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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창작 (ss/창작) 사랑해요 당신이 날 생각하지 않는 순간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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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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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gall.dcinside.com/sunshine/2237391
  • 2019-03-03 15:1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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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부 ㅡ 사랑해요 당신이 날 생각하지 않는 순간에도






이젠 날도 제법 풀려 두꺼운 외투는 옷장 깊은 곳으로 들어갔는데, 계절에 맞지 않는 추위에 그만 잠에서 깨버리고 말았다. 심지어 어제는 혹여라도 추울까 적절한 온도로 난방도 켰는데. 그런 의문과 함께 눈을 뜨자 보이는 것은 한쪽으로 몰려 있는 이불. 납득을 하며 몸을 일으켰다.


정말이지, 잠버릇이 나쁘다니깐.


아침 해가 눈을 뜨기에도 너무 이른 시간. 다시 잠을 청하려고 하지만 지금 이불을 덮는다고 해도 한 번 떨어진 체온이 금방 데워질 것 같진 않아 잠시 고민하다 따뜻한 것을 마시기로 결정한다. 소리가 나지 않도록 살금살금 침대에서 나와 의자에 걸어둔 겉옷을 집어들고, 마찬가지로 조심조심 방문을 열고 부엌으로 향했다.






밤동안 아무도 없어 차가운 공기만이 그 자리를 대신하고 있던 부엌은 한층 더 사나웠다. 서둘러 인덕션에 전원을 눌러 물을 올려두고 찻장에서 유리로 된 주전자를 꺼낸다. 차를 종종 마시기 때문에 집에는 도자기로 된 주전자도, 플라스틱으로 된 것도 있지만 오늘은 유리 주전자를 선택한다.


식탁에 미리 올려둔 차는 블루 멜로우.


파란색이 퍼져가는 광경을 바라 보고 싶어서, 이 차를 마시는 날에는 항상 유리 주전자를 고르게 된다. 잠수했을 때 봤던 바다의 풍경 같은 색깔. 차를 담은 찻잔을 손으로 집어들면 마치 바다를 손 안에 담아두고 있는 것 같아 기분이 좋아진다. 최근에 선물 받은 것이라 아직 많이 마시지는 않았지만 벌써 내가 가장 좋아하는 것이 되었다.


잠시 생각에 잠겨 있는 동안 어느새 주전자가 울기 시작해 서둘러 불을 껐다. 너무 뜨거운 물은 차를 달이기에 좋지 않기에 뚜껑을 열고 잠시 식히기로 했다. 추위를 달래려 따뜻한 것을 찾아 왔는데, 이번에는 너무 뜨거워 오히려 차갑게 해야 한다니. 아이러니한 지금의 상황에 그만 웃음을 지었다.


잠시 후 적당한 온도를 찾은 물을 주전자와 컵에 조금 붓고 가볍게 휙휙 돌려 데운다. 온기가 돌 즈음에 물을 따라 버리고, 이번에는 블루 멜로우를 주전자에 담고 그 위로 뜨거운 물을 다시 한 번 더 붓는다.


찻잎을 투과하며 피어 오르는 파랑. 그 광경을 몇 번이고 보았지만 전혀 질리지가 않아 오늘도 바라보고 있게 된다. 블루 멜로우는 레몬을 넣으면 핑크색, 다시 우리면 녹색, 또 레몬을 넣으면 핑크색으로 변하는 신기한 모습이 있지만 나는 파란색이 가장 마음에 들어, 처음 선물을 받았던 그 날 한 번 말고는 레몬을 넣지 않았다.


푸른빛이 만연한 차를 컵에 따라서 마시자 차가웠던 몸에 온기가 되돌아오고 자연스럽게 편안한 한숨을 내쉬었다. 하지만 동시에 쓸쓸했다. 몸은 따뜻해졌지만 새벽의 부엌은, 특히 오늘은, 혼자 있는 것이 외로워 방으로 돌아가기로 했다. 주전자와 찻잔을 받침에 받쳐 들고 조심히, 하지만 서둘러 계단을 올랐다.






