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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번역/창작 [SS]노란색 물고기 -2-
글쓴이
그레이트삐기G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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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본 글 주소
https://gall.dcinside.com/sunshine/2436153
  • 2019-05-07 15:54:08
 

“원 투~! 원 투~! Okey! 거기서 턴~!”

“후우....”

옥상에서 안무를 코치하는 마리와 각자의 안무에 열중하는 동료들. 그리고 그늘에서 앉아서 그 모습을 지켜보는 요시코는 맥빠진 얼굴로 한숨을 푹 내쉬었다. 아침부터 정신 못 차리다가 결국 버스를 놓쳐서 지각 신세를 면하지 못했다.

첫단추를 잘못 끼운 탓일까. 수업 도중에도 실수를 연발하고 점심에 먹은 건 탈이 났는지 연신 뱃속에서 천둥이 몰아친다. 평소에도 운이 없는 정도야 흔한 일이지만 유난히 오늘따라 운이 없었다.

“요시코쨩… 괜찮아? 아직도 많이 아파?”

“이 정도야 뭘… 별거 아니야.”

우울한 마음에 웅크리고 있는 요시코의 모습이 걱정스러웠는지 루비가 다가왔다. 요시코 나름대로 루비를 신경써 대답을 하긴 했지만 루비의 눈에는 오히려 그런 요시코의 모습이 안쓰럽게 보인 모양이었다.

“요시코쨩. 역시 오늘 연습은 쉬고 일찍 들어가는게 좋지 않을까….?”

“괘, 괜찮다니까 그러네. 그냥 컨디션이 좋지 않아서 그래.”

“하지만 요시코쨩 많이 안 좋아보이는 걸...”

루비의 말에 요시코는 대답 대신 한숨을 푹 쉬었다. 하긴, 다들 연습하고 있는데 이렇게 앉아만 있는 것도 신경쓰일게 뻔하다. 괜한 고집을 피워서 동료들에게 민폐를 끼치는 것도 못할 짓이란 생각에 요시코는 고개를 끄덕였다.       

“알았어. 오늘은 일찍 들어갈게. 모두에게 안부 전해줘.”

“아…! 버스정류장까지 같이…!”

“괜찮다니까. 그정도까지 아픈건 아니야.”

자리를 털고 일어나는 요시코는 걱정스러운 듯 자신을 바라보는 루비에게 애써 미소를 지어 보였다. 거짓말은 아니었다. 사실 몸은 크게 힘들지 않았다. 다만 말로 표현하기엔 무언가 미묘한… 마음이 자꾸만 몸을 옭아매는 기분이었다.

일단 집으로 돌아가서 생각하자. 이곳에서 이렇게 ‘기다린다고’ 올 일이 아니기에 요시코는 체념한듯 계단으로 향하는 문을 열었다.

“저기… 루비.”

“으,응?”

문고리를 손에 쥔 체 요시코는 머뭇대며 루비를 불렀다. 마음이 술렁댄다. 말을 꺼내는 것이 어딘가 두려웠지만 요시코는 무언가 마음속으로 결심을 굳힌 듯 힘겹게 입을 열었다.

“오늘 즈라마루… 무슨 일 때문에 학교 빠졌는지 알아?”

“글쎄… 집에 갑자기 급한 일이 생겼다고 알고 있어. 그거말고는 루비도 잘은 몰라.”

“집에…?”

루비의 대답에 요시코는 끄응 소리를 내며 고개를 끄덕였다. 만족스럽진 못해도 답은 얻었다. 문이 닫히고 요시코의 모습이 사라지자 약속이라도 한 듯 연습중이던 아쿠아 모두가 루비에게 다가왔다.

“어떄? 요시코쨩 많이 아픈거야?”

“혹시 저번에 카난의 스트레칭 때문에 너무 무리한거 아닌가요?”

“에이, 설마…”

저마다 한마디씩 던지는 모두의 말에도 루비는 대답하지 않았다. 그저 조용히,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요시코가 닫고 나간 문을 바라볼 뿐이었고 그 모습을 지켜보던 리코는 조심스레 루비의 어께를 두드렸다.

