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문 : http://fall-nocturne.hatenablog.com/entry/2019/04/27/190950
버스타고 가면서 한 거라 퀄은 자신 없다.
이거 하느라 두 정류장 지나친건 안 자랑.
다 처리하고 나서 뽕차서 한 병 깠다. ㅋㅋㅋ
틀린 건 말해주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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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저께 아는 러브라이버와 야키니쿠를 먹었다. 라이브 직후에 만난 오타쿠끼리 이야깃거리는 물론 라이브 이야기다. Aqours의 아시아 투어.
「뭐 티켓이 당첨되면 현지에 가겠지만 그냥 라이브뷰잉으로 봐도 되지」라고 생각하는 나와 달리, 그 사람은 흔히 이야기하는 전통세(전부 다 보는 타입)라, 이번 아시아 투어도 전 공연에 참가했다.
그는 “오만했다”고 이야기한다. 그 말을 듣는 나는 끄덕인다.
회상해본다. 나는 라이브뷰잉을 매회 보고 있었다. 상하이 공연. 필름 콘서트라는 새로운 시조는 첫 해외 투어에 안상맞춤이었다. 정확하고 분명한 방식이다. 할 것을 제대로 한다는 러브라이브 다운 진지함을 느꼈다.
타이베이 공연. 역시나 2회차쯤 되면 익숙해진다. 애니메이션 연출이나, 간만에 듣는 곡이나, 세세한 안무를 보고 있었다. 역시 러브라이브는 좋구나.
마쿠하리 공연. 슬슬 질린다. 지루하다고 생각했다. 딱히 이야기할 것도 없다.
아니, 나도 안다. 물론 그것은 내 책임이다. ‘전통세’를 위해 투어를 하는 건 아니다. 나는 투어의 셋리스트에 불평하는 전통세가 싫어서, 평소에도 트위터에서 그런 이야기를 하고 있다. 공식을 탓할 마음도 없다.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역시나 즐거움을 느끼지 못하게 된다. 개인적인 느낌이다. 그 뿐이다. 어쩔수 없잖은가.
상하이 시점에서 거의 확인하고 있었다. 이번에는 마지막까지 같은 셋리스트로 갈 것이라고. 그게 올바르니까. 그래서 매번 라이브뷰잉에 갈 필요는 특별히 없었지만, 어쩐지 그러지 않았다. 의무감도 있었지만.
그러나 결론부터 말하자면 그 후 현지에서 참가한 서울 공연은 너무나 즐거웠다.
나만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다면, 누군가 “라이브뷰잉과 직관은 다르잖아”라는 소리를 하겠지. 그러나 테이블 맞은 편의 그도 비슷한 말을 했다.
처음에는 즐거웠다. 그러나 보고있자니 아무래도 지겨웠다. 마쿠하리 따위, 티켓을 샀으니 어쩔 수 없이 보러 간다는 느낌이었다. 이게 전통세의 숙명이다.
그런 그도 서울 공연이 가장 즐거웠다고 이야기한다. 여덟 번이나 같은 걸 봤으면서, 마지막이 제일 즐거웠다고. 무엇보다 해외 투어를 전부 쫓아다니는 사람이다. 그 사람의 주위에도 전통세가 많은 모양이지만, 그들도 대부분 같은 느낌이었다고 알려줬다.
서울 공연은 즐거웠다. 트위터에서도 다들 그렇게 이야기했다. 물론 2nd/3rd 투어도 마지막날은 높은 평가를 받지만, 그건 내용이 바뀌었기 때문이다. 이번 서울 공연은 그렇지 않다. 내용은 거의 안 바뀌었다.
즐거웠던 이유는 무엇일까. 팬들의 기획 때문이라는 말도 있겠지만, 그건 좀 다르다. 블레이드 기획이나, 앙코르 합창이나, 전부 후반에 벌어진 일이고 실제로 체험한 것은 기껏해야 몇 분 정도다. 분명 인상적이었지만, 그것만 가지고 ‘라이브가 즐거웠다’는 말은 안 나온다.
