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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번역/창작 [SS] 노란색 물고기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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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직사관하나마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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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gall.dcinside.com/sunshine/2407523
  • 2019-04-28 14:50:17
							



“그러면 타천사의 이름을 걸고 다시 요하네와 타천하자…”


후다닥...!


포즈와 함께 의기양양한 요시코의 마무리 멘트가 끝나고 카메라 앵글을 피해 방송종료 버튼을 누른 요시코는 이마에 흐르는 땀을 훔치며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스쿨아이돌 활동으로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지만 인터넷 방송 역시 요시코에겐 빼먹을 수 없는 중요한 일과 중 하나다.


“훗훗훗! 오늘도 타천사 요하네의 매력에 빠진 리틀데몬들이 많군…!”


방송에 집중하느냐 확인하지 못했던 채팅로그를 보며 흐뭇해 하는 요시코는 문득 시계가 12시를 가르키고 있음을 깨달았다. 오늘은 제법 시청자 수도 많았기도 하고 팬서비스 차원에서 블로그에 글이라도 남길까 했지만…


“내일 부활동도 있고 하니… 잘까나.”


늦잠을 자다가 지각이라도 하게 되면 안된다. 타천사로서의 일과도 중요하지만 학생으로서의 일상도 중요한 요시코는 의상을 벗고 주섬주섬 잠옷으로 갈아입었다. 양치도 미리 했고 내일 학교 갈 준비도 맞추었다.


자기전 머리카락을 정돈하고 아끼는 상어 침낭 속으로 꼬물대며 들어간 요시코는 눈을 깜빡이며 천장을 바라봤다. 그리고 시계가 12시를 가리킬 무렵 거짓말처럼 어느새 잠이 들고 말았다.



“요시코쨩… 미안해유… 마루는…”


꿈이다.


눈 앞의 하나마루가 중얼대는 말을 들으며 요시코는 직감적으로 자신이 꿈을 꾸고 있음을 느꼈다. 가지런하게 정돈된 갈색 머리카락이 노을 빛을 받아 반짝였고 노란색 눈동자는 왠지 모르게 붉은색으로 일렁이는 것만 같았다. 언제나 보던 하나마루의 모습이다.


당장이라도 눈물을 쏟아낼것만 같은 얼굴을 제외하면 말이다.     


“...”


무슨 말을 해야할 것 같은데 입이 떨어지지 않는다. 꿈이라서 그럴테지만 자꾸만 조바심이 났다. 일렁이는 노을 빛에 하나마루의 모습이 자꾸만 흐려지는 느낌이었다. 그녀가 좋아하는 노란색 빛 속에서 요시코는 손을 뻗어 그녀를 움켜쥐려고 했지만 마음처럼 팔이 움직여 주지 않는다.


“...안녕. ‘요하네’쨩”


짦막한 작별인사와 함께 하나마루의 입이 달싹였다.   


언제나처럼 자신을 부르는 ‘요시코쨩’이 아닌 ‘요하네쨩’이라는 하나마루의 말에 요시코는 조바심을 넘어 다급한 마음에 심장이 요동쳤다. 이대로 가면 하나마루가 어디론가 가버릴 것만 같았다.


싫다. 이런식으로 하나마루와 작별하고 싶지않다. 좀더 오래.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고 하고 싶은 일들이 있다.


학교도, 러브라이브도.


아직 좀 더…



쿵!


“으갹!!”


침대에서 굴러 떨어진 요시코는 비명을 지르며 허우적댔다. 눈을 반쯤 뜬채로 몸을 일으켜 주변을 두리번 대는 요시코는 잠이 아직 덜 깼는지 멍하니 창문 밖을 쳐다봤다.


“즈라마루…?”


있을리 없는 하나마루를 찾는 요시코. 너무 생생한 꿈이었다. 어두운 방안에서 왠지 하나마루의 목소리가 들리는 것만 같았다. 창밖에서 비춰오는 달빛이 요시코를 비추었고 자신의 그림자를 멍하니 쳐다보는 요시코는 문득 얼굴을 붉히며 몸을 일으켰다.


“이건…혹시 예지…”


요시코는 입을 다물었다. 농담이라도 방금전 꿈이 예지몽이라고 믿고 싶지 않다. 하나마루가 사라져 버리는 꿈이라니 악몽도 이런 악몽이 없다며 머리를 휘휘 젓는 요시코는 한숨을 내쉬며 시계를 쳐다봤다.


04:43


일어나기에도, 다시 잠들기에도 조금 애매한 시간이다.

