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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일반 [문학상] 저 달과, 우리들의 거리
글쓴이
Lia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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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본 글 주소
https://gall.dcinside.com/sunshine/2597445
  • 2019-07-19 11:37:13
 

 꿈을 꾸었습니다.

당신과 함께 저 밝은 달을 하염없이 바라보는 꿈을. 꿈속의 당신은 너무나도 아름다웠고, 그런 당신의 곁에 서 있을 수 있다는 게 너무나도 행복해서, 차라리 깨고 싶지 않을 정도로...하지만, 너무나도 가까운 당신과의 거리에 이것이 꿈이라는 사실을 깨닫자마자, 달과 함께 당신이 멀어져 버려서...슬픔에 몸부림치다 결국 꿈에서 깨어납니다.

 

"하-암"

 

 돌덩이처럼 무거운 눈꺼풀과 한바탕 싸움을 벌이고 나서 가늘게 뜬 눈으로 시계를 본 지는, '5분만 더...' 하는 유혹을 간신히 뿌리치고 일어나 앉았습니다. 우라노호시 여학교에 다니던 때였다면 5분이라는 사치가 허용되었겠지만, 올해부터 새롭게 다니는 세이신 고등학교는 집에서 조금 멀어서 부지런하게 준비하지 않으면 늦어버리고 말아유. 자리에서 일어나 가벼운 세수로 잠을 깬 후 이부자리를 정리하고 등교준비를 마친 후, 간단하게 식사를 끝내고 집을 나섰습니다.


 우라노호시 여학교가 폐교되고 세이신 고등학교에 다니게 된 지도 두 달 째, 처음에는 바뀐 환경에 익숙해지느라 많이 당황했지만 두 달이나 지낸 지금은 완전히 적응에 성공했습니다. 지난번 라이브 이후로 학교 안에서 저희를 알아보는 사람이 많아서 허둥지둥하는 루비쨩을 달래느라 고생했지유... 다행히 새로운 학교에서도 루비쨩, 요시코쨩과 3명이서 같은 반이 될 수 있었습니다. 폐교 직전이라 한 학년이 한 반을 간신히 채울까 말까 하던 우라노호시와는 달리, 세이신 고등학교는 학생들이 잔-뜩 있어서 개학식 전날까지 혼자 다른 반이 되면 어떡하쥬, 하면서 가슴을 졸였답니다.


 문제는 요시코쨩이에유! 완전히 새로운 곳에 놓여 안절부절못하던 우리들과는 달리, 전보다도 집에서 가까워진데다가 중학교 동창들까지 있는 곳이었기에, 요시코쨩은 우리들보다 학교에 적응하는 게 더 빨랐답니다. AQOURS가 유명해지면서 타천서 요하네님의 팬이 늘어난 것도 한몫 했겠쥬.


 아차, 중요한 건 그게 아니에유. 학교에 적응해서 긴장이 풀어졌는지, 요즘 요시코쨩은 밤늦게까지 게임을 하거나 생방송을 하다가 늦잠을 자서 지각하기 일쑤랍니다. 저나 루비쨩이 한소리 하면 '어차피 집이 가까우니까 잘만 일어나면 지각은 안한다구!' 라고 하지만, 집이 가까워진 이후로 지각이 더 잦아진 것은 아닌가 싶어유. 

 가끔 요우쨩이 요시코쨩을 깨우러 가기도 하지만, 근본적으로 해결이 되질 않으니 문제에유. 다이아 씨가 이 모습을 보았더라면 분명 '뿟-뿌-에요!!' 라며 한참 동안 설교를 시작했을 텐데...

 

"...앗..."

 

 그래유. 다이아 씨는 이제 없쥬.


 다이아 씨뿐만이 아니라 마리 쨩도, 카난 쨩도...다들 멀리 떠나가 버려서, 학교에서는 더 이상 볼 수 없으니까. 괜스레 울적해지는 기분을 떨쳐버리려고 고개를 크게 휘저었습니다. 떨어져 있더라도 마음은 언제나 하나니까. 그러니까, 웃으면서 보내주기로 서로 약속했으니까 더는 슬퍼하지 않을 거에유! 라고 생각해 봐도 쓸쓸한 기분이 사라지지는 않지만...

 

"하나마루쨩, 좋은 아침!"

 

"아, 루비쨩, 좋은 아침이에유"


 잡생각을 하면서 정류장에 도착하자 먼저 기다리고 있던 루비 쨩이 저를 반겨주었습니다. 2학년이 된 후로 루비 쨩은 부쩍 어른스러워져서, 어쩔 때에는 다이아 씨를 보는 듯 한 느낌을 받기도 해유. 낯가림이 심한 건 여전해서, 츠키 쨩이라던지 다른 반 친구들이 말을 걸어오면 삐깃거리며 도망가지만유. 참, 그러고 보니 요즘은 츠키 쨩이 루비 쨩에게 학생회장이 되는 건 어떠나고 권유하고 있구만유. 주변에서도 다들 반응이 좋고, 본인도 생각이 없지는 않아 보이지만, 어쩐지 망설이고 있답니다.


