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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번역/창작 [문학상] 저 달 참 예쁘지 않아?
글쓴이
김부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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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본 글 주소
https://gall.dcinside.com/sunshine/2588484
  • 2019-07-12 03:51:44
 

“즈라마루! 루비!”

초여름의 어느 날 우라노호시 여학원의 수업을 마치는 종소리가 들린지 약 10분정도 후의 시간 운동장에 한 소녀의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흑발의 머리에 약간 위쪽을 향하는 고양이를 닮은 눈매에 높은 코를 가지고 있으며 팔다리가 굉장히 가늘고 무엇보다 머리 오른쪽에 당고머리가 눈에 띄는 소녀다. 그녀의 이름은 츠시마 요시코, 우라노호시 여학원의 1학년이다.

“요시코쨩? 무슨 일이야?”

“또 그 이상한 타천사 놀이라면 안할 거유“

그녀가 붙잡은 두 소녀는 쿠니키다 하나마루와 쿠로사와 루비 그녀들은 츠시마 요시코와 같은 반의 학생들이며 쿠니키다 하나마루는 갈색 긴 생머리를 하고 있으며 키가 작고 많은 시간을 빵과 함께 하고 있는 먹보 소녀다. 그 옆에 있는 쿠로사와 루비는 분홍빛을 띈 머리를 사이드 테일로 묶고 있으며 항상 누군가의 접근이 느껴지면 움츠러들며 작아지는 모습을 보인다. 그녀는 학생회장의 여동생으로도 꽤 많이 알려져 있다.

“놀이가 아니야!! ...그보다 오늘 시간 괜찮아?”

“무슨 일 있어?”

“후훗... 두 명의 리틀데몬에게 이 요하네님과 함께...”

“루비쨩 가던 길 가유”

“어? 그,그래도 괜찮아?”

“기다렷!!”

두번이나 크게 소리치자 주변에서 힐끗힐끗 쳐다보고 지나간다. 하지만 그 시선이 신경쓰이는 사람은 루비 뿐이다.

“그...그게... 고... 공부 좀 도와줄 수 있을까...?”

우물쭈물, 안절부절, 마치 세상의 부끄러움을 한 몸에 담고 있는 것 같은 요시코가 조심스레 용건을 꺼냈다. 시선은 바닥을 향한 채 한곳에 머무르지 못하고 있고 양손은 공손하게 혹은 불안한 듯이 모으고 있다. 살짝 붉어진 얼굴이 상당히 귀여운 모습이다.

“수업시간에 너무 졸려서 잠을 깨려고 노력해 보는데 그러는 사이에 수업이 끝나버려서...”

“그러니까 밤에 게임만 하지 말고 좀 자라고 지가 몇 번이나 말했잖아유”

“그치만! 너무 재미있는걸...”

고개를 번쩍 들며 큰 목소리로 반론을 하려던 요시코였지만 말을 할수록 다시 시선은 바닥을 향해 가고 목소리도 기어들어 가버린다.

“하나마루쨩 너무 놀리지는 말고...”

“뭐 같이 공부하는 것 정도는 해줄 수 있슈”

“지,진짜? 고마워 즈라마루!”

“이익...! 더우니까 떨어져유! 루비쨩도 갈거지유?”

기쁜 마음에 요시코는 그대로 하나마루에게 달려들어 허그를 했다. 하나마루는 싫은 듯이 말하지만 사실은 부끄러워 하며 요시코를 밀어내고 있다.

“아... 나는 오늘 언니가 공부 가르쳐주기로 해서... 미안! 공부 열심히 해!”

루비는 그대로 집으로 가버렸다.

그리고 루비가 다이아와 함께 공부를 하기로 했다는 것이 요시코와 하나마루가 둘만 있을 수 있게 하기 위한 거짓말이라는 게 밝혀진 것은 꽤 많은 시간이 지나고 나서였다.

“아... 가버렸구만유“

“가버렸네... 어쩔 수 없지... 일단 바로 우리 집으로 가자!“

“알겠슈”




이후 요시코의 집에 도착했고 요시코가 차와 과자를 준비해왔다. 하나마루가 차로 목을 축이는데 요시코가 잠시만 게임을 하자며 제안해왔다.

“즈라마루! 본격적으로 공부하기 전에 가볍게 게임 한판만 하자!”

