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蕭規曹隨

소하가 정하고 조참이 행하다.

한고조 유방이 죽고 2대 황제 혜제가 즉위한지 2년,

한나라의 개국공신이자 명재상 소하의 병이 위중해 재상의 자리에서 물러나게 되었다.

혜제는 소하를 찾아가 조언을 듣고 다음 재상으로 조참을 임명하였다.

그런데 조참은 재상의 직위에 오르자마자 술만 마시며 세월을 보내는 것이었다.

답답해진 혜제는 조참에게 찾아가 따져물었다.

"한 나라의 재상으로서 어떻게 아무런 일도 하지 않고 허송세월만 할 수 있소?"

그러자 조참이 답했다.

"폐하께서는 폐하와 돌아가신 선제 중 누가 더 낫다 생각하십니까?"

"부족한 내가 어찌 감히 선제와 비교를 할 수 있겠소?"

"그렇다면 폐하께서 보실때 저와 소하 중 어느쪽이 더 능력이 낫다 생각하십니까?"

"소하가 그대보다 더 나은 듯 싶소."

"폐하께서 말씀하신 것이 맞습니다.

선제와 소하가 천하를 평정하였고, 법령도 이미 밝게 정하셨습니다.

그러니 폐하와 저는 선제께서 정하신 법령을 잘 지켜나가기만 하면 되지 않겠습니까?"

이에 혜제가 깨달음을 얻고 기존의 규율에 손 대는 일 없이 조참과 함께 옛 법규를 지키는데 매진하자

많은 백성들이 혼란하지 않고 편하게 여기어 조참의 덕을 노래하였다고 한다. 

蕭何爲法 若畵一

소하가 제정한 법, 한 글자도 밝고 옳지 않은 것이 없었네

曹參代之守而勿失

조참이 그 뒤를 이어 그 법을 지켜가며 잃지 않았네

載其淸淨 民以寧一

맑고 공정하게 정사를 돌보니 온 백성들 한결같이 편안하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