“루비쨩? 괜찮아?”

“아, 네.”

“루비쨩도 어디 안좋은거야?”

“아, 아뇨. 저는 괜찮아요. 단지…”

“단지?”

루비의 말에 옆에서 듣고 있던 치카가 고개를 갸웃거렸다. 하루종일 요시코의 곁에서 가장 가까이 있던 루비만이 느낀 이질감. 별일이 아니라면 아닌, 아주 사소한 일이지만 루비에게는 어딘가 그냥 흘려 넘기기엔 너무 미묘한 일이었다.

“요하네…”

“응?”

“요시코쨩, 오늘은 한번도 요하네라고 불러달라고 말을 안했구나 싶어서요.”


집으로 향하는 버스에 몸을 실은 요시코는 곰곰히 생각했다.

어제 밤 ‘그것’은 정말 꿈이었을까? 꿈이라고 흘려넘기기에는 너무나도 너무 생생했다. 차디찬 바다의 냉기, 물에 빠졌을때의 공포. 그리고 정신을 잃기전 자신을 감싸앉은 따스한 온기까지.

모든 것이 하루종일 잊혀지지가 않았다. 버스가 누마즈에 도착하고 헐래벌떡 집으로 올라온 요시코는 마치 무언가에 홀린듯 가방을 던져놓고 빨래바구니로 향했다.

"역시…"

마구잡이로 파헤친 빨래더미 속에서 요시코는 어제 입고 잤던 잠옷을 꺼내들었다. 지금은 조금 말라있긴 했지만 잠옷에서 은은하게 소금향이 났다. 아마도 이렇게 빨래속에 숨겨놓으면 전에 갈아입은 잠옷과 구분 못할거라고 생각 한 모양이지만…

“이 요하네님을 속이려들다니...한참 멀었어!”

아쉽게도 요시코의 옷을 갈아입힌 ‘누군가’는 그녀의 잠옷이 단벌임을 알지 못했다. 어젯밤의 일은 꿈이 아니다. 그렇게 확신한 요시코는 의기양양한 얼굴로 자신의 방으로 돌아갔다.


   
“으으으…. 커피를 너무 마셨나…”

이불을 뒤집어 쓰고 신음하는 요시코는 자꾸만 아파오는 배를 움켜쥐고 울상을 지었다. 커피 한두잔 정도면 밤을 새기엔 충분한거라 생각했는데… 생각만큼 졸음을 쫓아낼 수 없었고 몰래 방으로 숨겨 들어온 커피가 바닥날때까지 마신 요시코는 결국 배탈이 났는지 눈물로 밤을 지새고 있었다.

“크,큭큭…!! 이제 얼마 안남았다…!”

그래도 복통 덕분에 요시코의 바램대로 잠은 달아났다. 시간은 4시 30분. 이시간까지 잠들지 않았다는 걸 엄마가 알면 불호령이 떨어질게 분명하지만 요시코도 요시코 나름대로 절박했다. 이대로 꿈으로 흘려보내고 싶지 않았다. 그저 실낱같은 희망에 기대어 요시코는 승산이 보이지 않는 도박에 모든걸 걸었다.

“이제 슬슬 움직여 볼까…”

옷을 주섬주섬 챙겨입은 요시코는 조심스래 방을 나섰다. 아파트를 빠져나와 적당한 곳에 몸을 숨긴 뒤 주변을 살피는 요시코. 누군가를 기다리는 걸까. 아니, 기다린다는 표현보다는 ‘찾고 있다’는 표현이 좀더 어울렸다.

달빛이 잠시 구름에 가려져 짙은 어둠이 내려왔다. 그리고 잠시 뒤, 오랜만에 요시코의 감이 맞아 떨어졌다.

“...!”

노란색 가디건을 걸친 여성은 분명 요시코와 똑같은 우라노호시의 교복을 입고 있었다. 윤기나는 갈색머리카락은 어둠 속에서도 반짝이는 것만 같았고 작은 몸짓이 어딘가 새끼 양을 보는 것처럼 위태로워보였다.

