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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번역/창작 [SS] 마리 “민폐킹 다이아” - 종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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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gue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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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본 글 주소
https://gall.dcinside.com/sunshine/2432973
  • 2019-05-06 14:08:20
 

눈을 떴을 때의 세상은 빙글빙글 돌고 있었다.


“윽... 으으...”


이불은 무겁다.
춥고 후끈후끈하다.


“컥, 끄윽, 으...”


‘어라, B씨, 웬 마스크예요?’


‘요즘 연구실에서 독감이 유행이래요. 마리 씨도 조심하세요.’


‘독감? 어디서...’


‘일단 우리 쪽 연구실은 저 빼고 다 걸렸고, 다른 곳도 들어보니 몇 명 걸렸다는 것 같고요.’


‘아이고... 잠깐만, 곧 시험기간이잖아요?’


‘좋은 지적. 저 혼자 독박으로 감독 들어가게 됐어요.’


‘...고생 많으시겠네요.’


‘시험 잘 보세요~’


‘넵, 감사합니다.’


라고서 허투루 넘겼는데, 그게 설마 내가 될 줄은.
설마가 하룻밤에 사람을 잡을 줄이야.


괴상한 알람소리가 들려 휴대폰을 찾는다.
휴대폰에 표시된 오늘은...


[기말고사 마지막
Application of Accounting]


마지막 시험...
그나마 암기로 때울 수 있는 녀석이라 다행이다.
지금 몸은 제대로 된 상태가 아니지만...


후들거리는 다리로 침대를 나선다.
하지만 혼자서 할 수 있는 것은 많지 않았다.


‘집에서 통학?’


‘네. 제가 없어선 안 될 일이 있다고 연락받아서요. 이것저것 준비해야 하는 것도 있고 말이죠.’


‘뭐, 말리지는 않겠는데... 다음 주에 시험기간이란 건 알지?’


‘그건 걱정 안 하셔도 돼요. 집에서 데려다준다고 하니깐.’


‘그렇다면야. 그럼 잘 다녀와.’


‘마리 씨도 몸조심하세요.’


대략 일주일 전, 다이아는 이유가 있어 친가로 향한다고 했다.
시험 끝나고 나서 놀러나 갈까하고 생각했는데.
오늘이 마지막 날인데...




그래도 가만히 있어선 안 된다.


씻고 나갈 준비해야지.
그리고 아직 애매한 거 확실하게 머리에 넣어둬야 하고.


지금이라도 병원에 갈까?
시험이 시작하는 1시 30분까지는 아직 꽤나 남았다.
그럼 좀 괜찮을 것 같은데...


기다려, 약 먹으면 졸리잖아.
시험만 치르고 가자.
딱 이것만 끝내고.


힘이 달리는 팔로 어떻게든 샤워기를 붙들고 머리를 적신다.
어제 밤에 머리를 감은 것은 신의 한수였나 보다.
오늘만은 시험을 핑계로 물을 적셔서 말린 정도로도 충분할 수 있겠다.


수건으로 머리를 말렸다고도 할 수 없는, 그냥 머리를 수건에 비볐다고밖에 할 수 없는 꼴.
드라이어를 잡았지만 지금의 나에겐 너무 무거워 포기했다.


반 학기 분 프린트와 슬슬 닳아가는 노트를 꺼낸다.
앉을 힘도 없기에 엎드려서 외우기로 했다.
한 번도 해본 적 없지만 그래도 몸이 편하니 다행이네.
그래도 허리와 팔꿈치가 아파와 이리저리 뒤척여야만 했다.




해가 슬슬 중천에 가까워진다.


바깥은 춥겠지?
라는 생각에 가장 두꺼운 옷을 겹쳐 입으며 중무장을 한다.
그나저나 이러면 내가 움직일 수가 없는데, 다시 벗을 수도 없고...
망했네, 이건. 그냥 가는 수밖에.
나가는 김에 마스크도 하나 챙겨서 쓴다.


평소엔 20분이면 걸어가는 길이 오늘따라 너무 멀게 느껴진다.


오늘만 콜택시를 타자.
딱 오늘만.


잠긴 목을 억지로 열어 매캐한 소리를 내어 택시를 예약한다.


나조차도 알아들을 수 없지만 알아서 잘 알아들었나 보다.


얼마 지나지 않아 택시가 도착했고 어기적거리는 나를 학교로 이끌었다.


미리 시험장에 가서 잠깐이나마 눈을 붙인다.


그나마도 10분밖에는 되지 않지만... 뻑뻑한 눈을 잠시간 진정시키기에는 적당한 시간이었다.