하지만 내용이 같은 이상, 역시 손님들이 다르다. 서울 공연의 관객들은 열광적이며, 그것은 ‘기획’ 때 뿐만이 아니었다. 블레이드로, 콜로. 박수로, 합창으로, 침묵으로. 라이브 한 곡, 한 곡을 전력으로 즐기고 있었다. 물론 그런 사람은 어떤 공연에나 있겠지만 차원이 다르다. 나는 3rd 첫 날의 ‘Awaken the power'의 광경을 떠올렸다. 그런 분위기가 라이브 도중 계속되고 있었다.
‘즐거워보이네’ 라고 생각했다. 다들 즐거워 어쩔 줄 모르는구나. 정말로 Aqours를 좋아하는구나. 그리고, 회장의 열기에 몸을 맡기자 ‘줄거워보이네’는 서서히 ‘즐겁다’로 바뀌어간다.
무대를 본다. 몇 본이고 본 공연이다. 그런데도 지금까지와는 다르다. 공연을 위한 웃음이 아니라, 꾸밈없는 미소를 띤 출연자들이 있다. 표정이 얼굴에 드러난달까, 이미 온 몸에 드러나는 출연자도 있다. 너무나 좋아한 나머지 매번 집중해서 보는 안무가 있는데, 지금까지 공연과 달리 동작이 꽤나 커졌다. 기분 탓이라거나 그런 수준이 아니다. 다들 신났다.
잘 전해졌다. 이렇게 어마어마한 응원이다. 그야 그녀들도 즐겁지 않겠는가. 그것이 한층 신나게 느껴진다. 나는 더욱 더 목소리를 높인다. 공연도 눈여겨 보며 즐긴다. 다음 곡은 뭘까? 기대되는데. 즐겁다. 지루하다는 생각은 한 순간도 들지 않았다. 그런 라이브였다. 라이브를 이렇게 즐긴 게 언제만이더라?
그렇기 때문에, 그는 “오만했다”고 말한다. 그러하므로, 그 말을 들은 나도 끄덕인다.
Aqours의 이야기는 무슨 이야기였는지, 그녀들이 지금까지 무엇을 노래했던가. 알고야 있었지만,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던 덧이다. “Aqours의 라이브가 시시해진게 아니라, 우리들이 흥미를 잃은 거야”라고 그는 이야기한다.
초심으로 돌아간 듯한 해외의 첫 라이브에서, 우리들은 잊고 있었던 초심과 맞닥뜨렸다. Aqours와 Saint Snow를 본 와타나베 츠키와 세이신 고등학교의 학생들도 이런 기분이었겠지.
물론 다른 공연을 즐겼던 사람도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우리들은 그런 사람을 보지 못했다. 그래서 부끄럽다고 생각했다. 우리들은 지금까지 뭘 한거지? 그렇게 생각한 현지 참가자는 분명 적지 않으리라.
해외 팬들은 이벤트에 참가할 기회가 적으니까 달아올랐던 걸까? 귀중한 현지 공연이니까 떠들썩했다? 아니다. 그런 이유도 없지야 않겠지만, 그게 전부가 아니다. 전통세까지 서울 공연이 즐거웠다고, 참가하길 정말 잘했다고 하는 것이다.
앞으로 무언가의 기획을 준비해서 5th에서 성공시키면 똑같은 즐거움을 얻을 수 있을까? 아니다. 그렇지 않다. 팬들의 기획은 결과일 뿐이다. 기획이 있어서 재미있었던게 아니라, 즐겼기 때문에, 즐겼으므로 성공했다고 생각한다. 그때는, 지금 같아서는 뭐라도 참가하고 싶다는 마음이었다.
‘빛나는 것은, 즐기는 것’
투어가 끝나고, 타카츠키 카나코는 타카미 치카의 그 대사를 인용했었다.
그것이야말로 정답이라고 생각한다. 출연자도, 관객도, 줄기고 있었다. 오만한 우리들의 마음을 비춘 건 펜라이트의 빛이 아니라, 지금을 전력으로 즐기는 사람들의 광채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