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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어김없이 5시 50분에 눈을 떴습니다. 아무래도 시차 적응이 덜 된 듯 합니다. 평소에 이렇게 눈이 잘 떠지면 좋을텐데⋯라고 한탄하면서 씻고 오늘 어디를 어떻게 돌아야 할지 생각해 봅니다.

조용하기 그지 없는 이른 아침의 피렌체.

피렌체에서 돌아야 할 곳은 다음과 같습니다.

0. Aqours 일행이 열차에서 내리는 피렌체 산타 마리아 노벨라 역 승강장
( ↑ 이미 어제 저녁 사진을 건졌습니다 )

1. 루비가 다이아가 보내는 신호를 발견하는 쿠폴라
2. 츠키가 비스테카 알라 피오렌티나를 가져 오는 피렌체 중앙시장 2층 푸드 코트
3. 마리가 친구에게 빌렸다는 별장으로 등장하는 고급 호텔, 빌라 코라

1, 2번 모두 피렌체 두오모에서 그다지 멀지 않습니다. 도보 10분 거리에 몰려 있어서 어지간한 이변이 없는 한 도보로 쉽게 이동할 수 있습니다. 2번은 구글 지도 안내에 따라 피렌체 산타 마리아 노벨라 역 인근에서 버스를 타고 이동하면 됩니다.

그런데 스마트폰 상태가 이상합니다. 어제까지만 해도 LTE가 잘 잡혔는데 오늘은 안 잡히는 겁니다. 몇 번씩 전원을 껐다 켜도 데이터가 안 됩니다. 한마디로 실시간으로 망했습니다. 이게 바로 아이메시지 활성화의 나비효과입니다.

어차피 근무 시간 시작 전인지라, 지금은 아무것도 할 수 없다고 치고, 호텔 와이파이를 이용해 오프라인 구글 지도를 다운 받은 다음 사람이 없는 한적한 두오모로 사진을 찍으러 떠납니다.

아래로 내려가는 엘리베이터를 타러 내려가려고 문을 열고 외부로 나가는데, 갑자기 무언가 후닥닥 튀어서 도망갑니다. 뭐야! 하고 놀라서 자세히 보니 도마뱀이었습니다. 아침부터 놀랐네요.

두오모와 죠토의 종탑은 정말이지 너무너무너무나 커서, 올바른 방향으로 조금만 걸어 나가면 싫어도 눈에 띄게 마련입니다. 죠토의 종탑과 두오모가 보이는 방향으로 계속해서 걸어가면 산타 마리아 델 피오레 대성당이 나타납니다.

이게 바로 피렌체 대성당입니다. 치카가 "뎃~~~카~~~~~!"라고 탄성을 지르는 것도 이해가 갑니다. 정말 너무 너무 너무 커서, 카메라 화각에도 다 안 잡힐 정도입니다.

피렌체 대성당의 입구

정말 어마어마하게 큽니다. 대체 이런 걸 무슨 기술로 어떻게 만들었을까, 이런 생각이 절로 듭니다.

극장판에서 요시코가 입장권을 강매하던 산 죠반니 세례당.

다른 각도에서.

죠토의 종탑과 쿠폴라, 세례당을 한 화각에 담았습니다.

서 있는 사람의 키와 세례당, 대성당과 쿠폴라의 크기를 비교해 보세요.

이른 아침이라 그런지 지나다니는 사람도 없고 자동차는 가끔, 그리고 청소차가 지나다닐 뿐입니다. 간밤에 누가 인근에 실례를 해 놨는지 암모니아 냄새도 풍겨옵니다.

극장판에 등장하던 구도로.

여기에 손가락이 등장한다면 완벽하겠지요.

이 웅장함을 보십시오. 정말 어마어마합니다.

어휴⋯ 정말 말이 필요 없습니다. 이런 걸 대체 옛날에 무슨 기술로 어떤 재주를 부려서 지었을까요? 신심(信心)이 아니라면 불가능했을 일입니다.

산 죠반니 세례당도 사실 가까이서 보면 엄청나게 큽니다.

뒤에서 바라본 쿠폴라. 한 쪽은 보수 공사중인가 봅니다.

죠토의 종탑. 찍느라 애먹었습니다.

이 곳은 정문, 흔히 '천국의 문'이라고 불리는 그 곳이며 일반인은 들어갈 수 없는 곳입니다.

이렇게 한참을 사진을 찍으며 돌아다니는 동안 다른 관광객에게 사진 좀 찍어 달라는 부탁을 세 번이나 받았습니다.

그리고 저는 몰랐는데 이 피렌체 대성당 일대가 어새신크리드 2에 등장하는 무대였다고 하더라고요. 저는 이 게임을 안 해 봤는데 스크린샷을 보니 정말 똑같이 생겼네요.

비교적 덥지 않고, 사람들이 적은 쾌적한 상태에서 피렌체를 둘러 보고 나서 돌아오는 길에도 또 성당이 보입니다. 산타 마리아 노벨라 성당입니다. 피렌체 역 이름도 아마 이 성당 이름을 따서 지었겠지요.

강행군 아닌 강행군을 마치고 나서 호텔로 돌아와 아침을 먹었습니다. 지금까지 이탈리아 여행에서 먹었던 호텔 조식 중 가장 풍성하고 맛있었습니다.

아침을 먹으면서, LTE를 잡지 못하는 유심 문제는 TIM 대리점이 영업을 개시하는 9시 30분 이후에 가서 어떻게든 해결을 보면 되겠지, 오늘 안에만 해결하면 되는 문제이니 괜찮겠지, 하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이것은 저의 순진한 착각이었습니다.

( 계속 )

※ 질문 있으신 분들은 댓글 남겨주시면 제가 아는 범위 안에서 답변 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