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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일반 [물갤문학]마법소녀 치카-3-
글쓴이
ell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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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본 글 주소
https://gall.dcinside.com/sunshine/2261538
  • 2019-03-18 16:33:41
 




글이 자꾸 잘려서 속터지는중

이번엔 제발 올라갔으면 ㅠㅠㅠㅠㅠ


마법소녀 치카 3편올림여 ㅠ

4편에선 뉴페이스도 나올 예정

재밌게들 봐 줘


프롤로그 : https://gall.dcinside.com/m/sunshine/2251862 


1편 : https://gall.dcinside.com/m/sunshine/2253199


2편 : https://gall.dcinside.com/m/sunshine/22560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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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후로 며칠이 지났다. 치카 특유의 붙임성 때문에 어느새 리코는 자연스럽게 치카와 어울려 다리게 되었고, 요우 역시 리코와 같이 다닐 수 밖에 없게 되었다. 마치 칼이라도 한 자루 삼킨 것 처럼 속이 영 불편했지만, 리코가 정말 완벽하게 연기를 하며 ‘요우쨩, 요우쨩’ 하는 마당에 자신이 어깃장을 놓을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그냥 적당히 맞춰 주는 수 밖에 없었다.


그러던 어느날, 아직 리코가 등교를 하지 않은 조금 이른 아침. 요우는 모처럼 치카와 단 둘이 된 상황에 내심 즐거워하며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그때 그런 요우의 귀로 그 행복함을 한번에 날려버릴 만한 소리가 들려왔다.


“그거 소문 들었어?”

“아 그 우리 학교가 폐교 될 지도 모른다는 거?”


순간 요우는 자신의 귀를 의심했다. 뭐? 학교가 폐교? 대체 그게 무슨 소리야? 하지만 요우가 채 반응하기도 전에 치카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더니 이야기 중인 친구들을 향해 다가갔다. 그리고 갑자기 나타난 치카를 보고 놀란 친구에게 잔뜩 굳은 표정으로 물었다.


“뭇쨩 그게 무슨 소리야? 우리 학교가 폐교된다고?”

“아 치카쨩, 그게…”


무츠는 약간 침울한 목소리로 설명했다. 현재 어촌 마을인 우치우라는 주력 산업인 관광업도 잘 되지 않는 터라 이래저래 조금씩 인구가 줄어 들고 있는 상황이었다. 그 결과 우치우라에 위치한 우라노호시 고교의 1학년 학생 수는 간신히 반 하나를 채울 정도에 불과했다. 즉 올해 신입생이 50명도 채 되지 않았다는 것. 이대로라면 각 학년마다 반이 하나씩 밖에 없게 될 지경이었다. 그리고 그 정도의 학생 수로 학교를 유지한다는 것은 여러 모로 불가능한 일이었다. 


사실 이 이야기가 나온지는 꽤 되었다. 하지만 마을에 하나 있는 고등학교가 그렇게 쉽게 없어지겠냐는 생각에 다들 안이한 마음을 가지고 있던 것도 사실이었다. 학생들은 물론이고 마을의 많은 어른들도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지만, 올해 1학년 신입생 수가 너무 적었던 것이 결정타였던 모양이었다. 


그런 무츠의 설명을 들으며 요우는 충격이 꽤 컸다. 물론 언젠가 이 작은 시골 학교가 없어지는 일은 예상하긴 했지만, 설마 그것이 자기가 다니던 중에 이루어질 것이라고는 꿈도 꾸지 못 했으니까.


“워낙 작은 학교였으니까…언젠가 그렇게 될 것 같긴 했지만…”


두 사람은 마음이 심란 해져 잠시 학교 뒷편 잔디밭으로 나왔다. 치카는 우울한 표정으로 입술을 깨물었다. 그 모습에 요우는 마음이 아팠다. 요즘 되는 일이 없다고 속상해 하던 차에 간신히 좀 치카의 기분이 좋아지나 했건만, 다시 우울해 질 만한 이야기가 나와 버리고 만 것이다. 어떻게든 치카가 기운을 내게 해 주고 싶었다.


“뭐 당장 학교 문을 닫는다는 것도 아니고, 아직 확실히 정해진 이야기도 아니니까 너무 우울해 하지 마 치카쨩.”

“그건 그렇지만…언젠가 이 우라노호시가 영영 문을 닫게 된다는 건 사실이니까. 졸업 후에도, 더 먼 훗날이 되어도, 이 자리에 항상 있어 줄 줄 알았는데…”


더욱 어두워지는 치카의 표정을 보고 요우는 너무나도 안타까웠다. 어떻게든 저 얼굴을 웃게 해 주고 싶은데…하지만 그녀는 마음이 앞선 나머지 그만 해서는 안 될 말을 꺼내고 말았다.


“그, 그래도 치카쨩! 학교가 폐교 되어서 우리가 통폐합되는 학교로 가게 되면, 적어도 누마즈 쪽 학교를 다닐 수 있게 되지 않을까? 그럼 치카쨩이 지루해 하던 이 곳에서 조금이나마 벗어날 수 있게 되는 거라구!”