 그 이유는 아마도, 우라노호시 여학교...겠쥬. 오래 전부터 다이아 씨를 동경해 오던 루비 쨩이니까, 학생회장을 한다면 언니의 뒤를 이어 우라노호시에서 하고 싶었을 거라고 생각해유. 뭐, 지금의 루비 쨩이라면 분명 후회 없는 선택을 할 거라고, 지는 믿으니까유! 

 잠시 기다린 끝에 도착한 버스에 올라 루비쨩과 잡담을 하며 시간을 보내다 보니 어느새 학교에 도착했습니다.

 

"아,루비쨩, 하나마루쨩, 좋은 아침이에요소로~!"


"그러니까 그거, 내 대사라니까!!"

 

 학교에 들어가자 교문 앞을 지키고 있던 요우쨩과 츠키쨩이 인사를 건네 왔습니다. 세이신 고등학교로 온 이후 요우쨩은 학생회장인 츠키 쨩을 도와 학생회 일을 하고 있답니다. 평소라면 치카쨩도 있을 텐데 어째서인지 오늘은 없네유.

 

"요우 쨩, 츠키 쨩, 좋은 아침이에유. 치카 쨩은? 늦잠?"

 

"아, 치카 쨩은 어제 작사하느라 밤늦게까지 깨어 있었다고 리코 쨩이 그러길래, 그냥 나 혼자 왔어."

 

 치카 쨩...분명 리코 쨩이 저번 주까지는 가사를 달라고 했던 것 같은데...

 

"아하하... 리코 쨩도 고생하는구만유. 아, 혹시 요시코 쨩은 학교에 왔나유?"

 

"어, 그러게. 아직 안 왔는데..."

 

"크큭...하계의 주민들이여, 무슨 일로 이 타천사 요하네 님을 소환하는가? 소환에 걸맞은 합당한 제물을 바치지 않으면 타천사의 저주가..."

 

"저주 같은 소리 하고 있네, 늦잠꾸러기 타천사 주제에 말이야. 이제부터 자기가 에스코트하겠다느니 뭐니 자신 있게 말하더니, 오히려 내가 깨우고 있잖아. 아, 하나마루 쨩, 루비 쨩, 좋은 아침."

 

"좋은 아침이에유, 리코쨩이 아침부터 정말 고생이 많구만유..."

 

 아침부터 타천사인지 뭔지 하는 헛소리를 시작하려던 요시코 쨩을 뒤따라오던 리코 쨩이 곧바로 제압해버렸습니다. 학교가 바뀌면서 '이제부터는, 내가 리리를 기다릴 테니까!'라며 당당하게 말하더니, 참 한심한 모습이구만유. 아, 요시코 쨩은 리코쨩과 사귀고 있어유. 1년 동안 요시코 쨩의 연애 상담을 해 주느라 지랑 루비쨩이 참말로 고생했구만유. 아무리 도와줘도 정작 중요한 순간에는 용기가 없어서 진전이 없더니, 폐교와 3학년의 졸업을 계기로 고백에 성공한 모양이여유. 언젠가는 리코 쨩도 떠나갈 거라고 생각하니까 조급해진 거려나유.


후후, 좋은 일이지유... 졸업하는 날까지도 용기가 없었던 사람도 있는데 말여유...

 

"어-이, 즈라마루, 왜 멍하니 서 있는 거야, 얼른 들어가자."

 

 이런, 아무래도 생각에 너무 깊게 빠져 있던 모양이에유. 황급히 정신을 차리고 요시코 쨩과 루비 쨩의 뒤를 따라 교실에 들어섰습니다. 인사하는 친구들과 가벼운 대화를 나누며 자리에 앉자 참고 있던 졸음이 몰려오는 기분을 가벼운 하품으로 몰아내 보려 노력합니다. 어제 예습한다고 늦게까지 깨어 있었던 탓이겠지유. 2학년이 되고 나서부터는 수업이 부쩍 어려워져서 따라가기 위해 열심히 노력하고 있답니다. 어느 정도 공부를 한다고 자부할 수 있지만, 세이신 고등학교는 학생의 수가 많은 만큼 머리가 좋은 친구들도 많아서 성적을 유지하려면 전보다 저 열심히 해야 해유. 작년에는 다이아 씨가 도와줘서 공부하기 참 편했는데 말이에유...


