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무, 앉으시오."
물붕이는 움직이지 않았다.
"동무는 어느 쪽으로 가겠소?"
"솔센시."
그들은 서로 쳐다본다. 앉으라고 하던 캇폭도가, 윗몸을 테이블 위로 바싹 내밀면서, 말한다.
"동무, 솔센시도, 마찬가지 자본주의 나라요. 자본주의 선동 늬우스와 연극이 우글대는 낯선 곳에 가서 어쩌자는 거요?"
"솔센시."
"다시 한 번 생각하시오. 돌이킬 수 없는 중대한 결정이란 말요. 자랑스러운 권리를 왜 포기하는 거요?"
"솔센시."
이번에는, 그 옆에 앉은 캇폭도2가 나선다.
"동무, 지금 우리 카스밍즈에서는, 참된 물붕들을 위한 굿즈 법령을 냈소. 동무는 누구보다도 먼저 제일 쿠페빵과 굿즈를 가지게 될 것이며, 카스밍즈 명예회원으로 존경받을 것이오. 전체 팬클럽 일동은 동무가 돌아오기를 기다리고 있소. 오다이바의 건담도 동무의 개선을 반길 거요."
"솔센시."
그들은 머리를 모으고 소곤소곤 상의를 한다.
처음에 말하던 캇폭도가, 다시 입을 연다.
"동무의 심정도 잘 알겠소. 근본주의자들의 간사하고 비겁한 물질본질주의에 유혹을 받지 않을 수 없었다는 것도 용서할 수 있소. 걱정 마시오. 공화국은 동무의 하찮은 잘못을 탓하기보다도, 동무가 바친 충성을 더 높이 평가하오. 일체의 보복 행위는 없을 것을 약속하오. 동무는……"
"솔센시."
캇폭 대표가, 날카롭게 무어라 외쳤다. 설득하던 캇폭도는, 증오에 찬 눈초리로 물붕이를 노려보면서, 내뱉었다.
"좋아."
눈길을, 방금 도어를 열고 들어서는 다음 물붕이에게 옮겨 버렸다.
아까부터 그는 설득할 자 들에게 간단한 한마디만을 되풀이 대꾸하면서, 지금 다른 천막에세 동시에 진행되고 있을 광경을 그려 보고 있었다. 그리고 그 자리에도 자기를 세워 보고 있었다.
"자넨 무슨 출신인가?"
"……"
"음,니지동 1집 입문이군."
설득자(집권여당)는, 앞에 놓인 서류를 뒤적이면서,
"솔센시라지만... 막연한 얘기요. 입문했던 계기 보다 나은 데가 어디 있겠어요. 니지동 파본 사람들이 한결같이 하는 얘기지만, ‘오시 고민해봐야 결국 세츠나다’라는 걸 안다구 하잖아요? 당신이 지금 가슴에 품은 울분은 나도 압니다. 공식이 비리스타에 먼슬리 랭킹으로 편가르기하는걸 누가 부인합니까? 그러나 세츠나에겐 감성적이면서도 강렬한 솔로곡이 있습니다. 인간은 무엇보다도 감성이 소중한 것입니다. 당신은 니지 1집하고 2집을 들으면서 이중으로 그걸 느꼈을 겁니다. 인간은……"
"솔센시."
"허허허, 강요하는 것이 아닙니다. 다만 오시캐 지지 한사람이, 타향 만리 이국 땅에 가겠다고 나서서, 동족으로서 어찌 한마디 참고되는 이야길 안 할 수 있겠습니다. 우리는 이곳에 집권여당 동포의 부탁을 받고 온 것입니다. 한 사람이라도 더 건져서, 여당으로 데려오라는……"
"솔센시."
"당신은 감성충만한 배우신분입니다. 우리는 지금 당신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당신은 우리 집권여당을 버리고 떠나 버리렵니까?"
물붕이는 고개를 쳐들고, 반듯하게 된 천막 천장을 올려다본다. 한층 가락을 낮춘 목소리로 혼잣말 외듯 나직이 말할 것이다.
"솔센시."
설득자는, 손에 들었던 연필 꼭지로, 테이블을 툭 치면서, 곁에 앉은 보-도연맹을 돌아볼 것이다. 보-도연맹원은, 어깨를 추스르며, 리나쨩 보오드로 눈을 찡긋 하고 웃겠지.
나오는 문 앞에서, 서기의 책상 위에 놓인 명부에 이름을 적고 천막을 나서자, 그는 마치 재채기를 참았던 사람처럼 몸을 벌떡 뒤로 젖히면서, 마음껏 웃음을 터뜨렸다. 눈물이 찔끔찔끔 번지고, 침이 걸려서 캑캑거리면서도 그의 웃음은 멎지 않았다.
솔센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