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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창작 야심한 새벽 갤에[물갤문학] - '내가 아닌 너를 위해'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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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onHear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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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본 글 주소
https://gall.dcinside.com/sunshine/2433714
  • 2019-05-06 20:24:41
 

100명의 사람들이 있다. 아니, 1000명의 사람들이 있다. 아니, 더 많은 사람들일지도 모른다.

많은 사람들이 있지만 장내는 쥐 죽은 듯이 조용하다. 나는 늘 그랬다.

많은 사람들의 시야 안에서 그들에게 박수받을 완벽한 퍼포먼스를 보였다. 그래야 했기 때문에. 언니를 위해서라도 말이다.

새하얀 조명이 켜지고 그 불빛은 우리를 비춘다. 고요했던 적막이 거짓말처럼 환호성으로 변한다. 어두웠던 객석이 온갖 색깔로 빛나기 시작한다.

그래. 지금까지 나의 모든 것은 이 날을 위해서였다. 아니, 이 날을 넘어 이 다음, 그리고 그 다음, 그리고 그 다음... 러브라이브 우승을 위해서다.

뮤즈도 어라이즈도 넘어서는 완벽한 무언가가 되기 위해.

멜로디가 흐르고 목에서는 토해내듯 외친다. 팔과 다리를 뻗는다. 언니와 눈이 마주친 순간 자신감 넘치게 미소지었다.

언니를 위해서라면 무엇이든지 해내보이겠다. 해낼 수 있다. 하지만 그 순간 언니의 얼굴은 차갑게 변했다. 열심히 노력하는 나를 비웃듯이.

" 언니? "

당황스레 돌아봤지만 이 곳엔 멜로디도, 조명도, 응원하던 관객들도, 언니도 없다. 오직 바닥에 엎어진채 눈물 흘리는 나 만이 남아있다.

" 리아? 리아?괜찮아요? 리아? "

매일 아침, 나는 악몽에 시달리며 잠을 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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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아. 요즘 부쩍 자면서 뭔가를 중얼거리거나 땀을 흘리는 일이 잦은데 괜찮아요?"

" 괜찮아요. 언니. 요새 연습에 열중해 늦게 잠들다보니 꿈을 꾸나봐요. "

" 그렇구나. 요즘 새로 만나는 애들은 어때요? "

자연스레 물어보는 언니의 질문이었지만 순간 식탁 위는 정적이 맴돌았다.

알고 있다. 언니는 순수하게 궁금해서 물어본거라는걸.

하지만 이 질문은 나의 가슴에 비수가 되어 날아와 꽂힌다.

" 좋은 친구들이에요. 아이돌도 좋아하고, 연습도... 열심이고. "

" 그래요? 다행이네요. "

" 저는 이만 연습 때문에 먼저 일어나볼게요. 언니. "

" 응, 그래요. "

언니에게 조금이라도 거짓말을 할때마다 가슴에 큰 돌이 떨어진 것 처럼 아프다.

밥을 다 먹진 못했지만 더 이상 뭔가를 입에 넣기 버거운 맘에 자리에서 일어났다.

" 리아? "

" 네? "

" 저번 아쿠아 분들이 왔다 간 이후로 나는 이제 미련을 떨쳐냈어요. 리아도 더 이상 죄책감 같은걸 가지지 않기를 바래요. 그 날 우리는 같이 빛났잖아요? "

언니의 미소. 그 미소를 보는 것은 굉장히 슬프다. 확실히 맞다.
언니는 러브라이브 탈락 이후 내 앞에선 평범하게 보이려고 했지만 그러지 못했다.

항상 어딘가가 비어있는듯한 공허한 모습. 그런 모습들을 떨쳐낸 것은 아쿠아의 하코다테 방문이 계기가 되었다. 루비의 도움, 그리고 아쿠아와의 합동 무대.

무대랄 것 없는 노상 공연이었지만 그 날 확실히 우리는 빛났다. 그 덕에 마음 속의 짐을 덜었지만 아직 가슴 속 깊은 곳에 작은 갈고리가 남아있었다.

언니가 없는 세인트 스노우. 나에게는 언니와의 이별, 그 이후의 세인트 스노우에 대한 부담감이 있었다. 그런 것을 언니에게 털어놓을 용기는 없었지만 말이다.

