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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번역/창작 [물갤문학] 친애하는 당신에게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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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스타수퍼스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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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9-05-07 09:01:06
친애하는 마리씨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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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도 가끔씩 눈을 감으면 그 때 카난씨가 한 말이 생각나곤 합니다.
‘이 시골 촌구석의 작은 학교랑, 이탈리아의 명문교. 어디가 더 나을 것 같아?’
지금생각해도 정말 너무한 질문이지요, 이런건 대답할 수 없습니다. 그도 그럴게 나고 자란 마을이니까요.
이번 봄. 저와 카난씨는 3학년이 되었답니다. 카난씨는 아버님이 부상을 입으셔서 가업을 돕기 위해 바로 휴학해버렸지만요. 이제는 완전히 일에 익숙해져서는 정말 듬직하시답니다.
그리고 이번 봄 제 동생 루비도 우라노호시 여학원에 입학했답니다. 교복을 입은 루비의 모습은 아아. 너무나도 사랑스러워서 무심코 꼬옥 껴안아주고 싶었답니다. 가슴에 귀여운 노란색 리본을 단 것이 2년 전의 저희들과 똑같아서 저도 모르게 떠올리곤 한답니다.
마리씨는 좀 어떠신지요? 그곳의 학교가 어떻게 운영되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마리씨도 이제 착실히 졸업을 앞두고 계시겠지요. 가능하면 그곳의 교복을 입은 마리씨도 제 눈으로 직접 보고 싶답니다.(혹시 사복을 입는 학교인지요?)
이제 3학년. 슬슬 진로를 생각할 시기입니다. 저는 도쿄의 대학을 목표로 공부하기로 했고, 카난 씨는 해외에서 다이빙 자격증을 따기 위해 공부하기로 결정했답니다. 마리씨는 어떠신가요? 아마도 그곳의 대학에 다니시겠죠. 그렇게 된다면 앞으로 몇 년동안은 못 만날지도 모르겠네요.
마리씨가 이탈리아로 떠나고 2년. 이곳 우치우라는 많은 것이 변하는 일 없이, 여전히 그대로랍니다. 등굣길의 언덕도, 하굣길의 해안도로도, 푸른 바다도, 새파란 하늘도, 여전히 저희들을 반겨주고 있답니다. 한가지 변한 것이라고는 그래요, 신입생 수가 더 줄어서 우라노호시가 통폐합이 될 위기에 처했다는 것. 우리들의 소중한 장소가 사라질 수도 있다는 것. 학생회장으로써 서글퍼지는군요.
이것 이외에는 언제나와 같답니다. 언제나처럼 아무것도 없고, 언제나처럼 지루한 바닷바람이 불고, 언제나처럼 따사로운 햇살이 피부를 태우고, 언제나처럼, 정겨운 냄새가 납니다.
그리고...
언제나처럼 있어야 할 당신이 없어요.
참 신기합니다. 언제나 함께 있던 3명이 지금은 각자 흩어지고, 저 또한 카난씨와 만나는 횟수가 줄어들었습니다. 그때는 언제나 함께였는데... 서글픈 기분이 드는군요.
돌아와주세요.
라고하는건 역시 제 어리광일까요.
오늘 밤은 달빛이 밝습니다. 달빛을 등불삼아 붓을 들고 당신과의 우정을 추억해봅니다.
사실 카난씨에게 졸업여행을 이탈리아로 가자고 말해볼까 생각중입니다.
언젠가는 만나고 싶어요. 다시금 셋이서 웃을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과거는 모두 털어버리고, 안 좋은 기억은 모두 잊어버리고, 오직 미소만을 머금으며.
그러면 마리씨 건강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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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XX년 4월 X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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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소중한친구 쿠로사와 다이아로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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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우. 바보같군요.”
다이아는 잠시 한숨을 길게 쉬었다. 그리고 언제나처럼 다 쓴 편지지를 접고, 봉투에 넣고, 매화 모양 스티커를 붙여 봉했다. 그리고, 책상 서랍 속에 고이 넣어둔다. 이렇게 넣어둔 편지만 해도 이제 100통이 넘어간다.
“어차피 보내지도 못할거면서 말이죠.”
마리의 이탈리아 숙소의 주소를 모르는 것은 아니다. 그 점은 야무진 다이아 답게 확실히 조사해 두었다. 필요한 것은 주소가 아니다. 필요한 것은 용기다. 처음 보낼 타이밍을 놓치고 나니 점점 더 보내기는 어려워졌고, 이렇게 못 보낸 편지지는 쌓여만 갔다.
“...목욕이라도 할까요.”
다이아는 루비에게 먼저 욕실을 쓰겠다고 말하기 위해 루비의 방문을 두드리고 문을 열었다.
“루비. 먼저 욕실에 들어가도 될까요?”
“삐...삐깃! 으...응, 언니. 그렇게 해.”
루비는 황급히 책상서랍에 뭔가를 숨겼고, 다이아는 작게 미소지었다.
“알겠어요. 다 끝나면 알려드릴게요.”
‘자매가 둘이 보이고싶지 않은 것을 숨기는 장소도 똑같군요.’
루비의 스쿨아이돌 잡지또한 그렇다. 2년 전 도쿄에서 노래하지 못하고, 홧김에 스쿨아이돌 잡지따윈 보고싶지 않다고 해버렸다. 그 이후로 사과할 타이밍을 놓쳐 지금까지도 루비는 남몰래 잡지를 보고 있다.
‘언젠간, 말해줘야 할 텐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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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욕을 마치고 다이아는 책상 서랍을 열었다. 안에는 백여통의 편지들이 질서정연하게 정돈되어 있었다. 다이아는 그 편지들을 보고 씁쓸하게 웃었다.
“어차피 보낼 일도 없고, 이제 처분해야 할지도 모르겠네요.”
다이아는 편지들을 꺼내 자그마한 종이 상자에 담았다. 그리고 종이상자를 가방에 담았다.
“내일 태워버려야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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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이 흐르고, 학교. 다이아는 자신의 눈을 의심하고 있다.
“전학생이...라고 해봤자 모두들 알고 있지?”
주변 급우들의 표정은 반갑다는 듯이 반짝이고 있었다.
“챠오!”
‘뭐...뭐...뭐야 왜 이런 일이.’
“이탈리아에서 전학 온 오하라 마리입뉘다~! 잘부탁해!”
“왜 당신이 이 타이밍에 돌아오는 거예요!!!!”
마리는 다이아를 보고 씨익 웃었다.
“어머. 다이아. 챠오.”
그렇게 두 사람은 다시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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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력이 딸리는건 ㅈㅅ 설정붕괴있을수도 있습니다.
JQ! | 편지로 시작하는거 좋네 다음편 기대한다 | 2019.05.07 09:03:3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