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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번역/창작 (ss/번역) 보라색 제비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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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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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본 글 주소
https://gall.dcinside.com/sunshine/2187198
  • 2019-02-02 03:51:49
  • 210.98
 


전작 ㅡ 서로 다른, 닮은 두 사람



집에 도착해서 눈이 부은 것을 숨기기 위해 서둘러 방으로 올라갔다. 

문을 닫자 말자 옷도 채 갈아입지 않은 체로 침대에 몸을 뉘였다.


"요우씨는 노력가이네요. 인가..."


아직도 다이아씨가 해준 말이 귓가에 맴돌았다.

그런 말을 들어본 것은 처음이었다. 주변 사람들은 나를 천재라고만 했으니깐. 

그 중에는 와타나베는 천재라서 할 수 있는 거라고 비아냥 거리던 사람들도 있었다. 

나는 가만히 있어도 무엇이든 다 해내는 거라고 생각하는 걸까. 그런 말을 들을 때마다 가슴이 아팠다. 


괴로운 기억이 떠올라 몸을 돌려 베게에 얼굴을 파묻었다. 

어째서 이렇게 되어버린 걸까?

사람들이 멋대로 내게 천재라는 이름표를 붙였기 때문에?

아니면. 내가 미움 받는 것이 두려워 솔직하게 말하지 못했기 때문에?


치카쨩. 어렸을 때부터 같이 지냈던 나의 소중한 친구.

치카쨩과 함께 있고 싶어서 수영을 같이 시작했다. 하지만 치카쨩은 수영을 그만둔다고 했다.

그 때 나는 그만두지 말아달라고 솔직하게 말하지 못했다. 아니 말하지 않았다.

겁쟁이인 나는 그저 웃을 뿐. 잡지 못했다. 


혼자가 된 나는 정말 열심히 노력했다. 

치카쨩이 옆에 없더라도 내가 좋은 결과를 낸다면 치카쨩이 계속 바라봐줄 것이라고 막연하게 그렇게 믿었다.

런닝을 하고, 수영장 코스를 돌고, 다이빙대에 오르고, 정말 쉴 새 없이 연습했다. 

물에 부딪혀 등에는 멍이 생기고, 물 속에 오래 있던 탓에 머리카락은 푸석푸석해지고 피부는 거칠어졌다. 

그래도 나는 하나도 힘들지 않았다. 

내가 더 노력한다면 치카쨩이 나를 봐줄거야. 다른 사람들도 나를 알아봐 줄꺼야. 

그러면... 다시 같이 있을 수 있게 될 거야.


나는 믿었던 것이다. 바보처럼(like a pool)




한숨을 내쉬고 침대에서 몸을 일으켰다. 교복을 벗어 가지런히 걸어두고 샤워를 하러 욕실로 내려갔다. 

물을 튼 샤워기에 손을 내밀어 온도를 맞추고 나서 몸을 씻기 시작했다.


결국 내가 했던 것들은 의미가 없었다. 

솔직하게 같이 있다고 말을 하면 되는데 겁쟁이인 나는 그 한 마디를 꺼내지 못했다. 

치카쨩이 같이 스쿨 아이돌을 한다고 했을 때도, 리코쨩에게 질투를 했을 때도 나는 진심을 말하지 못했다. 

결국 내게 먼저 손을 내밀어준 것은 치카쨩이였고 나는 가만히 있었을 뿐이다.

화해를 하고 오해를 풀었지만 결국 내가 한 것은 아무 것도 없었다. 

씻어도 씻어도 지워지지 않는 자괴감에 나는 샤워기를 끄고 수건을 집었다. 




옷을 갈아입고 침대에 걸터 앉았다.

솔직하게 말을 하지 못하는 겁쟁이인 나. 그래서 다이아씨의 말이 더욱 기뻤다.

아마 다이아씨도 어릴 때부터 많은 것을 배웠기 때문에 천재라고 불리는 내가 노력의 결과를 알아 본 것이겠지.

그래도 그런 것과 무관하게 말하지 않아도 나를 알아주었다는 느낌이 들어 말할 수 없이 고마웠다.

아무 말 하지 못하고 눈물만 펑펑 흘리고 있을 때도 잠시 당황하는 것 같았지만 이윽고 아무 말 없이 나를 안아주었다. 


치카쨩이 밤중에 자전거를 타고 나를 만나러 와주었을 때와 같은 상황. 하지만 그 때와는 조금 느낌이 달랐다.

치카쨩 때의 눈물은 고마움도 있었지만 혼자서 고민하던 갈등이 해소되면서 뭔가 후련해진 느낌으로 눈물이 나왔다. 

