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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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소베리와 떠난 이탈리아 성지순례 (9) - 7/20 베네치아 (1) ( https://gall.dcinside.com/sunshine/2608952 )
허기와 갈증을 달래고 다시 길을 떠납니다. 조각 피자 가게에서 걸어서 3분 거리, 다리 하나를 넘어서면 바로 리코 배경에 나왔던 산타 마리아 델라 살루테 성당(Basilica di Santa Maria della Salute)가 등장합니다.
극장판 키 비주얼과 똑같은 구도로 사진을 찍으려면 많이 물러나서 그늘에 숨어 역광을 피하면서 찍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성당 앞의 풍경
성당 앞의 수상버스 정류장, 살루테(Salute)
수상버스 정류장 안에서.
사진을 찍고 나면 다음에는 수상 버스를 타고 바로 건너편에 있는 지글리오(Giglio) 정류장으로 넘어가서 다시 도보로 이동합니다. '도주미주'에서 마리가 얼굴을 내미는 듀오도 오 바르바리고 다리를 찍으러 갈 차례입니다.
듀오도 오 바르바리고 다리
이 다리는 지나다니는 사람들이 많아서 깨끗한 사진을 건지기가 쉽지 않습니다. 각도를 잘 맞추고 사람이 안 지나다닐 때 눈치껏 재빨리 찍어야 합니다. 혹여나 누군가 사진을 찍을 때까지 기다려 주고 있었다면 꼭 인사를 합시다.
시간 여유가 있었다면 곤돌라를 탔을텐데⋯
주위 풍경을 감상하면서 한 5분 정도 걸어가다 보면 월요 자매가 점프한 콘타리니 델 보볼로 궁전으로 가는 길이 나타납니다. 아예 입구쪽에 표지판이 붙어 있습니다.
콘타리니 델 보볼로 궁전 전경
저는 베네치아 우니카를 이용해서 수상버스 24시간 이용권과 입장권을 함께 결제해 놓은 상태입니다. 사전에 출력해 놓은 바우처를 매표소에 건네면 QR코드가 찍힌 입장권을 줍니다
발권 도중에 직원이 국적을 물어 봤는데, 아마 특별한 이유는 없고 어느 나라에서 많이 찾아 오는지 통계를 내기 위한 것으로 보였습니다.
입 ㅋ 갤 ㅋ
극장판에서는 하나마루가 이 계단을 올라오면서 "눈이 돌아 간다아아⋯"라고 하면서 털썩 쓰러지는데, 실제로 올라 보면 그렇게 험하지 않습니다. 제작진의 하나마루에 대한 애정이 좀 의심됩니다.
계단을 올라가면 어쩐지 저 편에 쿠로사와 다이아를 필두로 3학년이 반겨줄 것 같은 전망대 비슷한 것이 나옵니다. 중앙에는 이상한 무언가가 설치되어 있어서 극장판에서 본 것처럼 깨끗한 그림을 건지기는 힘듭니다.
전망대 너머로 베네치아 광경을 둘러 보는 것도 재밌습니다. 한 15분 정도 둘러보면서 "음, 이런 곳이군⋯"하고 사진을 찍고 감상하다 내려오면 됩니다.
(이제와서 보니 계단쪽 반대에서 찍은 사진이 없는 것 같습니다. 아마도 정신이 없어서 놓친 것 같습니다)
극장판에서는 마리가 던진 곤돌라 사공의 옷을 던지자 요우와 츠키가 좋다고 그걸 잡으려 점프합니다. 그리고 그걸 애들이 우루루 달려와서 붙잡죠. 그런데 직접 와서 보니 이건 정말 턱도 없습니다.
대강 보아하니 높이가 15미터 이상은 되어 보이는데, 아마 실제대로라면 모두 추락사, Aqours가 분해됐을 겁니다. 난간에 뭘 올려 놓고 사진 찍기에는 구도도 애매하고 떨어뜨리면 답이 없을 것 같아 겁이 납니다.
요엥요엥! 요엥~요엥! 요엥!!!엥에에엥!!!!!
가방에 걸어놨던 스프링 끈을 모두 푼 다음 처음에는 짧은 것 한 개, 두 개를 연결하고 요소베리를 내려 보내봤습니다. 카메라 LCD 모니터로 보이는 광경도 아찔하고 요소베리가 고통을 호소하는 목소리가 여기까지 들려오는 것 같습니다.
예상컨대 이 글 댓글에도 '그 콘'이 달리겠지요. 아무래도 이러다가는 네소베리 타천 넘버원을 찍을 거 같아서 장난은 정도껏 치고 슬슬 내려가기로 했습니다. 이걸로 극장판에 등장한 베네치아 성지는 모두 돌았습니다.
(계속)
※ 질문 있으신 분들은 댓글 남겨주시면 제가 아는 범위 안에서 답변 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