“안돼유”

“왜애~ 한판만 하자 한판만~”

“게임기가 켜지는 순간 집으로 돌아가 버릴 것이유”

“알았어...”

“그럼 바로 시작하쥬”

“응...”

하나마루는 둘만 있게 되었는데 자기만 그 사실을 의식하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조금 기분이 가라앉았다. 그래도 공부는 해야 하니 가방에서 교과서와 공책을 꺼내 공부를 시작했다. 그리고 그 모습을 본 요시코는 다시 하나마루에게 말을 걸어왔다.

“저기 즈라마루?”

“공부하자면서 자, 빨리 공부해유 지도 공부 할 테니까”

“아니아니아니아니”

“또 뭔 문제있슈?”

“내가 말하는 건 같은 공간에서 각자의 공부를 하자고 했던 게 아니라고! 그... 나를 가르쳐줬으면... 해“

“엥? 그런 귀찮을 일을 해달라니“

“귀찮다니 말이 심하잖아! 제발 부탁이야...”

“알겠슈... 어느 부분을 가르쳐 줬으면 하는건데유?”

“전부...“

“귀찮구먼유”

“부탁해! 다음에 꼭 맛있는 거 사줄 테니까!”

“그 말 절대로 잊지 않을 것이유”

이렇게 우여곡절 끝에 둘의 공부는 시작되었다. 요시코가 지루함을 이기지 못하고 딴 짓을 하거나 게임기를 쳐다보고 있을 때마다 따끔하게 한마디를 해주면서 혹독하게 공부를 하다 보니 어느덧 해가 지고 밖은 어두워져 있었으며 달이 고개를 내밀고 하늘의 제일 높은 곳을 향하고 있는 시간이 되어 있었다.

“후아! 드디어 끝났다!”

“요시코쨩이 더 집중했더라면 훨씬 일찍 끝났을 거유”

“.....”

“...요시코쨩?”

“아 무슨 말 했어?“

“아무것도 아니유, 그보다 왜 그렇게 밖을 뚫어져라 쳐다보고 있슈?”

“아, 즈라마루도 여기 와서 봐봐”

오늘은 시원한 바람이 계속 부는 날씨였기에 에어컨을 트는 것보다 창문을 활짝 열어둔 채로 있었고 요시코가 기지개를 펴더니 그대로 그 앞에 서서 창밖을 빤히 바라보고 있었다.

하나마루는 창가에 서있는 요시코 옆에 가서 나란히 섰다. 어느덧 해가 지고 어두워진 하늘에는 반짝이는 별들이 떠 있었고, 그런 별들 사이에서도 강하게 빛나고 있는 보름달이 있었다. 아무래도 절에서 올려다보는 하늘보다는 별이 적었지만 그 가운데 있는 보름달이 그런 부분은 잊게 해 줄 정도로 깔끔했다.

“어때? 달이 참 예쁘지 않아?”

“어?”

요시코가 달을 보며 이야기 했다. 요시코는 순수한 감상을 말했을 뿐이지만 그 이야기를 들은 하나마루의 머릿속은 요시코의 한마디를 바로 흔히 고백에 쓰이는 그 말로 받아들여 버렸다.  

순간적으로 머리가 굉장히 바쁘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사실 이렇게 둘만 놓인 상황 자체도 루비와 요시코가 말을 맞춘 건 아닐까 싶은 의심도 들기 시작했고 사실 공부도 함께 시간을 보내기 위한 핑계일 뿐이었던 건가 싶은 생각도 든다.

짧은 시간동안 엄청나게 빠른 속도로 머리를 굴린 하나마루는 몇 초 만에 의심을 확신으로 바꾸기 시작했다. 요시코가 집에 오자마자 공부가 아니라 게임을 하자고 했던 이유나 자꾸 딴 짓을 하던 이유도 원래 목적이 공부를 하는 게 아니었던 거라고 생각하기 시작했다.

“즈라마루? 즈라마루! 왜 그래 얼굴이 새빨개!”

“즈...즈라?!”

요시코는 옆에 서있는 하나마루가 아무 말도 하지 않자 쳐다보았는데, 옆에서 하나마루가 얼굴이 붉어져 있는 채로 서 있었기에 걱정이 되는 마음에 하나마루의 어깨를 붙잡고 이야기 했다.

설마... 라는 생각이 하나마루의 머릿속에 스쳤다. 그렇다 요시코는 아무 생각도 없이 그저 달을 보고 생각난 감상을 말했을 뿐이다. 자신이 고백의 뜻이 담겨져 있을 수 있는 말을 했다는 사실을 눈치 채지 못했다.

