아리 형태로 운영되는 ‘스쿨 아이돌’이 활성화되어 있고, 이들의 대회인 ‘러브라이브’가 개최되는 가상의 일본을 배경으로 한다. 주인공들의 학교인 ‘오토노키자카 고교‘는 학생 수 감소로 폐교 위기에 처하게 되었는데, 이를 막기 위해 주인공인 ‘코사카 호노카’는 스쿨 아이돌을 결성함으로써 학교의 인지도를 높이고 입학 희망자를 늘리고자 한다. 초기 냉담했던 주변의 반응에도 불구하고 호노카는 계속하여 한명한명 멤버를 모집하고 마침내 9인 걸그룹 μ’s(뮤즈)가 탄생한다. μ’s는 부원 부족, 학교 내 알력 다툼, 주연의 유학 등 다양한 난관에 처하기도 했지만 결국 이를 극복, ‘러브라이브’에서 우승 및 학교의 폐교 저지라는 쾌거를 이루어내고 3학년 멤버들의 졸업과 함께 해산한다. 이 과정에서 μ’s는 포기하지 않는 것이 꿈으로 가는 단서이자 기적을 일으키는 열쇠임을 보여 주었고, 많은 소비자들이 이에 감동하여 러브라이브의 팬이 되었다. 특히 어떠한 어려움과 슬픔이 있더라도 도망치지 않고 희망을 붙잡는 μ’s의 자세는 팬들의 실제 가치관에도 큰 영향을 주었다는 보고가 다수 존재할 만큼 긍정적 파급력이 크다. 더욱이 기존의 영화나 소설은 한번 감동하고 끝나는 휘발성을 띄는 반면, 가상아이돌은 음원이 존재하기에 일상 속에서의 소비가 가능하다는 지속성을 장점으로 하여 큰 인기를 끌게 되었다. 언제 어디서나 mp3와 이어폰만 있다면 꿈과 희망의 가사가 담긴 노래를 듣고, 도전하고자 하는 용기를 상기할 수 있게 되었기 때문이다.
내 비유에 따르면, 인류는 일종의 ‘꿈을 꾸는 갈대’로서 존재해왔다. 현실적 어려움과 같은 바람에 쉽게 흔들리면서도, 바람이 멎으면 다시 원위치로 돌아가 꿈을 꾸는 끈기를 보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꿈을 고수하고자 하는 소망은 기술의 발전을 통해 점차 실현되고 있다. 러브라이브로 대변되는 가상 아이돌 작품들은 척박한 현실에 지친 현대인이 꿈을 갖는 것의 진정한 기쁨을 인식하고, 또 소중하게 지켜나갈 수 있도록 유도해준다. 여기서 더 나아가 단지 가능성을 느끼는 것에 그치지 않고 직접 행동으로 옮긴다면, 즉 지금 날아오르고픈 그 뜨거운 열정에 걸 맞는 날개를 찾아줄 수 있다면, 미래를 생각할 때 두려움과 떨림이 아닌 기대와 두근거림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