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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쿠아 초기의 서먹서먹 데면데면한 요우요시를 보고싶다
물론 요우쨩은 '어색해하면 더 친해지면 그만이지!' 라면서 부담되게 들이대기나 하고있고
요시코쨩은 '이게 현실을 살아가는 인기인의 거리감인가…?' 하면서 이 강아지를 떼어내야할지 말아야할지 고민하고있고
그러던 어느날 요우쨩이 요시코쨩한테 또 달라붙어온 거야.
'모자 쓸래? 햇볕 안 더워?'
'…그러는 요우는 안 더워?'
'요시코쨩은 멋낸다고 더워보이는 망토 뒤집어쓰고 있잖아!'
한여름의 듀오곡을 연습하다가 지쳐 쓰러졌을 때. 땀방울 송글송글 떨어지고 있는 요우쨩이 자긴 덥지도 않다는 듯 웃으면서 모자를 건네려는 걸 보고 요시코쨩은 요우쨩이 정말 바보같다고 생각했을 거야.
모자를 들고있는 요우쨩의 손을 언제까지고 자신에게 뻗은 채로 놔둘 수는 없을 것 같아서, 결국 순순히 받아들고 머리에 비스듬히 기울여 씌운 요시코쨩.
그리고 요우쨩은 요시코쨩이 경단을 피해서 적당히 모자를 씌운 게 귀엽다고 생각하며, 쭈그려 앉아있던 불편한 자세를 풀고 그대로 요시코쨩처럼 누워버렸어. 다리를 쭉- 뻗으면서.
'단순한 멋내기가 아니라, 날 상징하는 고결한 흑색을 두른 거야!'
'으-음… 검은색이라… 그러고보니 요시코쨩의 머리카락, 짙은 청색이 되게 예쁘다고 생각해!'
여태까지의 경험으로는… 갑자기 무슨 이야길 꺼내는거냐던가, 더이상 말을 섞기 어려워 대충 얼버무린다거나 하는 반응만을 봐왔던 요시코쨩으로선 타천사 이야기를 꺼낼 때마다 웃으면서 대답해주는 요우쨩이 무척이나 달가웠겠지.
하지만 그러면서도 '어차피 다른 애들한테도 다 그러니깐…' 같은 묘한 질투심이 일어 궁금해진거야.
'…요우 넌, 거리감이란 개념이 없는 것 같아. 모두의 인기인이라서 그런 거야?'
'나 인기 있어?'
'엄청 많아, 바보야!'
'그럼… 요시코쨩의 안에서도 인기 있어?'
그런 말을 한 요우쨩은 다시 벌떡 일어나서 요시코쨩을 바라보는 거야. 아까 모자를 건네줄 때처럼 지긋이.
자신을 똑바로 바라보는, 순수하며 맑은 하늘빛 눈동자를 계속 마주 바라볼 수 없던 요시코쨩은 그만 고개를 돌려버렸지.
'…몰라! 그런 거 묻지 마!'
토라진 듯한 억양임에도 마치 원하는 대답을 들은 것 마냥 기뻐하며 헤실대는 요우쨩.
'요시코쨩은 속마음을 알기 쉬워서 귀여워~'
그 말을 들은 요시코쨩은 정말로 자신의 속마음을 알 수 있었다면 나한테 마음 편히 달라붙지 못했을텐데 같은 생각을 했지만, 사실은 요우쨩도 마찬가지였던 거야.
자신의 속마음을 요시코쨩이 알 수 있었다면, 그랬다면 지금 나와 눈을 마주치지 않는 게 부끄러움 탓이 아니라 거부감과 혐오감 탓이였을 텐데.
그렇게 아직은 솔직하지 못한 두 사람은, 마음속에만 불만과 불안 한 조각씩을 고이 넣어둔 채로, 이 정도로 만족해야 한다고 생각했어.
그리고, 몇 주 후.
'…나, 요우가 신경쓰여.'
'…나도, 나도! 요시코쨩이 신경쓰여!'
전과 마찬가지로 고개를 살짝 돌리며 눈을 마주치지 못하는 요시코쨩이랑, 그런 요시코쨩을 웃으며 바라보는 요우쨩으로 오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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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네 요즘 지모아이에 소홀하지 않았니? 가슴에 손을 얹고 요소로할 수 있느냔 말이야.
https://introduceall.tistory.com/632 성서나 읽으러가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