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 목
- 일반 장문)첫 직관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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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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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9-04-21 15:48:20
공연 끝나고 멍하니 화정 앞에 앉아 있다, 그대로 집 와서 또 멍하니 있다가(이건 진짜 정신이 안 돌아오는 게 반에 몸이 피곤한 게 반이기는 했음)
따뜻한 물로 씻으니까 좀 정신 들어서 굿즈들 정리하고 이제야 후기 쓴다
라이브 라이브뷰잉을 막론하고 첫 공연 경험이 작년 4th 1일차 뷰잉이었음. 전부터 라이브뷰잉을 꼭 한 번 가보고 싶었는데 마침 수능도 끝났겠다 옳다구나 하고 갔지. 그 때 오케스트라 반주로 노래 들으니까 정말 뽕 엄청 차더라. 물론 그 뽕의 반은 좆같은 집호랑이 새끼가 날려먹음 ^^ 동머문 거르자 제발.
근데 학식 먹는/먹어본 물붕이면 다 알겠지만...고삼은 시간은 졸라 많은데 돈이 없다. 그래서 2일차를 못 감. 근데 저녁에 막 뷰잉하고 있을 시간인데 짹짹이가 터지데?
뭔고 하고 보니까 내한 결정이래 ㅅㅂ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2일차 갈걸
그리고 1월 중순에 졸업 기념으로 지인들끼리 도쿄에 가서, 물장판을 보고, 누마즈도 하루 당일치기로 다녀오고, 세가 콜라보 카페, 누마즈 역 앞 콜라보 카페, 관광안내소에서 만나 학교까지, 그리고 다시 우치우라까지 태워다 주신 한국인 두 분, 지금 떠올려 보니 분명 몸은 좀 고생했을지 모르지만 누마즈 갔던 그 하루가 너무 기억에 남는다.
근데 문제가 티켓팅이 2월 7일인가 8일인가 오후 8시랬었지 처음에? 딱 그 주에 스위스 가족 여행 가는 주라 정말 엄청 걱정했었음. 좋은 자리 가지면 좋겠는데, 빕이면 정말 좋겠고 아니여도 아레나 전열은 뽑고 싶은데, 내가 거기서 직접 접속하기도 시간상 애매하고 연결도 느려서 분명 불가능할 게 뻔했기에 믿을만한 지인에게 정말 사정해서 부탁해놨었음. 근데 이게 밀리더라 ㅋㅋㅋ 지금 생각하면 의미없었던 게 결국 오늘 본 자리는 아레나 후열.
첫 티켓팅이었는데 도저히 속도로 밀리더라. 누르면 이미 잡혔대서 다른 거 누르면 또 잡혔대. 겨우 아레나 전열 하나 잡아서 결제하려니까 결제가 안 돼. 그러다 시간 다 지나서 티켓 날려먹고. 이것만 아니었어도 전열땄다. 후에 페이코하고 네이버페이에 다 전화해보니 미성년자라서(지난 10일에 드디어 미자딱지뗌) 월 결제금액이 30으로 제한되는데, 문제는 내가 페이코로 가족 뮤지컬을 끊고(가족카드라서 됐음. 내 돈 아님...), 네이버페이는 포인트 적립하려고 엄마한테 내 계정으로 결제하라고 했던 게 화근이더라. 결국 아레나 후열 ^^
처음에는 토요일에 볼 생각이었음. 학교가 팡주라 일요일에는 그 시간에 내려가야 할 것 같아서, 근데 학기 지내보니 맨날 금요일 오후에 올라와서 월요일 아침에 내려가니 의미없었음. 그래서 고민하다 여기 물어봤는데 무조건 이틀 중 하루 고르려면 막콘이래서 일요일로 옮김. 아레나 후열이었기에 미련은 없다. 오히려 잘 됐지 요우오시인데.
하여튼, 학교 학사일정하고 대조해 보니 마침 딱 19일로 중간고사가 끝나게 돼 있어서 앗싸 싶었지. 아니 좋긴 했음. 좋았나? 지금 물붕이들 이제 시험이라고 한탄하는 글 올라오던데 사실 지난주에 시험이었어도 내한 기대되서 공부 안 됐을 것. 내가 그랬기 때문. 하여튼 학점 조지고.
학교에서 과제에 치여 살다 보니까 물장판이 끝난대. 그리고는 내한 전 금요일에 무대인사를 한다네. 시험 시간표는 금요일 아침 10시-11시에 끝나는 시험이 내 마지막 시험이라고 찍히고. ktx 시간하고 이리저리 확인해보니 각이 날카롭게 서길래, 그것도 내심 기대했었음. 근데 저 놈의 금요일 시험 저게 오후 4시에 시작하게 밀림. 내 무대인사 ㅂㅂ... 정말 시험만 아니었으면 자체휴강 했을 거다.