“시험 곧 시작하겠습니다. 좌석 배치할 거니까 각자 소지품 챙겨서 뒤로 물러나주세요.”


작은 핸드백에 가져온 필통 하나.
그거만 집어서 교실 뒤로 향한다.


“... 오하라 마리, 첫째 줄 두 번째 자리, ...”


어기적거리면서 자리에 털썩.
잠깐 뒤에서 서 있다가 돌아와 앉은 것이 전부인데 벌써부터 지친다.


“저기, 학생? 마스크는?”


아이고, 마스크도 시험시간에는 안 되는 쪽이던가.
기침 가끔 나오니까 빼면 곤란한데.
대답을 할 수가 없어 대충 고갯짓으로만 답한다.


(도리도리)


“지금 아픈 거예요?”


(끄덕)


“알겠어요. 그래도 소리 내시면 퇴실 조치할 거니까 조심해주세요.”


(끄덕)


“다른 분들은 모두 복장 단정히 해 주세요. 모자는 뒤로 돌려쓰거나 벗어주시고요. 전자기기는 모두 전원 꺼주세요. 시험 중 부정행위를 하거나 감독관 지시에 불응할 경우 퇴실 조치될 수 있습니다.”


다행이다. 민폐는 안 끼칠 수 있는 건가.


“지금부터 시험 시작하겠습니다. 문제지, 답안지 뒤로 넘겨주세요. 퇴실 가능한 시각은 2시입니다.”


문답지를 조심스럽게 넘겼다.
그리고 내가 아는 것, 그리고 내가 외웠던 것을 그대로 토해낸다.
모두 써낼 만한 문제들이라 다행이었다.


문제들이 그다지 어렵진 않아 제 시간에 맞춰 답을 모두 써낼 수 있었다.
검토를 마친 후 책상에 샤프를 내려놓고 고개를 들었다.


“2시입니다. 답안을 모두 작성하신 분은 문제지와 답안지 내고 퇴실하셔도 됩니다.”


우르르르르르


.....
뭐, 쉽다고 한다면 쉬운 과목이긴 한데.
절반 이상이 답안지를 내려고 줄을 선 것은 좀 자존심을 깨네.
그래도 저 줄에 낄 상태는 아니라서 좀 빠질 때까지 기다리기로 했다.


손을 내리고 가만히 눈동자만으로 둘러보면 여러 사람들이 보였다.


동기, 선배, 후배, 답안지를 받느라 바쁜 대학원생 분.


말없이 줄을 서서 자신의 차례를 기다리고 있는 모습이 뭐랄까... 쓰게 느껴졌다.


저렇게 많은 사람들 중에서 좀 길게 대화를 나눠본 사람은 없었다.
그냥 묵묵히 내가 할 일들을 했을 뿐이다.


느릿느릿 과거를 되짚고 있을 즈음 줄은 한두 명 정도 남았고 이때구나 싶어서 물건들을 챙긴다.


저 분 앞에 서서 인사를 드리자.
나도, 저 분도 고생이니깐.


“수고했어요.”


(꾸벅)


“네. 조심히 가세요.”


마저 답안지를 정리하는 모습을 뒤로하고 교실 밖으로 나간다.


허리에서 힘이 쭉 빠지고 어지럼증은 관성을 얻어 더 세차게 돌았다.
잠깐 의자에 벽에 기대도 힘든 것은 마찬가지였다.


어렵게 잠들어있던 휴대폰을 깨우니 오늘 교수님과 미팅이 있다는 사실을 기억해냈다.


일 났네...
어쩔 수 없으니 문자라도 해 드려야겠다.


「몸 상태가 너무 안 좋아서 그런데 오늘은 쉬겠습니다. 죄송합니다.」


『무리하지 말고 푹 쉬어요. 미팅은 언제든지 할 수 있는 거니까 신경 쓰지 말고요.』


「감사합니다.」


잘 된 것 같네.


그래... 잘 됐어. 이대로 바로 병원으로 가자.
어디서든지 픽하고 쓰러져버려도 이상하지 않은 몰골.
그렇게 되기 전에 어서...


주변 병원을 찾은 후 독감 검사를 받고 약을 받아 다시 집으로 돌아왔다.


그나마 다이아가 친가로 향한 것이 다행이었다.
혹시나 또 옮으면 안 되니까.
하지만 반대로 혼자는 너무 힘들다.


아침부터 아무것도 먹지 못해 배가 곯았다.
하지만 뭘 먹고 싶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다.
그냥 힘없이 침대로 굴러 떨어졌다.


주사 맞아놨으니, 자고 일어나면 좀 움직일 수 있을까?
저녁으로 먹을 만한 게 있던가?
나는... 언제쯤 내 집으로 돌아갈 수 있을까...







