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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일반 물갤문학) 쿠로사와 자매와 불편한 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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옆반정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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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gall.dcinside.com/sunshine/2755101
  • 2019-10-07 01:21:52
 

"루비...?"
다이아가 오랜 잠에서 깨어났다. 3년 만의 만남이었다.
"응, 나야, 루비..."

루비에게는 천운이었다. 타지생활을 하고있었던 루비는 오랜만에 누마즈에 온 김에 언니 생각이 나 잠깐 시즈오카 현립 종합병원을 들렸다. "설마 내가 가자마자 기적적으로 혼수상태에서 깨어날까" 하는 식의 기대를 품고 간 것은 아니었다. 이미 여러번의 기대를 품었고 실망했기 때문에 그런 기대를 품기 힘들었을 것이다. 루비는 단지 한번만 더 언니의 얼굴을 보고 싶었을 뿐이다. 어느새 루비의 눈에서는 뜨거운 눈물이 흐르고 있었다. 3년간의 쌓여온 감정들이 루비의 안에서 크게 요동쳤다. 어느새 루비는 다이아에게 파묻혀 흐느껴 울기 시작했다.
"언니...드디어...내가...드디어..."
다이아는 말없이 빙그레 웃어 보였다. 다이아도 루비 못지 않게 같이 울고 싶었지만. 동생에게 의지가 되어 주고 싶다는 심리가 겹쳐 다이아는 울음을 꾹 참았다.

때는 2019년 가을, 그러니까 루비가 한창 대입을 준비하고 있을 때였다.
사건 당일은 다이아, 카난, 마리가 드물게 모이는 날이었다. 오랜만에 만나 반가웠는지 그날은 보통날보다 술을 더 많이 마셨고, 그날 얼큰하게 취기가 올랐던 셋은 마리의 주도하에 드라이브를 나섰다. 원래같았으면 다이아가 뜯어 말렸겠지만, 전술하였듯이 다이아는 술을 많이 마신 상태였고 이성적 판단을 할 수 없었다. 3인방은 차를 몰고 신나게 드라이브하던 중 신호를 지키지 않고 갑자기 튀어나온 트럭에 치였다. 순간의 일이었다. 트럭 운전자는 어떠한 조치도 취하지 않고 그대로 달아나 버렸다. 간신히 정신을 차린 카난의 신고 덕에 다이아는 비록 식물인간일지라도 목숨을 보전할 수 있었다. 사고 연락을 받고 향한 병원에서 루비는 언니를 보았다. 관절은 뒤틀려있었고, 온몸에는 피가 흥건했으며 온갖 의료기구들이 다닥다닥 붙어있었다. 루비에게는 이것이 하나의 트라우마로 자리잡았다. 루비는 오랜 시간동안 악몽과 환청으로 점철된 삶을 살았다.
그럼에도 루비는 작년까지 꾸준히 병문안을 갔다.

"마리는...괜찮나요..?"

루비를 본 다음으로 처음 하는 말이었다. 루비는 마리가 어떻게 되었는지 잘 알고 있었지만 다이아에게 말했다가는 졸도하여 쓰러질 것이 뻔했기 때문에 사실을 숨기려 했다.

"마리 언니는 지금 자택 병원에서 치료받고있어. 오하라 머니 누마즈에서 유명한거 다 알잖아? 걱정 마, 언니"

"그럼 카난은...?"

"에이, 아무렴 카난 언니가 죽기야 하겠어? 병원에 전화도 카난 언니가 넣었대."

"어머니는요...? 어머니..."

"사고 소식을 듣고 많이 놀라시긴 했지만, 지금은 잘 요양하시고 건강하셔."

"아아...다행입니다."

루비는 다이아 앞에서 애써 밝아 보이려 노력했다. 기분이 썩 좋은 것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언니를 보는 동안에는 웃고 있어야 다이아의 근심이 조금이나마 사라질 것 같아서 루비는 애써 웃었다.

"아쿠아는...모두 잘 지내나요? 모두 안부가 궁금하네요..."

