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 목
- 일반 [물갤문학]마법소녀 치카-프롤로그
- 글쓴이
- ell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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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본 글 주소
- https://gall.dcinside.com/sunshine/2251862
- 2019-03-12 16:43:23
갑자기 럽샤인에 마법소녀도 어울리지 않을까 해서 써 본 글
모 애니의 틀을 좀 많이 빌려오긴 했는데...써 나가면서 차차 차이점을 늘려 나갈 예정 ㅠ
참고로 그 틀을 빌려온 만큼 절대 글 전개가 순탄하지는 않을 예정임 ...
그리고 프롤로그라 짧음 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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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르르르륵
타다다다닷
어둠이 내린 밤거리, 사람은 커녕 고양이 한 마리도 없는 조용한 그 곳에서 무언가 기어가는 듯한 소리와 빠른 발소리가 울려 퍼졌다. 그 두 소리는 서로 앞 서거니 뒤 서거니 하며 고요한 밤거리를 어지럽히고 있었다.
잠시 후, 어둠 사이에서 무언가가 나타났다. 형연하기 힘든, 기분 나쁜 검은색의 덩어리. 그것은 밤 거리를 빠른 속도로 기어가고 있었다. 그리고 그 뒤로 연분홍색의, 벚꽃색과 같은 한줄기 밝은 빛이 모습을 드러냈다. 그 빛줄기는 칠흑 같은 어둠을 가르며 그 물체를 바짝 뒤쫓고 있었다.
빛줄기의 맨 앞부분에선 한 소녀가 빠른 속도로 내달리고 있었다. 붉은 와인빛의 머리카락, 밝게 빛나는 벚꽃빛의 눈동자. 분명 예쁜 얼굴이었음에도, 아무 감정도 느껴지지 않는 듯한 냉담한 표정 때문에 사람이 아닌 정교하게 만들어진 인형처럼 보일 정도였다. 무엇보다 더 놀라운 것은 달리는 자동차가 달리는 것과 같은 빠른 속도였음에도 숨하나 차지 않는 그녀의 모습이었다.
잠시 후, 검은 형체와 소녀는 둘 다 걸음을 멈추었다. 그들이 이른 곳은 거대한 폐 공장 단지. 공장의 거대한 담벼락 앞에 형체는 더 이상 나아가지 못하고 멈춰 섰던 것이다. 소녀는 천천히 검은 형체를 향해 다가가며 입을 열었다.
“더 이상 도망갈 곳은 없어. 순순히…”
하지만 그 순간 소녀의 옆에서, 콘크리트 담벼락을 부수며 거대한 검은 덩어리가 모습을 드러냈다. 그것은 소녀가 쫓던 그것과 매우 닮은 모습이었지만, 훨씬 더 거대했다. 소녀가 갑작스러운 상황에 채 반응하기도 전에, 그것은 그녀의 온 몸을 짓눌러버렸다. 검은 형체가 너무나도 거대했기 때문에 소녀의 모습은 흔적조차 보이지 않게 되었다.
“기이이….극극극극…”
그 모습을 보며 다른 형체는 기분 나쁜 소리를 내었다. 마치 흔적도 없이 짓눌려 버린 소녀를 비웃기라도 하는 듯한 그런 소리였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거대한 형체가 갑자기 괴로운 듯 몸을 거칠게 꿈틀거리기 시작했다.
“그…그으윽…”
“기이?”
콰앙! 뭔가 부서지는 듯한 거대한 소리와 함께 물체 사이로 한줄기 연분홍 빛 섬광이 터져 나왔다. 그리고 그 빛 줄기 사이로 소녀가 모습을 드러냈다. 그 거대한 것에 짓눌렸음에도, 그녀는 머리카락 하나 상하지 않은 듯 멀쩡한 모습이었다. 소녀의 양 옆으로 반 토막이 나 있던 형체는 잠시 꿈틀거리더니 이내 가루가 되어 사라지고 말았다.
“기…기이이!!!!!”
남은 다른 형체는 기분 나쁜 괴성을 지르며 소녀에게로 달려들었다. 마치 자신의 동족을 죽인 것에 대한 복수라도 하려는 듯, 그것의 기세는 매우 사나웠다. 하지만 집채만한 물체가 달려듬에도 소녀는 전혀 두려워하지 않았다. 오히려 귀찮다는 듯, 살짝 이맛살을 찌푸리며 손에 든 바이올린 활을 세게 움켜잡으며 말했다.
