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 목
- 일반 [다이요시] 어느 환절기와 우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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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쿨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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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9-10-04 09:27:20
"콜록, 콜록!"
여름이 끝나가고 가을이 다가오는 어느 수업시간, 누군가의 기침소리가 교실에 울려퍼졌다. 그 기침소리는 환절기가 도래한 것을 반 아이들에게 상기시키듯, 조금의 시간차를 두고 계속해서 울렸다. 선생님은 걱정하시며 그 아이를 쳐다보셨고, 그 아이는 괜찮다며 손사래를 쳤다.
시험기간이다보니 몸 잘 챙기라는 말을 끝으로, 수업은 마무리되었다. 반 아이들은 기침하던 아이를 바라보다가도 이내 별 일 없었던 듯 평화로운 하루를 보냈다.
그것이 앞으로 도래할 일들의 전조일 거라고는 생각도 못한 채로.
"요시코~, 식탁에 밥 있으니까 먹고 늦지않게 학교 가!"
"네에에..."
"아, 엄마 다니는 학교에서 독감 환자 생겼다더라. 몸 잘 챙기고 겉옷 꼭 챙겨가!"
"백신 맞았잖아요..."
"그래도 혹시 알아? 아무튼 조심해!"
덜컹, 문을 나서면서까지도 엄마는 당부의 말을 반복하셨다.
아니나 다를까 학교에 가 보니 기침하는 아이들이 조금 늘어 있었다. 어제 심하게 기침하던 아이는 보이지 않았다. 어지간히 감기가 심했는지 학교를 빠진 듯 하다. 간간히 들리는 기침소리는 다들 그러려니 받아들이는 탓에 결국 우리 반의 일상이 되고 말았다.
이에 대한 문제의식은 꽤나 후에 생겼다. 그로부터 며칠 지나고 나서도 기침소리는 끊이질 않았다. 오히려 늘어버렸다. 또한 시험일이 다가올수록 반 아이들이 조금 더 예민해졌는지, 슬슬 분위기가 험악해지고 있었다. 그것이 화근이었던지, 기침을 하거나 코를 푸는 아이들이 눈치를 보고 점차 행동이 조심스러워졌다.
그러던 어느 쉬는 시간, 뒷문 쪽에 앉아있던 나에게 다이아가 말을 걸어왔다.
"엇, 요시코 씨. 마침 잘 됐네요."
"다이아? 여긴 무슨 일로?"
"루비에게 전해줄 게 있어서요. 이거, 루비가 집에 두고 갔다길래 제 것을 나누어 주려고요."
다이아가 내민 것은 영양제였다.
"근데, 1학년은 안전한가요?"
"응?"
"2학년 쪽에서 특히 감기가 유행하나 봐요. 결석자도 많고, 무엇보다..."
"무엇보다?"
"인플루엔자 확진자가 있다고 들었습니다..."
"!?"
확실히, 엄마가 우려하던 대로 독감이 유행하고 있었다. 지금 우리 반에도 감기 환자가 많지만, 그 중에 독감 환자가 있을지도 모른다. 자신이 독감인지 아닌지 확인하기 전에는 그 누구도 모른 채 퍼트리고 있을 거라는 거다.
"3학년도 안전하지는 않습니다만..."
"1학년도, 감기 걸린 사람은 꽤 있어. 독감 걸렸다는 이야기는 못 들었어도."
"Aqours 멤버들은 무사한가요?"
"요우는 어제부턴가 버스에서 안 보이고... 즈라마루랑 루비는 아직 안 걸린 것 같아."
"그런가요... 확인하기로는 치카 씨와 리코 씨도 감기에 걸린 듯 하네요. 카난 씨와 마리 씨는 괜찮아 보이는 듯 합니다만."
"그럼 오늘 연습은 취소?"
"오늘뿐만 아니라 당분간이라고 해 두죠."
"그런가... 알았어, 이거는 루비에게 전해줄게."
