엊그제, 어느 러브라이버와 불고기를 먹었다. 라이브 직후 처음 만난 오타쿠끼리. 얘기 주제는 물론 라이브에 대한 것. 아쿠아의 아시아 투어.
"뭐 티켓 당첨되면 직관 가겠지만 딱히 뷰잉으로 봐도 상관없어" 라는 느낌의 나와는 다르게, 그 사람은 이른바 전 공연 컴플리트자로써,
이번 아시아 투어도 참가했었다.
그는 '거만했다'라고 말했다. 그걸 들은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회상. 나는 매번 뷰잉으로 바왔다. 상해공연. 필름 콘서트라고 하는 새로운 도전은, 최초의 해외 투어에 딱 맞았다. 정성스럽게, 깔끔한
방법이였다. 해야 하는 것을 깔끔히 해내는 러브라이브다운 진지함을 느꼈다.
대만 공연. 당연하지만 두번째가 되면 적응된다. 애니메의 연출이라던가, 오랜만에 나오는 악곡이라던가, 세세한 안무라던가 그런부분을
체크했다. 역시 러브라이브란 좋구나.
마쿠하리 공연. 슬슬 지겨워지기 시작했다. 지루하다고 생각했다. 딱히 얘기할 거리도 없다.
아니, 알고있다. 물론 이건 자기책임이다. 컴플리트 노리는 사람들을 위해 아시아투어를 하는 것도 아니다. 나는 투어 세트리가 같다고 불만을 표하는 컴플리트 노리는 사람들이 싫어서, 평소에도 트위터에도 이러한 글귀들으 남겼다. 공식탓으로 돌릴 생각은 없다. 하지만, 개인적으론 역시, '즐거움'이 느껴지지 않게 되었다. 개인적 감상. 일 뿐이지만, 어쩔 수 없었지 않았는가.
상해의 시점에서 거의 확신을 했었다. 이건 마지막까지 거의 같은 세트리스트로 가겠지. 라고 그게 맞는거니까.
그러니까 딱히 매번 뷰잉을 갈 필요는 없었지만, 어째서인지 그러지 않았다. 의무감이라도 있어서 그랬던 걸까?
하지만, 결론먼저 말하자면, 그 후 현지 참가한 서울 공연은 정말로 즐거웠다.
라고 내 말을 여기서 끊는다면,누군가는 '뷰잉이랑 현지는 다르니깐 말이지' 라고 말할테지. 하지만, 테이블의 맞은편의 그도 비슷한 말을 했다. 처음은 재밌었다. 하지만 보고 또 보고 하는 도중에 역시 질리게 되었다. 마쿠하리 공연도 티켓을 샀으니까 어쩔 수 없이 갔다. 라는 느낌이 들었다. 컴플리트 노리는 사람의 숙명이란 것이다.
그런 그도 서울 공연이 제일 즐거웠다고 얘기한다. 8번이나 같은 것을 보았는데도, 마지막이 제일 재밌었다고.
어찌됐건 해외 투어를 전부 컴플리트한 그였다. 그의 주변에도 컴플리트한 사람이 많아보였는데, 그들도 대체적으로 같은 감상이였다고
그는 알려주었다.
서울 공연은 재밌었다. 트위터 같은데서도 누구나 그렇게 말했다. 물론 세컨드 투어도 서드 투어도 투어 파이널은 고평가 받았지만,
그건 내용이 바뀌었으니까이기 때문이다. 이번 서울공연은 그렇지도 않았다. 다른 내용따윈 없이, 똑같았다.
그 이유는 무엇일가. 팬들의 기획 덕이다. 라고 할 숟수도 있겠지만, 그거랑은 조금 다르다. 블레이드 기획이라던가, 앙코르 떼창이라던가,
전부 후반부에 일어났던 일이었고, 실질직으로 체감했던 건 겨우 수분에 불과했다. 확실히 인상적이였지만, 그것만으로 '라이브가 즐거웠다.'
랑은 이어지지 않는다.
그래도, 내용이 똑같은 상황에서는, 차이는 역시 관객에게 있다. 서울공연의 관객은 열광적이었다. 그건 '기획'의 때만 그랬던 것이 아니였다.
블레이드로, 콜로, 박수로,합창으로,침묵으로. 라이브의 한 곡 한곡을 전력으로 즐겼다. 물론, 그런건 모든 공연에서 그렇지만,
차원이 달랐다.나는 서드 첫 날의 Awaken the power의 분위기가 떠올랐다. 그런 분위기가 라이브 중 줄곧 이어졌었다.