순간 요우는 아차 싶었다. 하지만 이미 치카의 표정은 슬픔과 절망에서 분노로 바뀌어 가고 있었다. 치카는 요우를 향해 마구 쏘아붙였다.


“요우쨩, 그걸 지금 말이라고 해?!”

“치, 치카쨩…저기 그게 아니라…”

“요우쨩은 새 학교에서 잘 적응할 수 있을지도 모르지만, 난 아니야! 그렇게 쉽게 말 하지 마!”

“미안…”


요우는 마구 화를 내는 치카 앞에서 그저 고개를 숙인 채 사과할 수 밖에 없었다. 말도 안되는 말을 한 좀 전의 자신을 한대 치고 싶은 심정이었다.


“성격도 좋고! 할 줄 아는 것도 많고! 운동에 재능도…! 아…”


순간 치카 역시 너무 화가 났기 때문일까, 그만 해서는 안될 말을 꺼내 버리고 말았다. 치카는 놀란 듯 자신의 입을 가렸지만, 이미 말은 나와 버린 뒤였다.


“……”

“……”


그렇게 두 사람 사이엔 무거운 침묵만이 흘렀다. 잠시 후, 치카는 입술을 꽉 깨문 채 뒤로 돌아섰다. 그렇게 멀어지는 치카의 등을 보며, 요우는 가슴 한 켠이 한 없이 무거워지고 있음을 느꼈다.

.

.

.

결국 두 사람은 학교가 끝나기 전까지 서로 단 한 마디도 나누지 않았다. 친구들 역시 두 사람 사이에 흐르는 미묘한 공기를 눈치 챘는지 별다른 말을 꺼내지 않고 지켜 보기만 했다. 다만 리코 한 사람만이 혹시 무슨 일 있냐고 치카에게 말을 걸려고 하다가 요시미에게 제지당하고 말았다. 요시미에게서 ‘저 둘, 저렇게 가끔 싸우지만 그럴 땐 그냥 내버려 두는 게 최고야.’ 같은 말을 듣고 리코도 고개를 끄덕였다. 영 못 미덥다는 표정을 짓긴 했지만.


학교가 끝나고, 요우는 혼자 조용히 교실을 나섰다. 치카에게 먼저 말을 걸 용기가 차마 나지 않았다. 솔직히 치카가 자신에게 말 실수를 한 건 별로 화도 나지 않았다. 먼저 잘못한 건 자신이었으니까. 오히려 그 말 실수 때문에 치카가 자신에게 미안해 하고 있을 것이 더 신경 쓰이고 있었다. 차라리 나 혼자 잘못을 빌어야 하는 처지라면 더 나을 텐데. 요우는 그렇게 생각하며 조용히 한숨을 내쉬었다.


“아…”

“어…”


하지만 마치 거짓말처럼, 요우는 학교 현관에서 치카와 딱 마주치고 말았다. 두 사람은 그저 아무런 말도 하지 못하고 서로 눈치만 보았다. 잠시 후, 치카가 뭔가 결심한 듯 굳은 표정을 짓더니 이내 요우를 향해 조용히 고개를 숙였다.


“미안해 요우쨩. 아깐 내가 너무 말이 심했지?”


그 순간 요우는 또 후회했다. 아, 진짜 난 바보야. 결국 먼저 치카쨩이 사과하게 만들다니. 내가 상처 입은 것 따윈 치카쨩이 상처 받은 것에 비하면 정말 아무것도 아닌데. 난 진짜 최악의 멍청이야, 와타나베! 


“아, 아니야 치카쨩. 내가 치카쨩 마음도 모르고 함부로 말 했던거니까. 사과 하지 마, 응?”

“그래도…요우쨩은 날 생각해서 위로해주려고 한 말인데, 내가 너무 내 기분만 생각해서 제멋대로 해석해 버렸어. 정말 미안해. 그리고…”


순간 요우는 치카의 입에서 나올 말이 무엇인지 눈치 챘다. 안 돼. 정말 저걸 치카가 말하게 하면 난 치카를 나쁜 아이로 만들어 버리게 되 버려. 그것 만은 안 돼. 요우는 결국 치카의 말을 자르며 입을 열었다.


“치카쨩, 그 다음 이야기는 정말 하지 말아줘. 치카쨩이 그것 때문에 나한테 미안해 할 이유는 정말 없으니까 말야. 단 하나도. 알았지? 오늘 잘못한 건, 바로 나야. 치카쨩이 아니라.”


요우의 단호한 말에 치카는 잠시 놀란 표정을 짓더니, 이내 살짝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그 미소는 힘이 빠져 있는, 마치 찻잔 바닥에 남은 찻물처럼 쓰디쓴 미소였다.


“아, 응…”

“헤헤…다행이다. 치카쨩이 화를 풀어서. 난 정말 치카쨩 화를 어떻게 풀어줘야 하지, 하고 완전 고민에 빠져 있었다구.”

“요우쨩도 참…아. 그럼 요우쨩 오늘 놀러 가지 않을래? 간만에 카페도 가고, 이것저것 구경도 다니고. 어때?”

“구경? 좋지! 가자 가자!”


