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 목
- 일반 정신병 물붕이 군생활 100일 후기
- 글쓴이
-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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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9-07-21 08:3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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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공황장애가 있었음.
오래된건 아닌데 입대하기 한달 전쯤부터 많이 심해져서 막 쓰러지고 뒤질려고해서 정신병원 다녔음.
여기서 공황장애가 뭔지 간단하게 알려줌.
한꺼번에 호흡곤란, 어지러움, 구토를 동반하고 죽을 것 같다는 공포감이 미친듯이 몰려옴.
누구나 살면서 뒤질뻔한적 있지?
그때 그 느낌이 30분, 길면 두세시간정도 지속된다고 생각하면 편함. 당연히 한 번 겪고나면 떡실신되서 그날 아무 것도 못할만큼 피곤해짐.
이게 공황발작인데, 존나 시간 상황 안가리고 별거아닌 일에 저런 증상에 많으면 하루에 여러번, 아니면 일주일에 몇번씩 존나 자주 일어나서 일종의 장애가 되버리면 공황장애라고 부름.
암튼 이게 한달동안 상담 받으면서 약 꼬박꼬박 챙겨먹고 맘 편히 먹으니까 약 복용하는 동안에는 발작이 안일어나더라고.
버스, 지하철, 영화관 못탔었는데 약 복용한다는 가정 하에서 입대 직전에는 탈 수 있었음.
군필들은 당연히 알겠지만 훈련소가 진짜 좆같잖아.
기행병이라서 논산 훈련소에서 훈련병 생활을 하게됬는데 구막사에 좆같은 분대장들이 당첨되서 훈련받기 참 힘들더라.
첫날 뭐 조사하는데 웃었다고 불러내서 존나 소리지르고 그래서 안그래도 입대해서 좆같은데 나이물어보고 그나이처먹고 분위기 파악 못하냐고 꼽주니까 좆같아서 눈물나더라. 다같이 웃었는데 나오라 할 때 움찔했더니 나랑 다른 사람 한명만 불려나감 ㅅㅂ ㅋㅋ
입소하고 불침번 서다가 쓰러지고, 뜀걸음 하다가 쓰러지고 난리도 아니었음 ㅋㅋ
지구병원 갔더니 군의관이 약 엄청 쎄게 처방해주더라.
약 먹으면 잠 자다가 막 깨있는 상태 알지? 그렇게 몽롱한 상태로 맨날 훈련받는데 죽을 맛이더라. 정신병있다니까 꾀병부리는줄 알고 차등제나 열외도 제대로 안시켜줌 ㅋㅋ
약 먹은채로 포복하고나니까 온몸에 힘이 하나도 안들어가더라. 그래서 온몸 후들거리면서 서다가 실수로 총 떨굼.
그래서 마보자세하고 총구 잡고 서있게 얼차려받음 ㅋㅋ
소대 애들 전부보는데 땡볕에서 총구잡고 팔달달거리니까 ㄹㅇ 정신나가겠더라.
암튼 여차저차해서 훈련소 지옥같이 보내면서 자대 배치까지 받음.
자대는 다행히 좀 괜찮게 배치받았다고 생각함
근데 좆같은 훈련소 생활동안 공황장애가 미친듯이, 걷잡을 수 없게 심해져버렸음.
그냥 수시로 과호흡하고, 항상 불안한 상태로 신경 곤두서있게 되더라.
그냥 공황장애만 있으면 괜찮은데 평소 운동 안해서 약골+선천적인 비염+공황장애 3종세트가 있으니까 항상 앰뒤진 느낌으로 매일매일 생활하게 됨.
자대 와서는 약 용량 팍 줄이고 아침이랑 취침 전만 먹게 되었음.
그런데 항상 불안해하니까 항상 듣는 소리가 왜그렇게 얼어있냐, 왜이렇게 안절부절 못하냐임.
자랑은 아니지만 띵문머에 머리도 좋아서 업무는 잘하는 편임. 선임, 동기들이랑 관계도 좋음.
그런대도 정신병이 군대 내에 있으니까 낫지를 않는다.
점점 심해져서 약을 줄이기는커녕 처음 먹던 양 4배 먹는 중이야.
최근에는 약에 대한 의존성도 좀 생기는 것 같아서 걱정도 됨.
도대체 어떻게 해야될지 모르겠다.
정신병 있다고 배려는 해주는데 그래도 하루하루가 너무 쉽지 않고 그냥 하루가 지날때마다 사람이 지쳐가는게 느껴져.
공황장애를 떠나서 범불안장애에 우울증까지 따라오는듯.
진짜 사소한 이유로 눈물이 나더라도 눈물 흘리기 시작하면 멈추지를 못하더라고. 스스로가 깜짝 놀랐음.
요즘 걍 전부 힘들어서 막 놓고싶고 그러네.
너무 지쳐서 여기라도 글 써봄.
UncleanONE | 육군갤로 - 5센루 | 2019.07.21 08:39:07 |
즈라 | 2019.07.21 08:39:2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