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과의 조리 실습은 항상, 오전 중 수업 후반, 점심시간이 시작되기 전.
실습 시간에 만든 따끈따끈한 요리를 먹을 수 있다니 좋네,
실습을 하는 날은 도시락을 안 갖고 와도 되니까 좋네,
다른 애들은 그렇게 말하지만. 그치만-.
있잖아, 사실은 다른 애들보다 배가 고파지는 게 조금 빠른 하나요는, 조리 실습을 하는 날은 꽤나 곤란한 날이야.
왜냐면 조리 실습을 하기 전 쉬는 시간에는 미리 준비해둬야 할 게 있어서 도시락도 빨리 못 까먹으니까.
게다가 왠지 모르게, 하나요가 속한 조가 제일 늦게 요리를 완성하는 경우가 많아서-
(역시 이건 굼뜨고 느릿느릿한 하나요가 걸림돌이 되는 거겠지......)
하나요는, 항상 말이지, 만들고 있는 도중 배가 고파지는데
눈 앞에 조리 중인 냄비에서 맛있는 냄새가 나기 시작하면
정말로 배에 있는 식충이가 참지 못해서
꼬르르르륵 하고 울어버려서- 우와아~~앙!! 부끄러워어-!!!
그래서 말이야, 그런 하나요에겐 정말로, 항상 자신이 없는 조리실.
하지만 오늘은- 그런 컴플렉스 같은 건 떨쳐버리고, 열심히 만들자는 생각으로 왔어.
왜냐면 오늘은 이번 학원제에서 열, 뮤즈 카페를 위한 과자 시작품을 만드는 날이거든.
굼뜨고 몸치인 하나요도, 음식에 관한 거라면 조금은 이바지 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하니까!
그래도, 그런데도-.
우와아아아아-앙!!!
오늘도 또 실패해버렸어, 숯덩이 쿠키의 산!
하나요, 어떡하면 좋지......
누가 좀, 도와줘요-!!!
![](/api/file/176574)
어떡하지, 하나요- 또 다른 애들을 볼 면목이 없어......
그날, 집에 돌아가서도
몹시 풀이 죽은 하나요는,
좀처럼 다시 기운을 차리지 못했습니다.
저녁은 흰 쌀밥과 돈까스라,
평소라면 분명히 밥을 더 비웠을 하나요가
꾸물거리며 좀처럼 끝나지 않는 젓가락질을 드디어 끝냈을 때.
그런 하나요의 모습을 지금까지 옆에서 슬쩍 살피고 계시던 할머니께서 살짝 웃으시며-
또 어떤 덜렁이 짓을 했는지는 모르겠지만, 이미 지나간 일이니 그렇게까지 울적해 하지 말고, 빨리 탕에 들어가도록 하거라-
라는 말씀에 내쫓겨온 목욕탕의 욕조에서.
시무룩-.
입욕제를 넣은 우윳빛 탕을 천천히 휘저으며.
아-아......
하나요는 역시 한숨을 내쉬었어.
그것도 그런게, 오늘 일을 떠올리면-.
![](/api/file/7934868)
아-아, 뮤즈를 위해서, 오늘은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고 싶었는데.
하나요는 끙끙대며 그렇게 생각하며.
우와-앙, 역시 울어버릴지도 몰라.
그래도 역시- 울면 안 돼, 울면 나 자신에게 지는 거잖아!
그런 기분 사이에서 왔다 갔다- 하면서.
탕에서 나가니.
어떡하지, 다들 분명 실망하겠지,
오늘 방과후에 가져와서 맛을 보여주겠다고 말했었는데, 결국 실패해버려서-
벌써 학원제까지는 그렇게 시간이 많이 남지 않았는데.
하나요가 주뼛주뼛거리며 메일을 열어보니.
그곳에는.
[1번 실패한 걸로 기가 죽는다면, 뮤즈는 처음부터 존재하지 않았을 테니까 괜찮아!]
[인생은 언제나 칠전팔기. 시행착오를 겪은 후에야 진정으로 좋은 것이 나오는 법이죠-.]
[내가 도와줄 수 있는 게 있다면 뭐든지 말해줘, 도와줄게♡]
[하나요 쨩이 대기만성형인 건 다들 알고 있으니까, 믿고 기다리고 있을게-.]
다들, 나를, 이런 나를-.
하나요, 역시 여기서 눈물이 흘러나와버렸어요.
다들 나를, 믿어주고 있어-.
이런 뮤즈니까.
하나요는 지금까지 어떻게 해서든
스쿨 아이돌 활동을 계속해 올 수 있었던 건지도 몰라요.
이런 뮤즈니까-.
이런 하나요라도 '있도록' 해줍니다.
세계에서 최고의 스쿨 아이돌 그룹은 뮤즈라고
하나요는 지금, 세상의 모든 사람들에게 외치고 싶어요♡
이런 멋진 뮤즈의 신곡을 위해서
여러분이 아이디어를 제공해주신다면 정말 기쁠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