치카의 말에 요우는 뛰어 오를 듯 기뻤다. 간만에 치카쨩이 먼저 놀자고 권해주다니, 당분간 제대로 대화도 하지 못 할 것 같아 무서웠는데 생각보다 일이 잘 풀려 정말 기분이 좋았다. 하지만 그 다음에 나온 치카의 말에, 요우는 살짝 찬물을 맞은 것 같은 기분이 되어버렸다.


“헤헤. 아, 그나저나 리코쨩은 어디로 간 거지? 이왕이면 리코쨩도 같이 가면 좋을 텐데.”

“그, 그러게…아하하…”


정말, 먼저 가 버려서 오늘만은 감사할게 사쿠라우치. 요우는 그렇게 말하며 치카의 뒤를 따랐다.

.

.

.

두 사람은 누마즈 시내 근처 골목 사이를 지나고 있었다. 그 근처에 있는 맛있기로 소문난 디저트 가게에 가기 위해서였다.


“왜 그래 치카쨩?”

“저기 요우쨩. 무슨 소리 들리지 않아?”

“무슨…?”


치카의 말에 요우는 잠시 고개를 갸웃 하고는 귀에 신경을 집중했다. 그러자 아주 나약한, 곧 꺼져버릴 것 같은 작은 목소리가 귀에 들렸다.


“도….줘….”

“어?”

“들렸지? 내가 잘못 들은 거 아니지?”

“응. 뭔가 힘들어 하는 것 같은 목소리가 분명히…”

“저기 저 골목 안에서 들리는 것 같은데.”


치카는 손가락으로 한 방향을 가리켰다. 맞아, 저 쪽 방향에서 들린 것 같았어. 요우는 치카를 향해 고개를 끄덕였다.


“가 보자! 누가 위험에 빠진 걸 지도 몰라!”

“응!”


두 사람은 급히 골목 안으로 뛰어갔다. 하지만 골목 사이사이를 지나던 중, 요우는 순간 몸을 따라 흐르는 기묘한 느낌에 걸음을 멈추고 몸을 움찔 했다. 뭐, 뭐지. 방금 굉장히 기분 나쁜 감각이 느껴진 것 같은데.


“왜 그래 요우쨩? 힘들어?”

“아, 아니야 치카쨩. 아무것도 아냐.”


“뭐…꽤 깊은 골목 안으로 들어왔으니까 말야. 그보다 서두르자. 목소리가 점점 약해지는 것 같아!”

“아, 알았어.”


치카의 말에 두 사람은 다시 걸음을 재촉했다. 사실 이 시점에서 두 사람은 깨달았어야 했다. 이미 한참을 달렸음에도 목소리의 주인공이 보이지 않는 것은 이상한 상황임이 분명했다. 하지만 두 사람은 지금 전혀 그 이상함을 느끼지 못 하고 있었다. 마치 무엇에 홀리기라도 한 마냥. 그리고 이윽고, 두 사람은 저 멀리 무언가 작은 동물 같은 것이 떨고 있는 것을 발견했다.


“저기! 저기 뭔가 움직여!”

“응, 나도 보여!”


두 사람은 서둘러 그 생물을 향해 달려갔다. 그리고 가까이 간 순간, 요우는 흠칫 놀랐다. 이건…사쿠라우치와 이야기하던 그 이상한 생물이잖아? 요우는 당황스러움을 애써 감추며 그 생물을 살폈다. 마치 바다사자 인형처럼 생긴 그 생물체는 몸 이곳저곳에 상처를 입은 체 쓰러져 있었다.


“이, 이게 뭘까 요우쨩…?”

“그, 글쎄…”

“생물…이긴…한 거지? 인형인가? 아냐 하지만 분명 조금씩 꿈틀거렸는데…”


그때 그 인형이 잠시 인상을 찌푸리더니, 눈을 뜨고는 두 사람을 향해 말했다.


“아, 안녕.”

“말했어?!”

“구해줘서 정말 고마워.”

“아, 아냐. 별말씀을…”


치카는 인형처럼 생긴 생물이 말을, 그것도 감사 인사를 하는 것에 무척이나 놀랐는지 얼떨떨한 표정으로 대답했다. 


“두번이나 결계를 뚫고 들어왔다는 것은…정말 소질이 있다는 이야기일지도…”

“뭐?”

“아, 아냐. 아무것도.”


생물은 말을 얼버무렸다. 뭔가 중요한 말을 한 것 같은데…요우는 의심스러운 눈으로 그 생물을 바라보았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그런 요우의 눈 앞에 도저히 믿을 수 없는 광경이 펼쳐졌다. 커다란 소리와 함께, 그들의 눈 앞에 있던 골목 벽 하나가 완전히 박살 나 버렸던 것이다. 


“꺄, 꺄악!”

“뭐야?!”


뭐, 뭐야? 갑자기 폭탄이라도 터진 거야? 요우는 부서져내린 벽 잔해 사이를 놀란 눈으로 바라보았다. 그리고 그 순간, 자신의 눈을 의심했다. 그 잔해 사이로 뭔가 거대한 검은 물체가 모습을 드러냈던 것이다. 


