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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일반 [물갤문학]마법소녀 치카-3-
글쓴이
ell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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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본 글 주소
https://gall.dcinside.com/sunshine/2261521
  • 2019-03-18 16:24:07
 



3편 올릴게여

4편에선 뉴페이스 두명 더 나올 예정

재밌게들 봐 줘


프롤로그 : https://gall.dcinside.com/m/sunshine/2251862

1편 : https://gall.dcinside.com/m/sunshine/2253199

2편 : https://gall.dcinside.com/m/sunshine/22560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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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후로 며칠이 지났다. 치카 특유의 붙임성 때문에 어느새 리코는 자연스럽게 치카와 어울려 다리게 되었고, 요우 역시 리코와 같이 다닐 수 밖에 없게 되었다. 마치 칼이라도 한 자루 삼킨 것 처럼 속이 영 불편했지만, 리코가 정말 완벽하게 연기를 하며 ‘요우쨩, 요우쨩’ 하는 마당에 자신이 어깃장을 놓을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그냥 적당히 맞춰 주는 수 밖에 없었다.


그러던 어느날, 아직 리코가 등교를 하지 않은 조금 이른 아침. 요우는 모처럼 치카와 단 둘이 된 상황에 내심 즐거워하며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그때 그런 요우의 귀로 그 행복함을 한번에 날려버릴 만한 소리가 들려왔다.


“그거 소문 들었어?”

“아 그 우리 학교가 폐교 될 지도 모른다는 거?”


순간 요우는 자신의 귀를 의심했다. 뭐? 학교가 폐교? 대체 그게 무슨 소리야? 하지만 요우가 채 반응하기도 전에 치카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더니 이야기 중인 친구들을 향해 다가갔다. 그리고 갑자기 나타난 치카를 보고 놀란 친구에게 잔뜩 굳은 표정으로 물었다.


“뭇쨩 그게 무슨 소리야? 우리 학교가 폐교된다고?”

“아 치카쨩, 그게…”


무츠는 약간 침울한 목소리로 설명했다. 현재 어촌 마을인 우치우라는 주력 산업인 관광업도 잘 되지 않는 터라 이래저래 조금씩 인구가 줄어 들고 있는 상황이었다. 그 결과 우치우라에 위치한 우라노호시 고교의 1학년 학생 수는 간신히 반 하나를 채울 정도에 불과했다. 즉 올해 신입생이 50명도 채 되지 않았다는 것. 이대로라면 각 학년마다 반이 하나씩 밖에 없게 될 지경이었다. 그리고 그 정도의 학생 수로 학교를 유지한다는 것은 여러 모로 불가능한 일이었다. 


사실 이 이야기가 나온지는 꽤 되었다. 하지만 마을에 하나 있는 고등학교가 그렇게 쉽게 없어지겠냐는 생각에 다들 안이한 마음을 가지고 있던 것도 사실이었다. 학생들은 물론이고 마을의 많은 어른들도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지만, 올해 1학년 신입생 수가 너무 적었던 것이 결정타였던 모양이었다. 


그런 무츠의 설명을 들으며 요우는 충격이 꽤 컸다. 물론 언젠가 이 작은 시골 학교가 없어지는 일은 예상하긴 했지만, 설마 그것이 자기가 다니던 중에 이루어질 것이라고는 꿈도 꾸지 못 했으니까.


“워낙 작은 학교였으니까…언젠가 그렇게 될 것 같긴 했지만…”


두 사람은 마음이 심란 해져 잠시 학교 뒷편 잔디밭으로 나왔다. 치카는 우울한 표정으로 입술을 깨물었다. 그 모습에 요우는 마음이 아팠다. 요즘 되는 일이 없다고 속상해 하던 차에 간신히 좀 치카의 기분이 좋아지나 했건만, 다시 우울해 질 만한 이야기가 나와 버리고 만 것이다. 어떻게든 치카가 기운을 내게 해 주고 싶었다.