다시 잠들었다간 늦잠이라도 자는게 아닐까 걱정도 됬지만 무엇보다 방금 전 꿈 때문인가 잠이 오질 않았다. 기분 나쁠 정도로 생생하고 슬펐다.


“...산책이라도 할까.”


평소라면 이 시간대에 일어나면 곧장 침낭속으로 파고 들었겠지만 그럴 기분이 아니었다. 블로그도, 인터넷도 왠지 내키지가 않았다. 적당히 겉옷을 걸치고 집을 나선 요시코는 집 앞에 있는 강가로 걸음을 옮겼다.


새벽공기가 제법 쌀쌀하긴 했지만 덕분에 안좋은 생각은 바람에 쓸려나가는 기분이었다. 달빛이 반사되는 강가를 바라보며 요시코는 차분히 꿈을 떠올렸다.


하나마루가 사라진다?


말도 안되는 이야기다. 애초에 절에서 할머니와 살고 있는 하나마루가 어디론가 이사할 가능성은 없다. 고등학교를 졸업하더라도 하나마루 만큼은 누마즈에서 벗어날 가능성이 제일 없는 아이다. 확실한 건 아니지만… 아무튼 그렇다.   


이래저래 요즘 바빴던 탓에 악몽을 꾸었다 여기며 요시코는 다시 집으로 걸음을 옮겼다.


“어라…?”


그녀의 눈에 익숙한 그림자가 보였다.


작은 키에 살짝 웅크린듯한, 어딘가 안절부절 못하는 하나마루가 아파트 입구에서 어슬렁대고 있었다. 잠이 덜깼나? 아니, 아무리 그래도 지금 꿈을 꾸고 있는 것 같진 않았다. 그렇다면 지금 왜 자신의 집 앞에 하나마루가 있다는 건가.


무슨 급한 용무라도 있는 것일까. 요시코는 하나마루에게 말을 걸려 발걸음을 옮기려 했지만 쉽게 발이 떨어지지 않았다. 미묘한 거리에서 하나마루를 지켜보는 요시코.


그런 요시코를 미처 발견하지 못한 것일까. 하나마루는 요시코가 사는 아파트 입구를 오락가락 하다가 무언가에 낙심한듯 어깨를 떨어트리며 걸음을 돌렸다.

   

“즈라마루...”


조용히 어디론가 향하는 하나마루를 쳐다보던 요시코는 무언가에 이끌리듯 그녀의 뒤를 쫒기 시작했다. 무슨 이유로 이 시간에 자신의 집 앞까지 찾아온 것일까. 하고 싶은 말이라도 있던 걸까.


아니 아무래도 좋았다. 지금은 그냥 하나마루와 이야기가 하고 싶다. 그녀가 이곳에 있음을 느끼고 싶다. 초조한 마음에 달빛 아래 흔들리는 하나마루의 그림자가 건물의 그림자 속으로 사라질때면 요시코의 발걸음이 바쁘게 움직였고, 제법 오랜 시간을 누마즈를 무대삼은 숨바꼭질이 이어지고 있었다.


그리고 한참을 걷고 나서야 술래의 걸음이 천천히 느려지기 시작했다.


“여긴…”


혼쿄지(본광사) 옆 샛길을 지나 공원의 나무 사이로 모래사장에 서있는 하나마루가 보였다. 서둘러 향한 곳이 바닷가라니, 의구심이 들었지만 이제와서 딱히 중요한 것은 아니기에 요시코는 지금이야 말로 하나마루에게 말을 걸기위해 입을 열어 숨을 들이마셨다.


그때.


참방…! 참방…!


하나마루는 망설임없이 바다로 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잔잔한 파도가 그녀의 다리를 적시고 조금씩, 하지만 확실히 바다속으로 향하는 하나마루를 보며 요시코는 너무 놀란 나머지 얼굴이 새하얗게 질렸다.


“즈, 즈라마루….!!”


...퐁!


요시코가 입을 열었을땐 하나마루의 모습은 바다 속으로 사라져버린 뒤였다. 허둥대며 공원의 나무 사이로 뛰쳐나간 요시코는 어느새 사라진 하나마루의 모습을 찾아 주변을 두리번 거렸다.


그리고 문득 요시코에 머리에 몽유병이라는 단어가 스쳐지나갔다. 혹시 하나마루가 몽유병을 앓고 있다면? 그래서 지금 자기도 모르게 여기까지 왔고 바다로 들어갔다면?