자신이 착각했음을 깨달은 하나마루에게 창피함이라는 감정이 대량으로 밀려들었다. 요시코의 얼굴을 똑바로 쳐다볼 수 없다. 하지만 요시코는 그런 줄도 모르고 하나마루가 감기 등으로 아파하는 줄로만 생각하고 있었다.

“왜 그래 즈라마루 어디 아파?”

요시코가 하나마루의 이마에 손을 덮었다. 그 행동에 의해 하나마루의 머릿속 회로에 과부하가 걸리며 멈춰버렸다.

“요... 요시코쨩은 바보!!!”

“으악! 아니 왜 그러는데!“

하나마루는 가까이 다가온 요시코를 밀친 뒤 옆에 놓여있던 쿠션을 요시코를 향해 던진 뒤 가방을 챙겨서 그대로 밖으로 나가버렸다. 등 너머로 요시코가 부르지만 하나도 귀에 들어오지 않는다. 그대로 집이 있는 방향을 향해 뛰어가 버렸다.

‘진짜 바보는 저였구만유...‘

부끄러운 감정이 쉽게 사라지질 않는다. 그런 와중에도 자신을 걱정해주던 요시코의 얼굴이 선명하게 떠오른다. 요시코가 했던 그 말과 자신을 붙잡고 이야기 하던 그 모습이 번갈아가며 머릿속에 떠오른다. 아무래도 오늘 밤은 쉽게 잠들 수 없을 것 같다.




한편 방에 혼자 남겨진 요시코는 현재 일어난 상황에 대해 하나도 이해를 할 수가 없어서 혼란스러웠다.

“내가 뭘 잘못했나...?”

자기는 그저 하나마루의 얼굴이 빨개져 있기에 어디 아파서 열이 나는 줄 알고 걱정해준 것뿐인데 하나마루가 갑자기 불같이 화를 내더니 가버렸다. 왜 그런 걸까? 어디서부터 잘못된 걸까? 요시코도 결국 그 부분에 대해 생각하다가 제 시간에 잠들지 못했다.




다음 날은 결국 찾아왔고 요시코와 하나마루 둘 다 등교는 했다. 하지만 하나마루는 부끄러워서 요시코는 겁이 나서 서로를 한 번도 똑바로 쳐다보지 못했다. 그리고 둘만의 시간을 위해 비켜주었던 루비는 무슨 일이 생긴 것인지 의문만 안게 되었다.

그렇게 어색한 시간은 흐르고 흘러 점심시간이 되었다. 오전수업 중 요시코에게서 쪽지를 전해 받은 루비는 식사를 마친 후 쪽지에 적혀 있던 장소로 나왔다. 그 장소에는 불안해하며 한 곳에 가만히 서있지 못하고 안절부절 못하는 요시코가 있었다.

“요시코쨩~”

“아, 왜 이렇게 늦은 거야!”

“응? 밥 먹고 오느라...”

“아앗! 난 아직 안 먹었는데!”

“어... 미안...”

“훗, 그렇다면 날 도울 기회를 주지 리틀데몬 4호”

“아...응...”

루비는 요시코가 밥도 먹지 않고서 기다리고 있을 거라고는 생각도 못했다. 결국에는 요시코를 돕는 흐름으로 왔지만 그 부분은 이미 예상하고 준비도 하고 있던 부분이며 요시코가 밥도 먹지 않고 나와서 기다리고 있었다는 것은 그만큼 절박하고 간절하다는 뜻이리라.

“그래서 무슨 일인데 요시코쨩“

“요시코가 아니라 요하네! 아냐 지금은 그게 중요한게 아냐! 즈라마루가... 즈라마루가 나를 피하고 있어 어떻게 하지?”

“하나마루쨩이?”

“오늘 아침부터 복도 멀리서 마주치면 숨어버리고 교실에서도 내가 쳐다보면 반대 방향으로 고개를 돌려버리고 막... 어떡하지?“

“도대체 어제 무슨 일이 있었던 거야?“

요시코는 어제 있었던 일을 설명하기 시작했다. 집으로 가는 길에 어떤 이야기를 했는지 부터 집에 도착해서는 무슨 말을 했는지 심지어 어떤 차를 내왔는지 까지 설명했다. 그리고 드디어 공부를 마친 후의 대화에 대해서 설명했다.