그것은 커다란 늑대 같은 모습을 하고 있었다. 하지만 눈도 코도 입도 없고, 단지 검은 젤리 같은 형체가 네 다리와 늑대의 머리 같은 모습을 이루고 있을 뿐이었다. 그리고 요우는 분명 이 기분나쁜 생명체를 어디선가 본 적이 있었다. 치카와 리코를 몰래 살펴보던, 그 날 봤던 그 검은 괴물. 이것은 그 괴물과는 분명 생김새가 달랐다. 하지만 그 날 몰래 엿본 그 괴물과 비슷한 것임이 분명했다. 형태는 달랐지만, 그것이 주는 기괴함과 공포스러움은 분명 두 괴물이 동류의 존재임을 보여주고 있었다.


“$*#(!#*&!(!∙∙∙∙∙∙∙∙∙”


그것은 알아들을 수 없는 기괴한 소리를 내더니, 이내 요우와 치카를 향해 머리라고 생각되는 부분을 서서히 돌리기 시작했다. 그 모습에 요우는 본능적으로 깨달았다. 도망쳐야 해!


“치카쨩! 도망치자!”


요우는 대답도 듣지 않은 채 치카의 손을 잡고 달리기 시작했다. 그런 요우의 귀에 아주 작은 치카의 중얼거림이 들려왔다.


“그게…꿈이 아니었던 거야…?”


결국 치카쨩도 기억해 버렸구나. 요우는 그렇게 생각하며 더 빨리 달렸다. 뒤 돌아 보지 않아도 그 괴물이 자신들을 쫓고 있다는 것은 분명했다. 온 몸에 소름이 돋을 정도의 기분 나쁜 느낌이 뒤에서 계속 느껴지고 있었으니까. 좋아, 저 쪽이 조금 밝은 걸 보니 이 골목을 벗어나는 방향이 분명해. 요우는 치카를 잡은 손에 좀 더 힘을 주었다. 그리고 골목 사이로 빠져 나갔다. 하지만 골목을 나선 순간, 요우는 믿지 못할 광경에 순간 다리가 풀려 주저 앉을 뻔했다.


그곳은 넓은 공터였다. 하지만, 그곳은 사방이 높은 콘크리트 벽으로 막혀 있었다. 하, 하필 막다른 곳이라니! 요우는 입술을 깨물며 주위를 둘러보았다. 하지만 도망칠 곳은 없었다. 유일한 통로는 괴물이 달려오고 있는 저 골목 입구 하나 뿐이었다. 


결국 난…치카쨩을 지켜 주지 못 하는 구나. 요우는 자신의 멍청함과 무력함에 절망했다. 치카 역시 절망적인 표정으로 주변을 살피고 있을 뿐이었다. 그때 요우의 머릿속에 한 가지 생각이 떠올랐다.


내가 만약 발판 삼아 치카쨩을 넘겨준다면…치카쨩 만큼은 도망치게 할 수 있어. 물론 그러면 요우는 저 괴물에게 잡힐 것이다. 아마 그리고 그날 본 부엉이랑 비슷한 꼴을 당하게 될 것임이 분명했다. 하지만 상관없었다. 치카가 괴물에게 당하는 광경은 피할 수 있으니까. 지금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바로 그것이었다. 심지어 자기 자신의 목숨 보다도. 요우는 치카를 향해 말했다.


“치카쨩.”

“왜, 왜 그래 요우쨩?”

“…내가 발판이 되어 줄게. 그럼 저 벽을 넘을 수 있을 거야.”

“잠깐! 그럼 요우쨩은? 요우쨩은 어떻게 넘어 올 건데?”

“나는…”


요우는 잠시 망설였다. 그리고 그 망설임에서 치카가 무언가를 느낀 듯, 떨리는 목소리로 물었다.


“잠깐 요우쨩…아니지? 쓸데 없는 생각 하는 거 아니지?”

“쓸데없는 생각이 아냐! 적어도 한 명은 살아야 할 거 아냐!”

“싫어! 요우쨩을 버리고 가다니, 죽어도 그건 할 수 없어!”

“무슨 바보 같은 소리야 지금! 그럼 치카쨩은 여기서 죽어도 좋아?!”

“죽는 건 싫어! 하지만 그렇게 되면 요우쨩이 죽어 버리잖아!”

“바보 치카쨩! 여기서 죽으면 넓은 세상을 본다는 꿈은 어쩔건데! 치카쨩만이라도 살아야 할 것 아냐!”

“싫어! 절대로 싫어!!! 요우쨩을 두고는 절대로 못 가!!!”


그렇게 두 사람이 다투는 사이, 괴물은 어느새 지척까지 다가 와 있었다. 육중한 괴물의 무게에 땅의 흔들림이 느껴질 정도였다. 바보 치카! 이제 넘어 갈 시간도 없어졌어! 요우는 치카의 앞을 가로막고 섰다. 적어도 치카쨩을 건드리는 것 만은 절대 볼 수 없어. 절대로. 요우는 후들거리는 다리에 힘을 꽉 주며 양팔을 벌렸다. 그리고 괴물은 어느새 코 앞까지 다가와 있었다. 요우는 두 눈을 꼭 감았다. 하지만 그 순간 날카로운 금속성의 소리가 들리더니, 이내 괴물이 괴로워 하는 것 같은 소리가 들려왔다.