루비 쪽을 흘긋 보니 즈라마루와 문제풀이에 열중하는지 다이아가 온 것은 눈치채지 못한 것 같다. 보다 못한 내가 루비에게 다가가 영양제를 건네주었다. 그제야 루비는 언니가 온 것을 깨닫고 손을 흔들었다. 다이아는 빙긋 웃어보였다. 그 웃음은 동생이 건강한 것을 본 언니의 웃음인 걸까, 나도 모르게 웃음이 지어졌다.
그로부터 얼마 지나지 않아 Aqours에게 있어서 충격적인 소식이 들려왔다. 건강의 대명사였던 카난이 감기에 걸려 앓아 누웠다는 것이다. 그 전에 마리도 걸렸다고 하니 친한 친구 사이에 옮기는 것은 당연한 수순이었겠지만 다이아는 아직 멀쩡한 것 같다. 1학년 층에도 땀을 흘리며 왔다갔다 하는 모습이 자주 보였으니 감기엔 걸리지 않아도 피곤할 터, 감기에 안 걸리는 게 이상할 정도였다.
"루비. 요즘 다이아가 더 바빠보이는데, 무슨 일이라도 있어?"
"그게 말이야, 학생회 임원들이 감기로 일을 쉬니까... 손이 많이 부족한가봐. 나랑 하나마루쨩도 돕고 있긴 한데, 일은 점점 많아지니깐."
"하긴, 학교 전체에 감기가 심하게 유행하고 있고. 더구나 독감 환자도 중간중간 나오고 있으니까..."
그래서 요즘 하나마루와 루비가 바빠보였던 건가. 학생회장도 참 고생하네, 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갑자기 루비가 기침을 얕게 하기 시작했다.
"너 괜찮아?"
"아직 심하진 않아. 요시코쨩, 부탁 하나 해도 돼?"
"뭔데?"
루비는 조금 기침을 더 하더니, 목을 가다듬고 내게 말했다.
"우리 언니를, 도와줘."
문득 다이아가 나에게 도움을 청하지 않았다는 것이 떠올랐다. 말만 하면 언제든 도와줄 수 있는데, 루비와 하나마루도 분명 보다못해 도와주기 시작한 거겠지.
"학생회 일 말이지? 당연히 도와줄 수 있지! 오히려 여태까지 도와달라는 말을 안 한게 신기할 정도네."
"그치? 언니도 참, 혼자서 다 할 수 있다면서 학생회장의 책무 운운하는데, 이러다 언니 쓰러지게 둘 수는 없어..."
그 날 점심시간, 나는 점심으로 먹을 빵 하나를 들고 곧장 학생회실로 갔다.
"다이아..!"
"요시코 씨 아닙니까, 왜 그러시나요?"
애써 웃어보이는 다이아의 미소에는 고단함이 묻어났다. 덩달아 다크써클도 조금씩 보이고... 그 상태로 학생회 일을 떠맡는다니 이 답답한 학생회장은 시험기간에 뭐하는 거야.
"잠시 쉬었다가 해. 솔직히, 학생회 일 힘들지?"
"...괜찮습니다. 걱정해주신 건 고맙습니다만 저는 학생회장으로서 일을 해야 해요."
"자꾸 그렇게 자신을 혹사시키지 마. 일손이 부족하다는 거 알고 도와주러 왔어. 임원들이 앓아누웠다는데, 이러다가 다이아까지 쓰러지면 어떡하려고."
"일감이 조금 늘은 건 사실이지만, 충분히 할 수 있어요. 더군다나 시험기간이잖아요? 공부하기에도 벅찬 시기인데..."
화가 났다. 우리는 시험기간의 학생들이다. 하지만 그건 다이아도 예외는 아니다. 우리는 감기에 대비해 몸을 조심해야 한다. 하지만 그것도 다이아가 예외는 아니다. 언제까지 우리는 안 되고 자신은 된다고 할 건데?
"다이아도 학생회장이기 이전에 시험기간에 돌입한 학생이잖아? 그 말에 다이아도 해당된다는 거잖아. 그러니까 난 다이아를 도와주고 싶어. 아니, 싫다고 해도 도와줄거야."
그러니 제발 숨 좀 돌리라구.
