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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반 오늘도 소신투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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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9-04-12 07:23:53
"아니, 그렇게 단 걸 많이 먹으면 몸에 안좋다니까."
하나요와의 데이... 아니 하나요와 함께 보내는 주말은 대개 이런 식이다. 카페에 앉아서, 달콤한 디저트를 먹으며 당분의 과도한 섭취에 해악에 대하여 이야기하는 시간. 그렇다고해서 하나요가 저 달콤한 음식을 끊을 생각이 없어 보였지만.
"괜찮아! 마키쨩이랑 같이 먹으려고 이번 주는 거의 단 걸 안 먹었어!"
웃으면서 자랑스럽게 말하는 하나요. 아니, 그렇다고 저 달디 달은 , 무스케이크를 3조각째 먹고 있는건 좀 아니지. 나는 한숨을 쉬며 서리가 맺힌 커피잔을 들어 홀짝인다. 얼음을 얼마나 많이 넣은건지. 벌써 물에 가까운, 불쾌한 탄내가 올라오는 커피가 혀에 닿는다.
"왜그래?"
무심결에 얼굴이 찌푸려졌는지, 하나요가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물었다. 나는 아무것도 아니라고 대답하며 테이블을 내려다봤다. 남아있는 케이크 반쪽. 맛이 없는 것은 아니었지만, 커피 없이 먹기에는 너무 달았다. 건너편에서는 하나요가 내 것과 같은 케이크를 행복한 표정으로 먹고 있었다. 나는 다시 내 남은 케이크를 쳐다봤다. 생각해보면 이번 주 내내 하나요가 간식을 먹는 걸 본 적이 없었다. 오늘 여기에 올거니까, 단 건 몸에 좋지 않다면서 내가 걱정하니까 1주일 내내 참아온 거겠지. 그렇게 생각하니 조금 미안한 생각이 들었다.
"자."
나는 반 남은 케이크를 하나요에게 건넸다.
"앗. 주는거야?"
"응. 난 이제 됐어."
내가 그렇게 말하자 하나요는 걱정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걱정시킬 생각은 아니었는데. 하나요는 내가 "배가 불러서 그래. 버리기는 아깝잖아."라고 말하면서 다시 그릇을 내밀자 그제서야 마지못해 그것을 받아갔다. 그러다가도 케이크를 입에 넣으면 곧장 행복한 표정을 짓는다. 뭔가 준 보람이 있다. 저 표정을 볼 수 있다면 뭐든지 양보해줄 수 있을 것만 같았다.
하나요와 함깨 있으면, 나쁜 마녀의 마법에 걸린 기분이다. 무스케이크가 되는 마법. 포크가 누르는대로 무너져버리는 저 무스케이크처럼 변해버리는 마법. 이런 말 부끄러우니까 절대 입 밖으로 꺼내지 않을 거지만.
"맛있어?"
"응!"
어쩐지 나까지 달콤한게 먹고 싶어졌다. 여기서 나가면 호노카가 맛있다고 한 크레이프가게라도 같이 갈까.
이런 마키파나 보고싶다.
마키파나의 디저트 순례에 공정하고 깨끗한 한 표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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