 다이아 씨 생각을 한 탓이었을까유, 상냥하게 말하며 머리를 쓰다듬던 부드러운 손의 감촉을 떠올리자, 어느새 붉어진 뺨과 커져가는 심장의 고동을 살며시 숨기며 수업을 들을 준비를 마쳐갔습니다.

 

 ...하지만, 전혀 수업에 집중할 수가 없었어유, 한번 시작된 생각의 물결을 멈출 수가 없어서 수업도 듣는 둥 마는 둥, 정심을 먹으면서도 요시코 쨩과 루비 쨩이 옆에서 이야기하는 걸 한귀로 듣고 흘려버리고 말았어유.


 그렇지만, 마루는...다이아 씨를 좋아하는걸유. 결국 졸업할 때 까지 고백 한 번 해보지 못한 겁쟁이지만, 다이아 씨의 빈자리를 느낄 때마다, 다이아 씨와의 추억이 떠올라 이 마음은 점점 깊어져 가기만 하는걸유...이제는 마루도, 어찌해야 될지 잘 모르겠어유. 사랑 앞에서는 사람이 바보가 된다더니, 이렇게나 좋아하고 있는데도 먼저 연락 한 번 하질 못하는 겁쟁이가 될 거라고 누가 알았겠어유? 요시코 쨩한테 뭐라고 할 처지가 못된다니까유, 지는...

 

"하나마루 쨩, 가자!"

 

"아까부터 멍하니 뭐하고 있는 거야, 즈라마루? 어디 아픈 데라도 있어?"

 

 루비 쨩과 요시코 쨩이 부른 소리에 황급히 정신을 차리고 허둥지둥 짐을 챙겼습니다. 수업은 제대로 듣지 못했지만, AQOURS의 활동에까지 폐를 끼치면 안되겠쥬. 정신 차려야겠구만유. 짐을 모두 챙겨 부실로 가자 먼저 와 있던 2학ㄴ...아니쥬, 이제는 3학년이 된 선배들이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오늘의 연습은 유닛별 활동으로, 졸업한 사람이 없는 샤론은 그대로 하고 아젤리아와 길티 키스의 남은 사람들끼리 연습을 진행하고 있답니다. 새로운 마음으로 유닛을 재편성하자는 얘기가 나오지 않는 것은 아니지만, 3학년의 흔적을 완전히 지워버리는 것 같아서 다들 내켜하지 않는 분위기에유.

 

"큭큭큭...리틀데몬들이여, 오늘도 이 타천사 요하네와 함꼐 지옥의 업화 속에서 몸부림치도록 하세요!"

 

"요시코 쨩, 시끄러워...정말...마리 쨩이 없으니까 요시코 쨩이 날뛰는 걸 나 혼자 받아줘야 되잖아."

 

"리코 쨩이 정말 고생이 많구만유."

 

"즈라마루까지 그러기야? 정말, 마리한테 다 일러버릴 거니까!!"

 

"아, 그러고 보니 요시코 쨩이랑 리코쨩은 마리 쨩하고 계속 연락하는 건가유?"

 

"응, 연락을 한다기보단 마리 쨩이 계속해서 근황을 보낸다는 느낌이지만..."

 

"마리는 나의 리틀데몬이니까! 이 타천사 요하네님에게 정기적으로 보고할 의무가 있다는 말씀!"

 

"또 시작이네... 하나마루 쨩은 다이아 씨나 카난 쨩 하고는 연락 잘 안 해?"


"전화로는 잘 안 해유... LINE이라면 가끔 하지만 마루, 타자는 아직 익숙하질 않아서..."


"아직도 스마트폰에 익숙해지질 않은 거야? 안 되겠네, 즈라마루! 다음번에 내가 제대로 강의해 줄 테니까!"


아하하...마음만 고맙게 받겠구만유. 애초에 카난 쨩은 워낙 자유분방한 사람이라 걱정도 안 되구, 다이아 씨라면 루비쨩한테서 매일 얘기를 듣고 있으니까유."


 요시코 쨩하고 리코 쨩은 마리 쨩이랑 자주 연락하는구나... 내색하지 않으려고 노력은 했지만 아무래도 서운한 마음을 감추기는 힘들었나 봐유. 자주는 연락하지 않는다고 말했지만 사실, 다이아 씨로부터 먼저 연락이 온 적은 한 번도 없었으니까유... 지가 먼저 연락해 볼까도 여러 번 생각해 봤지만, 학교생활로 바쁜 다이아 씨에게 민폐가 되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에 번번히 전화번호를 눌렀다 지우기만 반복했답니다. 루비 쨩에게는 매일 전화하는 것 같은데, 다이아 씨랑 전화한 내용을 즐거운 듯 얘기하는 루비 쨩을 보면서 부럽네, 하고 질투하고 있는 자신을 발견할 때도 많아유. 가장 친한 친구를 질투하고 있다니, 마루는 언제부터 이렇게 나쁜 아이가 된 걸까유...