“그런데 거기서 갑자기...”

“잠깐, 요시코쨩”

“응? 왜?”

“뭐라고 했다고?”

“어디 아프냐고 물어봤는데?”

“아니아니 그 전에 창밖을 바라보면서 한 말 말이야”

“그 때 확실히 ‘달 좀 봐 되게 예쁘지 않아?‘ 이런 느낌으로 말 했던 것 같은데“

“요시코쨩은 바보가 맞네”

“뭐? 왜!”

“지금 말하면서도 눈치를 못 챈 거야?“

루비는 이 눈치 없는 자칭 타천사의 장래가 심히 걱정되기 시작했다. 자신에게 상담을 받기 전에도 수십 번 이상 되짚어 봤을 텐데 아직도 눈치를 채기는커녕 그 부분에 문제가 있다는 것조차 깨닫지 못했다.

보이지는 않지만 머리위에 수많은 물음표가 떠있는 요시코쨩에게 루비는 결국 스스로 눈치 채게 하는 것을 포기하고 직접 설명하기로 마음먹었다.

“자 요시코쨩 잘 들어 분명 들어본 적 있을 거라고 생각하는데 ‘달이 참 예쁘네요’ 라는 말 알지?”

“‘달이 참 예쁘네요’? 그 흔해빠진 고백멘트... ...... ...... 설마!?”

“그 설마가 아닐까...”

“아니아니아니아니 난 절대로 그런 의미에서 그렇게 말한 게 아니란 말이야!”

“그렇겠지...”

“그그그그그러면은 내가 그런 행동을 해서 즈라마루가 나를 싫어하게 되었다는 거야?”

“그거보단 부끄러워서 그런 것 같다고 생각하는데...“

“어떻게 하지? 어떻게 해야 하지?”

“일단 진정해봐 요시코쨩”

자신이 어떤 행동을 한 것인지 드디어 알게 된 요시코는 얼굴이 새빨개진 채로 안절부절 못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대로 놔뒀다간 갑자기 무슨 행동을 하기 위해 뛰어갈지 모르기 때문에 일단은 진정시키기로 했다.

심호흡을 세 번 한 후에 어느 정도 진정이 되자 요시코는 걱정이 되는지 눈에 눈물도 살짝 맺혀있는 모습이었다.

“루비... 나 어떻게 해야하지?”

“일단은 오늘 방과후에 바닷가로 와 내가 어떻게든 할 수 있게 해줄게“

“어떻게든? 혹시 작전이 있는 거라면 지금 알려주면 안 될까? 나 너무 불안해서 수업도 하나도 안 들어온단 말이야...”

“아직 작전에 수정이 필요해 그러니까 지금은 말해주기 힘들어”

루비는 준비한 작전을 요시코에게 직접 말 해주지는 않았다. 작전 자체가 둘에게 말해주지 않는 쪽이 훨씬 더 나은 작전이기도 하고 눈에 띄게 안절부절 하는 요시코를 진정시키기 위해서 작전이 있다는 것만 알려준 것이다.

“으...응...“

요시코는 든든한 루비의 모습을 보자 안심이 되었다. 그러자 긴장이 풀린 뱃속에서 배를 채워달라는 신호를 보내왔다. 요시코의 얼굴은 다시 조금 붉어졌다.

“그럼 밥 맛있게 먹고 방과 후에 봐 요시코쨩”

“자...잘 부탁해!”

완전히는 안심하지 못한 요시코를 뒤로하고 루비가 먼저 자리를 떠났다. 루비는 이미 둘의 상황을 대강 예상하고 작전을 짜고 있었고, 둘 사이에 벌어진 일과 서로의 마음도 대충 파악이 끝났기 때문에 생각해두었던 작전을 그대로 실행하면 될 것 같다는 결론이 나왔다.



방과 후

요시코가 빨리 문제를 해결하고 싶은 마음에 후다닥 짐을 싸서 교실을 나서는 모습을 본 루비는 하나마루에게 접근했다.

“하나마루쨩 오늘은 산책이라도 하지 않을래?”

“산책? 지는 괜찬긴 헌디...”

어제 있었던 일 이후에 오늘 하루 종일 요시코를 피하기만 했으니 요시코가 자기를 미워하게 되면 어떻게 하지라는 등의 생각으로 머릿속이 점점 더 복잡해지던 하나마루는 산책을 하자는 루비의 의견에 반대 하지 않았다.

