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 목
- 번역/창작 [재업] [다이요우] 기다려줘
- 글쓴이
-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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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ttps://gall.dcinside.com/sunshine/2409112
- 2019-04-28 22:4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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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우는 꼭 사랑받았으면 하는 상냥하고 여린 아이라서
어떤 커플링이든 행복하다면 OK라고 생각해
이번엔 다이요우야
부족한 글 봐주서 감사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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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4월이라고 한다면 분명 봄인 게 분명한데도, 요즘 날씨는 꽤나 더웠다. 특히 점심 근처의 시간대에는 초여름인 건가 싶을 정도로 후덥지근했다. 지구 온난화의 가속화로 인한 걸까. 이럴 때는 무리한 활동을 자제해야 겠지만 그럴 수가 없었다. 체육 선생님에게 기구를 옮겨달라는 부탁을 받았으니까. 평범한 여고생이 들기에 조금 무거울 수도 있지만, 나는 나름 체육 소녀이기 때문에 이 정돈 해낼 수 있었다.
오늘 날씨가 정말 덥다는 건 꽤 체감이 된다. 기구를 옮기는 일은 꽤 여러 번 하고 있었는데 오늘은 땀이 굉장히 많이 난다. 이 정도 날씨는 여름이라고 봐야 한다. 다 옮기고 나면 체육 선생님에게 음료수 사달라고 해야지 라고 다짐하며 겨우겨우 운동장에 있던 기구를 체육관 쪽의 창고로 옮기는 데 성공했다. 이번엔 정말 한계의 한계였네. 이제 돌아가볼까 싶은 와중에 현기증이 느껴졌다. 의식은 점점 흐려져갔다. 누군가에게 도움을 요청해야 하나 싶은데 시야에 보이는 사람은 없었다. 졸음에 쏟아지는 마법에 걸린 것처럼 눈이 감겼고 의식이 끊기기 전에
"왜그러시나요 요우 씨!!"
라는 익숙한 목소리의 다급한 외침이 들렸고, 나는 의식을 잃었다.
눈을 떠보니 어딘가의 침대에 누워있었다. 분명 난 그자리에서 쓰러졌을텐데, 신발과 양말이 벗겨져 있었다. 갈증이 심하게 나서
"목 마르다.."
라고 갈라진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그러실 것 같아 미리 떠놓았습니다. 여기요."
"아.. 고맙습니다..."
나는 누군가가 건네는 물을 받아 마셨다. 시원한 물이 내 몸 안의 갈증을 해소시켜 주었고, 그제서야 살만해졌다. 나는 물을 건네준 사람을 향해 시선을 옮겼다. 다이아였다. 역시, 아까 그 목소리의 주인공은 다이아 였구나. 꽤 믿을만한 사람에게 발견되어져서 정말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어디 안좋다거나 하신 곳은 없나요 요우 씨?"
다이아는 마치 루비를 바라봐줄 때처럼, 나를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상냥하게 봐준다. 루비라면 이런 언니를 무척 좋아하지만, 카난이나 마리의 입장에서는 마냥 좋아하기에는 낯간지러울 수 있겠다고 이해가 되었다. 다이아에게 유독 장난치고 싶어지는 기분이 이런 것이었구나 하는 걸..
"응, 다이아가 바로 발견해준 덕에 괜찮은 걸지도."
하지만 이렇게나 걱정해주는 사람에게는 역시 잘 안심시켜 줘야지. 나도 치카나 리코를 걱정해본 경험이 있으니까. 내 말에 다이아는 안도하면서 내 손을 꼭 잡아준다.
"정말로 걱정했답니다."
드물게 자애로운 미소를 짓는 다이아 때문에 얼굴이 살짝 붉어질 것 같다. 아직 몸의 열이 덜 빠져나간 걸까. 탈수가 해결되지 않은 걸까. 몸이 이상한 것을 느낀다. 하지만 사실은 알고 있다. 눈 앞의 이 사람 때문이란 걸..
오랫동안 지내온 루비나 카난 마리는 몰라도, 나나 다른 애들에겐 역시 다이아는 거리감이 있을지도 모른다. 다이아는 항상 엄하고 고된 역할을 맡아왔으니까. 그래도 사실은 상냥하고 무른 사람이란 건 알고 있었다. 멤버들과 친해지려고 노력하기도 하니까.