'즐거워 보이네'라고 느꼈다. 도무지 즐거워서 어쩔 수 없어보이네. 정말 아쿠아를 좋아하는 구나. 그리고, 회장의 열기에 몸을 맡기고 나면,
'즐거워 보이네'가 점점 '즐겁다'로 바뀌어갔다.
스테이지를 본다. 몇번이라도 봐 온 퍼포먼스다. 그런데,지금까지와는 다르다. 퍼포먼스로써의 웃음이 아닌, 마음으로부터의 우러나오는
웃음을 띄우는 캐스트가 있었다. 표정이 얼굴에 나타난다. 라고 하기보단, 그냥 몸 전체에서 나타나고 있었던 캐스트도 있었다.
취향이라 집중해서 보는 특정 안무가 있는데, 지금까지와의 공연에 비해 동작이 꽤 커져있었다. 기분탓으로 치부할 레벨이 아니었다.
흥을 타고 있었다.
제대로 전해졌다. 지금만을 위한 성원이다. 이정도 되면 성우들도 즐길 수 밖에 없겠지. 이 생각을 하면 또 즐거워진다. 나는 더욱 더 목소리를
올렸다. 퍼포먼스를 눈에 저장하면서 즐긴다. 다음 곡은 뭘가? 기대되는 걸. 즐겁다. 지루함 따위 한 순간도 생각나지 않았다.
그런 라이브였다. 라이브란 걸 이런식으로 즐기지 못하게 된 건 언제부터 였을까?
이런 상황이였기 때문에, 그는 '거만했다'라고 말한다. 저랬기 때문에, 그걸 들은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아쿠아의 이야기가 어떤 것이었던가, 그녀들이 지금까지 무엇을 노래해왔는가. 알고있었지만, 분명 이해하지 못했던 거다.
아쿠아의 라이브가 재미가없었던게 아니라, 우리가 재미없어졌던 거였군요. 라고 그는 말한다.
초심으로 돌아가기 위해 해외의 퍼스트 라이브로, 우리들은 잊어버렸었던 초심을 뼈저리게 느꼈다.
아쿠아와 세인트스노우를 본 와타나베 츠키와 세이신 고등학교 학생들은 이런 기분이였겠지.
물론, 다른 공연들도 즐거웠던 사람은 있을 것이다. 하지만 우리들은 그것이 보이지않았다. 그래서 부끄럽다고 느껴졌다. 우리들은
지금까지 무엇을 했던 것인가? 이런 느낌을 받은 현지 참가자는, 결코 적지 않을 것이다.
해외 쪽은 이벤트에 참가할 기회가 적으니까 달아올랐던 건인가? 귀중한 자기 지역에서의 공연이니까 달아올랐던 것인가?
다르다. 그런 이유도 없는건 아니지만, 그것뿐인게 아니다. 투어 컴플리트자도 서울공인이 즐거웠다고, 참가해서 정말로 다행이라고
말하고 있다.
일본에선 자연발생의 기적이 있으니까 괜찮다? 나라의 특성? 다르다. 서울공연은 '마음이여 하나가 되어라'에서 많은 관객들이
항상 드는 사쿠라핑크 뿐만아니라, 쿠로사와 다이야와 코미야아리사의 색인 레드도 같이 흔들었다. 다이야의 솔로파트에는, 관객 모두가
하나가 되어 노래했다. 넘버텐의 '7'은 모두 전력으로 외쳤다. 2일차, 주최측도 관객들은 믿고, 7의 음원을 제거했다. 그것들은 배부된
기획 팜플렛 어디에도 실어져 있지 않았다. 이게 바로 모두 좋아하는 '자연발생'이 아닌가?
그렇다고 해서 지금부터 무슨 기획을 세워서 5th에서 성공시키면 똑같은 즐거움을 얻을 수 있을건이가? 다르다. 그게 아니다.
팬 기획은 결과에 지나지않는다. 기획이 있었으니까 즐거웠다. 이게 아니라, 즐기고 있었으니까, 즐거웠으니까 성공했다. 라고 생각한다.
그 때는, 지금이라면 어떤거라도 참가하고 싶다. 이런 기분이였다. 모두 전력을 다했다.
'빛난다는 것은, 즐기는 것.'
투어 종료 후, 타카츠키 카나코는 타카미 치카의 이 대사를 인용했다.
이 말이야말로 정답이라고 생각한다. 캐스트들도 관객들도 빛났다. 거만한 우리들 마음속을 비추는 것은 펜라이트의 빛이 아닌, 지금을 전력으로
즐기는 사람들의 반짝임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