책상에 쟁반을 내려두고 침대에 걸터 앉아 다시 차를 따라 마신다. 특별한 맛이 나지 않는 블루 멜로우는 그래서인지 수수한 내게 어울리는 것 같다. 레몬을 넣으면 색깔이 변하는 것뿐만 아니라 맛도 상큼해진다고 들었는데, 그게 더더욱 나와 어울린다고 생각했다. 혼자서는 아무것도 하지 못하는 점이.


저번에 치카쨩에게 대접했을 때 치카쨩이 그런 말을 했었다. 파랑에 뭔가를 더해서 분홍이 되는 것이 마치 우리들 같다고. 레몬이 아니라 귤도 되지 않을까? 같은 시트러스잖아! 만약 된다면 정말로 우리들의 색깔이랑 똑같아! 그런 말과 함께 나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귤을 넣은 치카쨩은 맛이 없다며 얼굴을 찌푸렸었다.


치카쨩이 한 말의 의도는 이해했었다. 우리들 2학년이 사이 좋게 된 것은 중간에 치카쨩이 연결점을 놓아준 덕분이니깐. 하지만 나는 그 말이 나 혼자였다면 요우쨩과 사이가 좋아질 수 없었던 것처럼 들려서, 치카쨩에 대한 질투와 그런 생각을 하는 자기 자신에 대한 혐오를 뜨거운 차와 함께 몸 안 깊은 곳으로 삼켰다.






“으응...”


옆에서 들리는 신음소리. 조심한다고 했는데도 그만 깨워버린 것 같다.


“리코쨩...어디야...”


잠이 덜 깨어 채 눈도 뜨지 못한 요우쨩이 내가 있던 자리를 손으로 더듬더듬 만지고 있다. 불안해 하지 않도록 서둘러 몸을 돌려 그 손을 잡았다.


“나는 여기 있어 요우쨩. 언제나 요우쨩의 곁에 있으니깐 안심하고 잠들어.”


나의 말에 안심을 한 듯 입가를 느슨히 한가득 미소를 지은 채 요우쨩은 다시 새근새근 숨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정말이지, 내 여자친구라지만 저 귀여움은 반칙이라고 생각한다. 한 손을 붙잡혀 버려 나는 차를 마저 마시는 것을 포기하고 겉옷을 걸친 채로 그대로 이불 속으로 들어갔다.


누워서 내 옆에 있는 요우쨩의 얼굴을 바라본다. 평소에는 활기찬 모습인데 이럴 때는 아무 것도 모르는 아이와 같은 순수한 표정. 나는 다시 한 번 반칙이라고 혼잣말을 하며 쥐고 있던 손을 더욱 꼬옥 잡았다.






불안해 하지 않도록 손을 잡았다. 하지만 정말로 불안했던 것은 요우쨩이 아닌 나였다. 잠시라도 네 곁을 떠나고 싶지 않아, 깨울지도 모른다는 것을 알면서도 굳이 방으로 돌아올 정도로 나는 불안했다.


요우쨩은 바다와 같은 사람. 보고 있는 것만으로도 주변에 기운이 넘치게 하고, 그 누구와도 잘 어울리고, 넓은 포용력으로 그 어떤 것도 받아준다. 그런 점에 반했지만 동시에 그것은 내 불안의 원인이기도 하다. 실은 요우쨩에게는 나보다 더 어울리는 좋은 사람이 있는 것은 아닐까. 혹여 나로 인해 푸른 바다와 같은 자유로움을 가두고 있는 것은 아닐까.


머리로는 이해하고 있다. 내가 요우쨩에게 어울리는 좋은 사람이 되면 해결된다는 것을. 만약 그렇게 된다면 나의 불안은 흔적도 없이 사라질 것이고, 주변의 누가 보더라도 요우쨩이 아깝다는 말을 할 사람이 없을 것이란 것도. 하지만 아무런 특징도 없을 뿐만 아니라 성격마저 부정적인 나는 필사적인 노력조차 하지 않으면서 이 불안의 늪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다.