“뭐 당장 학교 문을 닫는다는 것도 아니고, 아직 확실히 정해진 이야기도 아니니까 너무 우울해 하지 마 치카쨩.”

“그건 그렇지만…언젠가 이 우라노호시가 영영 문을 닫게 된다는 건 사실이니까. 졸업 후에도, 더 먼 훗날이 되어도, 이 자리에 항상 있어 줄 줄 알았는데…”


더욱 어두워지는 치카의 표정을 보고 요우는 너무나도 안타까웠다. 어떻게든 저 얼굴을 웃게 해 주고 싶은데…하지만 그녀는 마음이 앞선 나머지 그만 해서는 안 될 말을 꺼내고 말았다.


“그, 그래도 치카쨩! 학교가 폐교 되어서 우리가 통폐합되는 학교로 가게 되면, 적어도 누마즈 쪽 학교를 다닐 수 있게 되지 않을까? 그럼 치카쨩이 지루해 하던 이 곳에서 조금이나마 벗어날 수 있게 되는 거라구!”


순간 요우는 아차 싶었다. 하지만 이미 치카의 표정은 슬픔과 절망에서 분노로 바뀌어 가고 있었다. 치카는 요우를 향해 마구 쏘아붙였다.


“요우쨩, 그걸 지금 말이라고 해?!”

“치, 치카쨩…저기 그게 아니라…”

“요우쨩은 새 학교에서 잘 적응할 수 있을지도 모르지만, 난 아니야! 그렇게 쉽게 말 하지 마!”

“미안…”


요우는 마구 화를 내는 치카 앞에서 그저 고개를 숙인 채 사과할 수 밖에 없었다. 말도 안되는 말을 한 좀 전의 자신을 한대 치고 싶은 심정이었다.


“성격도 좋고! 할 줄 아는 것도 많고! 운동에 재능도…! 아…”


순간 치카 역시 너무 화가 났기 때문일까, 그만 해서는 안될 말을 꺼내 버리고 말았다. 치카는 놀란 듯 자신의 입을 가렸지만, 이미 말은 나와 버린 뒤였다.


“……”

“……”


그렇게 두 사람 사이엔 무거운 침묵만이 흘렀다. 잠시 후, 치카는 입술을 꽉 깨문 채 뒤로 돌아섰다. 그렇게 멀어지는 치카의 등을 보며, 요우는 가슴 한 켠이 한 없이 무거워지고 있음을 느꼈다.

.

.

.

결국 두 사람은 학교가 끝나기 전까지 서로 단 한 마디도 나누지 않았다. 친구들 역시 두 사람 사이에 흐르는 미묘한 공기를 눈치 챘는지 별다른 말을 꺼내지 않고 지켜 보기만 했다. 다만 리코 한 사람만이 혹시 무슨 일 있냐고 치카에게 말을 걸려고 하다가 요시미에게 제지당하고 말았다. 요시미에게서 ‘저 둘, 저렇게 가끔 싸우지만 그럴 땐 그냥 내버려 두는 게 최고야.’ 같은 말을 듣고 리코도 고개를 끄덕였다. 영 못 미덥다는 표정을 짓긴 했지만.


학교가 끝나고, 요우는 혼자 조용히 교실을 나섰다. 치카에게 먼저 말을 걸 용기가 차마 나지 않았다. 솔직히 치카가 자신에게 말 실수를 한 건 별로 화도 나지 않았다. 먼저 잘못한 건 자신이었으니까. 오히려 그 말 실수 때문에 치카가 자신에게 미안해 하고 있을 것이 더 신경 쓰이고 있었다. 차라리 나 혼자 잘못을 빌어야 하는 처지라면 더 나을 텐데. 요우는 그렇게 생각하며 조용히 한숨을 내쉬었다.


“아…”

“어…”


하지만 마치 거짓말처럼, 요우는 학교 현관에서 치카와 딱 마주치고 말았다. 두 사람은 그저 아무런 말도 하지 못하고 서로 눈치만 보았다. 잠시 후, 치카가 뭔가 결심한 듯 굳은 표정을 짓더니 이내 요우를 향해 조용히 고개를 숙였다.


