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시코쨩, 추워유..."
"즈라마루, 조금만 참아. 조금만 참으면 곧 사람이 올거야..."
추운 겨울날, 하나마루와 요시코는 야외에서 누군가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녀들의 앞에 놓인 드럼통에서는 장작이 타들어가고 있었고, 그녀들이 입은 옷 또한 두꺼운 파카였지만, 불타는 장작에서 뿜어져나오는 열기도, 두꺼운 오리털 점퍼도 차디찬 바닷바람은 막을 수 없었다. 그녀들은 도대체 이 추운 날 누구를 기다리고 있는 걸까?
그 때, 건너편 차도에서 작은 승합차 한 대가 모습을 드러냈다. 승합차를 본 요시코와 하나마루의 눈이 반짝인다.
"요시코쨩, 저것 좀 보세유!"
하나마루가 손가락으로 승합차의 옆면을 가르킨다. 그 손 끝에는 흰 글씨로 '쿠로사와'라는 글씨가 적혀있었다.
이윽고 승합차가 그녀들의 눈 앞에 멈춰서고 슬라이딩 도어가 천천히 열린다. 문이 열리자 승합차의 차내 등에 불이 들어오고, 어둠속의 한 줌밖에 안되는 그 전구색 빛 사이로 루비가 모습을 드러낸다. 루비는 차에서 내려 요시코와 하나마루가 있는 곳으로 다가오더니 천천히 입을 열었다.
"언니가 코딩한다고 JAVA 오래."
그 말을 들은 요시코와 하나마루의 희비가 갈린다. 그렇다. 요시코는 JAVA를 할 수 있었으나 하나마루는 그렇지 못했다. 하나마루가 할 수 있는 것은 COBOL이나 포트란 정도였다. 그렇기에 하나마루는 루비를 따라 떠나가는 요시코의 뒷 모습을 쓸쓸히 바라볼 수 밖에 없었다.
"즈라마루... 먼저 가서 미안해."
요시코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그렇게 말하더니, 그대로 루비와 함께 승합차에 올라탄다. 매정해보일 수도 있지만, 하나마루는 그런 요시코의 모습이 이해가 됐다. 아마도 너무 미안한 나머지 얼굴을 마주 볼 용기가 없었던 거겠지. 하나마루는 아무에게도 보이지 않는 곳에서 요시코에게 작게 손을 흔들어 주었다.
승합차의 문이 닫히고, 그 후미등이 점점 멀어져간다. 그 후미등이 내뿜는 희미한 불 빛 조차 보이지 않게 되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하나마루는 그대로 벽에 기대어 주저앉는다. 어쩐지 혼자 남으니 더 추운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한숨을 내쉬자, 그 숨결이 금새 얼어붙어 하늘 높이 올라간다.
"JAVA... 미래... 구만유..."
하나마루는 작게 중얼거렸다.
하지만 그 말을 듣는 사람은 없었다.
그녀의 옆에선 그저 마른 장작만이 타닥타닥거리는 소리를 내며 타 들어갈 뿐이였다.
※실제 업계와는 관련이 없습니다.
룹성콘 저거 보고 이런 스토리밖에 안 떠오르는데 정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