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아아 늦어버렸어 !
어제 발매된 디아블러 3 을 플레이하다가 늦잠을 자버렸지뭐야 ㅠㅠ
엄마는 아침밥과 도시락을 남겨둔 채 출근하셔서 혼나진 않았지만 ;;;
오늘도 지각하면 교무실에 불려가서 반성문 10장을 써야한다구
완전 최악
그러니까 나는 지각을 면하기 위해서 죽을힘을 향해 뛰는중이지!
근데 시간을 다투는 이 아침에 골목 한 쪽에 몰려있는 양아치들이 있는게 아니겠어?
평범한 소시민인 나는 그들과 엮이지 않기 위해서 뛰던 걸음을 멈추고 조심조심 걷기 시작했어.
그런데 아뿔싸 평소에도 나를 괴롭히던 불행스텟이 이순간에도 발휘되버린거있지
나는 그만 돌뿌리에 걸려서 그 양아치들 쪽으로 기울어져버렸어
어떻게든 몸을 멈추려고 했지만 또 ! 여기서 ! 스텝이 엉켜버리는 바람에 !
양아치들이 가득가득한 골목길에 가속도를 얻어 엄청나게 꼴사나운 모습으로 엎어져버렸어 ㅠㅅㅠ
불행중 다행이도 내 진행 방향에 골목이 벽으로 막혀있어서 간신히 벽을 짚은 덕에 바닥에 남사스럽게 철푸덕 하는 일은 없었지!
"야ㅡㅡ^ 너 뭐냐"
앗 내 앞에서 들리는 목소리에 정신을 차리고 보니까 내 앞에 왠 붉은머리의 여자애가 날 꼬라보고 있었어
눈도 확 째진게 되게 째려보기까지 하니까 완전 싸가지없는데 예쁘게 생겼네
겉과 속이 다른 소시민인 나는 와 정말 싸가지없게 생겼다 라는 말은 마음속에 삼키고 아주 찌질한 표정을 지으면서
"미안..."
이라고 말했지
"너 나 모르냐?"
중학교에서 중2병으로 날린 덕에 친구라고는 책덕후 하나마루와 아이돌 덕후 루비밖에 없는 눈 앞에 있는 애가 누군지 전혀 모르겠어
"응...미안..."
"미안하단 말 밖에 모르냐?ㅡㅡ^ 나 되게 유명한데 진짜 누군지 몰라?"
유명하다고 지금 자랑하는건가? 얼마나 유명하길래 당연히 알아야한다는 자뻑에 빠져사는걸까 나는 또 속으로만 생각했어
"..."
"됐고, 너 우리학교 학생인거 같은데 이름 불러봐"
"나는 천상의 모략에 의해 지상에 추락한 타천사 츠시마 요...요하네★"
순간 중2병을 버리지 못하고 포즈를 취하며 가명을 말해버렸어 으으 중2병아 이때는 가만히 있어야지!!
"리코쨩 얘 아픈애 같은데 그냥 보내자"
근처에 있던 회색머리 여자애가 안쓰러운 눈으로 날 바라봤어 나는 너무 쪽팔려서 얼굴이 빨개졌지만 포즈를 취하고 있는 몸은 움직이질 않아 ㅠㅠㅠ
"요하네라고 했지? 어찌됐든 나한테 벽쾅한 건 네가 처음이야 ㅡㅡ^ 그러니까 오늘 부터 우리 1일이야 ^^"
뭔 개풀뜯어먹는 소리인지 모르겠어 일단 벽쾅이란게 뭔데 뽀뽀한 것도 아닌데 갑자기 이러는거야? 근데 뭔가 잊고 있었던 거 같은데 아 맞다 !!!
"지각이야..."
나의 눈 앞에는 반성문 10장만이 아른아른거리기 시작했어 하지만 발걸음을 돌려 양아치들에게서 달아나거나 저 이만 가봐도 될까요 하는 말을 하기에는 내가 너무 간이 콩알만 해서 발만 동동 굴렀어
"풋,, 귀엽네, 내 바이크 타고 가면 괜찮을거야^^"
어느 부분에서 귀여운건지 학생이 왜 바이크가 있는건지 운전면허는 땄는지 헬멧은 있는지 태클걸 곳이 너무 많았지만, 지각이라는 대명제가 있고 내가 너무 쫄보니까 그냥 고개만 끄덕였어
"훗... 내 바이크에 누굴 태운 것도 3년만인가... 꽉잡아,,, 애기야"
앞에서 뭐라 중얼거리는 것 같지만 못들은 척 하고 허리를 꼭 잡았어
헬멧같은 것도 착용하지 않아서 바람에 휘날리는 빨간 머리카락에 열심히 싸다구를 맞으며 정줄을 잠깐 놓으니까 어느새 학교에 도착했어
등교길이라 애들이 수군거리는게 민망했지만 일단 덕분에 지각은 안했으니까 고맙다고 인사는 해야겠지?
"태워줘서 고마워..."
"아니야^^ 애기야 이따 점심시간에 보자^^"
나는 하나마루와 루비가 여태껏 나의 중2병을 보면서 겪었을 감정의 소용돌이를 오늘 깨달은 것 같아
허겁지겁 달려서 교실에 도착한 나는 하나마루와 루비에게 둘러싸였어
"요시코쨩!! 같이 바이크 타고온 사람이랑 아는사이야?"
나는 오늘 아침에 겪은 자초지종을 얘기하며 두 사람에게 사과했어 그동안 힘들었지
"그게 문제가 아니야 요시코쨩 그 빨간머리가 바로 세계서열 1위 피바람 사쿠라우치리코라구!!!"
" !? 그 사람이 지나간 자리에는 전치 12주와 피자국만 남는다는 전설의 사쿠라우치 리코라고!? 나 어떡해!!! 점심시간에 만나기로 했단말이야!"
"요시코짱 그동안 즐거웠어유"
"응.. 천국에 돌아가도 우릴 잊지 말아줘"
"사망 플래그 세우지 말아줄래?"
하아... 그렇게 세계서열1위 피바람 벽쾅녀 사쿠라우치 리코와 좌충우돌이 시작되었지 ㅡㅡ;
***
구와아아아아아악
다음편 그없