쿠니키다 하나마루. 왜 그녀가 지금 이 시간에, 이곳에 모습을 드러낸 것인지 알수 없지만 요시코는 이번에야말로 놓치지 않겠다는 일념으로 그녀의 일거수 일투족에 눈을 때지 않았다.

“아…!”

연신 요시코가 사는 아파트 입구에서 오락가락 하던 하나마루가 드디어 움직이기 시작했다. 어젯밤과 똑같은 길로, 똑같은 방향으로 걸음을 옮기는 하나마루의 뒤를 요시코가 바짝 뒤쫒고 있었다.  얼마나 걸었을까. 이번에도 바다를 앞에 두고 하나마루는 감쪽같이 모습을 감추었다.

조금 허탈한 마음에 요시코는 수평선을 바라보았다. 좋다. 여기까지는 예상대로다. 나머지는 운에 맡긴다는 각오로 요시코는 성큼성큼 바다로 걸음을 옮겼다.

첨벙! 첨벙! 첨벙!

보란듯이 바다로 걸어들어가는 요시코. 어제와 마찬가지로 차디찬 바닷물 떄문에 온몸이 오싹했지만 그래도 나름 참을만 했다.

“으으으…!!! 추어어어…!!

... 덜덜 떨리는 몸을 겨우겨우 견뎌가며 계속 수평선을 향해 걸어나갔다. 바닷물이 허벅지 쯤 깊이에 도달했을까? 요시코는 숨을 크게 들이마시고 물속으로 풀썩 주저앉았다. 마치 욕조에라도 앉은 기분이었지만 물의 온도 떄문인가 새파랗게 질린 요시코는 갑자기 팔을 허우적대기 시작했다.

“으아~!!! 살려주세요~! 살려주세요!!”

당장 일어나기면 하면 될 깊이에서 이게 무슨 광대놀음인가 싶기도 했지만 이이상 깊히 들어가는 것도 위험했고, ‘그녀’라면 분명 반응할거라 요시코는 믿었다. 언제나 성실하고 박식하며 나이에 맞지 않게 어른 스러웠지만 어딘가 나사가 빠진 듯한 ‘그녀’. ‘그 애’라면 분명히…

“즈라마루!!! 나 좀 살려줘!!”

첨벙!

“요시코쨩!”

아.
실수했다.

물밖으로 모습을 드러낸 하나마루는 마치 그렇게 말하는 듯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습관이란 무섭다. 그리고 본능이란 무서운 것이다. 조금만 냉정하게 생각 한다면 요시코가 물에 빠진 것이 아니라는 것 정도는 충분히 알 수 있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어제의 사건 때문인지 이성적인 판단보다 본능을 우선시 한 하나마루는 멍하니 자신을 쳐다보는 요시코를 바라봤다.

“즈라마루… 너…”

“...”

대답할 수가 없었다.

이대로 도망갈까, 고민하는 하나마루의 등뒤로 구름 속에 숨었던 달이 서서히 모습을 드러내고 있었다. 도망칠 곳은 없다는 걸까? 마치 무대의 조명처럼 바다위를 비추는 달빛은 거울위로 떨어지는 물방울 같았고 요시코는 그 광경 속에서 흔들리는 하나마루에게 눈을 땔 수가 없었다.  

허리 아래로 빛나는 노란색 비늘은 달빛을 머금어 마치 황금처럼 빛났다. 매끈한 지느러미는 평범한 물고기라기 보다는 돌고래와 흡사했고 이 모든 것이 어우러진 모습이 하나의 조각상을 보는 것만 같았다.

“인어…?”

커다란 두 눈동자 가득 담겨진 하나마루의 모습은 옛날 동화책에서나 볼 수 있는 인어, 그 자체였다.  

‐----------

현생이 자꾸 럽생을 방해 하네요.

어제 대충 쓰고 올렸어야 했는데... 퇴고가 조금 미흡한 글이지만 재미있게 읽어주시면 감사할거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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