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무 중에 쓰는 거라 사진 없는거 양해바람.
귀찮은 사람은 밑에 3줄 요약 봐라.
일단 필자는 말그대로 러브라이브를 하나도 몰랐던 사람임.
2D 쪽은 나루토밖에 안봐서 씹덕조무사인데 그나마 일본 아이돌을 좋아해서 아이돌 문화가 친숙한 놈임.
러브라이브를 꽤 오래 파고 있는 오랜 친구가 있는데 그냥 얘 덕질하는 얘기 들으면서
아는 건 없었지만 친구놈이 파는 걸 몇년째 보고 있으니 나도 어깨너머로 좀 알게되긴 하더라고
대충 9명이고 극장판까지 나왔고 애니는 팬심 없으면 개똥이고 성우들이 직접 라이브를 뛴다 정도는 알았음
성우들이 직접 춤까지 추면서 라이브를 한다는 게 신선했어
일본에서는 성우 하려면 얼굴도 이쁘고 노래랑 춤도 어느정도 해야겠네
라이브 같은거 하려면 예능감도 적당히 있어야 할테고 대단하다 생각함
하여튼 그러던 중에 러브라이브가 서울에 온다는거야
해외 공연 할 정도면 진짜 잘나가는 애들이란 거겠지?
근데 친구가 나보고
너도 일본 아이돌 좋아하니까 같이 가볼래 하는거야
농담으로 하는 줄은 알았는데 정말로 나도 한번 가볼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
일본 아이돌이 한국에 오는 경우는 좀처럼 없잖아
나도 AKB48이나 노기자카 같은 애들 파면서 맨날 직관 간다고
맨날 일본 쳐다니면서 우리집앞 슈퍼보다 인천공항을 더 자주 다니는데
솔직히 뱅기 타고 다니면서 바다 건너 덕질이 쉽지 않잖아
아이돌이 직접 서울로 와준다니 이렇게 부러울 수가 없어
그래서 이 기회에 나도 그 러브라이븐지 뭔지 하는거 궁금하기도 하고
보아하니 14~16만원 하는게 팬들 사이에선 창렬로 통하는 거 같던데
나한텐 14만원이라는 게 그저 혜자였음 맞음 나는 흑우임
그렇게 라이브 당일 고려대를 딱 갔는데 아주 일본어밖에 안들리더라
코스프레 한 사람들도 재밌었고 그냥 나한텐 너무 신세계였음
그리고 뭔 페브리즈를 뿌려주네? 좀 씻고 다녀라;;;
오덕판은 라이브장에서도 이런 이벤트를 하는구나
하여튼 그렇게 해서 회장에 들어갔는데
2일차 공연은 라이브 뷰잉을 해준다네???
직관을 가지 않아도 라이브를 볼 수 있어?
아니 나는 뷰잉 같은건 일본에서만 해주는 지들만의 문화인 줄 알았어
들어보니 한국에서 씹덕뷰잉 원래 잘 해준다네
시발 페브리즈도 뿌려주고 팬 모금 셔틀버스도 있고
이쪽 동네는 왜 이렇게 인프라가 좋냐......
어쨌든 노래를 하나도 모르는 채로 라이브가 시작함
애니를 딱 틀어주는데 봐도 뭔 내용인지 잘 모르겠어서
옆에서 설명 들으면서 봄
주황머리가 아이돌부를 만들었는데 이게 실패 한 번 맛보고 재기했다는 거지?
솔직히 애니는 별 감흥은 없었어
그 뭐냐 노란머리랑 남색머리 에피소드는 좀 풀버전이 궁금하긴 하더라
뺨 때리고 껴안고 울고불고 하는데 옆에서 친구놈도 같이 울고 짜는거야 기분나빴음
아 저 에피소드가 애니의 승부수구나 싶었어
금발이 퍼랭이 흑발이 세 명이 소꿉친군데
뭔 이유로 노랑이가 야생 가버리고 그래서 퍼랭이랑 멀어지고 그런거라매
성우 분 우는 연기 잘하시더라
그리고 흑발이 성우가 고버스터즈 옐로 하셨던 분이라매 시발 맙소사
코미야 아리사 이뻐서 그냥 마음에 들었는데 설마 이 분이 러브라이브에 있었음??