 아차, 지금은 이럴 때가 아니쥬. 정신을 차려보니 리코 쨩과 요시코 쨩이 걱정스레 저를 쳐다보고 있었습니다. 두 사람에게는 민폐를 끼치기 싫어 최대한 아무렇지 않은 척 연습을 시작했지만, 요시코 쨩은 대충 눈치를 챈 모습이었어유. 작년에는 서로서로 연애상담을 해주는 일이 많았으니, 당연한 일일지도 모르겠네유. 


 연습이 끝난 후, 상담을 해주겠다며 살며시 권해오는 요시코 쨩의 제안을 사양하고 곧바로 집으로 향했습니다. 도움을 받고 싶은 마음이 없었던 건 아니지만, 이제 와서 노력한다 해서 뭐가 바뀌지는 않을 테니까유. 괜한 노력을 기울이다 더 상처받을 바에는 깔끔하게 포기하는 편이 좋아, 라고 선배들이 졸업하는 날부터 줄곧 생각해왔답니다. 뭐, 좀처럼 잘 되질 않아서 문제지만유...


 복잡한 마음을 간직한 채로 집에 돌아와 식사를 마치고 그대로 욕실로 향했습니다. 이렇게 마음이 답답한 날에는 뜨거운 물에 몸을 푹 담그는 게 최고에유. 욕탕에 머리까지 잠겨 있으면 세상만사의 번뇌와 근심 걱정이 물에 녹아 사라지는 느낌이 들거든유. 다이아 씨 생각으로 힘들어할 때마다 늘 이렇게 목욕하고 나면 조금은 개운해진 마음으로 돌아올 수 있...었을 텐데, 오늘은 아무래도 무리였던 모양이네유. 아침에 꾼 꿈 탓일지, 오늘 나눴던 대화들 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 답답한 기분이 가시질 않아 침대에 놓인 스마트폰을 들고 테라스로 걸음을 옮겼습니다. 


 화면을 몇 번 두드려 갤러리를 열자 다이아 씨와 찍었던 사진이 가득. 이 사진은 졸업식 때 찍었던 거구, 요거는 러브라이브 우승 직후에, 아, 이 사진도 남아 있었구만유. 스마트폰을 처음 사 조작법을 모르던 저를 위해 강의해 주던 다이아 씨를 졸라 찍었던 사진. 새삼스레 떠오르는 추억에 옅은 한숨을 내쉬었습니다. 그러고 보면 스마트폰이라는 건 참 신기한 물건이쥬. 언제 어디서나 과거를 되짚어 볼 수 있고, 아무리 멀리 떨어져 있어도 이거 하나면 언제든 목소리를 듣고, 얘기할 수가 있으니까유. 그런데 왜 이런 좋은 물건을 가지도고 지는...연락 한 번 해볼 용기조차 내질 못하는 걸까유.

바로 그 때,


'-즈라마루, 천계의 저 너머로부터 송신된 전파라고? 얼른 받지 않고 뭐 하는 거야?'


"어라?!? 요시코 쨩 언제 여기...아."


 멍하니 스마트폰을 들여다보던 중 갑자기 들려온 요시코 쨩의 목소리에 화들짝 놀라 하마터면 스마트폰을 떨어트릴 뻔했습니다. 지난번에 스마트폰 설정을 바꿔준다면서 들고 가더니, 이런 짓을 해놓은 건가유. 내일 보면 꼭 두들겨 패줘야겠어유.

그런 쓸데없는 생각과 함께 화면을 들여다보고서, 저도 모르게 앗. 하고 가볍게 숨을 내뱉었습니다.


- 발신인: 쿠로사와 다이아 -


 졸업 후 처음으로 받는 다이아 씨로부터의 전화, 라는 데 까지 생각이 닿자 순식간에 얼굴이 달아오르는 게 느껴집니다. 갑자기 무슨 일로 전화를 한 걸까유? 허둥지둥 통화 버튼을 누르고, 작은 기대를 품은 채 살짝 떨리는 목소리로 입을 열었습니다. 


"여보세유? 다이아 씨? 웬일이여유?"


"아, 하나마루 씨. 오랜만이에요. 마리 씨가 애들한테 전화 좀 하라고 하도 극성이어서 말이에요. 정말이지 곤란하다니까요, 안 그래도 시험기간이라 바쁜데."


