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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번역/창작 [물갤문학]마법소녀 치카-5-
글쓴이
ell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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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본 글 주소
https://gall.dcinside.com/sunshine/2266771
  • 2019-03-22 14:42:41
 



마법소녀 치카 5편임니다

이번 건 좀 깁니다.

재밌게들 봐줘여...


프롤로그 : https://gall.dcinside.com/m/sunshine/2251862 

1편 : https://gall.dcinside.com/m/sunshine/2253199 
2편 : https://gall.dcinside.com/m/sunshine/2256089

3편 : https://gall.dcinside.com/m/sunshine/2261538
4편 : https://gall.dcinside.com/m/sunshine/22637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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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후, 세 사람은 각자 집으로 돌아갔다. 요우는 자신의 집이 있는 누마즈로, 그리고 리코는 우치우라에 있는 아와시마 호텔로, 치카는 자신의 집으로. 그리고 우칫치는 졸지에 치카의 집으로 가게 되었다. 리코는 물론이고 요우 자신도 영 탐탁치 않았지만 치카가 우겨대는 통에 어쩔 수가 없었다.

 

“우칫치까지 없다면, 두 사람이 걱정된다는 이유로 나를 따돌리고 어둠을 물리치러 가 버릴지도 모르잖아??”

 

사실 맞는 말이긴 했다. 요우도 되도록이면 그런 위험한 일에 치카를 데리고 가고 싶지는 않았으니까. 하지만 저렇게 고집을 부리는 이상 어쩔 수 없는 노릇이었다. 그렇게 다음날이 되고, 요우는 치카와 함께 집으로 돌아 가고 있었다. 어제 어둠 때문에 제대로 놀지 못 한 것도 있고, 마법소녀 일과 관련해서 우칫치에게 조금 물어 보고 싶었던 것도 있었다. 리코는 당번 일이 있어서 조금 늦게 합류하게 되었다.

 

흥, 차라리 오지 않으면 좋을 텐데. 뭐, 그래도 치카쨩과 단 둘이 있을 수 있으니까. 요우는 기분 좋게 치카와 이야기를 나누며 걸었다. 하지만 그 순간, 뭔가 기분 나쁜 감각이 요우의 전신을 훑고 지나갔다. 이 감각은…마치 그때랑 같아. 그리고 그 순간 치카의 품에 안겨 있던 우칫치가 말했다.

 

“요우, 느꼈지?”

“…응.”

“어둠이 나타났어, 여기서 그리 멀지 않아.”

“정말이야? 난 딱히 저번처럼 기분 나쁜 감각은 들지 않는데…”

 

치카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그런 치카를 향해 우칫치가 설명해주었다.

 

“그건 어쩔 수 없어. 요우는 마법소녀가 됐으니까 어둠의 기운을 찾는 감각이 강해졌을 뿐이야. 치카는 마법소녀가 아니니까 그렇지 못 한거고.”

“그렇구나…”

“좋아. 그렇다면 내가 해치우러 가야지.”

“저기 잠깐 요우쨩.”

“응? 왜 그래 치카쨩?”

“그…일단 리코쨩에게도 연락을 하는 게 좋지 않을까?”

 

치카는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그런 말을 꺼냈다. 하지만 그 말을 듣는 순간, 요우는 울컥 하고 뭔가 치밀어 오르는 것을 느꼈다. 요우는 애써 떨리는 마음을 진정시키며 치카에게 물었다.

 

“…어째서? 나도 일단 마법 소녀라고?”

“그치만 요우쨩, 리코쨩도 없이 혼자 어둠을 상대하는 건…요우쨩은 마법소녀가 된 지 얼마 되지도 않았잖아. 혼자 싸우는 건 아무래도 좀 위험하지 않을까…?”

 

치카는 진심으로 요우를 걱정하는 모습이었다. 물론 요우도 머리로는 그걸 잘 알고 있었다. 하지만 가슴은 도저히 그것을 받아들이지 못 했다. 결국 치카쨩은 나 보다 사쿠라우치를 더 믿고 있구나. 내가 지켜줄 수 있을 정도로 믿음직스럽지 못 한 거구나. 요우는 입술을 깨물며 치카에게 쏘아붙였다.

 

“치카쨩은 내가 못 미더운 거야?”

“아, 그런 건 아니지만…”

“됐어. 정 그렇게 날 못 믿겠으면 나 혼자서 갈 테니까 치카쨩은 여기서 사쿠…리코쨩을 기다리던가 해.”

“요우쨩, 잠깐만 기다려! 요우쨩!”

 

하지만 요우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앞으로 달려나갔다. 뒤에서 치카가 계속 뭐라 소리치는 것이 들렸지만, 애써 무시했다. 이번 기회에, 내가 얼마나 대단한지 치카쨩에게 보여주겠어. 나 혼자서 어둠을 해치운다면 치카쨩도 날 믿어주겠지? 좋아. 요우는 마음을 단단히 먹고 어둠의 기운이 느껴지는 곳을 향해 달렸다.

