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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후기/순례 요소베리와 떠난 이탈리아 성지순례 (13) - 7/21 피렌체 (3)
글쓴이
우라죠사진부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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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본 글 주소
https://gall.dcinside.com/sunshine/2609591
  • 2019-07-27 19:0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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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소베리와 떠난 이탈리아 성지순례 (13) - 7/21 피렌체 (2) ( https://gall.dcinside.com/sunshine/2609314 )

오후 1시를 향해 가는 이탈리아 통일 광장(Piazza dell'Unità italiana)

쿠폴라에 오르기 전에 성지 순례와 끼니 해결을 위해 피렌체 중앙시장으로 향하기로 합니다. 이곳은 3학년 추적을 위해 피렌체에 도착한 Aqours 1·2학년 일행이 식사를 하기 위해 모인 곳으로 등장합니다.

위 사진을 찍을 때 있었던 일입니다. 관광객인지 사기꾼인지 알 수 없는 누군가가 저에게 중국어인지 뭔지 모를 언어로 말을 걸었습니다. 이상한 느낌을 받은 저는 "몰라요"라고 말해서, '당신이 원하는 목적을 나에게서 달성할 수 없다'는 메시지를 줬습니다.

그랬더니 그 사람이 저에게 "몰라요? 왜 몰라요? 한국사람?" 이런 식으로 반문하는 것이었습니다. 더욱 더 안 좋은 느낌을 받은 저는 황급히 그 자리를 떠났습니다. 연고지나 지인이 없을 것이 분명한 외국에서는 일단 나에게 말을 거는 모든 사람을 적대적으로 간주하라는 여행의 제1원칙을 잠시 잊고 있었습니다. 깊이 반성했습니다.


피렌체 중앙시장의 정식 명칭은 '산 로렌조 시장'이라고 합니다. 구글 지도를 보고 찾아가면 어렵지 않게 목적지에 도달할 수 있습니다.


근처에는 가죽 제품을 파는 가게들이 많아서 가죽 냄새가 진하게 풍겨옵니다. 길을 잃을래야 잃을 수가 없습니다.


가게 사이를 헤치며 전진하다 보면 극장판에서 등장했던 것과 똑같이 생긴 건물이 하나 등장합니다. 이 건물이 바로 피렌체 중앙시장입니다.

입구입니다. 목적지인 푸드코트로 가는 에스컬레이터는 왼쪽에 있으니 이걸 타고 올라가면 됩니다.


Aqours도 아마 이 쯤에서 식사를 했겠지요.

오후 1시를 갓 넘긴 중앙시장 2층 푸드코트는 혼잡하기 그지 없습니다. 여기는 자리가 정해진 것도 아니며, 각자 원하는 음식을 사들고 와서 빈 자리에 앉은 다음 얌전히 먹고 떠나는 방식입니다. 테이블 차지도 없고 별도 서비스 요금도 없습니다.


자⋯ 그리하여 츠키가 들고 온 강렬한 요리인 '비스테카 알라 피오렌티나'는 과연 어디에서 파는가, 바로 이 곳에서 팔고 있습니다. '파미글리아 사비니'(Famiglia Savigni). 직역하자면 '사비니네'(Savigni Family). 파는 품목은 '고기와 콜드컷' 입니다. 찾아 보니 이전 후기에서는 파는 품목과 가게 이름을 혼동해서 거꾸로 써 놓았더군요.
https://www.mercatocentrale.com/florence/artisans/fausto-savigni/



이 곳은 썰어 놓은 고기를 가지고 즉석에서 오븐을 이용해 구워주는 고기 요리가 메인인 것 같습니다. 반사때문에 좀 애매하지만, '그리글리에리아'라고 적힌 메뉴판을 잘 보시면 G7번 메뉴에 당당하게 '비스테카 알라 피오렌티나'라고 적힌 걸 볼 수 있습니다.


주문하기 쉽도록 음식 견본도 아예 마련해 놨습니다.


자, 그리하여 주문 들어갑니다.


“비스테카 알라 피오렌티나”
“혼자야?”
“응. 그러니까 비스테카 알라 피오렌티나”

그랬더니 점원이 '너 같은 애들 많이 봤다'는 양, 기가 차다는 표정을 지었습니다.

'비스테카 알라 피오렌티나'

“너 이거 봐. 이거 1kg이 넘는데 혼자서 다 먹을 수 있냐?”

확실히 고기 양을 보니 이건 혼자서 덤빌만한 메뉴가 아닙니다. 아키하바라 뒷골목에서 1kg짜리 무지막지한 카레를 미친듯이 들이키던게 엊그제 같은데⋯ 이제는 나도 다 되었구나, 하고 한탄했습니다.


물론 시간 여유를 두고 천천히 공략하면 못 먹을 건 아니었지만, 두오모를 올라가야 하는 마당에 과식을 해서 무리를 하면 안 된다고 생각했었고, 한 시간 안에 이걸 다 먹을 수 있을지도 자신이 없었습니다.


(그러나 후술하지만 저는 오늘의 일정에 대해 엄청난 착각을 하고 있었습니다)

점원이 권해준 '뼈를 발라낸 소고기'(Disossata oli Bovino).