“$*#(!#*&!(!∙∙∙∙∙∙∙∙∙!!!!!!”


요우는 살짝 한쪽 눈을 뜨고 앞을 바라보았다. 괴물은 주둥이를 꽉 다문 채 괴로운 듯 몸을 이리저리 비틀고 있었다. 자세히 보니, 얇은 와이어 같은 무언가가 괴물의 주둥이를 묶고 있었다.


“대…대체 뭐야…”


요우는 갑작스러운 상황에 그저 멍하니 허공만을 바라보았다. 몇 가닥의 줄이 더 허공을 가르더니 괴물의 네 다리에 감겨 들었다. 괴물은 당황한 듯 이상한 소리를 내며 온몸을 비틀었지만, 묶인 줄을 풀어내지는 못 했다. 대체 이 줄은 어디서…? 요우는 뻗어진 줄의 끝에서, 익숙한 누군가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었다.

.

.

.

‘설마 저 애들이 말려들었을 줄이야…’


리코는 바이올린 현 가닥들을 쥔 손에 힘을 주며 입술을 깨물었다. ‘어둠’의 기운이 느껴져서 찾아 다니던 도중 시끄러운 소리가 들렸고, 공간이 왜곡되어 있는 것을 확인하고는 서둘러 들어온 것 까지는 좋았다. 하지만 설마 이 곳에 치카와 요우가 있을 것이라고는 꿈에도 상상하지 못 했다. 자존심을 접고 우칫치의 도움까지 받아가며 애써 치카가 기억 못 하게끔 한 일이 다 헛 일이 되어버리고 말았다.


리코는 슬며시 눈을 돌려 치카를 보았다. 그리고 그녀의 품에 안겨 있는 것을 확인하고는 칫, 하고 낮게 혀를 찼다. 역시 저 녀석이 있었구나. 설마 그럼 저 녀석 치카를 마법소녀로 만들기 위해 일부러 치카를 끌어들였나? 리코는 우칫치를 죽일 듯한 기세로 노려보았다. 하지만 우칫치가 아니라 치카가 그 눈빛에 흠칫 놀라고 말았다. 아, 이런. 치카를 노려본 꼴이 되어 버렸잖아. 리코는 서둘러 시선을 거두었다. 


하지만 그런 고민을 할 겨를도 없이 리코는 다시 괴물과의 싸움에 집중 해야 했다. 괴물이 어느 정도 혼란에서 벗어나서는 자신을 결박한 현을 리코 째로 힘주어 잡아당기기 시작했던 것이다. 이 어둠, 줄을 풀 수 없다는 것을 깨닫고는 힘으로 승부를 보려 하네. 지능이 꽤 높은 개체잖아. 곤란하네. 리코는 좀 더 몸에 마력을 불어넣으며 버텼지만, 조금씩 끌려가기 시작했다. 이대로는 괴물 앞까지 끌려 갈 기세였다.


그렇다고 현을 놓아 버릴 수도 없었다. 지금 어둠의 제거가 아니라 결박에 집중한 것도 애초에 위험에 빠진 저 두 사람을 구하기 위해서였다. 이대로 놓았다간, 저 괴물이 무방비인 저 두 사람을 먼저 공격 할 수도 있었다. 


“거기 두 사람! 도망가! 어서!”

“아, 안돼! 리코쨩을 내버려 두고 갈 순 없어!”


치카의 간절한 외침. 그 외침에, 리코는 절망했다. 각오 했던 일이지만 결국 날 알아봤구나. 하지만 그 잠깐의 마음의 흔들림이, 리코를 위험 속으로 몰아넣고 말았다.

.

.

.

요우는 눈 앞에 펼쳐지는 광경에 그저 침을 꿀꺽 삼켰다. 그 당시는 아주 멀리서, 그 상황이 현실인지 아닌지 분간도 못 하는 상태에서 보았을 뿐이었다. 하지만 이렇게 가까이서 괴물과 리코가 싸우는 광경을 보니 그저 온 몸이 떨려왔다.


“거기 두 사람! 도망가! 어서!”

“아, 안돼! 리코쨩을 내버려 두고 갈 순 없어!”


요우는 흠칫했다. 역시 사쿠라우치가 맞구나. 그리고 그 순간, 가만히 있던 괴물이 한 순간 온 몸을 힘껏 비틀었다. 그 바람에 간신히 버텨내던 리코는 순식간에 균형을 잃고는 바닥을 쓸며 그대로 넘어지고 말았다.


“꺄, 꺄악!”

“리코쨩! 안 돼!”


순간 리코는 그대로 괴물 앞에 무방비로 노출 되고 말았다. 그녀는 서둘러 고개를 들고 몸을 추스르려는 듯 했지만, 그 짧은 찰나의 순간 괴물의 몸에서 검은 색의 줄이 튀어 나오더니 쓰러진 리코의 몸을 사정 없이 묶어 버렸다.


“크윽…”

“아, 안돼…저건…!”