" 알고 있어요. 걱정하지 마세요. 언니. "

" 그래요. 다치지 않게 조심히 다녀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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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나 둘 셋 넷, 하나 둘 셋 넷 "

엉망이다. 완전히 엉망 진창이다. 스텝은 제각각 미묘하게 달랐으며 둘의 치고 나오는 타이밍 역시 반박자씩 느렸다.

아직 곡의 1절도 채 못넘어간 상태에서 이 정도면 이 뒤는 안봐도 뻔하다. 더는 보지 못하겠단 생각에 카세트의 정지 버튼을 눌러 음악을 껐다.

" 괜찮네. 이 정도면. 내일까진 이 부분을 완벽하게 만들면 될거 같아. 오늘 연습은 여기까지 할까? "

헉헉대는 부원들을 보며 몰래 한숨을 내쉬었다. 2명을 자리에 둔 채 체육관의 구석에 앉아 휴대폰을 꺼내들고 귀에 이어폰을 꽂았다.

작은 액정 속 보이는 세인트 스노우의 연습 영상은 지금은 볼 수 없는 빛바랜 추억이다.

사실 언니가 떠난 뒤 빈곤해 보여도 아이돌 흉내를 낼 수 있게 된 것 자체가 다행이긴 하다.

신규 부원 모집 공고를 내건 뒤 모여든 몇 명은 아이돌부가 아닌 아이돌 연구부 마냥 그저 스쿨 아이돌 자체를 좋아하던 애들 뿐이었고 그나마 열정을 보인 애들을 훈련시키는 과정에서 2명이 떠나고 2명 만이 남았다.

남은 2명의 성장도 지지부진했지만 그래도 그런 그녀들 마저 없다면 스쿨 아이돌부에는 나 밖에 남지않을 것이란 생각에 어떻게든 좋은 말만 했다. 아니 그러려고 노력했다.

다시금 푹 한숨을 내쉬고 있을때 교복으로 갈아입은 부원들이 앞에 섰다.

" 응? 무슨 일이야? "

" 저기... 우리들 내일 연습은 나오지 못할거 같아. "

" 뭐? 무슨 일 때문에? "

" 친구들과 약속이 잡혔거든. "

" 나는 부모님이 뭘 좀 도와달라고 하셔서... "

" 그치만 우리 요새 자꾸 부활동을 쉬고 있잖아. 이래선 내년 러브라이브에 나갈 수 있을지 없을지 몰라. "

" .... "

" ... 알겠어. 그럼 모레 보자. "

" 저기, 리아. "

" 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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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학교에 걸출한 운동부가 없다는 건 정말 다행이다. 덕분에 나와 언니는 빈 체육관을 빌려 자주 연습을 할 수 있었다.

넓은 공간안의 고요한 적막은 마치 라이브 직전의 무대 같아서 눈을 감은 채 심호흡을 하면 꼭 무대에 선 것 같았다.

오늘은 다른 의미로 다행이라고 생각할 수 있었다. 오늘 내가 보인 모습은 남에게 보여주기 너무나도 창피했으니까.

처음에는 당황스러웠다. 다음에는 설득해보려 했다. 화를 내기도 했으며 간절하게 부탁하기도 했다.

하지만 반응은 처음부터 끝까지 같았다. 오랫동안 참았다고 했다. 누가? 누구를? 나는 내 나름대로 너희들을 위해 노력했는데.

하지만 그런 투정 보단 일단 이 애들을 붙잡아야한다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 눈 앞에 언니가 아른 거렸다.

제발 가지 말아줘. 제발 나를 혼자 두지 말아줘. 세인트 스노우를 버리지 말아줘.

더욱 어두워지면 집에 돌아가기 힘들거라는 생각이 들때서야 자리에서 일어났다. 삐그덕 소리와 함께 닫은 교문은 너무나도 차가웠다. 서늘한 바람이 뺨을 할퀴듯 스쳐지나갔다.

그제야 나는 내가 아직도 연습용 트레이닝복을 입고 있다는걸 알았다.

" 하하... 정신머리 없구나 나도... 아직도 갈아입지도 않았네. "

이렇게 된 김에 집까지 뛰어가자는 생각이 들었다. 운동 겸 해서 말이다.