 하나마루씨에 대한 거라면 루비쨩한테서 늘 듣고 있으니까요. 라고 작게 투덜거리는 다이아 씨의 말을 조용히 들으며, 시끄럽게 두근대던 심장이 순식간에 냉정을 되찾아가는 걸 느껴갑니다. 마리 쨩한테서 전화가 왔다는건 분명 요시코 쨩이 신경써준 거겠쥬. 신경써줘서 고맙다고...말해야겠네유. 그치만 요시코 쨩, 마루는 다이아 씨한테 그냥 여동생의 소꿉친구. 그 정도인가봐유, 마루 혼자 이런 마음을 가지면, 분명 다이아 씨한테 폐가 되겠쥬...


"그래서 하나마루 씨는 잘 지내고 있나요? 루비 쨩에게 이야기는 매일 듣고 있고, 하나마루 씨라면 워낙 성실한 분이라 크게 걱정은 되지 않지만 혹시나 해서요. 새로운 학교에는 잘 적응하셨나요?"


"마루는...잘 지내고 있어유. 처음에야 어색했지만 친구도 많이 사귀었고, 루비 쨩도 옆에 있으니까유. 요시코 쨩이 문제쥬, 요즘 지각을 정말 밥 먹듯이 한다니까유."


"뭐라고요? 안되겠네요, 요시코 씨...제가 없다고 바로 해이해진 모습이라니, 다음번에 만나면 바로 설교 시작이에요!"


"아하하...다이아 씨는 잘 지내나유?"


"예, 저는 잘 지내고 있답니다. 타지에서 혼자 생활하는 게 조금 힘들었지만, 지금은 문제없답니다. 도쿄 지하철 노선도 이제 다 외워서 길 잃을 걱정도 없어요. 학교도 참 좋은 곳이고, 좋은 사람들이 많아요. 시험공부는 조금...힘들지만요."


"다이아 씨라면 시험도 분명 괜찮을 거구만유. 우라노호시 여학교 학생회장의 힘을 도쿄에 보여주는 거에유!"


 어떻게든 아무렇지도 않은 척 하려고 힘껏 노력하며 한 마디씩 대화를 이어나갔습니다. 머리는 슬픔으로 가득 차 있어서 사고가 되질 않는데, 어째서인지 아무렇지도 않게 대화를 나눌 수 있어 스스로도 조금 신기하네유. 그 와중에 오랜만에 다이아 씨와 대화하면서 여전히 부드럽고 따뜻한 목소리에 기뻐지려고 하는 스스로를 발견하고서 한층 더 서글퍼졌습니다. 분명 매일 루비 쨩에게 듣는 이야기일 텐데. 다이아 씨의 입으로 직접 들으니까, 조금 더 다이아 씨의 일상에 다가간 기분이 들어서, 하지만 더더욱 멀어지고 있는 현실을 자각하면서 그 괴리감에 터져 나오는 눈물을 필사적으로 참아냅니다. 

 

모처럼 다이아 씨와 대화하는 데 걱정을 끼칠 수는 없잖아유. 그리고 앞으로도 계속, 이런 관계가 계속되는 채로 만나야 하니까. 이런 관계라도 좋으니 곁에 있고 싶으니까. 이 기회에 마음을 다잡고 확실하게 정리하는 거에유. 마루는, 다이아 씨와 있을 수만 있다면 그걸로 충분하니까...


"하나마루 씨? 무슨 일 있나요?"


앗, 생각이 너무 길었나 봐유. 걱정하는 다이아 씨를 안심시키기 위해 다시 한 번, 심호흡을 하고,


"아아, 미안해유, 잠깐 벌레를 잡느라. 어떤 얘기를 하고 있었었쥬?"


"여름이니까, 벌레는 조심하셔야 해요. 음...그러니까, 달이 참 아름답네요."


 ...들이마시려던 숨이, 헉 하는 소리와 함께 목 언저리에서 그대로 멈춰버렸습니다.


 알아요. 분명 저 말에는 아무런 의미가 없다는 걸. 말 그대로 오늘은 하늘이 맑고 환하게 떠 있는 보름달은 너무나 아름다워서, 지도 절로 감탄이 나오는 걸유. 그치만...지금 그렇게 말해버리면...


"하하...그렇네유. 예쁜 달이에유."


"이런 달을 보고 있자면 나츠메 소세키가 왜 그런 식의 번역을 했는지 알 것도 같아요. 아름답게 뜬 달을 보면서 밤을 새워 사랑을 속삭이는 사람들은, 분명 서로 무척 사랑하는 연인들이었겠죠."


"그러...게유. 그 사람들은 분명 서로 행복했겠쥬...부럽네유."