내 걱정 어린 고집에 다이아도 포기한 듯, 표정이 풀어지는 게 보였다.
"도와주시다가 감기에 걸리지 않으실 거죠?"
"...뭐야, 진짜 이유는 그거였어?!"
"푸훗, 아시다싶이 저를 도와주시겠다는 분들이 대부분 앓아누우셔서... 혹시 한 명 더 늘을까봐 걱정했네요. 각오는 되셨겠죠?"
"무, 물론! 다이아가 나보다 먼저 걸리지나 말라구!"
"불행체질이라면서요? 지금까지 안 걸리시는 게 신기할 따름이네요."
"이건 보상이야! 여태까지의 불행은 액땜이었고!"
"후훗, 내일부터는 조금 일찍 여기로 와 주세요. 점심시간에도 부탁드릴게요. 안 오시면 오히려 제가 부를 겁니다?"
"당연하지!"
"내일부터, 잘 부탁드립니다.
그리고 또 하나의 부탁이 있어요.
부디 당신만큼은, 감기에 걸리지 말아주세요."
그건 다이아의 잘못이 아닐 텐데, 어지간히 마음에 걸렸나보다. 내가 걸리지 않고 끝까지 돕게 된다면, 분명 다이아도 마음을 놓을 수 있겠지?
다음 날이 되고 나는 약속대로 평소보다 일찍 등교했다. 교실에 가방을 놓고 곧장 학생회실로 가서 다이아를 불렀다. 다이아는 펌프형 비누를 한아름 들고 나를 맞았다.
"마침 잘 오셨네요. 이 비누들을 들고 가셔서 각 층 화장실에 비누가 떨어진 곳에 놓아두시면 됩니다."
"비누가 그렇게 쉽게 떨어져?"
"아무래도 감기가 유행하다보니 청결에 신경쓸 때도 됐지요. 손씻기야말로 감기 예방의 기본이랍니다?"
다이아는 자신이 들고 온 비누들의 반절을 나에게 넘겨주었다.
"요시코 씨는 교실 쪽 화장실을 돌아주세요. 저는 나머지 화장실들을 돌아볼게요."
나는 교실 쪽 화장실로 가서 비누들을 확인했다. 아니나 다를까 비누가 완전히 떨어진 곳도 있었고 여전히 많이 남아있는 곳도 있었다. 비누가 조금밖에 남아있지 않으면 그 옆에 새 비누를 놓아두었다. 돌아보는 김에 나도 손을 씻어둘까.
남은 비누들은 챙겨서 다시 학생회실에 가져다 두었다. 그렇다고 그냥 갈 순 없고 조례까지 조금 시간이 남았으니, 다이아 오는 것까지 기다려보려고 잠시 의자에 앉아있었다. 다이아는 내가 올 때까지 공부를 하고 있었는지, 글씨가 빼곡히 적힌 필기노트가 보였다. 확실히 지금이 시험기간이라는 것을 실감하니, 자신의 시험공부 진척에 대해서 반성해보았다. 아니, 이 생각은 그만 두도록 하자.
조금 후에 학생회실의 문이 열리고, 다이아가 들어왔다.
"수고하셨습니다. 이거, 드실래요?"
내민 것은 두어 개의 초콜릿. 초콜릿을 좋아하는 나로서는 고마울 따름이다.
"우왓, 고마워!"
입에 넣고 씹자 달달한 캬라멜과 초콜릿의 조화가 느껴졌다. 아아, 아침 댓바람부터 돌아다닌 보람이 있어!
"기뻐하시니 다행이네요."
기뻐하는 나를 본 다이아도 기뻐하고 있었다. 뒤에 창문이 있어서 그런가, 오늘따라 다이아가 눈부시게 웃고 있었다. 어쩌면 그렇게 좋아하던 초콜릿보다도 그 순수한 웃음이 더 보고싶을 정도로, 나는 다이아의 미소를 좋아한다.
그렇다보니 다이아를 만날 수 있는 점심시간을 기다리느라 수업에 집중을 잘 못했다. 안 돼, 이런 모습을 들키면 다이아가 내 도움을 반대할지도 몰라. 그 마음에 나는 계속 집중하려 노력했고, 열심히 교과서에 필기를 했다. 그런데 평소보다 너무 열심히 하는 바람에 오히려 하나마루와 루비의 눈에 띄여버린 것 같다...