요시코는 다급히 핸드폰을 찾아 주머니를 뒤졌다. 하지만 잠옷차림에 겉옷만 대충 걸치고 나오는 바람에 핸드폰을 챙겨나오지 않았다는 사실이 곧 떠올랐다.


“즈라마루…? 즈라마루!!! 어디야!! 대답해 봐!!”


바다를 아무리 둘러봐도 하나마루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설마 이대로 바다에 빠져서 나오지 못하는 걸까? 고래고래 하나마루를 부르는 요시코는 대답이 돌아오지 않자 조금씩 바다 쪽으로 걸음을 옮겼다.


걸음은 점점 더 빨라졌고 하나마루의 모습은 보이지 않자 요시코의 이성은 차가운 바닷물 때문인가 마비되는 것 같았다.


“어…?! 어라?”


...첨벙!!


요시코의 몸이 크게 기울었다. 가파르게 깎여져 수심이 깊어진 바다를 눈치채지 못한 것이다. 균형을 잃고 허우적대다 결국 바다 속에 빠져버린 요시코는 생각 이상으로 어둡고 차가운 바다에 당황했다.


살을 베는 듯한 냉기와 코와 입으로 들어오는 물은 그녀의 이성적인 판단을 방해했고 그리 깊지 않은 수심임에도 요시코는 마치 누군가가 바다속에서 발을 잡아 당기듯이 가라 앉기 시작했다.


칠흑같이 어두운 바다 속.   

정신이 흐릿해져갔다.


‘하나마루는...?’

     

그와중에 하나마루의 모습을 찾아 눈을 돌리던 요시코는 바닷속 저멀리 무언가가 반짝이고 있음을 발견했다.


‘...요시코쨩! ...요시코쨩!’


달빛이 아스라히 내려오는 수면 아래로 반짝이는 노란색 물고기.


물고기…? 잘 모르겠다.


귓가에 하나마루의 목소리가 들리는 것 같았지만 이젠 아무래도 좋았다. 저멀리에서 다가온 노란색 물고기가 자신의 주변을 맴도는 것만 같았다. 몸이 둥실 떠오르는 기분이 들었다. 왠지 모를 따스한 느낌에 요시코는 마치 잠이 들듯이 눈을 감았다.


그리고…


...


따르르르르릉!!!!


“...으갹!!!”


귓가에 울리는 자명종 소리에 놀란 요시코는 침대에서 굴러 떨어졌다. 눈을 반쯤 뜬채로 몸을 일으켜 주변을 두리번 대는 요시코는 잠이 아직 덜 깼는지 멍하니 창문 밖을 쳐다봤다. 따사로운 햇살이 창밖에서 내리쬐고 있었고 문 밖에서는 아침식사를 준비하는 소리가 들렸다.


“즈라마루…? 즈라마루! 즈라...”


“요시코!! 너 설마 아직도 자고 있는 건 아니지?!”


정신을 못차리고 하나마루를 찾는 요시코는 문밖에서 자신을 부르는 어머니의 목소리에 조금씩 이성을 찾기 시작했다.


꿈이다.


꿈속에서 꿈을 꾸다니…


“하… 하…”


요시코는 고개를 툭 떨구며 허탈한 웃음을 터트렸다.  하긴, 꿈이 아니고서야 이런 말도 안되는 일이 있을리가 없다. 하나마루가 바다속으로 사라지고 자신도 바다에 빠지다니… 황당하기도 하고 어이가 없어 한동안 멍하니 고개를 들지 못하는 요시코는 엉금엉금 기어 가다 몸을 일으켰다.


그래.


나름 재미있는 꿈이었다고 생각하자. 오늘은 블로그에 글을 남길 거리가 많다. 학교에 가면 하나마루와 루비에게 꿈 이야기를 늘어놓자. 그래! 기왕이면 동료 모두에게 이야기 해야겠다! 다들 재미있는 꿈이라면서 웃을 것이다.


하나마루도 그럴리가 없지 않냐며 자신을 놀릴 테고…


찰싹!


“...?”


미묘한 감촉에 요시코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바닥이 젖어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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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깐 짬을 내서 써봤습니다.


이번 요시마루 커플링 투표결과랑 제가 알고 있는 몇가지 네타거리를 바탕으로 

짦막한 단편소설? 비슷한 걸 써보려 했는데 

역시 너무 조잡스러운 팬픽이네요ㅎㅎㅎ 


아무튼 요시마루 응원합니다! 


케미컬 핫산추 2019.04.28 14:5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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