"그래도, 요즘은 거리는 그렇게 큰 문제가 되지 않으니까요. 전화가 있으니까 말이죠. 비록 멀리 떨어져 있더라도 같은 달을, 같은 경치를 보면서 얘기를 나눌 수 있잖아요. 그것만으로도 저는 충분히 행복하답니다."


 하나마루 씨도 보고 있죠, 이 달? 하고 말하며 수줍게 웃는 다이아 씨의 말을 들으니, 한계까지 억누르고 있던 감정이 멈출 수 없이 솟아올랐습니다. 멈춰야 하는데. 이러면 안 되는데...그렇지만, 다이아 씨가 나쁜 거니까유, 그러니까, 전부, 다이아 씨 때문이에유.


"그렇지 않은걸유...같은 곳을 보고 있더라도, 보이는 건 무척이나 다르니까..."


"예?"


"다이아 씨...아니, 다이아 쨩."


"하나마루 씨?"


"......만약 마루가...지금, '죽어도 좋아유' 라고 말한다면, 어쩔 거에유?"


 참을 수 없이 흘러내리는 감정을 쏟아 내버리고선, 대답을 들을 틈도 없이 바쁜 일이 있다며 전화를 끊어버렸습니다. 


그대로 터덜터덜 방으로 걸어가 침대에 쓰러지듯 엎어집니다. 저질러 버렸어유...



 그 뒤로 며칠이 흘렀습니다. 그날은 말로는 잘 설명할 수 없는 감정들이 슬픔과 섞여 엉망이 된 탓에 펑펑 울어버리고선 퉁퉁 부은 눈으로 학교에 가버렸어유. 친구들이 많이 걱정해 줬지만, 역시 이런 일을 누군가한테 말하기는, 조금 부끄럽기도 하고, 민폐니까유...요시코 쨩은 어느 정도 눈치챈 듯한 모습이었지만 특별히 무언가 하려는 모습은 보이지 않았습니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 오늘은 금요일. 내일이면 주말이니까 푹 쉬고 최대한 빨리 예전의 마루로 돌아오고 싶네유...


"요시코 쨩, 루비 쨩, 갈까유!"


"아, 즈라마루, 나랑 루비는 잠깐 챙겨야 할 게 있어서, 교문에서 기다려줄래?"


 일부러 최대한 힘차게 말했는데, 하필이면 저런 반응이라니, 기운 빠지는구만유... 할 수 없이 혼자서 교문으로 향하는데, 교문 근처에서 누군가 저를 보고서는 반가운 듯 손을 흔들며 다가왔습니다. 누구죠? 저 길고 단정한 흑발과 정숙하면서도 세련된 모습은 마치 다이아 씨 같은...게 아니고 다이아씨잖아유?!? 어떻게? 아니 왜 여기에??


  예상치 못한 다이아 씨의 등장에 혼란스러워진 저는 잠시 그 자리에 굳은 채 서 있다가, 가장 현명하다고 생각되는 방법을 택하기로 했어유. 그, 있잖아유. 도망치는 건 부끄럽지만 도움이 된다고. 그러니까, 지금은 일단 작전상 후퇴...!


"이런, 즈라마루, 어딜 가려고."


 도망치려는 순간, 뒤에서 나타난 요시코 쨩과 루비 쨩에게 포박당해 버렸어유. 그 의기양양한 표정을 보아하니 이거, 요시코 쨩이 꾸민 짓이구만유? 반드시 응징해줄테니까유...!


"어머, 다이아. 오랜만이네."


"네, 요시코 씨. 오랜만이네요. 제가 없는 동안 참 화려한 생활을 보낸 모양이더라고요? 아주 길-게 그것에 관해 대화가 필요하겠지만, 오늘은 다른 일이 있으니까 다음으로 미루도록 하죠. 그럼, 거기 있는 하나마루 씨를 좀 빌릴 수 있을까요?"


"그런 대화는 절대 필요 없어...자 여기, 데려가라고."


 저를 두고 이뤄지는 거래가 마루의 의사와는 상관없이 진행되는 것을 넋 놓고 지켜보다가, 등을 떠미는 요시코 쨩의 손에 균형을 잃고 앞으로 무너집니다. 그런 마루를, 다이아 씨가 살포시 받쳐줍니다.


"자, 그럼 이만. 루비, 저녁에 봐요."


"응! 언니, 집에서 봐!"


 갈까요, 하나마루 씨. 라며 제 팔을 잡아끄는 다이아 씨를 따라가면서, 당황스러운 얼굴로 뒤를 돌아보니, 여전히 나 잘했지? 하는 표정의 요시코 쨩과, 힘내!!라며 손을 흔들어주는 루비 쨩이 있었습니다. 아니 그러니까 이게 대체 무슨 상황이냔 말이에유!!!




