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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일반 요우리코의 날 전야제로 읽기좋은 ss
글쓴이
Windrunn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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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본 글 주소
https://gall.dcinside.com/sunshine/2575016
  • 2019-07-02 13:19:45
 





 언제나처럼 아침 연습을 끝낸 뒤 '가위바위보'에서 진 멤버 둘이 음료수를 사러가고, 남은 멤버들은 늘어져있는 시간이었다. 치카 쨩이 뜬금없이 이상한 이야길 꺼내기 전까진 별다를 것 없는 시간이었는데...


"리코 쨩 뛸 때, 그.. 숨소리 좀 야하지 않아?"
"어 맞아, 맞아. 나도 느꼈어."
"뭐랄까.. 다른 사람들하고 묘하게 다르단 말이지. 숨소리가 거칠어지면서 목소리 톤도 미묘하게 올라가고 좀..."


 동의를 구하는 듯 나를 쳐다보는 치카 쨩의 시선을 애써 무시하고 있는데 건너편 책상에 늘어져있던 카난 쨩이 격하게 공감했다. 그렇게 시작된 리코 쨩의 숨소리에 대한 열띤 토론에 나는 눈도 귀도 어디에 둘지 몰라 한창을 방황했다. 이 사람들, 자리에 없다고 도대체 무슨 소릴 하는 거야. 마리 상, 하나마루 쨩, 그리고 믿었던 다이아 상까지 참가해서 열심히 리코 쨩의 이상한 목소리에 대해 떠들다가 문득 정적이 흘러 쳐다보니 누구 하나 빠질 것 없이 나를 쳐다보고 있었다.


"요우 쨩은 어떻게 생각해?"
"에- 무슨 얘기들이야. 아하하.."
"그치만, 리코 쨩 정말..."


 곤란한 질문에 눈동자만 떼굴떼굴 굴리며 어떻게든 회피하려 노력했지만 치카 쨩은 집요하게 물어왔다. 도망쳐버릴까 고민하고 있던 찰나에, 타이밍 좋게 도서실 문이 열리고 음료수를 사러갔던 리코 쨩과 요시코 쨩이 돌아왔다. 속으로 '나이스 타이밍!'을 외쳤지만..


"역시 도쿄 여자는 뭔가 다른 걸까요즈라.."

그건 그리 오래가지 않았다.

"응? 무슨 말이야?"
"아니아니아니, 아무것도 아니야. 자자, 다들 빨리 음료수 마시고 옷 갈아입자! 1교시 늦는다구?"


 말을 마치자마자 리코가 든 봉투를 낚아채서 음료수를 꺼내 원샷하고 도서실을 도망치듯 빠져나왔다. 다들 정말 바보들이야. 당사자 앞에서 무슨 말을 하려는 거야! 아무도 없는 복도를 걷는 내내 괜스레 아까 했던 대화가 생각나 얼굴이 빨개지고 열이 오르는 기분이 들었다.





*
 원래대로라면 앞장서서 뛰는 건 나지만 오늘은 속도를 높이기로 해서 카난 쨩이 앞장서기로 했다. 기초 체력단련은 평소에도 많이 하고 있으니까, 오늘은 뒤쳐진 멤버들을 보면서 뛰어볼까 싶어 일부러 맨 뒤에서 달리기 시작했다. 초반은 역시나 무리 없이 진행. 지속된 훈련 덕분인지 체력이 약한 그룹의 일원들도 뒤쳐지지 않고 열심히 뛰고 있었다. 리코 쨩만 빼면.


"리코 쨩, 괜찮아?"
"...응. 아직 괜,찮아.."
"몸 안 좋은거야?"
"어제 밤을 샜더니... 괜찬..핫! 아.."


 숨을 거칠게 쉬며 힘겹게 말하는 리코 쨩을 본 순간, 그 목소리를 들은 순간. 누가 머리를 때린 것 마냥 머리가 띵해져버렸다. 그리고 지난번의 대화가 머릿속에 울렸다. '그.. 리코 쨩 숨소리 좀 야하지 않아?' '리코 상은 목소리가 높은 편이니까요.' '리코 쨩은 힘들어 하는 모습도 뭔가 예쁘다니까~' 바로 옆에서 뛰고 있는 리코 쨩의 거칠고 불규칙한 숨소리와 머릿속을 어지럽히는 의미 불명의 말들이 한데 어우러져 현기증이 날 지경이었다. 정말.. 이런 건 이상하다구. 내가 이상해진 것 같아. 딱히 힘들거나 그런 것도 아닌데 심장이 쿵쾅쿵쾅 요동치기 시작했다.