치카가 비명을 내질렀다. 요우 역시 예전의 기억을 떠올리며 공포감에 휩싸였다. 부엉이와 리코의 모습이 겹쳐 보이며, 이대로 둬서는 안 된다는 생각이 온 몸을 지배했다. 그리고 그때 치카에게 안겨 있던 생물이 갑자기 입을 열었다.


“저기…치카. 해결책이 하나 있어.”

“뭔데? 그게 뭔데?!”


치카는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다는 표정으로 자신에게 안겨 있는 생물을 향해 물었다. 그러자 그 생물은 도저히 믿기 힘든 이야기를 꺼냈다.


“마법소녀가 되는거야.”

“뭐?”

“…마법소녀?”


도저히 믿지 못 하겠다는 표정의 두 사람을 향해 그 생물이 계속 말을 이었다.


“응. 마법소녀. 좀 전 까지 리코의 모습을 보았지? 지금은 잡히긴 했지만, 괴물하고 겨룰 수 있는 능력과 기술을 펼치는 걸 말야. 그녀가 바로 마법 소녀야. 마법 소녀가 되면, 저 괴물과 싸울 수 있는 힘을 얻게 되. 그럼 리코를 도와 줄 수도 있지.”

“그게 정말이야…?”

“응. 그리고 마법소녀가 되면, 오직 단 한 가지 자신이 원하는 소원을 이룰 수 있어. 마법소녀가 되겠다고 한 즉시 그 소원이 받아들여지게 되는거야. 어때? 괜찮지 않아?”

“소원…단 한가지 소원…”

“안 돼! 치카쨩, 절대로 마법 소녀가 되어선 안…으윽!!!!!”


리코의 필사적인 목소리는 곧 괴로운 신음소리에 묻혀 버리고 말았다. 



“빨리 이루고 싶은 소원을 말해! 그럼 바로 마법 소녀가 될 수 있어!”

“소원…한 가지 소원…”


어두운 표정으로 한없이 갈등하고 있는 치카. 요우는 진작부터 치카의 마음을 눈치채고 있었다. 넓은 세상으로 나가고 싶다는 마음. 그리고 동시에, 자신의 소중한 장소를 지키고 싶다는 마음. 그 두 마음이 서로 싸우며 치카의 머릿속을 복잡하게 만들고 있음이 분명했다. 절대 한 순간에 결정할 수 없는 그런 문제임은 분명했다. 그렇다면 남은 것은 오직 하나뿐이었다. 요우는 흔들리는 마음을 다잡고 치카 품 속의 물체를 향해 물었다.


“거기 너. 그 마법 소녀라는 거…나도 될 수 있는 거야?”

“어, 어? 무, 물론이지. 딱히 자격이 필요하거나 한 건 아냐. 나한테 소원만 말하면 돼.”

“좋아 그렇다면…내가 마법소녀가 되겠어. 그럼 문제없는 거지?”

“…그것도 나쁘지 않겠네. 다만, 네가 원하는 소원을 한가지 말 해야 해.”

“안 돼! 그만둬! 요우쨩! 마법소녀가 되어선 안 돼! 내가 어떻게든 두 사람을…!”


리코가 안타까운 목소리로 외쳤다. 하지만 그 말이, 요우의 망설임에 마침표를 찍어 주었다. 지켜줘? 사쿠라우치가? 우리 둘을?


“웃기지마…”

“요, 요우쨩?”


요우는 천천히 괴물을 향해 걸음을 옮겼다. 뒤에서 치카가 무엇인가 말 하는 것 같았지만, 지금 요우의 귀에는 그 소리가 전혀 들리지 않았다.


“치카쨩을 지키는건…다른 누구도 아니야…바로 나야…”


사쿠라우치가 아니라, 그 누구에게도 양보할 수 없어. 나는 치카쨩 앞에선 절대로 약해져선 안 돼. 치카쨩의 웃음은, 반드시 내가 만들어 줄 거니까. 요우는 주먹을 꽉 쥐며 큰 소리로 외쳤다.


“내 소원은! 학교의 폐교를 막는 거야!!!!!!”

“좋아, 그 소원…이루어줄게.”


그 순간, 요우의 몸이 밝은 빛으로 둘러싸였다. 그것은 리코의 연분홍빛과는 다른, 반짝이는 푸른 빛이었다. 마치 바다처럼 빛나는 찬란한 푸른색의 빛. 그 빛에 놀란듯 리코는 물론이고 ‘어둠’조차 잠시 움직임을 멈췄다. 그리고 잠시 후, 그 빛 사이로 요우가 모습을 드러냈다.


“요…요우쨩이…”

“축하해. 이제 너도 마법소녀야.”

“그, 그래? 하하…옷이 좀 이상해진 것 말고는 별로 달라진 게 없는 것 같은데…”


요우는 놀란 표정으로 자신을 바라보는 치카를 향해 한번 씨익 웃어 보이고는 이내 자신의 몸을 이리저리 둘러보았다. 저기 있는 리코와는 다르긴 했지만, 확실히 뭔가 나풀나풀하고 복잡한 옷으로 바뀌어 있었다. 이런, 마법소녀라는 거 영 패션 센스가 좋지 못하네. 아 그보다 지금 이럴 때가 아니었지. 요우는 돌아서서 괴물을 바라보며 천천히 입을 열었다.