“미안해 요우쨩. 아깐 내가 너무 말이 심했지?”


그 순간 요우는 또 후회했다. 아, 진짜 난 바보야. 결국 먼저 치카쨩이 사과하게 만들다니. 내가 상처 입은 것 따윈 치카쨩이 상처 받은 것에 비하면 정말 아무것도 아닌데. 난 진짜 최악의 멍청이야, 와타나베! 


“아, 아니야 치카쨩. 내가 치카쨩 마음도 모르고 함부로 말 했던거니까. 사과 하지 마, 응?”

“그래도…요우쨩은 날 생각해서 위로해주려고 한 말인데, 내가 너무 내 기분만 생각해서 제멋대로 해석해 버렸어. 정말 미안해. 그리고…”


순간 요우는 치카의 입에서 나올 말이 무엇인지 눈치 챘다. 안 돼. 정말 저걸 치카가 말하게 하면 난 치카를 나쁜 아이로 만들어 버리게 되 버려. 그것 만은 안 돼. 요우는 결국 치카의 말을 자르며 입을 열었다.


“치카쨩, 그 다음 이야기는 정말 하지 말아줘. 치카쨩이 그것 때문에 나한테 미안해 할 이유는 정말 없으니까 말야. 단 하나도. 알았지? 오늘 잘못한 건, 바로 나야. 치카쨩이 아니라.”


요우의 단호한 말에 치카는 잠시 놀란 표정을 짓더니, 이내 살짝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그 미소는 힘이 빠져 있는, 마치 찻잔 바닥에 남은 찻물처럼 쓰디쓴 미소였다.


“아, 응…”

“헤헤…다행이다. 치카쨩이 화를 풀어서. 난 정말 치카쨩 화를 어떻게 풀어줘야 하지, 하고 완전 고민에 빠져 있었다구.”

“요우쨩도 참…아. 그럼 요우쨩 오늘 놀러 가지 않을래? 간만에 카페도 가고, 이것저것 구경도 다니고. 어때?”

“구경? 좋지! 가자 가자!”


치카의 말에 요우는 뛰어 오를 듯 기뻤다. 간만에 치카쨩이 먼저 놀자고 권해주다니, 당분간 제대로 대화도 하지 못 할 것 같아 무서웠는데 생각보다 일이 잘 풀려 정말 기분이 좋았다. 하지만 그 다음에 나온 치카의 말에, 요우는 살짝 찬물을 맞은 것 같은 기분이 되어버렸다.


“헤헤. 아, 그나저나 리코쨩은 어디로 간 거지? 이왕이면 리코쨩도 같이 가면 좋을 텐데.”

“그, 그러게…아하하…”


정말, 먼저 가 버려서 오늘만은 감사할게 사쿠라우치. 요우는 그렇게 말하며 치카의 뒤를 따랐다.

.

.

.

두 사람은 누마즈 시내 근처 골목 사이를 지나고 있었다. 그 근처에 있는 맛있기로 소문난 디저트 가게에 가기 위해서였다.


“왜 그래 치카쨩?”

“저기 요우쨩. 무슨 소리 들리지 않아?”

“무슨…?”


치카의 말에 요우는 잠시 고개를 갸웃 하고는 귀에 신경을 집중했다. 그러자 아주 나약한, 곧 꺼져버릴 것 같은 작은 목소리가 귀에 들렸다.


“도….줘….”

“어?”

“들렸지? 내가 잘못 들은 거 아니지?”

“응. 뭔가 힘들어 하는 것 같은 목소리가 분명히…”

“저기 저 골목 안에서 들리는 것 같은데.”


치카는 손가락으로 한 방향을 가리켰다. 맞아, 저 쪽 방향에서 들린 것 같았어. 요우는 치카를 향해 고개를 끄덕였다.


“가 보자! 누가 위험에 빠진 걸 지도 몰라!”

“응!”