다이아씨 때는 아무런 전조도 없이 갑자기 눈물이 흐르기 시작했다. 아아. 이 사람은 나를 이해해주고 있구나. 


누구보다 열심히 하는 사람. 남들을 이끌어주는 사람. 긴 흑발이 아름다운 아가씨. 화도 자주 내지만 가끔식 옆에서 보이는 미소가 매력적인 사람.

그리고 나를 이해해준 사람. 그런 다이아씨를 나는...


"어? 어? 잠시만. 아냐. 아냐아냐아냐아냐아냐. 아니 그런 게 아니라..."


머리 속에 갑자기 떠오른 단어를 지우려 열심히 고개를 가로저었다. 

정신차려. 와타나베 요우! 아무리 단순하다지만 이건 좀 너무 갑작스럽잖아.

심호흡을 하고 자세를 바로 잡고 머리 속을 정리했다. 

하지만 생겨난 감정은 지워지지 않아 나는 뒤로 쓰러져 이불을 끌어안고 바둥거렸다. 


"아니야!!! 아니라고!!! 아니, 아닌 게 아니라... 으아아아 나도 모르겠다!!!"


자기가 생각보다 더 단순한 사람이라는 사실에 까닭 모를 좌절감을 느끼고 부정하고 있지만 실은 알고 있다. 

다이아씨가 좋다. 나는 그 사람을 사랑하게 되었다. 


"하지만... 말 한 마디에 넘어가는 건 역시 너무 그렇잖아!!!"


나의 몸부림은 비명 소리에 놀라 급히 내 방을 찾아오신 마마에 의해 흑역사가 되었다. 




며칠 후. 토요일. 

학교에는 연습을 위해 나온 우리들 밖에 없고 다이아씨는 오늘 일을 마무리 하기 위해 학생회실에 남을 것이란 말도 들었다. 

오늘을 기다리고 있던 나는 볼 일이 있다며 요시코와 버스 정류장에서 헤어져 아무에게도 보이지 않고 다시 학교로 돌아왔다. 


똑똑.


"네. 누구신가요?"


"다이아씨."


"어머, 요우씨. 이미 돌아가셨던게 아닌가요? 무슨 일로?"


"헤헤. 실은 다이아씨에게 주고 싶은 게 있어서요."


고개를 갸우뚱 거리는 표정마저 아름다운 다이아씨. 

오랜 시간 연습하고 결심을 했는데도 선뜻 입이 떨어지지 않는다. 

말해야 되는데...


"어디 불편하신가요? 표정이 안 좋으신데."


걱정이 되어 나에게 다가오는 다이아씨. 하지만 나는 여전히 가만히 서 있는 채로.

말해. 말하라고. 요우! 솔직해지기로 했잖아! 이번만큼은 있는 그대로 말하기로 했잖아.

왜... 왜... 가만히 있는 거야.



결국 나는 이번에도 말하지 못하는 걸까...



그 순간 내 이마에 다이아씨의 손이 닿았다.


"열은 없으신 것 같은데. 혹시 연습을 많이 하셔서 피곤하신건가요? 요우씨는 누구보다 열심히 하시니깐요."


고생하셨어요. 내 머리를 쓰다듬어 주는 다이아씨.


"힘들다고 남들에게 솔직하게 말하지 못하시겠다면 제게만 살짝 말씀해주세요."


치사하다고 생각한다. 이렇게 상냥하게 대해주면 반해버리지 않을 여자는 없다. 

하지만 덕분에 결심이 섰다. 역시 나는 이 사람에게 말하고 싶다. 


"실은 꽃을 선물해 주고 싶어서요."


가방에서 꺼낸 것은 보라색 제비꽃


"어머, 아름다운 꽃이네요. 감사합니다. 그런데 갑자기 어째서?"


"다이아씨는 보라색 제비꽃의 꽃말을 알고 계신가요?"


"아마... 성실함이였던가요?"


꽃다발을 받아들고 향기를 즐기고 있는 다이아씨에게 나는 진심을 전했다. 




"보라색 제비꽃은 '나를 생각해주세요'라는 의미와... '진실한 사랑'이라는 뜻이에요."


"네? 잠시 그게 무슨..."


"다이아씨. 저는 당신을 좋아합니다. 저와 사귀어 주세요."



겁쟁이라 진심을 말하지 못하는 내가 용기를 내서 전하는 진실한 마음. 


저는 계속 당신을 생각하게 되었으니, 다이아씨도 저를 생각해주세요. 




ㅡend




제목을 잘못 지은 것 같아서 아쉬움. 

다음 편은 데이트 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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