“사쿠라우치를 구하는 건 썩 마음에 내키지 않지만…그냥 두고 볼 수는 없으니까. 간다!”


요우는 괴물을 향해 기세 좋게 몸을 날렸다. 그리고 순간 깜짝 놀랐다.


‘뭐, 뭐야. 몸이 엄청 가볍잖아.’


순식간에 ‘어둠’의 바로 앞 까지 다다른 자신의 모습에 요우는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리코의 모습도 보았으니 마법소녀가 되면 어느 정도 신체 능력이 좋아질 것이라고는 예상했지만 설마 이 정도일 줄은 몰랐다. 그렇게 자신의 변화에 놀라고 있는 요우의 귀에 다급한 리코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와…와타나베! 조심해!”

“응? 으앗!”


순간 요우는 자신을 향해 날아오는 검은 색의 촉수를 피해 몸을 날렸다. 쾅! 좀 전까지 요우가 있던 자리를 촉수가 내려치자 커다란 굉음과 함께 사방으로 돌조각이 튀어 올랐다. 으아, 저런 거 맞으면 진짜 죽겠다! 요우는 식은땀을 흘리며 꿀꺽 침을 삼켰다. 그리고 자세를 낮추고 괴물을 이리 저리 살폈다.


하지만 자신이 딱히 리코처럼 무기가 있는 것도 아니고, 대체 뭘 어떻게 해야할지 감이 잡히지 않았다. 뭐야, 마법소녀가 되면 무기도 막 자동으로 생기고 그런 거 아닌가? 왜 나는 옷만 바뀌고 맨 몸인 거야? 몸을 틀어 그것을 피하고는 본능적으로 움켜잡았다. 그리고 그대로 어깨 너머로 그것을 있는 힘껏 끌어당기며 그대로 몸을 앞으로 숙였다.


그리고 정말 황당하게도, 요우는 자신이 힘을 주자 괴물이 끌려오는 것을 느꼈다. 아니, 단순히 끌려오는 것을 넘어 자신이 취한 업어치기 자세로 인해 괴물이 공중으로 붕 떠오르는 것을 확실히 느낄 수 있었다. 


콰과과광! 괴물은 원심력에 의해 완전히 바닥으로 패대기 쳐 졌다. 그 무게로 바닥에 내 쳐 지자 엄청난 충격과 함께 사방으로 돌 조각과 먼지가 튀어 올랐다.


“와…진짜 몸에 힘이 넘쳐 흐르는걸…”


요우는 자신의 양 손을 내려다보며 도저히 믿지 못하겠다는 말투로 중얼거렸다. 이 정도면, 물리친 걸까? 저 괴물을? 그랬으면 좋겠는데. 하지만 그 순간 요우는 한 가지 잊고 있던 사실이 떠올랐다.


“아차…이러면 사쿠라우치도…”

“…그런 걱정은 다짜고짜 업어치기를 하기 전에 좀 하지 그래?”

“으, 으앗?! 사쿠라우치?!”

“흥.”


요우의 걱정과 달리 리코는 온 몸에 회색 먼지를 뒤집어 쓴 것 말고는 별 문제가 없는 것 처럼 보였다. 다만 애써 태연한 표정을 짓고 있었지만, 눈에 보일 정도로 어깨를 들썩이며 거친 숨을 몰아쉬고 있는 것으로 보아 체력적으로 상당히 지친 모양이었다. 그런 리코를 향해 요우는 약간 비꼬는 말투로 말했다.


“마법소녀라고 그렇게 잘난척 하더니, 벌써 지친 거야?”

“…누구씨들을 지키면서 싸우다보니 말이지. 그리고, 내가 분명 마법소녀가 되지 말라고 몇 번이나 말 했는데. 결국 되 버렸고.”

“네 말을 들을 이유는 없어.”

“자, 잠깐! 두 사람 싸울 때가 아니야!”


입씨름을 벌이는 두 사람 사이로 다급한 목소리가 끼어들었다. 요우는 약간 거들먹거리며 치카 품 속의 인형 생명체를 향해 대답했다.


“괜찮아. 어둠은 내가 해치웠…어라?”


자욱한 먼지 사이로 무언가 조금씩 움직이는 것이 보였다. 요우는 그 모습에 살짝 진저리를 치며 말했다.


“뭐야…아직도 살아 있는 거야?”

“그 정도로 죽으면 이 고생 안 해.”


리코가 냉담한 목소리로 대답했다. 요우는 약간 질렸다는 말투로 리코를 향해 물었다.


“그럼 저 어둠은 어떻게 죽이는데?”

“어둠은 보통 몸 어딘가에 ‘핵’을 숨기고 있지. 보통은 몸의 한 가운데에 있는 경우가 많고. 그 핵을 부수면 저 어둠은 사라져.”

“그럼 사쿠라우치가 가진 무기로 어둠의 한 가운데를 베어버리면 되는 거 아냐?”

“…보통은 그렇지. 하지만, 저 어둠은 예상보다 표피가 너무 두꺼워. 내가 정상 컨디션이라면, 내 마력으로 베어 버릴 수 있는데 지금은 괴물에게 잡혔던 탓에 마력이 상당이 줄어 있거든.”