친구놈 시바련 혼자 즐겼네 시발것 진짜
헬기 타고 작별할 때 어릴 때랑 오버랩해서 손전등 들고 있던 연출도 좋았고
허그시요 할 때 처음 보는 나도 뭔가 아 이 장면에서 우는게 맞다는 걸 알았음
애니 얘기 집어치우고 라이브 얘기를 하자면
일단 뒤통수 씨게 후려맞은 기분이었음
세상에 이런 세계가 있었구나
심지어 조선에서 이런 무대를 보게 되는구나
성우 분들 너무 쪼그맣고 귀엽고 목소리 앙앙거리는 게 너무 귀엽고
노래도 뭔가 조금 씹덕스러워서 내 항마력에 경보가 울리긴 했는데
가사도 좋고 이건 이거대로 괜찮은 것 같아
미숙 드림 노래가 참 좋았고 뭔가 신선한 멜로디였다
말로는 다 할 수 없어서 서로 엇갈렸다느니
알아주기만을 바라다보니 상처를 입혔다느니
가사가 너무 서정적이고 좋아서 나도 들으면서 좋았음
대충 노랑이랑 파랑이가 서로 미숙해서 서로의 진심을 몰랐다 그런 의미겠지?
전광판 애니 보니까 그 3인방 의상도 바뀌더만 연출 ㅆㅅㅌㅊ
이 곡 의상이 참 좋았음
무슨 색동저고리인 줄 알았는데 개량 유카타인가? 많이 이쁘더라
아리사님 보고 싶었는데 불참했대매 상해 갔다가 알레르기 얻으셨다매
짱깨들 하
아 진짜 하
니네가 사람이냐
아 사람 아니지
캐릭터가 다이아였나?
그 멤버 솔로파트를 전부 떼창으로 불러주더라
여기서 뒤통수 두번째 맞았음
아니 세상 어디에 불참 멤버 파트를 팬들이 떼창으로 불러주는 팬덤이 있냐
너넨 진짜 미친 놈들이야
그리고 무대 포지션도 마음에 들었던게
한 명 빠졌다고 8인 버전으로 포메이션이 바뀌는게 아니라
불참 멤버 자리는 그냥 빈 공간으로 비워놨더라
보컬도 누가 대신 불러주는게 아니라 다이아 목소리가 그대로 나오고
뭔가 이 곡은 8명으로는 부를 없는 곡이고
이 자리는 아리사의 자리다 우리가 대신 서지 않는다
대충 그렇게 보였음
맞음 이건 내 멋대로 해석한 거임
하여튼 난 그렇게 보여서 그게 너무 좋았어
그리고 피아노 나오는거 오모히토 맞나?
이름 기억 안나는데 갈색 장발인 애 연출 맞춰서
반대편에서 한 명 비장하게 걸어나오는 도입부 좋았음
딱 시작하면서 마음이여 하나가 되어라~ 로 들리던데 가사 이거 맞음?
어쨌든 뒤에서 성가대처럼 화음 넣어주고
센터에서 조명 받으면서 무릎꿇고 손모으고 부르는게
딱 우리가 하나가 되기를 기도하는듯한 컨셉의 노래 같아서 좋았어
신성해 보이더라 이게 퍼스트 라이브에서 전설이었다면서
멜로디도 너무 예뻤어 나도 피아노 치는 사람으로서 그 캐릭터한테 잠깐이나마 몰입할 수 있었음
러브라이브 노래가 다 그런지는 모르겠는데 곡 하나하나가 다 뭔가 그런 배경이 있는 것 같더라
그리고 키미코코?에서 사이륨으로 반갈죽하고
마지막곡에 무지개 하고 무슨 로드? 그 파란거 그것도 장관이었음
편견이 깨져버렸어 사회성 없는 오타쿠들 다 어딨냐
다들 허우대도 멀쩡하고 인싸처럼 몰려다니고 할거 다 하더만
스즈키 아이나 라는 성우 분이 많이 커여웠고 목소리가 강아지처럼 앙! 하던데
노래할 땐 낮게 깔고 파워풀하게 부르더라 성량에 지렸다 저 분이 가창력 담당인가?