드디어 기대하던 점심시간. 부리나케 학생회실로 달려가 문을 열었다. 이번에 할 일은 서류정리로, 저기 쌓여있는 종이뭉치들을 분류하는 잡무였다.
"비슷하게 생긴 것끼리 모아주신 후, 상단에 써 있는 번호 순서대로 정리해 주세요. 전혀 다르게 생긴 것은 잘못 섞인 것이니 따로 빼주세요."
그 말이 끝나자 엄청난 양의 종이뭉치가 보였다. 이걸 다 한다고? 다이아는 그 중 한 뭉치를 꺼내 침착하게 그리고 빠르게 분리하기 시작했다. 손이 멈춰있는 나를 보더니 다이아가 말했다.
"싫으면 관두셔도 된답니다?"
...지금 나 벙쪄있다고 놀리는 거지? 그 말 후회하게 해주겠어!
"타천사한테 있어서 불가능이란 없다구!"
마치 게임 랭킹전을 하듯 초집중해서 서류를 분류했다. 다이아보다 빠르다고 말할 수 있는 스피드로, 정확하게 분류했다. 나 자신도 놀랄 정도로 빠른 손놀림에 다이아도 놀란 것 같다. 흥, 요하네의 게임으로 다져진 순발력은 아직 죽지 않았어!
"그렇군요. 그 승부, 받아들이겠습니다!"
냉큼 서류뭉치를 반반 나누더니 지지 않겠다며 다이아도 속도를 올려서 서류를 분류했다. 흘깃 본 다이아는 흥미롭다는 듯 스피드 서류분류를 즐기고 있었다. 나는 나대로, 다이아에게 질 순 없으니 온 힘을 다해 정리했다.
그러다가,
"잠깐!"
서류정리가 마무리 되던 차에 다이아가 내 손목을 덥썩 잡았다.
"이건 파본이에요. 다행히 제가 미리 사본을 출력해 두었으니 따로 빼 주세요."
자세히 보니 끝에 잉크가 번져서 알아보기 힘든 글씨가 있었다. 아차, 내 실수. 다이아는 내 손을 물끄러미 보더니 도로 놓고 다시 서류를 정리했다. 나도 다이아도 아까의 승부는 잊은 듯 손이 느려졌다. 서류 분류를 끝낸 건, 거의 동시에였다.
"생각보다 정리가 일찍 끝났네요? 다음은 파일에 넣는 일입니다."
"아아, 힘들어~. 잠깐만 쉴래."
지쳤다. 괜히 경쟁심이 발동해서 너무 불타올랐나보다. 갑자기 더워져서 겉옷을 벗고 잠시 의자 등받이에 기대었다. 아직 하복 차림이라 그런지 땀으로 젖은 팔의 답답함이 풀리는 기분이다. 바람 안 부려나? 창문이라도 열어볼까. 아, 일어나기 싫어...
그 사이에 마실 물을 가져온 다이아는 의자에 널부러진 나를 보더니, 조금 미간을 찌푸렸다. 의자에 걸친 내 겉옷을 집어가서 잠시 머뭇거리더니, 나에게 슬며시 덮어주었다.
"땀 식으면 쉽게 추워져요. 이러다 감기 걸린다고요."
"...고마워."
걱정하는 다이아를 바라보니 문득 지금이 감기가 유행중이라는 걸 깜박하고 있었다. 도와주던 사람들이 하던 실수 중 하나를, 내가 반복할 뻔했으니까. 나만큼은 감기에 걸리지 말라는 다이아의 당부가 다시금 떠올랐다. 겉옷을 입고 있어도 땀은 절로 식으니까, 조금 더운 정도야 버틸 수 있겠지.
다음 날에도, 그다음 날에도 나는 다이아를 도우러 갔다. 도중에 다 나은 임원들이 있어서 다이아도 조금 여유로워진 듯, 복도에서 몇몇 사람들과 모여 공부하는 것이 종종 보였다. 학교가 다시 평화로워졌다.