요우쨩이 나의 이런 고민에 대해 말을 한 적은 없지만 내가 불안해 하는 것을 눈치채고 있는 것은 틀림없다. 사랑하고 있다고 애정표현도 자주 해주게 되었고, 나와 사귀고 나서 부터는 다른 사람들에게 일정 선을 확실하게 긋게 되었다.


하지만 설상가상으로 질투심마저 많은 나는 수영부 후배와 같이 연습을 할 때 달라 붙어 있는 모습을 보거나, 내가 모르는 요우쨩과의 추억을 이야기하는 치카쨩의 이야기를 들을 때면 항상 질투를 한다. 요우쨩이 나만을 바라봐주는 것을 알고 있는데도, 내게 매일매일 사랑한다고 말을 해주는데도, 스스로에게 자신을 가질 수 없는 이런 자기 자신이 싫다.






그래도 요우쨩과 헤어지고 싶지 않아. 이 사람이 좋아. 요우쨩이 아니면 싫고, 요우쨩이 아니면 다시는 사랑을 할 수 없을 것 같아. 네가 좋아. 이런 나라서 미안해, 하지만 그레도 네가 좋아서 어쩔 줄 모르겠어.






“리코쨩… 걱정하지마...”


요우쨩의 말에 눈가에 차오르던 눈물이 멎었다. 고개를 들어 얼굴을 바라보았지만 여전히 고른 숨소리를 내며 자고 있는 요우쨩. 하지만 너무나도 적절한 순간에 해준 말에 내 마음은 안정을 되찾았다. 요우쨩은 항상 내 마음을 구해준다. 정말이지, 알면 알수록 점점 더 빠져들게 된다. 그런 내 맘을 아는지 모르는지 나의 천사는 세상 편안한 표정.


나는 요우쨩이 자고 있는 모습을 보고 있는 것을 좋아한다. 내가 사라지면 나를 찾는 것도, 평소와는 다른 풀어진 미소를 보여주는 것도, 같이 손을 잡고 자는 것도, 잠결에 내 이름을 불러주는 것도, 남들은 모르는 오직 나만의 것이다. 그 사실에 이기적인 나는 우월감을 느끼며 자기 만족을 하고, 나를 향하는 무의식적인 애정 표현에 안심을 한다.


그리고 좋아하는 이유는 하나 더 있다. 평소에 내 쪽에서는 부끄러워서 좀처럼 애정 표현을 하지 못하지만 잠들어 있을 때는 아무런 거리낌 없이 할 수 있다. 서로 맞잡은 왼손 말고 비어 있는 오른손으로 요우쨩의 머리카락을 쓰다듬는다. 귀여운 볼을 가볍게 만져본다. 항상 자연스럽게 시선이 가는 입술을 건드려본다. 가만히 있어도 귀여운 나의 애인은 내가 만져줄 때마다 기분이 좋은지 한층 더 행복 가득한 표정을 짓는다. 몸을 살짝 일으켜 좀 더 가깝게 다가갔다. 서로의 숨결이 입술에 닿을 거리에서, 나는 그대로 입가를 요우쨩의 귓가에 대었다.






잠결에도, 꿈 속에서도 나를 생각하는 요우쨩이 좀 더 그래주길 바래서. 아니 나만을 생각하고 있어주길 바래서. 그런 바램을 담아 나는 사랑의 말을 속삭인다.


“미안해 요우쨩, 이런 말밖에 해주지 못하는 나라서.
그래도 다행이야, 오늘도 요우쨩에게 사랑한다고 말할 수 있어서.
잘 자요, 내 사랑. 당신이 나를 생각하고 있지 않는 순간마저도, 나는 항상 요우쨩을 사랑하고 있어.”






ㅡ2부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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