“그럼 가자! 지금 바로 가자!”

“즈랏?! 알겠으니까 너무 잡아당기지 말아유!”

그렇게 루비는 요시코와 하나마루에게 서로의 마음을 확인시켜 주기 위한 작전을 시작했다. 조금은 인내심과 운이 필요하지만 어떻게든 잘 풀리리라 믿고 하나마루를 데리고 바닷가로 나섰다. 조금은 운이 필요한 작전이지만 어떻게든 둘이 붙혀 두기만 한다면 잘 풀릴 거라고 믿으며 둘을 같은 장소로 향하게 한다.




약속 장소인 바닷가 근처

루비는 하나마루를 데리고 요시코와 약속을 잡아둔 바닷가로 향했다. 요시코는 학교가 끝나자 마자 부리나케 가방을 싸서 뛰쳐 나갔으니 분명 먼저 가서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그렇게 바닷가에 다 왔을 때쯤 해변에 서있는 요시코의 모습이 시야에 들어왔다.

“아 요시코쨩이다.”

“즈라!? 요...요...요시코쨩!?”

“하나마루쨩 이쪽! 이쪽으로“

하나마루는 요시코라는 이름만 듣고도 얼굴이 새빨개지며 안절부절 못하고 있다. 루비는 그런 하나마루를 데리고 요시코를 뒤에서 지켜볼 수 있는 장소로 숨었다.

일단 첫 번째 상황부터 생각하는 대로 풀렸다. 하나마루가 당황하지 않았다면 어떻게 말하며 숨어야 할지 고민하고 있었지만 하나마루는 역시 크게 당황하는 모습을 보인 후 순순히 루비의 말을 따라 같이 숨어버렸다.

요시코는 점심시간과는 조금 다르게 약간은 얌전해진 상태로 루비를 기다리고 있었다. 왜 굳이 바닷가로 불러낸 걸까 무슨 작전을 준비하고 있는 걸까 설마 바로 하나마루를 데리고 와버리는 걸까 만약 그렇게 된다면 어떻게 마주하고 어떻게 이야기를 해야 할까 등 혼자서 엄청나게 머리를 굴리고 있었다.

“루비는 어떻게 할 생각인거지... 그보다 빨리 왔으면 좋겠는데”

  루비에게 완전히 의지하게 된 요시코는 바닷가를 벗어날 생각도 하지 않고 있다. 혹시나 루비가 왔다가 자신을 찾게 될 까봐 주변 편의점이나 자판기에 갔다 오는 것도 참고있다.

“이렇게 바다를 가만히 쳐다보고 있는 것도 되게 오랜만이네”

등, 하굣길 교실에서도 집에서도 항상 주변을 둘러보면 바다가 보였기에 너무 익숙해진 나머지 항상 대충 보고 넘어갔던 바다를 자세히 보고 있자니 마음이 안심이 되는 기분이 든다. 쏴아 쏴아 파도소리도 마음을 진정시키는데 큰 도움을 주고 있는 듯한 느낌이다.

“오랜만에 발이라도 담가볼까?”

요시코는 일어나서 바다를 향해 걸어갔다. 햇빛을 받아 반짝거리는 바다가 굉장히 예뻐 보였다. 바다에 발을 담그고 발을 내려다보다 물속에 예쁜 돌이 한 개 보였다. 저 돌을 주워서 나중에 하나마루에게 선물할까 라며 생각을 하며 무릎을 구부리고 앉아서 돌을 주으려고 하는 찰나에

“안 돼!!!”

갑자기 하나마루가 뒤쪽에서 요시코를 덮쳐왔다.




시간은 다시 몇 초 전으로 가서 어딘가에 숨고 난 뒤 루비가 하나마루를 진정시키는 중이였다. 그러나 진정하다가도 하나마루는 요시코의 뒷모습을 저 멀리서 보고 있는 것만으로 다시 얼굴이 빨개지며 쉽게 진정하지 못하고 있었다. 그러던 루비의 눈에 드디어 요시코가 움직이는 모습이 포착되었다.

“앗 하나마루쨩 요시코쨩이!”

요시코가 바다를 향해 천천히 걸어가는 모습을 보며 루비는 하나마루의 마음 속 불안을 건드렸다. 요시코가 별거 아닌 일을 하더라도 조금만 과장을 섞어 하나마루에게 말한다면 하나마루는 요시코를 말리기 위해서 바로 움직일 것이라 생각하며 짠 작전이다.