두 사람은 급히 골목 안으로 뛰어갔다. 하지만 골목 사이사이를 지나던 중, 요우는 순간 몸을 따라 흐르는 기묘한 느낌에 걸음을 멈추고 몸을 움찔 했다. 뭐, 뭐지. 방금 굉장히 기분 나쁜 감각이 느껴진 것 같은데.


“왜 그래 요우쨩? 힘들어?”

“아, 아니야 치카쨩. 아무것도 아냐.”


“뭐…꽤 깊은 골목 안으로 들어왔으니까 말야. 그보다 서두르자. 목소리가 점점 약해지는 것 같아!”

“아, 알았어.”


치카의 말에 두 사람은 다시 걸음을 재촉했다. 사실 이 시점에서 두 사람은 깨달았어야 했다. 이미 한참을 달렸음에도 목소리의 주인공이 보이지 않는 것은 이상한 상황임이 분명했다. 하지만 두 사람은 지금 전혀 그 이상함을 느끼지 못 하고 있었다. 마치 무엇에 홀리기라도 한 마냥. 그리고 이윽고, 두 사람은 저 멀리 무언가 작은 동물 같은 것이 떨고 있는 것을 발견했다.


“저기! 저기 뭔가 움직여!”

“응, 나도 보여!”


두 사람은 서둘러 그 생물을 향해 달려갔다. 그리고 가까이 간 순간, 요우는 흠칫 놀랐다. 이건…사쿠라우치와 이야기하던 그 이상한 생물이잖아? 요우는 당황스러움을 애써 감추며 그 생물을 살폈다. 마치 바다사자 인형처럼 생긴 그 생물체는 몸 이곳저곳에 상처를 입은 체 쓰러져 있었다.


“이, 이게 뭘까 요우쨩…?”

“그, 글쎄…”

“생물…이긴…한 거지? 인형인가? 아냐 하지만 분명 조금씩 꿈틀거렸는데…”


그때 그 인형이 잠시 인상을 찌푸리더니, 눈을 뜨고는 두 사람을 향해 말했다.


“아, 안녕.”

“말했어?!”

“구해줘서 정말 고마워.”

“아, 아냐. 별말씀을…”


치카는 인형처럼 생긴 생물이 말을, 그것도 감사 인사를 하는 것에 무척이나 놀랐는지 얼떨떨한 표정으로 대답했다. 


“두번이나 결계를 뚫고 들어왔다는 것은…정말 소질이 있다는 이야기일지도…”

“뭐?”

“아, 아냐. 아무것도.”


생물은 말을 얼버무렸다. 뭔가 중요한 말을 한 것 같은데…요우는 의심스러운 눈으로 그 생물을 바라보았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그런 요우의 눈 앞에 도저히 믿을 수 없는 광경이 펼쳐졌다. 커다란 소리와 함께, 그들의 눈 앞에 있던 골목 벽 하나가 완전히 박살 나 버렸던 것이다. 


“꺄, 꺄악!”

“뭐야?!”


뭐, 뭐야? 갑자기 폭탄이라도 터진 거야? 요우는 부서져내린 벽 잔해 사이를 놀란 눈으로 바라보았다. 그리고 그 순간, 자신의 눈을 의심했다. 그 잔해 사이로 뭔가 거대한 검은 물체가 모습을 드러냈던 것이다. 


그것은 커다란 늑대 같은 모습을 하고 있었다. 하지만 눈도 코도 입도 없고, 단지 검은 젤리 같은 형체가 네 다리와 늑대의 머리 같은 모습을 이루고 있을 뿐이었다. 그리고 요우는 분명 이 기분나쁜 생명체를 어디선가 본 적이 있었다. 치카와 리코를 몰래 살펴보던, 그 날 봤던 그 검은 괴물. 이것은 그 괴물과는 분명 생김새가 달랐다. 하지만 그 날 몰래 엿본 그 괴물과 비슷한 것임이 분명했다. 형태는 달랐지만, 그것이 주는 기괴함과 공포스러움은 분명 두 괴물이 동류의 존재임을 보여주고 있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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