“쳇, 미안하게 됐네요.”

“…탓 하려는 의도는 아니었어.”


리코는 살짝 시선을 피하며 대답했다. 물론 요우도 리코가 마음에 안 드는 것을 떠나 자신들을 구하기 위해 고생했다는 것 정도는 알고 있었다. 그래, 내가 무엇 때문에 내 소원조차 미뤄 두고 마법 소녀가 된 건데. 내가 해결해야만 해. 요우는 의지를 다지며 천천히 앞으로 걸어 나갔다.


“좋아…어차피 복잡하게 생각하는 건 나랑 안 맞으니까! 일단 그냥 내 질러보는 수 밖에!”

“자, 잠깐! 와타나베! 뭐 하는 거야!”

“으랴아아아아아아압!!!!!!”


요우는 그 괴물을 향해 점프했다. 주먹에 온 힘을 모은다고 생각 하자, 몸 전체에 흐르는 넘치는 기운이 자신의 주먹에 집중되고 있음을 느꼈다. 좋아, 이게 그 마력이란 말이지? 어떻게 쓰는 건지는 대충 알았어. 요우는 그대로 어둠의 몸 한가운데로 파란 기운이 넘실거리고 있는 주먹을 있는 힘껏 내질렀다.


쾅! 소리와 함께 주먹에 엄청난 충격이 느껴졌다. 으아! 이, 이거 생각보다 아프잖아! 요우는 아픈 주먹을 부여잡으며 뒤로 물러났다. 하지만 곧 그 아픔을 싹 잊을 정도의 광경이 눈 앞에 펼쳐졌다. 쩌저적, 하는 소리와 함께 요우가 주먹을 날린 부위부터 조금씩 금이 가기 시작하더니, 이내 그 균열이 사방으로 퍼져 나갔던 것이다. 뭐야, 내 주먹 한방에 이렇게 되어 버린 거야? 요우는 어안이 벙벙해져 그저 멍하니 부서져가는 어둠을 바라보고만 있었다. 그때 날카로운 목소리가 그녀의 귓가를 때렸다.


“와타나베, 거기서 비켜!”

“어, 으, 응!”


요우는 본능적으로 몸을 비틀며 뒤로 물러났다. 그리고 간발의 차로 요우의 눈앞에 연분홍빛의 섬광이 번개처럼 지나가더니, 그대로 어둠의 핵을 베어버렸다. 그리고 잠시 후, 핵은 잠시 동안 부들거리더니 이내 반으로 갈라지며 가루가 되어 서서히 허공으로 흩어져갔다. 그리고 나머지 거대한 잔해 역시 서서히 공기중으로 흩어져 사라졌다.


아, 이제 이긴 건가. 요우는 멍하니 사라져가는 괴물을 바라보았다. 자신이 저런 말도 안되는 괴물을 상대로 싸웠다는 것이 도저히 실감 나지 않고 있었다. 그때 가쁜 숨을 몰아쉬며 어깨를 들썩이는 리코의 등을 본 순간, 문득 한 가지 사실이 떠올랐다. 그러고 보니 저 녀석…! 요우는 성큼성큼 리코를 향해 걸어갔다.


“야, 사쿠라우치. 너 나 까지 베어 버릴 속셈이었지?”

“무슨 말을 하는 거야. 그럴 리가 없잖아.”


리코는 뒤도 돌아보지 않은 채 대답했다. 이게 진짜…그 태도에 요우는 부아가 더 치밀어 올라 계속 쏘아붙였다.


“웃기지 마. 조금만 늦게 피했으면 나도 저 핵이랑 같이 반으로 갈라질 뻔 했다고. 너 일부러 그런 거지?”

“조금만 더 늦었으면 저건 다시 회복했을 테니 서두를 수 밖에 없었어. 그리고 점프 동작이라던가, 어둠의 표피를 한방에 박살 내버릴 정도의 신체능력이라면, 당연히 피할 수 있을 거라 예상하고 한 건데. 무슨 문제 있어?”

“이…”


요우는 리코를 향해 이를 갈았다. 진짜 말이면 다인 줄 알아? 난 완전히 나까지 반토막 나 버리는 줄 알았다고! 한마디 해 주지 않고서는 참을 자신이 없어, 요우는 리코를 향해 입을 열려 했다. 하지만 그 순간, 가느다란 목소리가 들려왔다.


“요, 요우쨩…”

“아, 치카쨩…”


-계속-



MetalS 이제 다올라온듯 항상재밌게본다 고마워 2019.03.18 16:34:22
ellin 프롤로그 : https://gall.dcinside.com/m/sunshine/2251862 1편 : https://gall.dcinside.com/m/sunshine/2253199 2편 : https://gall.dcinside.com/m/sunshine/2256089 2019.03.18 16:34:49
ellin 재밌다니 그저 감사... 2019.03.18 16:35:20
ㅇㅇ 곧 자야되서 간략하게 봤는데 저 생물 설마 큐베인가.. 담에 시간내서 첨부터 봐볼께 203.226 2019.03.18 16:36:58
랜덤만화 재밌게 보고있어요 2019.03.18 16:4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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