그래도 이렇게 막상 돌봐지는 상황이 오니, 새삼스럽더라도 다르게 보이는 것은 부정할 수 없다.
"벌써 3시네. 미안해 다이아, 여태 봐준거야? 수업도 못들었겠네."
"그런 걸로 사과하는 건 뿌뿌 입니다. 학생회장으로서 학생을 돌보는 건 저의 역할이니까요."
아무리 낯간지러운 말이라도 전해야 하는 건 확실히 전하는 이렇게 상냥한 사람과 왜 진작 친해지지 못했을까. 후회가 밀려온다. 나는 물을 더 가져오겠다는 다이아의 뒷모습을 멍하니 바라봤다. 양호실 안은 꽤 시원한 편이었는데도 등이 완전 젖어있다. 그렇게나 나를 걱정해줬던 걸까. 별로 교류가 없었던 나라도 소중하다고 생각해준 걸까.
나도.. 좀 더 솔직해지지 않으면 안되겠네.
시원한 물을 새로 가져온 다이아는 물 한 잔을 떠서 내 옆에 두고는 설교를 늫어놓기 시작했다.
"요우 씨도 조심했었어야 한다구요? 이런 날씨에 체육 기구를 혼자 옮기려 한다니, 다음에도 이런 경우가 생기면 꼭 저에게 말해주세요. 제가 조취를 취할테니."
하지만 그 설교의 끝엔 언제나 기분 좋은 배려로 끝나버린다. 나는 네~ 하고 씩씩하게 대답하고는
"물 이외에도 또 필요한 게 있으신가요? 아이스크림 같은 거라도 원하시면 제가 사드리겠습니다."
돌보기 모드에 돌입한 다이아에게 어리광을 부려보기로 한다.
"그러면 무릎베개 해줘."
"네에??"
"무릎베개 해주면 금방 나을지도."
아이스크림 사달라고 하면 아이스크림 가게를 차려줄 것 같은 다이아의 기세는 무릎 베개라는 부탁에 아주 쉽게 꺾여버린다. 얼굴을 붉히고 난감해하는 반응이 재밌었지만 역시 곤란하게 하고 싶지 않아 농담이라고 하려 했는데
"좋습니다. 생각해보니 못해줄 것도 아니네요."
다이아는 신발을 벗고 침대위로 올라왔다. 그리고 아주 바른 자세로 정좌를 하고서는 자신의 허벅지를 톡톡 두드린다. 나는 홀린듯이 다이아의 허벅지로 빨려들어간다. 혹시나 닳아버리기라도 할까봐 조심조심 그녀의 허벅지에 머리를 맡긴다.
"와앗..."
나는 이상한 소리를 낼 수 밖에 없었다. 감탄할 수 밖에 없는 부드러움이 느껴졌으니까. 이런 무릎베개라면 매일 같이 베고 싶다. 다이아를 복제할 수 있다면 무릎베개 용으로도 하나 만들어 두고 싶을 정도다.
"다이아 허벅지 부드러워.."
무의식으로 다이아의 피부에 뺨을 살짝 부빈다.
"뭐..뭐하시는 건가요 파렴치한!.."
"에에.. 무릎베개라면 이정도까진 서비스라고? 다이아"
조금은 말도 안되는 억지를 부려본다. 그러면 다이아는 태클을 걸어줄 것 같았지만 내가 쓰러졌던 사람이라는 걸 인지해서인지는 몰라도 오히려 내 머리를 쓰다듬어준다. 나는 그게 좋아서 표정이 풀어져버린다.
"호색한 요우씨네요.."
아주 작게 그렇게 중얼거리면서도 얼굴은 즐거워 보인다. 이런 어리광을 부릴 수 있다면 호색한이라도 상관 없다. 그 뒤로는 굳이 서로 말을 걸지 않았다. 쓰러졌었던 나도, 여태 걱정해주고 돌봐주던 다이아도 조금 지쳤던 걸까. 왠지 다이아에게도 무리 시키는 거 같아 일어나려고 했지만 그러지 못하도록 다이아가 어깨를 살짝 짓누르고 있다. 더 어리광 부려도 정말 괜찮은 걸까.
"요우 씨에게 꼭 해주고 싶은 말이 있었습니다."
"ㄴ..넵!"
-원본HRM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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