“요...요요시코 쨩이 왜 그런다는 거유”

“요시코쨩은 하나마루쨩에게 미움을 산 것은 아닐까 걱정하고 있었는데 설마 위험한 생각을 하는 것은...!”

“위, 위험한 생각이라니 설마!? 아... 안 돼유!!”

하나마루는 바닷가 얕은 곳에 쭈그려 앉은 요시코를 향해 뛰어갔다. 루비가 꾸민 대로 움직여준 것이다. 이제 루비는 둘이서 다시 천천히 이야기 하며 오해를 풀기만 기다리며 멀리서 지켜보면 될 것이다.



“즈, 즈즈즈, 즈라마루!? 네가 왜 여기에??”

“요시코쨩 그런 짓은 하면 안 돼유!”

“그런 짓? 그, 그런 짓이 뭔데?? 일단 이거 놓고 이야기해봐!”

요시코는 그저 루비를 기다리며 바닷가에 온 김에 이쁜 돌이려도 하나 주으려고 했을 뿐인데 갑자기 어디선가 나타난 하나마루가 요시코를 뒤에서 꼬옥 껴안은 채로 요시코를 나무라고 있었다.

루비가 하나마루를 데리고 오거나 나중에라도 불러올 거라는 가능성은 생각 하고 있었지만 하나마루가 단독으로 먼저 오는 것은 전혀 예상하고 있지 못했던 부분이다. 당황스러운 마음에 겨우 정리하고 있던 복잡한 머릿속이 새하얗게 변해버렸다.

“요시코쨩이 그렇게 갑자기 떠나버리면 지는 어찌하라는 것이유!”

“떠난다니 내가? 어디로?”

“에? 요시코쨩 방금 극단적인 선택을 하려던 게...”

“극단적인 선택...? 아~ 내가 그런 짓을 할 리가 없잖아! 난 다 늙어서 허리가 꾸부러져도 꾸역꾸역 버티며 살아갈 거라고!”

하나마루는 그 이야기를 듣고 루비가 있던 방향을 쳐다봤으나 루비는 미리 숨을 장소를 바꿔서 다른 방향에서 지켜보고 있었다.

“그... 그런 지가 또 오해를 했구먼유...”

요시코를 꼭 끌어안고 있던 하나마루는 그 손을 풀고 고개를 푹 숙였다. 오늘도 어제와 같이 오해를 한 것뿐인데 이상하게 오늘은 어제랑 다르게 창피하기 보다는 미안한 감정이 밀려들었다.

“아... 그 어, 어제는...!”

“미안해유 지가 갑자기 이상한 행동을 해서...”

“아, 아냐! 오히려 내가 오해할만한 소리를 해서 미안해...”

“그렇게 말해줘서 고마워유...”

“그, 그보다! 내가 그렇게 흔해빠진 말로 너에게 고백을 할 리가 없잖아!”

“즈라?”

“아, 악마적으로 최고의 고백 멘트를 준비해 올 테니까 기대하고 있으라고!”

“요시코쨩...”

두 사람은 이미 주변에서는 커플로 보고 있는 사이였다. 두 사람만 고백을 하지 않았으니 아직 커플이 되지 못했다라고 생각하고 있을 뿐이다.

멀리서 지켜보던 루비는 이번 기회가 둘이 고백을 하고 커플이 되기 굉장히 좋은 기회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근데 요시코가 기대하고 있으라는 말을 하며 고백을 결국 나중으로 미뤄버리는 모습에 조금은 기운이 빠졌다. 그리고 둘의 문제는 대충 해결이 된 것 같으니 둘에게 다가갔다.

“하나마루쨩~ 요시코쨩~”

“아, 루비쨩”

“앗 루비!! 어디 있다가 이제야 나타나는 거야!!”

“헤헤 잠시 화장실에 좀 들렀다 오느라고”

“루비쨩...“

“거짓말 해서 미안해 하나마루쨩”

“아니에유... 정말 고마워유”

“어떄 요시코쨩 이야기는 잘 해봤어?”

“잘 해보기는! 갑자기 뒤에서 덤벼드는 바람에 바다에 자빠질 뻔했다고!”

“그, 그러려던 건 아닌데 미안해유 요시코쨩...”