루비는 놓치지 않고 말을 이어나갔다. 치카는 여관 일을 돕고있고, 요시코는 인터넷 방송으로 일약 스타가 되었고, 하나마루는 명인 밑으로 들어가 제빵을 배우고, 리코는 음대에 들어갔고, 요우는 아버지를 따라 배를 탄다고 언니에게 얘기했다. 다이아는 걱정이 덜었다는 것 같이 얼굴에 화색이 돌았다. 그 뒤에는 잡다한 이야기를 했다. 요즘은 어떤 아이돌이 대세고, 도쿄에는 어떤 유행이 돌고...그런 얘기를 했다. 보통 이 나이대 사람들이 할만한 얘기들을. 다이아는 평소의 권위적인 모습을 내려놓았다. 오랜만에 이렇게 신난 누나를 보니 루비도 기분이 덩달아 좋아졌다.

"그럼 언니, 루비는 이제 가볼게."

"아, 조금만 더 있으면 안 되나요? 오랜만에 만났는데..."

다이아는 너무나 아쉬운 눈치였다. 루비도 마음으로는 계속 있고 있었지만, 루비는 이렇게 있을 여유가 없었다. 끊고 나오지 않으면 마음이 약해질 것 같았다.

"미안해, 언니. 이 뒤에 일정이 있거든."

"...괜찮습니다. 나중에 올때 푸딩이나 가득 사오세요."

다이아는 살짝 삐친 투로 얘기했다.

"...미안, 루비 갈게"

루비는 병실을 나와 밖으로 나가다 병원 카운터에 들렀다.

"...1304호실에는 뉴스를 틀지 말아주세요..."

당연히 카운터의 직원은 말뜻을 이해하지 못했다. 루비는 그러면 어쩌냐는 듯 병원을 박차고 나왔다. 루비는 한 카페에 들어가 아메리카노를 시키고, 펜을 들어 언니에게 남길 편지를 쓰기 시작했다.

"나의 언니 다이아에게.
언니, 어머니께서 이 편지를 받을 때 즈음에는 나는 감옥에 있을거야. 언니가 혼수상태였던 2년동안, 나는 큰 분노에 휩싸여 있었어, 방에서 혼자 소리지르기도 하고, 담배에도 손대고...아무튼 별의 별 짓을 다 했어. 시간이 지나니까 언니에 관한건 괜찮아지는데...그 트럭 운전사는 뇌리에서 잊혀지질 않더라. 나는 복수를 계획했어. 요즘은 시대가 좋아져서, 흥신소에 의뢰만 하면 신상 따는 것 쯤은 쉽더라. 나는 그 놈의 이동 경로를 계산해서, 잠복해있다 망치로 그 놈의 머리를 후려쳤어. 사람 죽는거 금방이더라...그런데 이렇게 복수를 해도 남는건 공허함뿐이라는 것을 이제야 알았어. 이미 엎질러진 물이지만...그리고 마리랑 카난, 사실은 괜찮지 않아. 마리는 운전석에 앉아있던 데다가 안전벨트까지 매질 않아서 현장에서 즉사했어...카난은 다리가 부러져서 아마 예전처럼 뛰기는 힘들거야. 아, 그래도 내가 했던 말들이 모두 거짓말은 아니야. 때로는 거짓말이 더 좋을 때도 있잖아? 모두 언니를 지키기 위해서 했던 말이었어. 언니가 쾌차했으면 좋겠어. 이만 줄일게.
                                                  언니를 사랑하는 동생 루비

루비는 후련한 마음으로 카페를 나섰다. 어쩌면 근래 3년 중에 가장 후련한 마음이 아닐까, 루비는 작게 읊조렸다.

"엘리 엘리 라마 사박다니"

루비는 경찰서행 버스를 탔다. 죄를 감해달라거나 용서해달라는 생각은 추호도 없다. 단지 언니가 뉴스를 조금이라도 늦게 봤으면 하는 바람이다.








아침 등교길에 후딱쓴거라 아쉬움ㅠ

- dc official App
잭스봇중급 왜 루비쨩 손에 피묻힘;; - dc App 2019.10.07 01:32:01
Kotori-chan 음주운전이 잘못했네 ㅡㅡ - dc App 2019.10.07 01:37:48
Ubisoft 2019.10.07 02:29:52
두리번거리기 아.... 2019.10.07 02:3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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