"하아.. 요우 쨩은.. 힘,들지..않아?흡..."
"어어어어, 아니! 아니아니아니!! 난 괜찮아!!! 아직 팔팔하다고!!"


 팔팔하다니, 스스로 말해놓고도 바보 같은 발언이라 생각했지만 정정할 여유 따윈 없다. 어째선지 리코 쨩의 숨소리만 볼륨업 된 것 마냥 크게 들리고 얼굴이 화끈거려서 그저 이 자리를 피해야겠다는 생각만이 지배적이었다. 뒤쳐진 리코 쨩을 내버려두고 가버리면 안 된다는 건 알고 있었지만 몸은 그렇지 않은 듯 뜀박질을 시작했고 정신을 차렸을 땐 카난마저도 앞지른 뒤였다. 뒤에서 "요우 쨩! 어디 가는 거야!"하는 소리가 들려왔지만, 나는 멈추지 않고 "급한 일이 있어서, 방과 후에 봐! 뒤에 리코 쨩 힘들어 하니까! 부탁해!"하고 그대로 전력질주 했다.

 당시야 정신이 없어서 도망치긴 했지만, 어차피 같은 학교 같은 반. 리코 쨩에게서 영영 도망치기란 절대 무리였다. 아침 훈련 때 힘들어하는 리코 쨩을 두고 먼저 가버린걸 사과해야 된다고, 끊임없이 기회를 엿보았지만 기회가 있음에도 먼저 가서 말을 거는 것 역시 무리였다. 어째선지 리코 쨩 근처에만 가면 부끄러운 기분이 들고 얼굴이 화끈해지는 게, 와타나베 요우. 상태가 이상하다.

 무의식적으로 리코 쨩을 찾아 리코 쨩의 자리로 고개를 돌렸을 때, 우연히 내 쪽을 바라보고 있던 리코 쨩과 눈이 마주쳤다. 겨우 진정된 심장이 다시금 두근, 당황스러움에 나도 모르게 입술을 깨물고 시선을 피해버렸다. 시선을 피해서일까? 따가운 시선이 느껴져서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버렸다. 분명 쉬는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지만 지금의 나에겐 그런 것보단 리코 쨩이 날 보고 있다는 게 더 중요해. 아주 작게 요우 쨩.. 하고 나를 부르는 소리가 들렸던 것 같지만 애써 무시하며 화장실로 발걸음을 옮겼다.

 화장실의 빈칸에 들어가 요동치는 마음을 진정시키고 손을 닦고 교실로 돌아가기 위해 안에서 나와 세면대로 다가섰을 때, 익숙한 레드와인 색의 머리카락이 보였다. 아. 기껏 피해서 왔는데 어째서 여기에 있는 거야? 말을 걸어야 될까, 모른 척 손을 씻고 교실로 가버릴까 잠시 고민했지만 역시 모르는 척 하는 건 이상하다. 리코의 이름을 부르려다 목이 잠긴 걸 깨닫고 흠! 하고 헛기침을 했다. 내 헛기침 소리에 놀란 듯 움찔하는 리코 쨩이 귀엽다. 방금 전까지만 해도 리코 쨩 일로 고민하고 피했던 주제에 언제 그랬냐는 듯 쿡쿡 웃으며 리코 쨩을 살짝 지나쳐 세면대로 가서 손을 닦으면서 말을 걸었다.


“리코 쨩도 화장실 왔어?”
“...아. 요우 쨩.”
“쉬는 시간 얼마 안 남았는데.”
“요우 쨩을 기다리고 있었어.”
“에.. 나를?”
“응.”
“어째서..”