 

한참을 달리던 요우는 순간 멈춰 섰다. 마치 기분 나쁜 무언가가 스멀스멀 온 몸을 타고 흐르는 것 같은 기분 나쁜 감각. 그 감각이 매우 짙어 마치 안개 속에 둘러 싸인 듯한 그런 기분이 들었다. 분명 바로 근처에 어둠이 있는 것이 분명했다.

 

“좋아…일단 변신을 하자.”

 

요우의 몸이 파란 빛으로 둘러 싸이더니 잠시 후 마법소녀의 모습을 하고 나타났다. 마치 막 해가 진 뒤 처럼 어두워 음산한 분위기를 자아 내고 있는 왜곡된 공간 속에서 요우가 내는 빛 만이 그 분위기를 조금이나마 지워 내고 있었다. 그런 분위기 속에서, 요우는 순간 흥분했던 마음이 가라앉고 조금씩 두려움이 밀려오기 시작했다.

 

기세 좋게 달려오긴 했지만, 막상 홀로 어둠을 상대 하자니 더럭 겁이 났다. 만약 내가 사쿠라우치처럼 갑자기 어둠에게 묶이거나 하면 어쩌지? 그렇게 되면 누가 날 도와주는 걸까? 과연 도망 칠 수는 있을까? 그런 생각들이 자꾸 떠오르며 요우의 마음을 어지럽게 했다.

 

안 돼. 벌써부터 이렇게 마음 약해지면 어떻게 치카쨩을 지켜줄 수 있겠어. 마음 단단히 먹어야 해. 요우는 양 주먹을 꽉 쥐며 천천히 앞으로 걸어 나갔다. 분명 이 근처에 있긴 한 거 같은데. 대체 어디에…그리고 그 순간, 요우는 본능적으로 그 자리에서 뛰어올랐다.

 

쾅! 좀 전까지 요우가 있던 그 자리를 거대한 무언가가 후려쳤다. 후두둑 하는 소리와 함께 돌 조각이 날아다녔다. 조, 조금만 늦게 뛰었어도 내가 저렇게 뭉게질 뻔 했잖아…? 요우는 식은땀을 흘리며 먼지 사이로 보이는 거대한 짐승의 앞발 같은 형상을 보고 꿀꺽 침을 삼켰다. 그것의 주인은 역시나 어둠. 차이가 있다면, 이번 어둠은 저번 보다 훨씬 더 거대한, 마치 곰 같은 형상을 하고 있는 것이었다.

 

“^*@&*(!)(@*&$......”

 

그것은 알아듣기 힘든 기괴한 소리를 내며 요우가 있는 방향으로 고개를 돌렸다. 그리고 그것과 눈이 마주쳤다고 느낀 순간, 요우는 순간 다리에 힘이 풀려 주저 앉고 말았다.

 

어둠의 얼굴에는 수많은 눈들이 붙어 있었다. 탁한 빛을 띄고 있는 그 눈동자들은 일제히 한 방향으로 지그시 요우를 바라보았다. 분명 사람의 그것과는 다른 눈동자. 마치 죽은 시체의 눈과 같은, 생명력이라고는 단 한줌도 느껴지지 않는 것. 하지만 그 눈동자 하나하나에서는 감정들이 흘러 넘치고 있었다. 원망, 분노, 슬픔, 광기, 고통, 집착. 그런 감정 하나하나가 요우에게도 생생하게 전해지고 있었다. 마치 자신이 죽을 것을 알고 있음에도 그걸 막을 수 없는, 그런 죽기 직전의 사람이 낼 것 같은 눈빛.

 

요우는 자신의 입을 틀어막았다. 눈만 마주쳤음에도, 다리에 힘이 풀리고 움직일 힘이 전혀 나지 않았다. 하지만 어떻게든 움직여야 했다. 저것은 분명, 다시 요우에게 달려들 준비를 하고 있었다. 이를 악물고 요우는 후들거리는 다리를 땅에 딛으며 일어나는데 성공했다. 어떻게든 일단 피해야 해. 그 생각을 하며 어둠의 공격을 대비했다.

 

하지만 전혀 예상치 못한 일이 벌어졌다. 어둠의 얼굴에 박혀 있는 눈동자에서 갑자기 검은색 형상의 덩어리들이 발사되었다. 수많은 눈동자들이 쏟아내는 수십발의 검은 마탄. 그것은 마치 화살과 같은 속도로 요우의 눈앞을 향해 다가왔다. 충격으로 아직 몸도 제대로 가누지 못 하고 있던 요우는 뛰지 못 하고 그저 간신히 바닥으로 몸을 굴려 그것들을 피했다. 아직 저 덩어리들의 정체가 뭔지는 알지 못했다. 하지만 한 가지 확실한 건, 절대 맞아서 좋을 게 없다는 사실이었다. 그 덩어리에 무언가 ‘마력’이 담아져 있다는 것은 요우도 분명히 느낄 수 있었다.

 

하지만 그것이 끝이 아니었다. 어둠은 마치 기관총처럼 계속해서 마탄들을 쏟아냈다. 요우는 계속해서 구르듯이 그것들을 피할 수 밖에 없었다.