“아, 아냐 괜찮아 즈라마루! 난 괜찮아!”

“히히 무사히 화해한 모양이네~”

그렇게 셋은 바닷가에서 한참을 떠들다가 해가 달과의 교대를 준비할 때 쯤 이동해 함께 저녁을 먹고 헤어졌다.




후일담

“요시코쨩”

“응? 왜 즈라마루”

“그래서 악마적인 최고의 멘트는 준비 된 것이유?”

“아, 아직이야 좀만 더 기다렷!”

“목 빠지것어유~”

“ㅈ,ㅈ,조... 조용히 해~~!“

“두 사람은 오늘도 기운이 넘치네~”

요시코의 마음을 확인한 하나마루는 여유가 생겼고 요시코가 했던 말을 이용해 요시코를 놀리며 빠르게 고백을 하도록 보채고 있다. 요시코는 자신이 고백멘트를 준비하고 있다는 말을 해서 자신이 고백할 수밖에 없게 된 것을 후회하고 있는 중이다.

언제 한 번 누군가 루비에게 둘 중 하나가 고백을 하는 것은 얼마나 걸릴 것 같을지 물어 봤을 때, 루비는 아직도 한참 멀었다고 대답했다고 한다.

Windrunner 츠키쨩 ㅇㄷ 2019.07.12 03:52:14
김부활 츠키쨩 꼭 안 나와도 되는 것 같아서 주제 보고나서 제일 먼저 떠올랐던 요시마루로 씀 2019.07.12 03:5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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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59912 일반 라이브곡도 들어가있네 불토리 2019-08-21 0
2659911 일반 념글티켓 가능 반반미캉 2019-08-21 0
2659910 일반 32만원 와,,, yokrid 2019-08-21 0
2659909 일반 저정도면 살만한 거 아니냐 ㄷㄷ 삐기 2019-08-21 0
2659908 일반 와 근데 개많네 ㄷㄷ りきゃこの麒麟 2019-08-21 0
2659907 일반 밑에 츤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1 고돌희 2019-08-21 2
2659906 일반 디스크 12개ㄷㄷㄷ 민트초코감귤 2019-08-21 0
2659905 일반 엔? 32000엔? 너란암탁 2019-08-21 0
2659904 일반 35200엔 ㅋㅋㅋㅋㅋ K.M.D.S 2019-08-21 0
2659903 일반 디스크만 12개네 ㅋㅋㅋㅋ Suwawa 2019-08-21 0
2659902 일반 가격 미친 ㅋㅋ 쁘렝땅 2019-08-21 0
2659901 일반 저깄는노래 다 한소절씩 부를줄암 ㅋㅋㅋㅋㅋㅋㅋㅋㅋ 1 손에땀을쥐게 2019-08-21 0
2659900 일반 모든 노래 다 있는거냐? ㅋㅋ りこ 2019-08-21 0
2659899 일반 혜자박스ㅋㅋ 모닝글로리 2019-08-21 0
2659898 일반 12장 ㅋㅋㅋㅋㅋ Gerste 2019-08-21 0
2659897 일반 35200엔인가 챠엥 2019-08-21 0
2659896 일반 아니 가격 자비좀 AngelSong 2019-08-21 0
2659895 일반 오우곡 개많음 쌍화탕비빔밥 2019-08-21 0
2659894 일반 ㄹㅇ 다네 ㅋㅋㄱㅋ 니코마키 2019-08-21 0
2659893 일반 와 곡 존나많네 진짜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러브라이브선샤인 2019-08-21 0
2659892 일반 ㅗㅜㅑ 씹 ㅋㅋㅋㅋㅋㅋㅋㅋ 시카지카 2019-08-21 0
2659891 일반 ㄷㄷㄷ 32만원 ㄷㄷㄷ 호마다치 2019-08-21 0
2659890 일반 흑우박스 ㅋㅋ ㅈㅈ 2019-08-21 0
2659889 일반 ㅗㅜㅑ;;;;; 데귤데귤 2019-08-21 0
2659888 일반 3만2천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미빔 2019-08-21 0
2659887 일반 35만원 ㅋㅋㅋㅋㅋㅋ 슈실 2019-08-21 0
2659886 일반 몇곡이여 ㅅㅂ ㅋㅋㅋ 와타나베요소로 2019-08-21 0
2659885 일반 와곡 진짜많다 김동구 2019-08-21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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