...그런 줄 알았는데, 그 기대가 무너진 건 학생회실에 찾아간 어느 아침이었다.
아니, 다이아는 왜 갑자기 감기에 걸린거야?
눈 앞에는 마스크를 쓴 다이아가 앉아있었다.
"뭐야, 걸리지 말라고 한 쪽이 먼저 걸리기 있어?"
"......."
다이아가 찌푸리더니 기침을 하며 목을 가다듬었다. 저러다 목 더 안 좋아지겠네.
"아, 아아! 괜찮아! 일부러 말하려고 하지 않아도 돼!"
다이아는 종이를 한 장 꺼내더니 펜으로 무언가를 적었다.
'면목 없네요'
"많이 아파? 집에서 쉬지, 굳이 학교에 올 필요는 없을텐데..."
'다행히도 목소리만 안 나올 뿐이에요'
"그래도 혹시 모르잖아?"
상기된 얼굴을 보니 도무지 믿기질 않았다. 다이아의 앞머리 속으로 손을 집어넣어, 이마를 짚었다. 조금 뜨거운 것 같았다.
"역시 이래서는 잘 모르려나?"
바로 옆에 체온계가 없는 이상, 그 방법밖에 없는데.
천천히 몸을 앞으로 굽혔다. 오른손으로는 다이아의 앞머리를 잡고, 왼손으로는 내 앞머리를 잡고. 내 이마를 다이아의 이마에 가까이 대었다.
...결국 모르겠다. 다이아 얼굴이 더 상기되어 있었고, 나도 얼굴 쪽이 달아오르는 것만 느꼈지, 누가 뜨거운지 같은 거 이젠 모르겠다.
앗, 다이아가 무언갈 적기 시작했다.
'저, 열 나고 있나요?'
몰라, 나도 몰라. 그치만 일단 저지르고 봤으니 답은 해야겠지. 어떡하지? 그냥 열이 있다고 둘러댈까?
"어... 열이 좀 있네! 맞아! 오늘은 쉬는 게 좋을 것 같아!"
"...?"
"그래! 다이아도 몸 챙기라구. 임원들도 대충 감기 다 나았을 테니까. 시험 볼 때 아프면 안 되잖아?"
"......."
"여태까지 충분히 수고했어. 더 이상 아프지 말고, 빨리 나으라구."
다이아는 부모님을 불러, 무사히 집으로 갔다. 교문 앞까지 바래다 주는데, 다이아가 도중에 쓰러질까봐 조마조마했다. 기침 심하게 하던데, 병원 들렀으려나?
다이아가 아파서 집으로 돌아갔다는 것을 루비와 마리, 카난, 그리고 학생회 임원들에게 알리느라 내가 진이 다 빠진 건 또 다른 이야기.
하루 쉬더니 다이아는 다시 건강해진 듯하다. 잠시 1학년 교실에 들른 다이아는 뒷문으로 나를 불렀다.
"요시코 씨."
"다이아! 감기 다 나았어?"
"아직이요. 그래도 그렇게 심하진 않아요."
"다행이네~. 아, 루비 불러줄까?"
"괜찮습니다. 오늘은 요시코 씨에게 볼 일이 있어서..."
"에, 나한테?"
"여태까지 도와주시고 신경 써 주신 점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그런데 조금 걱정이 되는 게 있어서요."
"뭐, 뭔데?"
"시험을 목전에 두고, 열심히 공부하고 계신지?"
뜨끔. 잊고 있었다.
"...했어, 아마도?"
"아마도?"
"앞으로, 앞으로 열심히 할게."
"정말이죠?"
"응, 응. 정말."
인자한 듯 아닌 듯한 미소. 그러면서도 느껴진 건 공부를 해야겠다는 압박감.
물론 한참 후에 받은 시험점수는 전보다 처참했기에, 다이아에게 안 들키려고 안간힘을 썼다. 어휴, 정말 큰일 날 뻔했단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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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요시가 좀 더 흥했으면 좋겠다 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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