 

이, 이런 건 전혀 예상하지 못 했어. 요우는 당황스러울 따름이었다. 설마 어둠이 이런 식의 탄을 쏘는 공격 방식을 취할 줄은 전혀 몰랐다. 이래서야 어둠을 물리치기는커녕 피하다가 체력과 마력을 다 써버릴 것만 같았다. 그러다 그만 요우는 막다른 곳에 몰리고 말았다. 이, 이건 곤란해. 요우는 남은 힘을 모두 끌어 모아 위로 점프했다. 하지만, 무언가 자신의 발목을 붙잡는 느낌과 함께 요우는 힘을 잃고 바닥에 내팽개쳐지듯 거칠게 떨어지고 말았다.

 

“으, 으앗!”

 

떨어진 충격으로 온 몸에서 격통이 느껴졌다. 뭐, 뭐야. 대체 뭐가 날 붙잡은 거야. 요우는 자신의 아래로 시선을 내렸다. 어둠의 등에서 튀어나온 검은 색의 줄이 요우의 발목을 붙잡고 있었다. 이, 이거 놔! 요우는 안간힘을 쓰며 그 줄을 발목에서 떼어 놓으려 애썼다. 하지만 너무 겁을 먹었기 때문일까, 좀처럼 손에 마력이 집중되지 않았다. 전날 괴물을 패대기치던 자신이 마치 거짓말처럼 느껴질 정도로, 몸에 전혀 힘이 들어가지 않고 있었다.

 

절망적인 심정으로 고개를 든 순간, 요우는 자신을 내려다보고 있던 어둠과 시선이 딱 마주쳤다. 수십개의 시선이 비웃듯 요우를 바라보고 있었다. 아, 안돼. 이건…이래선…이 상태로 저 어둠이 마탄을 쏜다면, 자신은 꼼짝 없이 당하게 될 것이 뻔했다. 치카쨩…리코쨩…누구라도 제발 날 도와줘…요우는 절망적인 얼굴로 주변을 둘러보았지만 자신이 찾는 사람들 중 그 누구의 모습도 보이지 않았다. 그때 저 멀리서, 날카로운 목소리가 들려왔다.

 

“거기 회색머리 리틀데몬! 움직이지 말고 그대로 있어!”

“어, 어?!”

 

그 직후, 수십발의 무언가가 어둠을 향해 쏟아졌다. 뭐, 뭐야? 저건?! 요우는 시선을 집중해 그것을 바라보았다. 그것은 다름 아닌 마력이 담긴 검은 깃털이었다. 그 검은 깃털들은 마치 빗발처럼 계속해서 어둠을 향해 쏟아졌다. 괴물은 그 세찬 깃털세례에 고통스러운 듯 몸을 움찔거리더니 마치 내팽개치듯 요우를 놓아주었다. 맹렬한 기세로 허공으로 날려진 요우는 온 신경을 집중해 아픈 몸을 추스르고 간신히 착지하는데 성공했다. 하지만 워낙 받은 데미지가 큰 터라 곧 다리에 힘이 풀려 주저 앉고 말았다.

 

대, 대체 뭐가 어떻게 된 거지. 누가 이런 공격을…분명 이건 사쿠라우치가 쓰는 방식은 아닌데. 요우는 주변을 둘러보다, 어둠 사이로 누군가가 자신을 향해 다가오고 있는 것을 발견했다. 어둠은 아닌 것 같고…사람 같은데. 아니, 이 왜곡된 공간 내에서 움직이는 걸 보면 설마 마법소녀인가? 그리고 마침내 한 소녀가 모습을 드러냈다.

 

고양이처럼 살짝 위로 올라간 눈꼬리, 오똑한 콧날, 하얀 피부, 뭔가 고풍스러운 분위기를 한껏 풍기고 있는 소녀의 모습을 요우는 그저 멍하니 바라보았다. 뭔가 엄청 분위기 있어 보이는 마법소녀네…하지만 요우의 그런 생각은 소녀의 입에서 나온 말을 듣는 순간 저 멀리 날아가버리고 말았다.

 

“나 참…힘 좀 쓰는 녀석인가 했더니, 왜 저 정도 어둠에 맥도 못 추고 당하고 있는거야?”

“누, 누구…?”

“나? 나로 말하자면…”

 

요우의 물음에 그 소녀는 두 손가락을 잠시 이마에 가져다 대며 묘한 웃음 소리를 내더니, 이내 양팔을 촥 펼치며 한껏 의기양양한 목소리로 외쳤다.

 

“크큭…누구긴 누구야. 사랑이야 말로 모든것…이 몸이야 말로 바로 정의…바로 타천사 요하네 님이지!”

 

갑작스러운 소녀의 행동에 요우는 그저 멍하니 그녀를 바라볼 뿐이었다. 뭐, 뭐야…머리가 좀 이상한 애 같은데…대체 뭐야 이 아이는…요우의 그런 생각이 얼굴에 드러난 것인지, 소녀는 살짝 얼굴을 붉히며 빽 하고 소리쳤다.

 

“뭐, 뭐야 그 표정은! 구해준 사람한테 실례 아냐?!”

