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문)다른 갤러리에서 보고 왔음. <- 후기 (글 삭제, 21일 01시 쯤 질문 올렸음.)
씻는 법 알려준다는(?) 갤러리가 있다고 해서 심심하던 차에 념글 읽다 보니까, 직관 어쩌고가 그렇게 재밌다길래
문화생활에 나름 관심이 있어서 판소리나 뮤지컬도 찾아다니던 참에, 애니메이션 계열은 한 번도 안 가봐서 질문 3개 올리고
다음날 바로 직관하러 왔음.
3시부터 한다지만 좋은 자리 있으면 좋겠다 싶어서 빨리 갔는데, vip 자리 다 찼더라고 아쉽게도.
근데 그게 오히려 행운이었어. 2층에서 보니까 정말 뷰 좋더라. 다 보여. 물론 성우들 얼굴은 스크린을 통해서 밖에 볼 수 없었던 점은 아쉬웠지만...
현장 티켓 구매하고 나서 계속 갤 눈팅한 덕분에 팜플렛 두 개 다 챙겼음. 특히 땡플 일러스트 되게 이쁘더라.
공지인가, 념글 보니까 블레이드는 빌리면 된다길래, 1시부터 10개 쯤 글 썼는데, 아무도 안 빌려주더라.
이건 뭐 빌려주는 건, 빌려주는 사람 마음이니까 당연하다고 생각하고 자포자기 상태에서 삼거리,
다시 말해서 화정체육관과 오는 길 그리고 버스 정차 방향. 그중 정차 방향 의자에서 한량처럼 멍 때리면서
배고플 거 같아서 싸온 피자 프리허그 소리 반주 삼아 먹고 있는데 옆에 누가 안더라고. 피자 다 먹을때 까지 음악 듣는데
혼자만 먹으니까 뻘쭘한거야. 사실 블레이드 빌렸을 때, 박카스d 주면서 쎔쎔 칠랬는데 안 됐으니까
온 사람이라도 직관 잘 하라고 피로제 줬는데, 아리가또 하더라고. 한국인인 줄 알았는데 일본인이라 놀랐어.
답례로 껌 받아서 씹으면서 갤 눈팅 하던 차에 5도류 소유자 발견해서 이벤트 같이 참여할 수 있어서 되게 좋았음.
친목질 아니고, 만나보니까 군인여중생 이더라고, 대민지원을 여기까지 오다니 고마워.
그래서 이제 본론.
이벤트 자체는 돈은 아깝지 않았어.
너네가 프로젝트라고 부르는 것들 할 때마다 하는 사람이나, 보는 사람이나 묘하게 긴장감이 들기 시작하더라고, 좋은 의미로.
나도 사람이니까 아무것도 모른다고 그냥 지나치고 싶지 않았거든. 그래서 사실 성우보단 관객을 더 많이 봤음. 좌우 계속 흔들면서 색깔 놀이하다가 끝난 기분이기도 해.. 완전 초보가 혼자 오니까. 즐기기 조금 버겁더라고. 그래도 몇 가지 인상적인 느낌을 받은 게 있었음.
'빛나고 싶어.' 이런 식의 말로 기억하는데, 이를 보면서 예전부터 일본 만화나 그런 거 볼 때 자주 등장하던 단언데, 오늘 직관하면서 나름의 답을 찾은 기분이 들어서 기분 좋았어.
그 답은 직관 그 자체였어. 애니메이션만 하더라도 하청에 하청까지 다 동원되듯이, 직관을 직관답게 만드는 건 너희들이더라고. 내 눈엔 그렇게 보였어.
'빛나고 싶다.' 이 말은 '자아' 찾기와 같아 보였어. 사춘기의 소년, 소녀가 풀 수 없는 문제에 집착, 포기하는 사람도 많지만 다들 한 번씩은 고민하듯이
치카라는 캐릭터를 사용해서 '보통'이라는 마법의 열쇠를 통해 계속 도전해 나아가는, 너희들이 계속해서 완성도를 높이고 싶어 하듯이
그 어느 지역보다 더 잘하고 싶어 하는 것처럼 인정받고, 즐기고 싶어 하는 걸 잘 봤어.
그런 사건 속에서 떼창은 정말이지 다른 누구도 아니 나 같은 사람들을 위한 곡 같았어.
그전까지 많은 곡들이 지나갔지만 솔직하게 아무렇지도 않았어. 노래보단, 어떻게든 색깔 놀이를 어떻게 더 잘해야 할까? 고민의 연속이었거든.
그런데 떼창하면서 너희들과 일체감을 느꼈어. 다른 사람들은 떼창전부터 목쉬고 난리 다 났는데, 난 아무 말도 안했는데, 기력이 쇠했는지 글자도 제대로 못 읽는데
어떻게든 읽어가는 과정 속에서 '모두'가 되는 기분이 들었어.
사실 난 성우도 누가 누군지 모르고, 프로젝트도 모르고, 일어 청음도 안돼서 2부 성우 소개할 때 어안 벙벙..
어이없는 건 mc 루비가 한다면서 나온 통역사는 두 마디만 하고 갑자기 사라지냐 ㅡㅡ 이런 날먹은 처음 봄
그런데 다른 사람들은 하나도 문제없어 보이더라고.
그래도 결정적으론 no.10. 성우들이 계속 끝을 알리듯이 부르는 게 전달이 돼서, 너무 아쉽더라.
한 명 이름도 모르지만, 처음 봤지만, 이제 시작인데, 이제 끝이라니!!! 팜플렛 덕에 레인보우(?), 요소로드, 액션빔은 나도 완벽하게 했는데
그래도 이제 시작인데!! 너무 아쉽더라. 진작 알았더라면, 질문 올리고 아쿠아 1화라도 보고 올걸! 아!! 왜 맨날 후회는 악수를 둔 다음에 오는가...
그 후 성우들이 부르는 땡프는 동요처럼 우리 이제 헤어질 시간이에요~
어릴 적 선생님 떠오르더라.
특별히 충격적인 사건은 없었지만, 새로운 경험은 그 자체만으로도 가치가 있듯이 즐거웠음.
다음 내한 있다면 한 번 더 가보고 싶어졌어.
긴 글 읽어줘서 고맙다.
자기 전까지 아쿠아 보다가 잘 거임 ㅅㄱ
3줄 요약
1. 블레이드 없으면 빌려서라도 가라. 핸드폰 후레쉬라도 켜라.
2. 직관비 아깝지 않음. 통역 날먹 에바야.
3. 냄새 안 나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