 손을 다 닦고 리코 쨩 쪽으로 몸을 돌린 나에게 성큼 다가오며 말했다. “요우 쨩에게 물어보고 싶은 게 있어서.” 무엇이 긴장되는지 왼쪽 팔목을 만지작거리며 나에게로 점점 밀착하는 리코 쨩 때문에 여간 당혹스러운 게 아니었다. 가까워.. 가까워 리코 쨩. 거의 안길 기세로 다가오는 리코 쨩 때문에 뒤로 한걸음 물러섰지만 이미 좁혀진 간격은 쉽사리 벌어지지 않았다. 가까운 거리만으로도 머리가 포화 상태인데, “하아.. 요우 쨩. 있지..” 한숨까지. 겨우 멈춘 심장은 누가 연료라도 넣어준 것 마냥 다시금 세차게 움직이려 하고, 몸에선 때 아닌 열이 나기 시작했다. 위를 보면 리코 쨩의 긴 속눈썹과 붉디붉은 입술이, 아래를 보면 리코 쨩의 매끈한 다리가. 정면을 보면... 총체적 난국 그 자체였다. 누가 나 좀 살려줘.. 라고 속으로 외친 순간 리코 쨩이 다시 입을 떼었고, “요우 쨩은..” 구세주마냥 “딩동댕동-” 쉬는 시간의 종료를 알리는 종소리가 들려왔다. “아! 수업 시작한다! 나 먼저 갈게! 리코 쨩도 빨리 와!!” 그리고 난 도주. 리코 쨩에게서 도망친 게 오늘로 벌써 세 번째이다.

 아무래도 또 놔두고 도망친 게 걱정이 되어 리코 쨩 쪽을 힐끗힐끗 훔쳐보니 완전히 성이 난 표정으로 볼을 부풀린 리코 쨩이 있었다. 아. 망했다. 하지만 다가가서 말을 걸 용기는 없다. 오늘의 와타나베 요우는 완전히 겁쟁이니까. 분명 할 말이 있는 표정으로 내 주변을 맴도는 리코 쨩을 보았지만 끝까지 모른 척 교묘하게 자리를 피하다가 학교가 끝나자마자 집에 일이 있다며 가방을 들고 도망쳐버렸다. 당장 내일 아침 연습이 걱정 되지만 오늘은 너무 피곤하다.


“하아...”


 침대에 누워 오늘 하루를 곱씹다가, 문득 부끄러워져서 괜히 머리맡에 있는 우칫치씨를 마구 때려버렸다. 그러다가 이유 없이 나에게 맞고 있던 우칫치씨가 가여워져서 때리기를 멈추고 품안에 꼬옥 안았다. 도대체 나는 뭐가 그렇게 부끄러운 걸까? 그동안 야한 상황이나 복장을 봐도 헤에- 야하네~. 하고 말았던 나였다. 대상이 친구로 옮겨져서 이토록 부끄러운 걸까? 그치만 야하다느니, 그런 농담은 치카 쨩과도 가끔 했었는데. 지금은 그때와 감각부터 다르다. 무엇이 다른지 찾기 위해 눈을 감고 리코 쨩을 떠올렸다. 뛰는 게 힘든지 인상을 찌푸리며 거친 숨소리를 내던 리코 쨩, 안기듯 가까이 다가온 리코 쨩.. 보통 할 말이 있다고 할 때, 간격을 그렇게까지 좁혀오는 걸까? 정말 하나마루 쨩의 말대로 도쿄 사람은 다른 걸까? 분명 눈을 감고 있었음에도 아침 훈련 때의 리코 쨩이 오버랩 되면서 ‘도시여자는 다른 걸까요? 즈라.. 즈라.. 즈라...’가 귓가에 울려 퍼졌다. 하나마루 쨩. 제발 내 머릿속에서 나가줘...





*
 리코 쨩을 보면 어떻게 행동해야 될지 모르겠어서 이리저리 뒤척이다가 결국 새벽이 되어서야 겨우 눈을 부쳤다. 겨우 잠들었건만, 오래 자지도 못하고 일어나 퀭한 눈을 한 채 느릿느릿 멤버들과 모이는 장소로 갔다. 항상 제일 먼저 오는 카난과 다이아 상이 보이질 않아 핸드폰을 꺼내 시간을 확인해보니 멤버 모두 도착해 있어도 이상하지 않을 시간이다. 뭔가 이상하다 느껴져서 치카에게 문자를 하려 한 순간, 저 멀리서 익숙한 레드와인 빛 머리카락이 보였다. 하필 마주치기 가장 겁나는 상대라니. 또 도망치면 분명 화를 내겠지 싶어 핸드폰을 주머니에 밀어 넣고 가까이 다가온 리코 쨩을 보며 애써 웃으며 밝게 인사했다.


“리코 쨩-! 다들 늦잠인가 봐.”
“...그러게..”