“아, 그 미안…”

“흥.”

 

소녀는 살짝 토라진 듯 콧방귀를 끼며 팩 고개를 돌렸다. 이런, 하긴 정말 내 생명의 은인인데. 좀 이상해 보이더라도 감사 인사부터 해야지. 요우는 소녀를 향해 살짝 고개를 숙이며 말했다.

 

“구해줘서 고마워. 하마터면 큰일날 뻔 했어.”

“아, 알면 됐어. 그보다, 왜 쩔쩔매고 있는 거야? 너 힘 세잖아. 저 정도는 걍 부셔버리라구.”

 

자칭 요하네라는 소녀의 말에 요우는 겸연쩍은 마음에 살짝 뒤통수를 긁으며 대답했다.

 

“그게…앗 그보다 뒤! 조심해!”

“응?”

 

어느새 몸을 추스른 어둠이 예의 그 검은 덩어리들을 쏘았다. 맹렬한 기세로 날아오는 그것들을 보며 요우는 절망했다. 안 돼. 이대로라면 나는 물론이고 저 요하네라고 하는 이상한 아이까지…! 하지만 그것은 기우였다. 요하네는 슬쩍 뒤 돌아서 날아오는 덩어리들을 보더니, 이내 별 것 아니라는 듯 씨익 웃으며 앞으로 손을 내밀었다. 그러자 뭔가 복잡한 문양의 원형 마법진이 생기더니 날아오는 덩어리들을 모조리 튕겨냈다.

 

“…어?”

“뭘 놀라고 그래. 마력으로 만들어 낸 방어막일 뿐인데. 이 정도는 너도 할 수 있다구.”

“그…그래?”

“응. 뭐야? 그 전에 같이 있던 됴코에서 왔다던 마법소녀가 안 가르쳐 줬어?”

“아니 그게…”

 

요우는 대답하지 못하고 머뭇거렸다. 차마 ‘내 자존심 때문에 그 녀석에겐 아무것도 배우려고 하지 않았어.’라고 대답할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아니 그보다, 이 아이가 어떻게 어제 그 일에 대해 알고 있는 거지? 요우는 당황스러웠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요우가 어떻게 그걸 아냐고 채 물을 새도 없이 요하네는 괴물을 향해 돌격했다.

 

“좋아, 그렇다면 이 타천사님의 전투 방식을 보여주지. 보고 배우라고!”

 

어둠은 자신을 향해 달려드는 요하네를 향해 마탄들을 마구 쏘았다. 하지만 요하네는 살짝 몸을 틀어 그것을 피하거나, 정 피할 수 없는 건 예의 그 방어막으로 간단하게 튕겨 내 버렸다. 어둠은 자신의 마탄이 통하지 않자, 울부짖으며 요하네를 향해 거대한 앞발을 내리찍었다.

 

“^#*!!*^!&*!!!!!!!!!”

“위험해!”

“흥, 느리다고!”

 

요우의 걱정을 비웃기라도 하듯 요하네는 위로 휙 점프하며 간단히 그것을 피했다. 그리고 그녀가 공중에서 가볍게 왼손을 한바퀴 돌리자 검은 깃털들 수십개가 나타나더니 어둠을 향해 쏟아졌다. 그 공격에 괴물은 손으로 얼굴을 감싸쥐며 고통에 찬 비명을 질렀다.

 

“*!^&*!!!!!!!!”

 

그렇게 괴물이 정신을 못 차리고 허우적거리는 사이 요하네는 갑자기 허공을 박차더니 그대로 괴물을 향해 돌진했다. 요우는 그런 요하네의 움직임에 깜짝 놀랐다. 저 아이, 발 뒤에 마법진을 만든 다음 그걸 딛고 점프했어. 대단해…저렇게 싸울 수도 있구나. 요우는 그저 멍하니 요하네의 싸움을 지켜보았다. 그리고 요하네가 살짝 오른손을 휘젓자, 회색의 채찍 하나가 생겨났다.

 

그리고 그녀는 그것을 유려한 동작으로 휘둘렀다. 그러자 채찍이 세찬 기세로 날아가더니 그대로 어둠의 목을 휘감아버렸다. 요하네는 그 기세 그대로 어둠의 등에 착지하고는, 채찍을 꽉 잡아당겨 어둠을 완벽하게 제압해버렸다. 어둠은 고통스러운 듯 목을 부여잡으며 버둥거렸지만, 채찍은 단단히 감긴 채 절대 풀어질 기색이 보이지 않았다.

 

순식간에 그 무시무시해 보이던 어둠을 제압한 요하네를 보며 요우는 그저 감탄할 수밖에 없었다. 저런 식으로 싸울 수가 있구나…아까 요하네가 그렇게 자신만만한 태도를 보인 것도 충분히 이해가 되었다. 그럴 만한 능력이 있으니, 그런 태도를 취할 수 있었던 거겠지. 정말…대단하네. 난 주제도 모르고 혼자 어둠을 잡겠다고 설쳐 댔으니…이런 꼴을 당해도 싸.

 

“어이 거기!”