하여튼 시험을 다 끝내고, 토요일에 모교에서 선생님 부탁 받아서 후배들 프로그래밍 쪽 좀 봐주고, 화정은 안 그래도 집 근처겠다, 일요일에는 사정상 공연 시작 딱 맞춰 올 거 같다 싶고, 오늘 물판만 싹 사서 가야겠다 하고 올라갔는데, 정말 축제 분위기더라. 이걸 같이할 수 있는 친구가 없다는 게 너무 아쉬웠음. 왜 난 아싼데 친구놈들은 죄다 인싸냐 ㅂㄷ...
어뮤즈 일처리하는 게 좀 맘에 안 들기는 했지만 어쨌든 정리권 없는 줄 중에는 선두, 캔뱃지는 삐기 욧 나왔는데 운 좋게 갤에 루비랑 요우랑 바꾸자는 사람 있어서 다행이었음. 아니었으면 돈이 후달려서 요우 없는 채로 끝냈을 거다...
그리고 대망의 어제 공연날.
내가 성우를 파는 게 아니다 보니(러브라이브에서 성우 안 파면 반쪽짜리인 건 알지만, 성우 쪽은 영 관심이 안 생김. 그냥 애들이 꽁냥꽁냥하는 게 좋아), 내가 라이브에서 중점을 둔 건 현장감이었음. 그 분위기를 최대한 느낄 수 있는 곳, 내가 그 분위기 속에 녹아들어갈 수 있는 곳. 그런 관점에서 R석보다 아레나 후열을 선택했고, 그 관점에서는 사실 나쁘지 않았음. 문제는 진짜 무대가 하나도 안 보이는 지옥의 뷰였다는 건데...감수해야지.
콜도 공부 안 하고 갔음. 시험기간이기도 했거니와 개인적으로 놀러 가는 건데 뭔가를 또 공부해야 한다는 게 싫어서. 4th 때 어떻게 주변 보면서 하면 되던 기억 생각하니 부딪히면 될 거 같기도 했고. 좀 버벅이고 막히고 여기 콜 들어가겠지 하고 소리 내려고 하니까 아무도 안 넣어서 아무렇지도 않게 아닌 척 하고, 여기서? 할 때 넣길레 그 다음에 같은 부분 반복될 때 넣거나 아예 하는 중간에 들어가거나 하기도 했음.
솔직히 음질 면에서 봤을 때는 4th 뷰잉이 압승이지. 웅웅 울려대는 원래 체육관 목적으로 만들어 둔 곳에서 MR 트는 것하고, 흡음 다 되게 설계된 영화관에서 오케스트라 오디오 따서 약간이나마 손 댄 거를 깨끗하게 들을 수 있는 거랑, 일단 MR하고 오케 차이부터 엄청난데 환경적인 면까지 더해지니 이건 비빌 게 안 됨.
그런데 그게 너무 좋더라. 여기 있는 모든 사람이 나랑 같은 걸 좋아하는구나 느낄 수 있다는 게. 주변에 오타쿠가 많지 않을 뿐더러 기껏 대학 1학년 1학기부터 들어간 서브컬쳐 동아리에도 가상 아이돌 쪽을 라이브를 갈 정도로 좋아하는 사람은 잘 안 보이는지라, 지금까지 이런 동질감을 느끼는 게 자주 있는 일은 아니었는데 오늘 참 오랜만에 그걸 느꼈다.
그 뽕이 심적으로 가장 크게 다가온 건 요소로드 딱 만들어질 때였음. 17 내한 때도 짹짹이에서 보긴 했는데, 그 당시에는 내 개인적으로도 아쿠아에 그렇게 큰 주의를 기울이지 않은 데다, 학원 스케줄 때문에 정말 인터넷에서 봤다 대단하네 정도지 그 이상의 느낌은 사실 안 왔음.
오늘 내가 그 요소로드를, MV에서나 보이던 그 요소로드를, 라이브에서 재현하는 데 한 부분을 맡았구나, 하는 감정이 너무나도 좋았다. 물론 라이브 다른 세토리도 다 즐거웠고 정말 좋았지만 특별히 코이아쿠가 그래서 더 기억에 남는다.
넘텐 레인보우 때 팜플렛에 적혀있는 걸 내가 잘못 생각해서 블레이드를 보라색으로 바꿨다가 다시 토파즈 색으로 바꿨는데, 일단 영상에서는 티는 안 나는 거 같은데...옥의 티가 된 거 같아서 이래저래 살짝 맘에 찔림 ㅋㅋ 미안하다
사실 지금도 물붕이들이 말하는 내한뽕이라는 게 정확하게 뭔지 아직 감이 안 옴. 그냥 아, 끝났구나, 재밌었는데, 정말 오랫동안 많이 기대했는데, 끝났구나, 하는 느낌밖에 안 들어. 근데 조만간 저 내한뽕이 뭔지 알 것 같은 느낌이 들어서 걱정된다.
3줄요약:
1. 티켓팅 타천할 뻔 했다 살아났는데 결국 타천. 근데 아레나 후열도 내 기준엔 그리 나쁘지 않았다.
2. 정말 오랜만에 동질감을 느낄 수 있었던 시간
3. 왜 이렇게 짧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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