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글에 앞서 프로젝트 러브라이브, 러브라이브 선샤인의 모든 구성원에게 감사한다는 말부터 하고 싶다.
나는 울산 촌구석에 있는 공대에 다니는 물붕이야.
이번 학기, 나는 전공 20학점이라는 비상식적인 시간표에 룸메부터 그냥 지인들까지 다 휴학을 해버려서 심적으로 많이 힘들었어.
얘기 할 사람이 없으니까 마음이 답답해지고, 마음이 답답해지니까 정말 자잘한 문제들이 점점 크게 다가오는데, 버티기가 점점 힘들더라.
뭐 어디에라도 이런 고민을 얘기할 수 있었으면 그렇게 힘들지는 않았겠지만, 성격이 워낙 내성적인지라 그런 얘기도 쉽게 못꺼냈지.
하루가 지나고, 한달이 지나고, 중간고사 기간이 되니까 이 고민들이 너무나 커져서 주변에 점점 까칠해지는게 느껴지더라.
물장판 열려있을때는 그래도 1주일에 한번씩 보면서 다시 웃으면서 돌아왔는데, 극장에서 내려가니까 너무 마음이 아팠어.
아시아투어 뷰잉은 왜 안 갔냐고 물어보면... 돈이 없어서...
그러다보니 이제 아시아투어의 찐막이 찾아왔고, 세컨이랑 유닛 카니발 뷰잉 갔던거 생각하면서 가서 시원하게 다 쏟아내고 와야겠다고 생각했지.
물론,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사실 뷰잉 말고 화정에 갔어야지 싶긴 한데... 이거는 돈이랑 시험 시간 문제 합쳐져서 힘들었고 쩝...
처음 두 뷰잉에서는 블레이드도 없어서 그냥 콜만 엉성하게 주구장창 넣게 왔는데, 확실히 블레이드가 있으니까 즐기기 좋더라.
서론이 너무 길어졌네. 본론으로 들어가 보면,
1. 필름 콘서트 형식의 라이브를 본 경험이 없었어서 정말 신선하고 좋았어.
특히, 1기 애니메이션에 나왔던 장면들을 보면서 내가 고민하던 것들에 대한 해답을 많이 얻은 것 같다.
정말 십덕같은 소리지만, 십덕인데 뭐 어때.
몇몇 장면에서는 너무 벅차오르기도 하고, 힘들었던 상황들도 떠오르고 해서 눈물 찔끔찔끔 흘렸다.
아마도 화정이었으면 진짜 펑펑 울었을지도 모르겠네
2. 프로젝트들 진행되는거 보면서 참 여러가지로 많은걸 느꼈어.
요소로드, 넘텐, 미라치케, 키미코코도 다 좋았지만, 제일 감동한건 오모히토였던것 같다.
수많은 펜라이트를 빛내는 붉은 빛을 보면서 느끼는게 많았어. 이 장면에서 오늘 운 분량의 반절은 운듯.
물론 나도 하나뿐인 포스블(...) 붉은 색으로 바꿨고, 앞으로 힘들때마다 생각나는 곡이 될 것 같더라.
땡프는 진짜...가사 다 못 외우고 간게 천추의 한이 될듯 싶다.ㅠㅠ
3. 자기 관리에 대한 중요성(?)을 다시 한번 깨달았어.
약 3시간동의 라이브, 그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시간동안에 공연을 제대로 즐길 수 있는 체력이 안남았더라.
반성하고 체력 좀 기르는 계기가 될듯... 애니메이션 동안에 쉬었는데도 지치는 이 말도 안되는 체력...
결론은 한국 덕후들 진짜 대단한것 같다.
정신 나간 기획력, 단합력, 체력 이 모든걸 다 갖춘 사람들 보면서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더라.
나도 호옥시나 기회가 생긴다면 다음 라이브나 뷰잉에서 물같은거라도 나눔 해야지 싶기도 하고.
직관 간 사람이든, 뷰잉 온 사람이든 둘 다 못 온 사람이든 앞으로 다들 행복했으면 좋겠다.
나에게 일어설 용기를 준 러브라이브도 아쿠아도 고마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