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글이 길고 두서없는 점은 이해해줘
나도 일어나자마자 결심하고 기억 짜내가면서 쓰는거라 말이 앞뒤가 이상할수도 있어
우선 나는 2014년 입럽이야.
한쿠페스 서비스 시작할때 입럽했으니까 그쯤 되겠지.
그리고 그 2년 전에 어머니가 자살하셨어. 돌아가시기 4년 전쯤에는 아버지랑 이혼하셨고.
그때 나는 재수 실패하고 좀 방황하던 시기였는데 그런 일이 터져버렸어.
그때가 아직은 어린 나이라서 맨정신으로 감당할수가 없었나봐.
정신적으로 충격이 꽤 커서 며칠 입원하고 지금도 정신과 상담 받고 있고 약도 먹고 있어.
내가 이런 얘기를 하는 이유는 바로 몇시간 전에 꾼 꿈 때문이야.
나는 그동안 이런 얘기 하는걸 엄청나게 꺼렸거든.
사실 가족 상황이 이렇게 되버린게 자랑할 만한 일도 아니니까
그래서 진짜 가까운 친구나 다른 가족들 외에는 아무도 이런 사실을 몰라
그냥 어디 가면 어머니 잘 계시냐고 물어보고 나도 자연스럽게 그렇다고 대답하고
그런식으로 현실도피하고 그렇게 7년을 버텼는데 잠잘때는 그게 안되더라
꿈만 꾸면 학원 가다가 어머니 사고났다는 전화 받던 순간부터
진짜 떠올리기 괴로운 어머니 모습이랑 그동안 내가 저지른 불효부터 모든 잘못들이 밀려와서
가슴에 돌덩이 얹은 것처럼 괴롭고 가위눌리면서 잤거든
그게 너무 힘드니까 정신과 가서 약 처방받아서 거의 매일밤에 약 먹고 잠들었어.
어쩌다 까먹고 그냥 잠드는 날이면 그대로 가위 직행이고.
그런데 어제는 어떻게 하다보니 피곤해서 약 안먹고 일찍 잠들었었나봐.
역시나 진짜 머리속에 트라우마처럼 박힌 장면들이 바로 재생되더라고.
진짜 다른때처럼 죽을듯이 힘들고 괴로운데 오늘은 뭔가 다르더라
이게 좀 웃긴데 너무 힘드니까 나도 모르게 보쿠히카 노래 흥얼거리고 있더라 ㅋㅋ
그때 가슴에 뭔가 찡하고 와서 이 악물고 머리속으로 내가 그동안 보고 들었던
뮤즈의 순간들, 아쿠아의 순간들을 떠올리려고 엄청 애썼어
멀리는 진짜 많이 울었던 뮤즈 파이널부터 가깝게는 진짜 신나고 즐거웠던 얼마 전 내한공연까지
진심으로 행복하고 의미있었던 순간들을 기억하니까
지금까지 짓눌려만 있었던 트라우마들이 사라지는 수준은 아니었지만 어떻게든 똑바로 마주볼 수는 있더라고
나도 진짜 신기한게 예전에는 이런 꿈 꾸면 잊기에 바쁘고 떠올리지 않으려고 애썼는데
이런 경험을 하고 나니까 아 이제는 이런 소중한 기억들과 같이 있으면 맞서볼 수 있겠구나 생각이 들었어
그래서 이 경험들을 잊지 않으려고 일어나서 바로 컴퓨터 켜고 이 글을 쓰고 있어
진짜 신기한 경험이지 나도 럽라가 내 마음속에서 이렇게 큰 기둥이 될거라고는 생각 못했거든
마침 오늘 쉬는 날인데 내가 다니는 병원은 안쉰다고 해서 준비하고
바로 담당 의사선생님한테 가서 럽밍아웃 하고 오늘 아침에 있었던 일 다 얘기하려고 ㅋㅋ
러브라이브 노래 가사라는게 뭐 희망, 용기, 이런걸 직접적으로 얘기하는게 많잖아
누구는 유치하다 어떻다 할 수 있겠지만 난 오히려 대놓고 얘기해 주니까 더 마음에 와닿고 힘이 되더라.
悲かなしみに閉とざされて
카나시미니 토자사레테
슬픔에 갇혀서
泣なくだけの君きみじゃない
나쿠다케노 키미쟈나이
울고만 있을 네가 아니야
오늘만큼 이 가사가 마음에 와 닿은적이 없는 것 같아
러브라이브 프로젝트 전체랑, 뮤즈, 아쿠아 모두 진심으로 고맙고 정말 사랑하고
난 눈팅만 했지만 투닥거리면서도 같이 럽라를 재밌게 보도록 함께 해준 너희한테도 고맙다고 하고싶어
두서없는 일기글이지만 다 읽었다면 읽어줘서 고맙고
정말로 러브라이브가, 음악이라는게 누군가에게 희망이고 등불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느꼈어
그러니까 씹덕이다 하면서 부끄러워말고 럽라를 좋아하게 됐다는 걸 당당하게 여겨도 될거 같아.
물론 속으로만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