“사라져.”
그리고 그녀는 자신을 향해 달려드는 형체를 향해 바이올린 활을 거칠게 휘둘렀다. 한 줄기 빛이 형체의 모습을 가로질렀다. 그리고 잠시 후, 그것은 좌우로 갈라지며 바닥을 향해 쓰러졌다. 그리고 마찬가지로 가루가 되어 조용히 허공으로 사라져버렸다. 소녀는 그저 냉담한 눈으로 그 모습을 내려다보았다.
“안녕. 오늘도 고생이 많네.”
“…너.”
어디선가 들려온 목소리에 소녀는 살짝 인상을 찌푸리며 소리가 난 방향을 바라보았다. 어둠 사이로 작은 생물체 하나가 모습을 드러냈다. 바다사자를 닮아 있었지만, 차이가 있다면 그것이 두 발로 걸어다니고 있다는 것이었다. 그 기묘한 생물은 귀여우면서도 어딘가 살짝 경박함이 담긴 듯한 그런 목소리로 말을 이었다.
“이 곳에 남은 ‘어둠’은 거의 다 사라진 것 같아. 너한테 죽거나, 아니면 도망치거나.”
“도망친 나머지는 어디로 갔지? 너라면 알고 있겠지, 우칫치.”
“글쎄, 그건 나도 잘 모르겠는걸.”
우득. 그것은 소녀의 손에 잡힌 생물의 목에서 나는 소리였다. 어느샌가 소녀는 순식간에 ‘우칫치’라고 불린 생물의 곁으로 이동해 거칠게 그것의 목을 틀어 잡았다. 손에 잡힌 그 생물은 괴로운 듯 켁켁 소리를 내었지만 소녀는 전혀 아랑곳하지 않고 그저 냉담한 눈길로 잡은 손에 더더욱 힘을 줄 뿐이었다. 우칫치는 고통스러운 목소리로 말했다.
“크…크윽! 마, 말할게! 말할테니 이거 놔 줘!”
“…빨리 말 해.”
소녀는 잡은 손을 살짝 느슨하게 했지만, 완전히 놓아주지는 않았다. 우칫치는 다급한 목소리로 외쳤다.
“대부분 우치우라! 우치우라로 몰려갔어!”
“…그게 어딘데.”
“시, 시즈오카 현! 거기에 누마즈라는 도시가 있는데, 거기에 속한 작은 바닷가 마을이야!”
“그래?”
우칫치의 대답에 소녀는 살짝 미소 지으며 손에서 힘을 풀었다. 그런 모습에 우칫치는 약간 안심한 목소리로 말했다.
“사, 살려주는 거야?”
서걱! 무언가 잘리는 섬뜩한 소리가 울려 퍼졌다. 잠시 후, 소녀의 손에 잡힌 우칫치의 목이 바닥으로 굴러 떨어졌다. 소녀는 미세하게 경련하고 있는 우칫치의 몸 역시 바닥에 떨어트렸다. 그리고 그 몸을 거칠게 짓밟으며 나지막한 목소리로 읊조렸다.
“그럴 리가 없잖아.”
그리고 그녀는 조용히 고개를 들어 어두운 밤 하늘을 바라보았다. 그믐날 밤, 달빛은 물론이고 별빛 하나 없는 칠흑같이 어두운 밤 하늘을 보며 그녀는 자신에게 말하듯 혼잣말을 되뇌었다.
“우치우라…라고.”
소녀가 한번 손을 휘젓자 그녀의 손에 들린 바이올린 활이 사라졌다. 그리고 밝게 빛나던 벚꽃빛의 눈동자도 어느새 옅은 호박색으로 바뀌어 있었다. 옅은 한숨을 내쉬고, 소녀는 조용히 어둠속으로 모습을 감추었다. 잠시 후 그 자리에는, 좀 전의 소동이 거짓말이었던 것 처럼 아무것도 남아 있지 않았다. 마치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는 듯.
-계속-
citelg | 2019.03.12 16:45:11 | |
리캬코 | 그랑블루가 떠오르네 | 2019.03.12 16:57:0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