캐릭터 따라한다고 머리에 링 달고 나온 것도 귀여웠고
아이카였나 오른쪽 머리에 덩어리 달고계시던 분
그 분 다리 엄청 얇더라 니삭스 ㅗㅜㅑ
그리고 나나카 라는 분 오른쪽에서 두번째 서계시던 분
이 분은 유일하게 한국어 안하더라 뭔가 한국어로 들으면 귀여울 것 같은 목소린데
약간 쿨속성 마이웨이 캐릭터 같은데 그런 귀여운 그룹에 이런 멤버 한 명 있으니까 되게 매력있네ㅋㅋ
성우 분들 한국어도 너무 귀여웠고 하여튼 그냥 다 귀여웠고
앙코르 때 떼창한 것도 신기했는데 보고 부르라고 회장 앞에서 가사집까지 배포했었잖아
너넨 진짜 미친 놈들이라고
앙코르 영상에서 한국어로 마지막까지 전력으로 빛나자였나
너무 좋았음
안무도 다 귀엽고 미숙드림? 다음에 부른거 다들 떼창하던거
그거 막 한쪽 다리 들고 박수치는 거 진짜 개커여웠음
뭔 되도 않는 섹시니 도발이니 그런거보다 걍 이렇게 귀엽고 상큼발랄한게 매력인 것 같음
이런 게 아이돌이지ㅠㅠ
안무 중에 인간뜀틀 넘는 것도 있던데 대단하더라 무대에서 그런것도 하고
사실 씹덕애니 라이브라길래 그냥 막 전파송 같은거 있고 그런거 생각했는데
내가 너무 우물 안 개구리였다는 걸 알았음 편견이 깨졌어
하지만 오타쿠는 안씻고 다니는 건 과학이 맞는것 같음
셔틀버스 고맙습니다 이런 것까지 준비하고 오타쿠들 행동력 무엇
하여튼 내가 뭐라 말하는건지 나도 모르겠지만 너무 길어졌다
러브라이브 정말 좋았고 내가 모르던 세계였고 오타쿠들 멋있었다
그야말로 새로운 세계를 경험했다
내가 원래부터 일본을 좋아하고 아이돌 세계에 몸을 담고있던 놈이라 그런지
그냥 컨텐츠 지식이 없었을 뿐 왠지 모를 익숙함과 동질감 덕분에 잘 즐겼다
이번 내한 공연은 굉장히 좋은 인상으로 남았고 덩달아 나까지 뽕맞은 것 같아서 큰일이다.
친구새끼 맨날 라이브 간다 일본 간다 하더니 지금까지 이런 거 보고 있었던 거임??
나를 고려대까지 끌고가서 들박해준 ㅂㅇㅁ 지금 이 글을 읽고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진짜 개나쁜 새끼야 8년 동안 잘도 이런 걸 너 혼자 즐겼냐 개새끼야
3줄 요약
1. 러브라이브 하나도 모르는 채로 내한 끌려감
2. 생각보다 상당한 퀄리티에 편견이 많이 깨짐
3. 성우 분들 너무 귀엽고 매력 터짐
3. 한국 팬들 너네가 최고다
3. 이름 기억 안나는데 노랑머리랑 파랑머리가 맘에듬 얘네 둘이 비비는거 맞지?
3. 아리사의 쾌유를 간절히 진심으로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