"이야~오늘은 정말 즐거웠네요. 오랜만의 누마즈라 그런가, 참 새롭네요. 하나마루 씨는 즐거우셨나요?"


"......즐거웠구만유."


 영문도 모른 채 끌려갔지만 이래저래 분위기를 타서 즐기다 보니 어느새 저녁까지 마치고서는 둘이서 나란히 한적한 공원을 걷고 있었습니다. 오랜만에 돌아온 다이아 씨에게 새로 생긴 스쿨아이돌 가게를 소개해 준다던지, 다이아 씨의 도쿄 얘기를, 특히 교수님의 험담을 듣고 있는 게 너무 즐거워서 말이에유...시험기간이라 스쿨 아이돌 소식도 모두 끊고 살았다며 정신없이 굿즈를 들여다보는 다이아 씨의 옆모습이 너무나 사랑스러워서, 이러니저러니 해도 역시 좋아하는 사람이 옆에 있으니 기쁘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되어 버려유. 이러면 안 된다는 것쯤은, 마루도 알고 있지만...


"...이제 와서 묻는 것도 이상하지만, 그래서 어쩐 일로 돌아온 거에유?"


 이런, 저도 모르게 쏘아붙이는 말투로 얘기해 버렸어유. 따지고 싶은 마음은 없었는데...


"아, 기말고사도 끝나고 종강했으니까, 방학에는 본가에 머무를 예정이거든요. 그래서 돌아왔답니다."


"아...그런 건가유."


"그리고, 어디 사는 타천사 씨가 자꾸 시끄럽게 해서 말이에요. 정말이지, 성가시다니까요."


"에?"


"그보다 우선, 하나마루 씨에게는 사과해야겠죠. 미안해요. 생각 없이 말을 해서 하나마루 씨를 상처 입혔네요."


"예? 아, 아니에유. 마루, 딱히 상처 같은 건 받지 않았는데..."


 순식간에 갈라지는 목소리를 가다듬으려 노력하면서, 두 손으로 바짓자락을 움켜쥐었습니다. 자상한 다이아 씨라면 분명 제 마음에 어떤 방식으로든 답변을 줄 거라고 생각하고 있었지만, 이렇게 빨리는...아직 마음의 준비가 안 되었단 말이에유!!


"그러면 다시 한 번, 제대로 말할게요. 하나마루 씨. 달이 아름답네요."


 그렇죠? 하고 수줍게 뺨을 붉히는 다이아 씨의 뒤를, 환하게 빛나는 달빛이 후광처럼 비춰주고 있었습니다. 마치 천사 같은 그 모습을 바라보던 마루는, 조금 전 다이아 씨의 말을 이해하려다.


"헤?"


 그만 얼빠진 소리를 내버리고 말았어유. 지금 마루의 표정, 요시코 쨩이 본다면 몇달은 놀려먹겠죠? 아니, 그게 중요한 게 아니고, 지금 다이아 씨가...뭐라고 한 거에유?


"다이아 씨, 지금 그거...장난, 이쥬?"


"어머, 제가 이런 분위기에서 농담을 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하셨던 건가요? 어쩔 수 없네요, 그렇다면..."


 아직까지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멍하니 다이아 씨를 쳐다보고 있자, 다이아 씨가 살짝 웃더니 다가와서는, 그대로.


입술에 남는 부드러운 감촉과,

 

새빨갛게 얼굴을 붉히는 다이아 씨가 멀어지는 걸 보면서.


"에? 에? 에에???"


"하나마루 씨. 당신을 좋아합니다, 괜찮으시다면 저와 사귀어 주시겠어요?"


 지금 이 상황이 믿기지가 않지만, 입가에 맴도는 따스한 느낌이 이게 꿈이 아니라는 걸 강하게 주장하고 있어서, 저도 모르게 눈물을 흘리고 말았습니다. 그걸 보고선 다이아 씨가 당황하며 안아주었지만, 눈물은 멈추지가 않아서.


"미, 미안해요, 하나마루 씨. 너무 갑작스러웠나요. 미안해요."


"마루는...마루는 다이아 씨가 마루를 그냥 후배라고만 생각하는 줄 알고...포기하려고 했는데 그럴 수가 없어서...하지만 혼자 이러는 건 민폐니까..."


"...그런 생각을 하고 있었나요. 그럴 리가 없잖아요. 제가 아무한테나 그런 식으로 말하지는 않는답니다? 의미를 모르는 사람한테야 상관없겠지만, 하나마루 씨가 그럴 리는 없으니까요."


 울고 있는 마루의 등을 상냥하게 토닥이면서 다이아 씨는 말을 이었습니다.