잠깐 다이아 목소리를 들은 것 같다.


저만치, 꽤나 떨어진 곳에서 다이아가 외치는 소리.


‘마리 선배!!!’


마리 선배라니.


내가 다이아에게 선배라니, 역시 꿈은 꿈이구나.


그래도 나에게 달려드는 모습을 보고 있자니 지금이랑 그다지 다를 게 있나 싶다.


내가 이사장이 아닌, 다이아가 학생회장이 아닌, 그냥 평범한 학생.


항상 다이나믹한 생활은 너무 피곤하다.
이젠 평온한 삶을 원한다.


‘가지 말아요!’


그렇지만 꼭 해야 하는 일인걸.
내 일은 나 밖에는 할 수 없는 일인데.


‘제발! 가지 마요, 제발!!’


그럼 먼저 가서 기다리고 있을게.


그 정도면 괜찮잖아?
그 정도라면 다이아도 충분히 쫓아올 수 있을 거니까.


내가 아는 너라면 가능하니까.


그러니까 울지 마.
좌절한 채로 무릎 꿇고 있지도 말고.


“...고마워. 다음엔...




“...마리 씨?”


“으...?”


“저녁 먹을 수 있어요?”


“응... 아마도.”


“죽 한번 끓여봤어요. 브랜드 것보단 별로겠지만, 그래도 약은 먹어야 하니까 좀만 드셔 봐요.”


“어윽, 고마워.”


주사약이 슬슬 돌기 시작했는지 목소리에 힘이 실린다.
물을 머금은 식물처럼 몸이 생기로 젖어든다.


“언제 온 거야? 연락이라도 하지...”


“연락을 안 받아서 한달음에 온 거거든요?”


연락을 안 받은 거라고?


휴대폰을 열어보았다.
오우, 그랬더니 부재중 전화 8건이...


“시험이라 무음으로 그대로 뒀었네. 미안.”


“얼마나 걱정했는지 알아요? ...자 여기요.”


달각



다이아가 해 주는 식사는 정말 오랜만이었다.
평소에는 신경도 안 쓰다가 내가 닦달해서야 잠깐 열심히 하는 정도였는데 말이지.


“그럼... 잘 먹겠습니다.”


“많이 드세요.”



“...”


“...?”


“맛이...”


“맛이...?”


“없어.”


“이런, 역시... 그럼 뭔가 사 올까요?”


“아니, 그게 아니라. 맛이 안 느껴져... 며칠은 지나야겠네.”


“그런 거였어요? 놀래라.”


“그나저나 죽이란 건 알겠는데 노란색 섞여있는 건 뭐야?”


“치킨 튀김옷이요. 아무것도 없는 것보단 나을 것 같아서요.”


“치킨? 사 온 거야?”


“원랜 같이 먹으려고 했지만 말예요.”


그 말을 듣고 나서야 하얀 닭살이 눈에 들어왔다.
가장 마지막에 넣은 것일까, 작지만 단단한 질감이 남아있었다.


“고마워...”


“고맙긴 뭘요. 그거 다 먹고... 엥?”


“고마워... 흡. 고마워...”


“잠깐만, 먹다가 울면 좀... 여기 휴지.”




“약은 먹었어요?”


“응. 좀 많더라. 약만 먹어도 배부르겠어.”


“농담도... 이제 자요.”


“저기...”


“네?”


“내가 잠들 때까지... 기다려줄 수 있어?”


“오오...”


“윽, 아니야 역시 됐어. 잘 자, 다이아.”


“마리 씨가 이러는 건 처음이네요. 그 정도야 당연히 해 드리죠.”


“정말로?”


“그래요. 정말로. 자고 일어나면 방학에 뭘 할지 생각해보죠.”


“방학인가... 기대되네... 흐아암...”


이마를 살살 쓰다듬는 다이아의 손이 마음에 간지럽다.
요즘 들어 자주 간지럽게 만든다.


정말 다이아는...


“다이아는... 민폐킹이라니까.”


“엥, 어째서!”


“...앗. 잘게~”


“이렇게 잘 대해드렸는데도 민폐킹이라니 너무해...!”


“드르렁”


민폐킹 다이아
나는 언제라도 괜찮으니까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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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는 한 화를 더 쓰고 싶었는데 능력이 딸려서 미안하다...!

조정 중 2


모음집

ㅇㅇ 다이마리추 147.46 2019.05.06 14:13:20
Rubesty 잘봣어.. 이거덕에 다이마리가 넘좋아져따 2019.05.06 14:23:02
급붕이 번역인줄;; 잘쓰네 - dc App 2019.05.06 14:2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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