 고개를 가로 저으며 일부러 오버스럽게 어깨를 으쓱하고 말했지만 리코는 어두운 얼굴로 작게 대답하고 땅만 보고 있었다. 얼굴도 안 좋아 보이고.. 무슨 일이 있던 걸까. 엄청 궁금했지만 어제의 일도 있고, 내가 물어보는 건 좋은 생각이 아닌 것 같다는 판단에 애꿎은 돌멩이만 톡톡 걷어찼다. 그렇게 침묵 속에 5분이 지나고, 10분이 지나도 멤버들은 올 생각을 않고 어색함을 이기지 못한 내가 먼저 말을 꺼냈다.


“전화.. 해볼까? 다들 이 시간까지..”
“안 해도 돼.”
“응?”
“실은.. 오늘 훈련 없어.”
“...어?”
“치카 쨩에겐.. 내가 요우 쨩에게 연락하겠다고 말했어.”
“그런데 어째서..? 아~ 혹시 까먹은 거야? 그럼 아침에 전화로 알려줬어도 됐는데. 아하하.. 리코 쨩 미안해서 ㄱ...”
“그게 아니야. 내가.. 요우 쨩하고 이야기 하고 싶어서..”
“...”
“미안해..”

 울 것 같은 목소리로 나를 쳐다보지도 못하고 땅만 보고 있는 리코 쨩에게 괜찮다며 웃어주고 싶었지만 너무 당혹스러워 말이 나오지 않았다. 거짓말을 해가면서까지 나를 불러내서 할 중대한 이야기는 무엇이며, 리코 쨩은 왜 저런 표정인지 도무지 이해가 안 갔다. 한참을 땅만 보고 있던 리코 쨩이 갑자기 고개를 들어 내 옷자락을 살짝 잡곤 입을 열었다.


“요우 쨩은.. 역시 내가 싫어?”
“..어???”
“내가 잘못했으면 말해줘..! 도무지.. 도무지 무슨 일인지 모르겠어서 나..!”


 리코 쨩을.. 싫어해? 누가.. 내가? 리코 쨩은 내가 뭐라 말하기도 전에 잡고 있던 옷자락을 놓고 주저앉아 양손으로 얼굴을 가렸다. 반사적으로 같이 주저앉았지만 울음을 참는 듯 어깨를 들썩이는 리코 쨩을 안아주지도, 뭐라 말을 하지도 못하고 손만 허공에서 허우적댔다. 혹시 어제 피해 다녀서..? 그렇지만, 어제 하루 피했다고 싫어한다고 생각할 리가...있나? 그런가. 그거 때문인가.


“리코 쨩.. 미안해.”
“역시.. 요우 쨩은 내가 싫구나..”
“아니아니, 그게 아니야 리코 쨩. 리코 쨩이 싫을 리가. 내가 다 잘못했어. 내가 진짜 나빴어...”
“...그럼 왜 나를 피한 건데?”


 내 말에 천천히 고개를 든 리코 쨩의 눈가엔 눈물이 살짝 맺혀있었다. 역시 울었구나. 이런 생각을 하고 있을 때는 아니지만, 눈물 때문인지 황금빛 눈동자가 평소보다 더 반짝거리고 코끝은 살짝 빨개져서 사랑스럽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실대로 말해야겠지.. 말.. 해야겠지... 다른 변명을 해볼까 잠시 고민했지만 아무 생각도 나지 않고 리코를 울린 마당에 변명이나 할 정도로 비겁한 사람은 되고 싶지 않다. 하지만 역시 사실대로 말하는 건 용기가 필요해. 아직 왜 그렇게 두근거리고 부끄러웠는지 답도 못 내렸는데. 한참을 망설이다가 더 이상 지체할 수 없다 느껴져 한손으로 눈을 가리고 조심스레 입을 떼었다.


“그... 리코 쨩.. 뛸 때나 뛰고 나서 목. 목소리가... 너무 야하게 들려서 부끄러워서...”
“...? 에.. 에에 에에에에엣????”
“...”
“요.. 요우 쨩..?
“죄송합니다....”
“이게 무슨....”
“죄송합니다.......”
“그거 때문에 날 피했다는 거야?”
“부끄럽고 자꾸 이상한 생각이 들어서.. 미안해 리코 쨩. 불쾌하지..”