“나…나?”

“응, 너 말야. 가만 있지 말고 어서 이 아이의 마무리를 해 줘!”

“나는 제압하는게 다라구. 여기서 뭔가 더 하려면 너무 위험이 커. 아마 핵은 머리에 있을 테니까. 대충 머리쪽을 때려 부숴버려!”

“그렇지만…”

 

요우는 여전히 머뭇거렸다. 두려움이 여전히 요우의 온 몸을 지배하고 놓아주지 않고 있었다. 그때 요시코의 날카로운 목소리가 요우의 귓가를 때렸다.

 

“너, 지키고 싶었던 사람이 있는 거 아냐? 그런데 이런 곳에서 그냥 그렇게 멍하니 있을 거냐고?!”

 

그 순간, 요우는 한 대 얻어맞은 것 같은 충격을 받았다. 맞아…난 치카쨩을 지켜야만 해. 이런 곳에서 무서워 하다가는, 절대 그 목표를 이룰 수 없어. 만약 내가 제대로 마법소녀 일을 하지 못 하면, 치카쨩이 마법 소녀를 하게 될 지도 몰라. 안 돼. 치카쨩까지 이런 위험한 일을 겪게 할 순 없으니까. 요우는 떨리는 몸을 진정시키며 힘겹게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리고 요시코한테 묶인 채 몸을 비틀고 있는 어둠을 향해 서서히 다가갔다.

 

그래, 너 따윈 아무것도 아니야. 치카를 지켜주기 위해서, 난 최소한 사쿠라우치와 같은 위치에 설 수 있어야 해. 이런 어둠 따위에 무너져서는 안 된다고. 요우는 으득, 하고 이를 갈았다. 몸에 서서히 힘과 마력이 돌아오는 것을 느꼈다. 요우는 그 기세 그대로 뛰며 어둠을 향해 몸을 날렸다.

 

“으랴아아아아아아압!!!!!”

 

콰앙! 하는 소리와 함께 마력이 실린 요우의 주먹이 어둠의 머리 정 한가운데에 꽂혔다. 요우는 그 자세 그대로 잠시 멈춰 있다가, 다시 뒷편으로 점프해서 바닥에 섰다. 하지만 주먹을 맞았음에도 어둠은 저번 처럼 금이 가거나 하지 않고 그저 가만히 서 있을 뿐이었다. 어…아무 일도 안 일어 나네…내 주먹이 너무 약했나…? 요우는 불안한 눈으로 어둠을 살폈다.

 

잠시 후 어둠이 서서히 움직이며 몸을 부르르 떨기 시작했다. 역시, 효과가 없었구나. 그렇다면 한 번 더! 요우는 주먹을 말아 쥐며 어둠에게 달려 들 준비를 했다. 하지만 그것은 착각이었다. 어둠의 떨림이 점점 더 커지기 시작했다. 뭐지…? 왜 저러는 거지? 요우는 불안한 눈으로 어둠을 살폈다. 그리고 잠시 후, 콰아아앙! 하는 거대한 소리와 함께 어둠은 그야 말로 폭발해 버렸다.

 

“으, 으앗?!”

 

요우는 팔로 얼굴을 가리며 몸을 웅크렸다. 이, 이게 뭐야! 내 주먹이 이렇게 셌나?! 요우는 그저 당황스러울 뿐이었다. 있는 힘껏 주먹을 내지르긴 했지만, 설마 이렇게까지 될 줄이야. 나, 생각보다 강하구나. 아 그런데 잠깐. 좀 떨어져 있는 내가 이 정도인데 어둠 등에 있던 요하네는?! 요우는 당황스러운 눈으로 주변을 살폈다. 하지만 자욱이 낀 먼지 때문에 주변을 살피기가 쉽지 않았다.

 

어쩌지…진짜 어디 간 거야. 날 도와줬는데, 어디 다치기라도 했다면…요우는 어둠이 있던 곳으로 달려가려 했다. 하지만 그 순간 자신의 자신의 등을 톡톡 건드리는 손가락에 화들짝 놀라며 비명을 질렀다.

 

“꺄악?!”

“으악! 왜, 왜 소리를 지르고 그래!”

“아 그 미안…깜짝 놀라서…”

 

요우는 놀란 가슴을 진정시키며 뒤돌아보았다. 그 곳에는 요시코가 약간 불만스러운 표정을 하고 팔짱을 낀 채 요우를 바라보고 있었다.

 

“나참…어둠을 한방에 박살 내버린 주제에 뭘 그리 놀라는 거야. 그나저나 너…힘 하나는 진짜 세네…충격파 때문에 나까지 날아가 버렸다구.”

“미, 미안. 괜찮아?”

“흥. 이 타천사님은 그 정도로 다치거나 하지 않아. 미안해 할 필요는 없어.”

 

요시코는 새침한 표정으로 대답했다. 그때 멀리서 다급한 치카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요우쨩! 요우쨔앙-!”