“대신 이런 메뉴가 있어. 뼈만 없다 뿐이지 똑같은 고기고 양은 절반이야. 값도 싸. 16유로야.”
“할 수 없지, 그걸로 주시오."

결국 저는 현실적인 문제 앞에 타협하고 말았습니다. 혼자 돌아다니면 이게 나쁩니다(1). "어느 정도로 구워줄까?"하는 질문에 "웰던"을 외쳤는데, "미디엄"이라고 알아 들었습니다.

어, 이런⋯한국에서 미디엄으로 구운 스테이크 먹고 나서 좋은 꼴을 못 봤는데⋯. 그러나 어쩌겠습니까, 직접 구워서 바로 주는 고기 퀄리티를 믿어 봐야지요. 이미 주사위는 던져졌습니다.

영수증을 보니 '타글리아타 b/a'(Tagliata b/a)라는 영문 모를 메뉴 이름이 적혀 있습니다. 스테이크는 16유로, 여기에 따라오는 감자는 3유로, 합이 19유로입니다.


제가 주문한 스테이크는 10분만에 나왔습니다. 자, 마실 걸 주문할 차례입니다. 빈 자리를 찾아 놓은 테이블 바로 옆에 마침 바가 있어서 물어봤습니다.

“스테이크랑 같이 먹을건데 무엇이 좋겠소?”
“이거 드셔보셔. 약간 알콜 도수는 높지만 뒷맛이 깔끔해!”

그래서 '비라 모레티 라 로사'라는 맥주 중간 사이즈를 시켰습니다. 6유로.


이렇게 점심식사 메뉴가 완성되었습니다. 종이 봉투에 감싸진 건 식전 빵인데, 가방이 크지 않아서 결국 손을 못대고 버리게 되었습니다. 감자도 조금 남았고요. 두오모 다녀 와서 허기가 져서 너무나 후회했습니다.

고기 질은 나쁘지 않았습니다. 겉에는 바삭하게, 안은 거의 불이 안 미치다시피 했는데 어, 이렇게 미디엄이 맛있을 수가 있구나, 하고 새삼 깨달았습니다. 매우 잘 씹히고 잘 먹힙니다.

열심히 칼질을 하면서 맥주 안주로 스테이크를 씹어 넘기는데, 어? 맥주가 바닥났습니다. 날도 덥고 냉방 환경이 좋은 곳도 아니라서 맥주를 더 마시는 것은 자제해야겠다는 생각에 얼른 일어나서 콜라를 하나 더 시키려는데⋯

문제의 콜라

직원인 듯한 사람이 테이블에 놓여 있던 제 음식이 담긴 접시를 치우려고 하는게 아닙니까. 황급히 "Wait! I'm still eating! Don't trash!"라고 외치면서 저지하니 그 사람도 쓴 웃음을 지었습니다. 혼자 여행을 다니면 이게 제일 나쁩니다(2).

게다가 자리로 돌아왔더니 모 나라 사람이 그냥 제 접시를 옆에다 밀어버리고 자기네 자리를 만들고 있더라고요. 참⋯.

여기에 문제는 또 있습니다. 바로 두오모 예약 시간입니다. 저는 분명히 오후 2시 30분인 줄 알았는데, 뭔가 이상하다 싶어서 인쇄한 바우처를 다시 확인했더니, '오후 2시'입니다, '오후 2시'. 아니 이런 바보같은 실수를 하다니.

시계를 보니 이미 입장 시각인 오후 2시는 지나버렸습니다. 이렇게 된거, 고기라도 남김 없이 깔끔하게 먹어 치우자는 마음에 더욱 더 열심히 먹었습니다.


피렌체 중앙시장은 사실 일반적인(?) 관광으로 오면 푸드코트보다는 1층의 식재료 가게가 더 재밌다고도 합니다. 또 나중에 찾아 보니 여기에서 곱창을 가지고 만든 햄버거를 판다고 하더군요. 그러나 그 사실을 알았어도, 저는 곱창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 성격이라 먹지 않았을 것 같습니다.

이제는 피렌체의 마지막 성지, 두오모의 쿠폴라로 향할 시간입니다.

( 계속 )

※ 질문 있으신 분들은 댓글 남겨주시면 제가 아는 범위 안에서 답변 드리겠습니다.

치카사랑해 진짜 존나 맛있겠다 밤에보니까 개 꼴린다 - dc App 2019.07.27 19:13:50
우라죠사진부부장 저도 이거 쓰면서 배고파졌지 말입니다. 편의점 같이 가시지 말입니다. 2019.07.27 19:16:26
치카사랑해 함께 간다니 영광이지 말입니다 - dc App 2019.07.27 19:16:50
연골 비스테카 알라 피오렌티나 댑따 크네;; 2019.07.27 19:22:27
길티미캉 위꼴 너무 심하다 2019.07.27 19:25:41
우라죠사진부부장 테쿠테쿠 Aqours 에서 나마아쿠아가 이거 먹는거 보고 싶습니다. - dc App 2019.07.27 19:29:44
우라죠사진부부장 방금 저도 스태이크 버거 사왔습니다. - dc App 2019.07.27 19:30:20
길티미캉 부럽습니다... 2019.07.27 19:3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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