 기분 나쁘다고 뺨을 때려도 할 말이 없다고 생각해서, 눈을 질끈 감고 기다렸다. 기다려도 아무런 기척이 느껴지지 않아 살포시 눈을 떴더니 앞에는 허탈하게 웃고 있는 리코 쨩이 있었다. 화낼 거라 생각했건만 예상외로 화내지 않고 오히려 웃고 있어서 어찌해야 될지 모르고 눈만 떼굴떼굴 굴리고 있을 때, 양 볼에서 차가운 기운이 느껴졌다. 갑작스런 차가운 기운에 흠칫하고 앞을 보니 리코 쨩이 화를 내는 건지, 곤란해 하는 건지 알 수 없는 애매한 표정으로 “바보야” 하고 말했다.


“미안해. 내가 싫어졌다 해도 이해해.. 기분나쁠만해”
“그게 아니야. 그런 이유로 날 피했다니 나빴어.. 요우 쨩이라면 난 괜찮은데...”
“... 어..?”
“날 피한 건 반성해 정말.”
“아니.. 그, 그거 말고 그 뒤에..”
“요우 쨩이면 괜찮다고?”
“응...”
“요우 쨩이면, 이상한 생각해도 괜찮은데?”
“에.. 에엣. 에에에에에-! 그런 말 함부로 하면 안 돼 리코 쨩!!”


 깜짝 놀라 소리쳤더니 많이 시끄러웠는지 리코 쨩이 두 손으로 귀를 살짝 막으며 웃었다. 이상한 말 해놓고 엄청 예쁘게 웃네. 의미를 알 수 없는 이야기에 뜨거운 사우나에 들어간 것 마냥 얼굴에 열이 올랐다. 정작 날 당황시킨 당사자는 헤실헤실 웃으며 “난 요우 쨩이면 정말 상관없는데~?”같은 말을 하면서 날 놀렸다. “놀리지 말라구...” 기어들어가듯 작은 목소리로 중얼거리는데 리코 쨩이 사뭇 진지한 표정으로 나에게 질문을 했다.


“그보다 내 목소리가 어땠길래?”
“그.. 음.. 정말 야했습니다...”
“흐응~ 어떤 식으로?”
“그.. 그으... 뛰고 나서 숨이 거칠어진다던가.. 목소리가 미묘하게 높아져서어...”


 말을 끝마치기도 전에 리코 쨩이 나를 껴안고는 귓가에“하아.. 힘들어.. 이런 식으로?”라고 속삭였다. 귓가에 느껴지는 뜨거운 숨결과 리코 쨩의 야한 목소리에 정신이 혼미해지는 걸 느끼며 필사적으로 발버둥 쳤지만 어디서 이런 힘이 나왔는지 절대 놔주지 않고 더욱 꼭 안아왔다.


“우아아아악! 리코 쨩 뭐 하는 거야!”
“난, 그냥. 흐으.. 요우 쨩이 이런 거 좋아하길래 해준 것, 뿐인걸..”


 그, 그만둬 제발. 발버둥 칠수록 더욱 옭아매는 리코 쨩의 팔에 속수무책으로 당했다. 힘도 약하면서! 내 힘이 약해진 건지, 리코 쨩 힘이 세진건지 판단이 서지 않을 정도로 정신이 없었다. 계속해서 내 귀에 이상한 소리를 내는 리코 쨩 때문에 몸에 힘이 빠져버려서 어쩔 수 없이 리코 쨩에게 기대며 “내, 내, 내, 내가 잘못했어.. 제바알..”이라 외치자 도망치지 못하게 내 목을 꽉 껴안고 있던 두 팔에서 힘이 슬슬 빠지는 게 느껴졌다.


“그, 그렇게 부끄러워하면 나도 부끄러워진다구우...”
“미, 미안..”

 아. 이상한 분위기. 갑작스레 들이닥친 어색함에 이전의 열기가 식어갈 무렵, 리코 쨩이 먼저 입을 열었다.

“그럼 뛸 땐 항상 내 옆에 있어줘”
“응.. 오해하게 만들어서 미안해”
“응.”





 아직 그동안의 감정들에 대한 명확한 답은 찾지 못했지만 오늘은 푹 잘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리코 쨩과 두 손을 마주잡은 순간, 내 마음속엔 벚꽃이 피어났다. 그런가. 오늘도 자긴 글렀구나. 요우 쨩이 날 싫어하는 게 아니라 다행이라며 기대오는 리코 쨩을 보며 나는 그저 허탈하게 웃을 뿐이었다.




썩소

부끄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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