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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번역/창작 [문학상] 푸른 진주 - 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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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gue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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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본 글 주소
https://gall.dcinside.com/sunshine/2598753
  • 2019-07-19 14:53:48
 

「와나타베 요우에게.


안녕?
지금까지 쭉 같은 학교를 다니던 사쿠라우치 리코라고 합니다.
사실, 처음으로 편지를 쓰는 거라서 이렇게 쓰는 것이 맞는지 모르겠어요.


함께 스쿨아이돌을 시작한 지도 이젠 1년이 넘네요.
시간이 날 때마다 여기저기 돌아다니다가 보면 저도 모르게 익숙한 곳을 찾게 되어버립니다.
예를 들자면... 우라노호시라던가, 폐교됐지만요.
연습을 하거나, 마리 선배를 처음으로 봤었던 해변도 있고요.
이젠 익숙해져버린 당신의 집이라거나.
세이신에서 뻔질나게 드나들던 3학년 복도 말이죠.


세이신에서는 사실... 그대는 거의 잠들어있었던 기억밖엔 없겠죠.
항상 연습에 매진했었으니까, 이해합니다.
그리고 그 모습이 무척이나 예뻤고, 멋졌으니... 뭐, 좋습니다.


그보다 이전, 우치우라에서의 일들이 저에겐 더 소중합니다.
그야 당신이 그렇게나 좋아한다고 말해줬던 곳이었으니까요.
혼자서 삭여야만 했던 감정을 공유한다는 게 얼마나 큰 축복인지를 알았습니다.
아니라고요? 에이, 거짓말하지 마세요. 이미 다 들켰으니까.


요즘 근황을 좀 궁금해 할 것 같으니, 이야기 하겠습니다.
사실... 저와 츠키... 치카는, 굉장히 크게 싸웠습니다.
항상 자신의 것을 빼앗아갔다면서, 고래고래 악을 지르면서, 망할 아이돌 괜히 긍정했다고.
고성뿐만 아니라, 주먹도... 아프더라고요.
지금은 상관없지만 말입니다.


그 때야 어땠건, 지금은 제법 알아서 잘 지냅니다.
걱정할 일은 아니에요, 그냥 약간 멀어졌을 뿐.
언젠가는 다시 가까워지겠죠. 아마도 말이에요.


아버지께서는... 회사 차원에서 장례를 지원해줬나 봐요.
회사 사람들이 잔뜩 와서는, 잔뜩 울어주고...
정리가 쉽지는 않았지만 역시 당신이 자랑하는 사람이구나 싶었습니다.


Aqours는... 미안해요. 연락이 잘 안 되네요.
그저 잘 지내길 바랍니다.
통과.


그리고 저는...
당신이 말했던 푸른 진주라는 보물에 대해서 좀 생각을 해 보았습니다.
생각뿐만이 아니라 직접 찾아 헤매기도 했지만 말입니다.


사실, 당신과 함께 집으로 들어왔던 그 날... 반달에 대고 소원을 빌었습니다.
당신과 함께 푸른 진주를 볼 수 있게 해주세요, 라고 말입니다.
만약 보름달에 대고 소원을 빌었다면 온전하게 이루어졌을까요?
반달이니까 각자 푸른 진주를 보면서 서로를 기억했지만, 같이는 아니었으니까요.


아무튼, 제가 찾아낸 푸른 진주는 정확한 물체가 아니었습니다..
우연히 찾긴 했지만, 푸른 바다 속에서 바라보는 달...
진주색의 달빛이 바다를 머금어 푸른 빛깔을 내는, 어떻게 보면 참 당신다운 보물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이런 건 분명 하루아침에라도 찾을 수 있는 거였을 것인데...


먼저 떠난 이후로, 후회가 들지 않은 날이 없었습니다.
오랜 기다림의 고통, 오랜 시간동안 사실, 우연히, 놀랍게도 ‘요우가 살아있다’라는 결과가 나오길 바랐습니다.
다른 사람들이 돌아왔다는 소식을 들으며 당신도 살아있겠지, 볼 수 있겠지...라고 생각해왔다는 겁니다..
하지만...


‘요우짱과 함께 푸른 진주를 찾을 수 있게 해 주세요.’


그 소원은 전혀 이루어지지 않았고,
애초에 내가 바라는 것은 이루어져서는 안 되는 거였던 걸까,
내가 무슨 잘못을 했었던 걸까,
요우가 무슨 잘못을 했었던 걸까,
그 배에 같이 탔었던 사람들, 돌아올 수 없는 사람들은 무슨 잘못을 했던 걸까...


별별 생각들이 다 들었습니다.


그래서 저를 기억해줬던 마지막 증거, 분홍색 손목 슈슈를 왼손에 찬 채로 당신의 흔적을 찾으러 나섰습니다.
그래서 얻었던 것은 없음, 그냥 기억을 되살리는 것 뿐.
당장에라도 “리코짱?”하면서 튀어나올 것만 같은 느낌인데.
칠판지우개를 쥐면 당번 일이 끝나던 것처럼 “자, 그럼 가볼까?”하고 손을 잡는 감각이 생생한데.
그래서 더는 버틸 수가 없어졌습니다.


눈을 두는 곳마다 당신이 생각나기에 하늘이 유일한 탈출구였습니다.
하지만 그마저도 태양은 참회의 벌을 내려 얼굴을 내리게 만들었습니다.
그래서 만만한 달이 그나마 얼굴을 들 수 있는 시간이었죠.
그렇지만 달에 그려지는 그대마저도 어찌나 제 가슴을 시리게 만드는지 눈을 거두어 잠글 수밖엔 없었습니다.
그대 생각이 들어오지 않게 막고 또 막아보지만 이내 가득히 여물어서 저에게 다가오는 것이었습니다.


전 어찌해야 할까요?
운명은 대체 저에게 뭘 원한답니까?
눈물을 흘리면서 눈을 감고 있으면, 옛날 지나가버린 유행이 떠올랐습니다.
그래서 그것을 위해 실행에 옮길 준비를 합니다.


저 멀리 밝아오는 달에서조차 그대의 모습이 그려집니다.
언제나 아름다운 사람, 언제나 기억나는 사람, 언제나 눈에 넣어놓고픈 사람.
기억이 조금 지나쳐서 바로 옆에 그대의 목소리가 들려올 때면 마침내 결심이 섭니다.
행복한 기억만을 간직하고 싶다면 이 방법밖엔 없겠지요.
언제나 그대만을 바라보며, 푸른 진주만을 바라본다면 더 바랄 것이 없겠습니다.


그대가 부끄러워하면서 나에게 말해줬던 것.
그에 대단 대답은 하나뿐일 겁니다.




그대의 기억만으로 채울 수만 있다면,
죽어도 좋은걸요.


from 사쿠라우치 리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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