“아, 치카쨩…”

 

요우는 자신을 향해 달려오는 치카를 보고 어색한 표정을 지었다. 그렇게 치카한테 과민 반응 했던 주제에, 막상 어둠에게 당할 뻔 했던 자신을 생각하니 몹시 부끄러웠다. 치카쨩, 화 내려나? 하지만 예상과 다르게 달려온 치카는 요우의 몸 이곳 저곳을 살피며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물었다.

 

“요우쨩? 괜찮아? 어디 안 다쳤어? 응?”

“괘, 괜찮아 치카쨩. 전혀 다치지 않았으니까. 그보다 아까, 미안해. 내가 너무 예민하게 반응해서…”

“아니야. 내가 미안해. 요우쨩의 마음도 모르고 사실 요우쨩도 지금 막 마법소녀가 된 거라 여러가지로 불안하고 혼란스러웠을지 모르는데…내가 조심해야 했어.”

 

요우는 그런 치카를 보자 미안함이 더 커졌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치카의 뒤에서 나타난 사람을 보자 요우는 다시 살짝 기분이 나빠졌다.

 

“…리코쨩.”

“어둠은 해치웠나보네 요우쨩. 그리고…”

 

리코는 요우 뒤의 요시코를 바라보며 말을 이었다.

 

“또 다른 마법소녀가 있네. 두 사람이 같이 해치운 거야?”

 

리코의 물음에 요우는 차마 대답하지 못했다. 분명 자신이 마무리를 짓긴 했지만, 엄연히 괴물을 제압한 건 요시코였으니까. 하지만 차마 리코에게는, 그것도 치카가 듣는 앞에서 그 사실을 들키기가 싫었다. 그런데 그 순간, 요시코의 입에서 그런 요우를 깜짝 놀라게 하는 말이 나왔다.

 

“아니. 내가 왔을땐, 이미 이 녀석이 어둠을 반쯤 해치운 상태였어. 난 그 마무리를 좀 도왔을 뿐이야.”

“와, 요우쨩 대단해!!!!!!”

“…그렇구나.”

 

요우는 그저 눈만 깜빡거리며 요시코의 눈치를 살폈다. 아니 저 아이가 어째서…요시코는 눈이 마주치자 요우를 향해 살짝 한쪽 눈을 윙크해 보였다. 나…배려 받은 거구나. 요우는 재빨리 상황을 눈치 채고 자신에게 신경 써 준 요하네의 마음 씀씀이가 너무도 고마웠다. 동시에 매우 부끄러워졌다. 진짜 빨리 강해져서, 이런 거짓말을 하지 않아도 될 정도가 되어야 겠다. 요우는 그렇게 마음먹었다. 그때 치카의 품에 안겨 있던 우칫치가 고개를 내밀더니, 요하네가 있는 곳을 바라보며 말했다.

 

“어, 요시코잖아.”

“요하네야!!!!!”

 

요하네는 얼굴을 붉히며 빽 소리를 질렀다. 하지만 우칫치는 전혀 신경쓰지 않는 듯 보였다. 치카가 우칫치를 향해 물었다.

 

“우칫치, 저 마법소녀를 알아?”

“당연하지. 저 아이는 츠시마 요시코, 라는 이름을 가진 마법소녀야. 여기서 활동하는 마법소녀지.”

“그러니까 요하네라고…”

 

요하네, 즉 요시코는 체념한 듯 팔을 늘어뜨리며 중얼거렸다. 요시코라, 하긴 일본인 이름 치고 요하네는 좀 이상하다 싶었는데 그게 본명이었구나. 세련된 외모랑 이름이 좀 따로 노는 느낌인걸. 하긴, 이러니저러니 해도 날 도와주고 조언도 해 준걸 보면 잘 어울리는 이름일지도. 모르지만. 요우는 그런 생각을 하다 그만 웃음이 새어나왔다.

 

“키득...”

“넌 왜 웃어?!”

“아, 아냐 아무것도 아냐, 요시코쨩.”

“요하네라고!!! 너까지 정말 왜 그래?!”

 

요시코는 발까지 굴러가며 화를 냈지만, 솔직히 그렇게 무섭게 느껴지지가 않았다. 이 아이, 아까 혼자서 신나게 어둠을 도륙내던 그 마법소녀가 맞긴 한가? 그때 요시코가 부루퉁한 표정으로 세 사람을 향해 물었다.

 

“…그나저나, 너넨 이름이 뭐야? 너희는 내 이름을 알지만, 나는 너네가 누군지 모른다구.”

“아 그렇구나…인사가 늦었네. 내 이름은 와타나베 요우, 고등학교 2학년이야.”

“난 타카미 치카! 요우쨩이랑은 같은 나이. 잘 부탁해, 요시코!”

“…응. 난 츠시마 요시코…1학년이야…”

 

요시코는 이제 완전 체념한 듯 다시 고개를 떨구며 자신의 본명을 말했다. 뭔가 안쓰럽네. 좀 귀엽기도 하지만. 요우는 그렇게 생각하며 풀죽어 있는 요시코를 바라보았다.

 

“난 사쿠라우치 리코. 마찬가지로 2학년이야.”

 

리코의 소개에 요시코는 떨궜던 고개를 들고 물었다.