"저도, 꽤 오래전부터 하나마루 씨를 좋아하고 있었답니다. 그렇지만, 고백할 용기는 없었으니까 어영부영 시간만 보내다 졸업하게 되어버려서...이번 여름방학에는 반드시! 라고 다짐하고 있었답니다. 설마 하나마루 씨가 먼저 말해주실 거라고는 생각도 못했지만요."


 말을 마친 다이아 씨는 제가 눈물을 멈출 때까지 부드럽게 저를 달래 주었습니다. 터져 나온 눈물이 서서히 사그라지고, 이 상황을 조금씩 받아들인 머리가 눈물과 함께 비어버린 감정의 빈자리를 행복으로 채워가는 걸 느끼며, 있는 힘껏 다이아 씨를 껴안았습니다. 


"정말로 진짜인거쥬? 꿈은 아니쥬, 지금?"


"후훈, 아직도 믿지 못하는 건가요? 어머, 그러고 보니 아직 대답을 못 들은 것 같은데요?"


 껴안고 있던 팔을 살며시 풀고 다이아 씨를 올려다봅니다. 부드럽게 웃으면서도, 어쩐지 멋쩍은 표정. 그 얼굴이 너무나 사랑스러워서. 다시 한 번 다이아 씨를 끌어안았습니다.


"지도...마루도, 다이아 씨를 정말 좋아하는구만유!!"



 손을 맞잡고 돌아가는 길, 다이아 씨의 얼굴을 힐끗 쳐다보자 시선을 느끼고 돌아본 다이아 씨가 생긋 웃어주는 것이 너무나도 행복해서, 무심코 입을 열었습니다.


"다이아 씨."


"네. 왜요? 하나마루 씨."


"역시 지는 '죽어도 좋아' 는 아니라고 생각해유."


"네? 그, 그게 무슨..."


 혹시 제가 뭐 잘못했나요?? 하며 당황하는 다이아 씨의 모습이 너무나 귀여워서 살짝 웃어버렸습니다.


"마루는, 지금 이렇게 다이아 씨와 있는 시간이 영원했으면 좋겠는걸요. 죽고 싶을 리가 없잖아유. 안 그래유?"


"아아...그런 얘기였나요. 그렇네요...엇갈렸던 시간이 길었던 만큼, 그 이상으로 행복해야겠죠."


"그러니까 마루, 다이아 씨와 함께 저 달을 계속 바라보고 싶구만유. 달이 참 아름다워유."



+"아, 결국 다이아랑 사귀는 거야? 축하해, 마루. 그렇게 오랫동안 서로 답답하게 굴더니 말이야."


"엑? 카난 쨩, 마루가 다이아 씨 좋아하는 거 알고 있었슈?"


"어...너랑 다이아 둘 빼고는 서로 좋아하는 거 다 알고 있었을걸. 그렇게 티가 나는데... 치카랑은 언제쯤 사귈까 내기도 했다구.'


"그게 뭐에유...마루가 1년동안 한 마음고생을..."


"그것보다 조금 서운한데? 아무리 다이아가 좋다고 해도 나도 같은 아젤리아인데 한 번도 안 찾고 말이야. 너무한 거 아냐?"


"그야... 카난 쨩이 하루가 멀다 하고 우리 집에 와서 그런 거잖아유!!! 유학 간다고 나간 지 3주 만에 찾아와서는! 저쪽은 미역이 별로야, 라는 이유만으로 우치우라에 돌아왔다는 게 말이 돼유??? 다른 사람들한테는 말도 안하고!!! 마리 쨩한테 다 이를 거구만유!!"


"앗...그것만은 제발 참아주지 않을래...? 마리 화나면 무섭단 말이야."


"몰라유! 카난 쨩이 잘못한 거니까 알아서 해유! 그리고 무릎베게도 그만혀유 좀!"


"그치만...마루의 무릎 푹신푹신해서 자기 좋은걸, 아, 혹시 요즘 살쪘어?"


"이...!당장 나가유!!!!!다이아 씨 부를 거에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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핍스 끝날즈음에 문학상 보고 한번 써봐야지 했는데 차일피일 미루다가 막날에 급하게 쓰네ㅋㅋㅋ

와 근데 이거 쓰려고 찾아봤는데 달이 아름답네요랑 죽어도 좋아 둘이 다른 사람이 번역한거더라? 여태 둘이 한 세트인줄 알았는데ㅅㅂ

암튼 재밌게 읽어주면 고맙겠고 다이마루 많이 사랑해주세요 그치만 5집 센터는 루비임

+시발 워.메 왜 금지단어야 그 방구빌런때문이지ㅅㅂㅋㅋㅋㅋㅋㅋㅋㅋ두번 들어갔는데 그거때문에 글 안올라갔네

ㅇㅇ 다이마루 조아요. 121.142 2019.07.19 12:1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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