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한은 꿈도 못꾸는 유동인데, 어제 공연 끝나고 갤에 올라오는 글만 봐도 눈물나더라.
그 눈물이 내한 프로젝트 대성공으로 인한 감동의 눈물인지, 그 현장에 가지도 못해 분해서 나오는 눈물인지는 모르겠지만,
밤에 방에서 훌쩍거리다 자니까 오늘 아침에 할머니가 꼬깃꼬깃한 봉투에 2만원을 담아주시더라.
하고 싶은거에 쓰라고.
오늘이라도 가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지만 뷰잉이라도 가려면 4만원 있어야 하는데, 생활비에서 2만원을 빼면 또 이틀은 굶어야하니까..
거기다가 할머니가 그 2만원을 어떻게 벌었는지 알기 때문에 쓸 용기가 안나더라.
할머니가 평생 남의 땅 빌려 농사지으셔서 꽃이나 작은 나무같은거 정말 예쁘게 잘 기르셔.
그 꽃 기르는 걸 노후의 취미로 삼고 지내셨는데
내년에 재개발때문에 그 꽃들을 지금 다 팔고계시는거야 헐값에.
이사가면 아파트로 갈 테니 꽃을 못기르신다고..
근데 우리는 입주권 받아 재개발 취득세내기도 힘든 사정이라 내년에 이사를 갈 수 있을지 길로 내쫓길지도 모르겠어.
어제도 하루종일 도로 한복판에서 매연마시면서 팔고 온 화분 한 개 값을 나한테 주신거야.
도저히 눈물이 나서 이 돈을 쓸 수가 없겠더라.
그러니까, 제발 아쿠아, 내년에 한 번더 와줘라. 집사는거 준비하면서 10만원 정도는 모을 수 있을거 같아.
지금까지 모아뒀던 건 올해 등록금 내느라 다 써버려서 없지만, 2학기 휴학해서 한학기동안 벌면 충분할거야.
한국 팬들도 최고잖아, 그니까 한 번 더 꼭 와줘...
그리고 물붕이들아, 나같이 가고싶어도 못 가는 사람들도 있다는거 알고
오늘 아쿠아 역사 상 최고의 라이브를 만들어줘.
그러면 비록 그 회장에 가지는 못하더라도 마음만은 이어져 있으니까 나도 기쁠거야.
다들 들뜬 분위기에 가라앉혀서 미안하다.
활짝 핀 꽃처럼 아쿠아가 웃을 수 있게 만들어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