사실 겨울 내내 내리는 눈에 길이 미끄러워 제대로 된 달리기를 하지 못해 아쉬웠던 참이다. 내리막은 가속을 쉽게 할 원동력이 되었다.

" 헉 헉 헉 헉 "

오랜만에 달리기를 한 탓일까. 온 몸이 물에 젖은 것 처럼 점점 무겁다. 다리를 한 발 한 발 내딛을 때마다 바닥이 진흙인 것 같다.

무너진다. 무너져 내린다.

힘이 빠져 더 이상 뛰지 못할 것 같다.

지금 이 모습을 누가 본다면 너무나도 부끄러울 것 같다. 나는 차마 언니에게 나의 흉한 몰골을 보일 수 없다는 생각에 갈림길의 다른 길을 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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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코다테 산에서 보는 야경은 참 아름답다. 어렸을 적 이 곳엔 언니와 온 적 있다.

이 곳은 언니와 나만이 아는 비밀 장소가 있었다. 여기서 비록 밤은 위험하다는 부모님의 만류에 자주 오지 못했지만 이 곳에서 본 야경은 너무나도 아름다웠다.

캄캄한 밤하늘 위에 반짝이는 별들이 폭포 처럼 수놓고 있었고 그 밑은 하코다테가 내려다 보이는 전경에 형형색색의 불빛이 각자 자기주장을 하고 있었다.

언니는 이 곳에서 그 어느 때 보다 행복해보였다.

내가 언젠가 언니에게 물어본 언니가 아이돌을 하고 싶어하는 이유는 무대 위에서 보이는 관객들의 모습이 이 야경과 비슷하다는 것이었다.

그 말을 하며 웃는 언니의 미소는 반짝반짝 빛이 났고 나는 그 미소를 보며 나 역시 그렇다고 말했다.

그리고 나는 지금 그 때의 그 곳에 서있다.

분하다. 너무나도 분했다. 언니와의 추억이 담긴 세인트 스노우를 지켜내야했다.

어떻게든 러브라이브에 다시 나가야 했다.

언니는 미련을 버렸다고 했지만 언니의 꿈을 망쳤던 나에게는 아직 끝나지 않은 이야기였다.

하지만 나의 무능함이 그것을 망쳤다. 부원들을 좀 더 설득해야 했는데. 내가 그 애들과 좀 더 친했더라면.

지나왔던 1분 1초가 후회가 된다.

지이잉--

어두워지도록 안들어오는 내가 걱정이 된걸까. 알림을 확인해보니 언니다.

하지만 나에게는 이 전화를 받을 자격이 없다. 휴대폰을 다시 주머니에 넣은채 벤치에 앉아 고개를 무릎에 파묻었다. 언니 죄송해요. 죄송해요.

지이잉--

순간 정신이 들었다. 시간이 얼마나 지난걸까.

아직 하늘은 새카맣고 하늘 위엔 별들이 반짝였다.

하지만 꽤 늦은 시간이었다는건 하코다테의 야경에서 도로 위에 자동차들이 부쩍 줄어서 안보인다는 것을 통해 알 수 있었다.

이번에도 언니인걸까 휴대폰의 알림창을 보았다. 쿠로사와 루비라는 이름이 눈에 들어왔다.

루비. 나와 비슷하게 언니를 따라 아이돌에 뛰어든 내 얼마 안되는 친구다.

얼마 전에는 하코다테에 와 같이 무대를 만들어주기도 한 고마운 친구.

사실 언니의 전화를 받지 않은 시점에서 대충 반응이 예상됐지만 나는 뭔가에 홀린듯 휴대전화를 들었다.

" 여보세요? "

" 리아...쨩? 리아쨩? 리아쨩 괜찮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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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늦은 시간이긴 한데 쓰고 싶어서 썼고 2부작이야

주인공은 알겠지만 세인트 스노우의 리아고

극장판이 없었다면 가정하고 쓰는 평행세계 if 스토리라고 생각해줘.

이 뒷 이야기는 내일이나 모레 사이에 올릴게.



아소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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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Q! 다음 편 기대한다. 2019.05.06 20:3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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