 

“사쿠라우치 리코…네가 그 도쿄 출신 마법소녀지?”

“응…맞아. 그런데 내가 도쿄 출신이란 사실을 아는 걸 보니…지난 번 우리가 싸우던 것도 지켜보고 있었나보네. 맞지?”

“응. 맞아.”

 

요시코의 시원스러운 대답에 리코는 살짝 인상을 찌푸리며 되물었다.

 

“왜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우리를 관찰했는지 물어봐도 괜찮을까?”

“뭐…난 원래 여기서 활동하던 마법소녀니까. 구역이니 뭐니 따지는 건 좀 유치하긴 하지만, 적어도 내가 활동하던 지역에 새로운 마법소녀가 나타났으니까. 누구인지 알아보려고 관찰한 것 정도는 잘못이 아니지 않을까?”

“…그건 그렇네. 미안, 딱히 잘못이라고 따지려던 건 아니었어.”

 

요시코의 대답에 리코는 납득한 듯 사과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요우는 그 순간 한 가지 생각이 떠올랐다. 요시코는 충분히 그럴 수 있어. 하지만 우칫치는? 어째서 우리에게 다른 마법소녀의 존재를 이야기해 주지 않은 거지? 그 상황에서 다른 마법소녀가 우리를 관찰하고 있다는 것 정도는 귀띔해 줄 수 있는 거 아닌가? 요우는 약간 미심쩍은 표정을 지으며 우칫치를 향해 물었다.

 

“그런데 우칫치.”

“왜 그래 요우?”

“우리 말고도 다른 마법소녀가 있다는 걸 왜 말해주지 않았어?”

 

요우의 물음에 리코는 물론이고 치카도 약간 의심스러운 눈으로 우칫치를 바라보았다. 설마 일부러 숨긴 건가? 어떤 이유로? 아마 그런 생각들을 하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우칫치는 아주 태연한 표정을 지으며 대답했다.

 

“그야 안 물어봤으니까.”

“…그건 그렇네.”

 

우칫치의 당연하다는 듯한 대답에 세 사람은 그저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었다. 물어본 적이 없어서 대답하지 않았다는 너무 당연하다면 당연한 대답에 딱히 더 할 말이 없었으니까. 잠시 어색한 침묵이 흐르던 중, 리코가 조심스러운 목소리로 말을 꺼냈다.

 

“이야기하는 것도 좋지만…일단 다들 집에 가야겠다. 시간이 너무 늦었어.”

 

요우는 시간을 확인했다. 이런, 벌써 저녁 시간이 다 되었잖아? 언제 이렇게 됐담. 치카도 휴대전화를 보고는 깜짝 놀란 표정으로 말했다.

 

“으아, 진짜네. 이 공간 안은 늘 우중충하고 어두컴컴 하다 보니 시간이 흐르는 걸 못 느끼겠어.”

“크크큭…이 타천사에게는 정말 잘 어울리는 타천한 세계…”

“자, 다들 집에 갈까?”

“야! 우칫치! 무시하지 마!”

 

요시코는 무시당한 것에 마구 화를 냈다. 미안 요시코쨩, 나도 비슷한 생각 했어. 아까 싸울 때는 정말 멋있었는데 말야…지금은 좀 딱 놀리기 좋은 사람이라고 생각해. 요우는 내심 요시코에게 미안했지만,

 

“그래도 아쉽다. 요시코쨩하고는 좀 더 이야기하고 싶었는데.”

“계속 마법소녀 일을 하다 보면 보기 싫어도 종종 마주칠 수밖에 없을 거야. 그러니까 다음에 하자, 치카쨩.”

“알았어. 아참! 저기, 요시코쨩은 어디에 살아?”

 

치카의 악의 없는 부름에 요시코는 힘없는 표정으로 대꾸했다.

 

“요하네라고…나는 누마즈 카노강변 근처 멘션에서 살고 있어.”

“어? 그럼 요우쨩네 집이랑 그렇게 멀지 않잖아?”

 

요우는 고개를 끄덕였다. 진짜 가까이 살고 있잖아? 좀 의외인 걸.

 

“그렇네.”

“다행이다, 늦은 시간에 요우쨩 혼자 보내는 거 늘 맘에 걸렸는데. 앞으론 걱정 안 해도 되겠어.”

“나 참 치카쨩도…”

“…그보다 어둠 말고 마법소녀를 위험하게 할 만한 존재가 있긴 해…?”

 

요시코가 묘한 표정을 지으며 중얼거렸다. 하긴, 몇 미터를 휙휙 점프해서 다닐 정도인데, 무기를 든 범죄자도 무섭지 않지. 그래도 요우는 자신을 진심으로 걱정해주는 치카의 마음 씀씀이가 고마웠다.

 

“가자, 치카쨩. 요우쨩, 요시코쨩, 다음에 보자.”

“응. 그럼 우린 갈게 요우쨩. 요시코쨩도 집에 잘 가!”

“응. 잘 가 치카쨩!”

“그러니까 요하네라고!!!”

