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링크
성우 후리하타 아이 "드디어 부모님께도 일에 대해 말할 수 있게 됐다"
작년 말의 '제69회 NHK 홍백가합전'에 출연한 성우 9인조 그룹 Aqours(아쿠아). TV 애니메이션 '러브라이브! 선샤인!'의 캐릭터를 연기하는 성우들의 실제 유닛이다. 3월 23일부터 상하이, 타이페이, 치바, 서울에서의 아시아 투어를 앞두고 있으며, 그 인기는 해외로 퍼지고 있다. 개성이 강한 멤버들을 정리하는 역할로 알려진 '후리링' 후리하타 아이가, '울보'였던 본인의 성장과 팬에 대한 생각을 이야기했다.
2월 19일, 후리하타가 MC를 담당하는 인터넷 방송 '후리링은 문화'의 서두에 갑자기 VTR로 등장한 것은 배우 이시다 쥰이치.
"저는(그때) '후리링은 문화'라고 말했는데, 기자분이 틀려서 '불륜(후링)은 문화'가 되어버렸어요."
이날은 후리하타의 생일. 이시다의 명언(?)을 본뜬 방송 이름을 이시다 본인이 직접 말해주는 서프라이즈. 시청자의 코멘트도 "왜 진짜를 불렀어ㅋㅋ"라며 달아올랐다.
"설마 이런 게 있을 거라고는 생각도 못 했어요"라고, 후리하타가 웃으며 회상했다.
"대본에는 방송 마지막에 '얼굴에 파이를 던진다' 정도만 쓰여 있어서 정말 놀랐습니다. 이 방송의 스태프들은 뭔가 몰래카메라를 할 것 같다고는 생각했었는데, 그걸 뛰어넘었어요"
예전에는 무대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던 '성우'들이 TV 방송에 출연하고, 라이브를 개최하는 등 각광받는 인기 직업이 됐다. 이제 성우를 목표로 하는 전문 학원이나 양성소의 문을 두드리는 사람은 연간 3만명에 이른다고 한다. 지난해 도쿄돔 공연과 홍백 출연을 이뤄낸 Aqours는 그 열풍을 대표하는 '아이돌' 성우다.
그런데, 방송에서 후리하타가 아이돌답게 행동하는 건 드물다. 오히려 '불륜'과 자신의 별명을 건 방송 이름을 고안해, 흰 바지에 흰 셔츠와 분홍색 가디건을 걸친 이시다 쥰이치 패션으로 꾸미는 등, 후리하타 스스로 개그 소재에 뛰어드는 역할을 하고 있다.
방송 종료 후, 대본대로 파이를 맞아 얼굴을 하얗게 더럽힌 후리하타에게 이야기를 들으니, "부끄럽네요"라고 웃으면서 생각을 이야기했다.
"저는 이 일을 시작할 때만 해도 내성적이었고, 사람들 앞에 나서는 것, 무대 위로 나가서 뭔가를 하는 건 힘들었어요. 오디션에서도 너무 긴장해서 울기만 했구요. 얼굴에 파이를 맞고 웃는 저 같은 건 상상도 못 했어요 (웃음).
그런 후리하타를 바꾼 것은 무엇이었나.
"사실 그동안 가족에게도 제가 하는 일의 내용을 얘기하지 않았습니다. 자신이 없었어요. '내가 여기 있어도 괜찮은 걸까'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런데 이제는 "도쿄돔에 응원하러 와줬으면 좋겠다"고 가슴을 펴고 말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바뀐 건 멤버, 스태프, 팬, 모두의 응원이 있었으니까요. 이번에는 제가 보답해 나갈 차례예요."
잠시 쉬었다가, "그리고"라며 강한 어조로 말을 계속한다.
"일을 하며 갖는 공통된 생각이 있습니다. 응원해주는 모두를 즐겁게 하고 싶다. 재밌다, 라며 웃어줬으면 좋겠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선은 제가 온 힘을 다해 즐길 필요가 있어요. 때로는 그 마음이 성우로서의 이미지와 부딪히기도 합니다. 하지만 저는 "못 하겠어요"라며, 스태프의 마음을 저버리는 것만은 하고 싶지 않아요. 제가 빛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면 최선을 다해 도전하고 싶어요."
4월 20일 발매 예정인 첫 사진집 '이토시키'는 춘하추동의 4장으로 구성되어 1장마다 다른 카메라맨, 스타일리스트, 헤어 디자이너가 담당했다. 촬영 기간은 1년에 달한다.
"작년의 저는 상상도 못 했던 일이 계속 일어나서 놀라고만 있어요. 사진집처럼 도전해본 적 없는 무대에 서는 일도 많아질 텐데, '모두를 즐겁게 만들고 싶다'는 마음만은 잊지 않고 노력해 가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