 

요우는 멀어져가는 두 사람의 등을 향해 손을 흔들다, 약간 미소가 걷힌 얼굴로 뒤돌았다. 좋겠네, 치카쨩과 같이 집에도 가고. 그렇게 생각하던 중 요우는 그만 자신을 향해 묘한 시선을 보내는 요시코와 눈이 마주치고 말았다. 아차, 아직 아 아이가 있었지.

 

“…별로 기분 안 좋나 봐?”

“으, 으응!? 아, 아니야. 아하하하…”

“흐응…”

 

콧소리를 내는 요시코의 시선을 애써 피하던 중, 요우는 문득 한 가지 생각이 들었다. 그래, 실력 있는 마법소녀가 내 근처에 살고 있었다니. 마침 잘 됐어. 요우는 자신을 향해 묘한 시선을 던지는 요시코를 향해 조심스레 입을 열었다.

 

“저기, 요시, 아니 요하네쨩…”

“…됐어 그냥 편할 대로 불러. 억지로 부르라고 해서 될 일이 아니잖아?”

“에헤헤…미안. 요시코쨩은 오늘 정말 여러모로 날 신경 써줬는데…”

“신경 쓰지 마. 그냥 내가 그러고 싶어서 그런 거니까. 그보다, 말 할 게 있는 가봐?”

 

요우는 꽉 주먹을 말아 쥐었다. 자신이 생각해도 지금 요시코에게 꺼낼 이야기는 이렇게 막 말할 만한 이야기가 아니었다. 그렇기에 솔직히 거절 당할까봐 무섭기도 했다. 아니, 그럴 확률이 높았다. 심지어 요시코에게 이런 말을 하는 이유조차 그리 떳떳한 것은 아니었다. 정말 여러가지로 죄책감이 밀려오며 요우를 괴롭게 했다. 하지만, 지금의 자신에겐 너무나도 절박한 일이었다.

 

“응…갑자기 처음 만나자 마자 이런 말 하면 좀 황당하겠지만…나에게, 싸우는 법을 가르쳐줘.”

 

요우의 말에 요시코는 깜짝 놀라는 표정을 지었다. 그리고 잠시 한 손으로 턱을 짚은 채 고민하더니, 이내 요우를 향해 물었다.

 

“저기 요우…라고 했지? 너랑 저 리코라는 사람, 친구 아니었어? 가르쳐 달라고 하면 되잖아?”

“그게…”

 

역시. 그렇게 말할 것이라 예상은 했지만…정말 뭐라고 대답하지. 요우는 자신을 바라보는 요시코의 눈을 살짝 피하며 고민했다. 하지만 답은 나오지 않았다. 저 사쿠라우치가 내 소중한 친구랑 붙어다니는게 도저히 마음에 안들어서, 라고 대답할 수도 없는 노릇이었으니까. 그렇게 시간이 지날 수록 요시코의 눈에는 의심이 더 깊어졌다. 아, 역시 안 되는 걸까. 요우는 힘없이 손을 늘어트렸다. 하지만 그 순간 의외의 대답이 들려왔다.

 

“…알았어. 가르쳐 줄게.”

 

어? 뭐, 뭐라고? 내가 잘못 들은 거 아니지? 요우는 화들짝 놀라며 요시코의 눈치를 살폈다. 하지만 살짝 미소 짓고 있는 그녀의 표정은 절대 요우가 잘못 들은 것이 아님을 밝혀 주고 있었다. 요우는 조심스러운 목소리로 물었다.

 

“어…? 정말? 같이 싸웠다고는 하지만, 오늘 처음 본 사이인데…괜찮아??”

“아 그것도 그렇네. 그럼 가르쳐 주지 말아야 겠다.”

“아, 아냐! 아냐아냐! 가르쳐 줘!”

 

요우는 당황한 목소리로 외쳤다. 허둥거리는 요우를 보던 요시코는 이내 키득, 하고 한번 웃더니 미소 띈 얼굴로 말했다.

 

“뭐…너한테도 사정이 있을 테니까. 세상에서 가장 가깝고 소중한 사람에게도 말 못할 이야기가 있는 법이잖아?”

 

요시코의 말에 요우는 순간 울컥했다. 요 며칠 사이 혼자 마음 고생이 심했는데, 생전 처음 보는 사람에게서 이 정도의 친절을 받을 줄은 몰랐다. 완전히는 아니지만, 그동안 쌓인 묵은 감정들이 조금이나마 해소되는 느낌이었다. 이 아이, 정말 착한 아이잖아. 이름대로 정말 너무 좋은 아이야…요우는 요시코를 향해 잔뜩 감동한 눈빛을 보내며 젖은 목소리로 대답했다.

 

“고마워…요시코쨩…”

“…거기서 요하네라고 불러 줬다면 정말 감동했을텐데 말이지.”

“진짜 천사처럼 착하네…”

“그러니까 타천사라고!!!”

 

-계속-


보브컷여고생 선개추 후감상 2019.03.22 14:43:05
치카사랑해 선개추 후감상 - dc App 2019.03.22 14:4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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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주 늘 잘 읽고 있습니다 센세.. - dc App 2019.03.22 14:5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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