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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일반 [물갤문학] 여왕님 길들이기 -3
글쓴이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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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본 글 주소
https://gall.dcinside.com/sunshine/2144293
  • 2019-01-02 12:39:50
  • 180.20
 


 체육복을 빌리고 약속까지 잡은 리코는, 쉬는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음을 깨닫고 서둘러 자신의 반으로 돌아갔다. 요우와 치카가 리코에게 반갑게 손을 흔들었다. 그에 리코는 적당한 웃음을 흘렸다. 


 수업에 늦을까봐 막판에 달린 탓에 조금 숨이찼다. 리코는 크게 한 번 숨을 들이마셨다 다시 내쉬었다. 반 왼쪽 벽에 달린 시계를 힐끔 쳐다보았다. 아직 3분 남았네 다행이다. 


「리코쨩, 체육복은 빌려왔어?」


 치카의 물음에 리코는 자신의 오른손에 들린 요시코의 체육복주머니를 들어 보여준 후 자신의 자리에 털썩 앉았다.  가방에서 물을 꺼내 한모금 마셨다. 


「리코쨩, 뛰어왔어?」

「늦을까봐...」

「요우쨩의 체육복 빌리면 됐을텐데」

「미안, 너무 당황해서 못들었어. 다음에 참고할게」

「근데, 누구한테서 빌려온거야?」

「요시코쨩, 체격 그나마 비슷하니까.」


  적당히 생각해둔 대답을 하며 리코는 다음 수업의 책을 찾기 위해 책상 서랍을 뒤적였다.


「으응~ 체육시간에 소프트볼 했으면 좋겠다!」

「농구도 재밌지~」


 곧  치카와 요우의 관심은 체육복에서 체육으로 흘러갔다. 둘은 체육을 정말로 좋아했다. 치카는 소프트볼을, 요우는 수영과 농구를 특히 좋아하는 눈치였다. 리코는 영 몸과 힘을 쓰는일에 재능이 없었고, 땀이 흘러 몸이 축축해지는 것도 불쾌했으므로, 체육을 싫어했지만. 

 

  다음 수업은 수학이었지, 수학 다음 체육이라니 완전 최악. 


 기본적으로 어느정도 수업이해도와 머리를 갖추고 있는 리코였지만, 수학은 체육과 함께 영 재미를 붙이지 못했다.


 그들만의 언어로 정의 된 수학기호들의 나열과 개념들의 세계로 부터 만들어지는 아름다움은 리코에게 와닿지 않았다. 마치 그 타천사가 읽는 책에 쓰인 말들처럼,  도대체 그런 책에서 무엇을 이해하고 느끼는 걸까. 전혀 모르겠단 말이야. 분명 사고회로가 이상한게 분명해 그러니까 나에게 관심이 없지.


-


 지루한 수학시간이 지나고 체육시간이 다가왔다. 치카와 요우와 함께 흔한 일상이야기를 하다보니 금새 탈의실에 도착했다. 적당한 곳에 자리잡고 교복을 벗은 후,  체육복 주머니에서 요시코의 체육복을 꺼냈다. 


 리코는 요시코의 체육복을 보자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분명 오늘 세탁할 예정이라고 했었는데, 체육복은 빳빳하고 깨끗했으며 섬유유연제의 향긋한 향기가 풍겼다. 하루에 한 번씩 체육복을 빨아야하는 강박증이라도 있는게 아닌 이상, 요시코는 리코에게 거짓말을 내뱉은 것이었다. 


 굳이 거짓말을 할 필요가 무엇이었을까, 리코는 그 상황을 되돌아 보았지만 딱히 떠오르는 것이 없었다. 남의 손에 맡기기 싫은가보구나 하면 될 일이지만, 그냥 남이라는 단어도 거짓을 내뱉었다는 것도 리코의 맘에 들지 않았다. 


 멍하니 생각에 빠진 채 바지를 입은 후 상의를 껴입고 밑으로 내리자 그 반동으로 섬유유연제 향이 바람을 타고 확 밀려왔다. 


 꽃향기인건가,  뭔가 그 애를 보면 떠오르는 시원한 바람에 날아가버릴 듯한 향기가 아닌 무언가 달달한 향기였다. 마카롱같은 진한 달콤함이나 물엿같이 진득한 달콤함이 아닌 잔잔히 달콤한 향기라고 해야할까. 그 애는 달달한걸 좋아하는 건가. 


「리코쨩, 다 입었으면 나가자!」

「응」

  

 빳빳한 체육복으로 시작하여 달달한 걸 좋아하는가 하는 요상한 의문까지 부유하는 의식에 잠겨있던 리코는 요우의 말에 번뜩 정신을 차렸다. 교복을 정리하여 사물함에 넣고 잠근 후 기다리는 치카와 요우에게 다가갔다. 


「...」


 탈의실의 문을 열자 기압 차이로 인해 바람이 밀려들어왔다. 다시 한 번 잔잔하게 달콤한 향기가 리코의 몸을 휘감았다. 발걸음을 옮길수록 치카와 요우의 말소리가 웅웅거리며 서서히 줄어들었고 주변이 시야에 잡히지 않았다. 리코에는 오롯이 향기에 사로잡혀 그 향기만이 느껴졌다. 


 그 타천사에게 가까이 다가가면 그 애한테도 이 향기가 나는걸까, 리코는 치카와 요우와, 요시코는 루비와 하나마루와 앉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유닛도 그룹만 묶어놓은 상황이라 안무 포메이션에도 둘이 가까이 있는 경우가 없으니 기억에 남는 향도 없었다. 


 아, 방과후에 만나면 어떤 섬유유연제를 사용하는지 물어봐야겠다. 지루하고 땀냄새 가득한 체육시간에 이런 향기라도 맴돌면 그나마 버틸만 하지 않을까.


-


「치카쨩, 요우쨩 오늘은 나 먼저 갈게」

「응? 무슨 일 있어?」

「오늘 선약이 있어서 내일 봐」


 하교길은 버스정류장까지 치카와 요우와 함께 가는 것이 보통이었으나, 오늘은 요시코와의 선약이 있었기때문에 리코는 두 사람에게 오늘은 먼저 가겠다고 이야기했다. 


「에에~ 오늘은 요우쨩도 수영부 연습때문에 같이 못가는데 치카는 외로운 치카야」

「그럼 치카쨩, 수영부 연습 구경하며 기다렸다가 같이 갈래? 」  

「아니, 오늘은 미토가 빨리 돌아와서 집청소 도우라고 했거든, 아아 완전 엎친데덮치카」

「미안, 내일은 꼭 같이가자 그럼」


 사랑을 많이 받고 자란 치카는 자신도 모르게 응석과 애교를 부리는 경우가 많았다. 이런걸 천연이라고 하던가. 다소 곤란할 때도 있었지만, 귀여운 얼굴과 목소리와 애교의 콜라보는 왠만한 사람도 치카의 부탁을 거부하기 힘들게 했다. 특히 요우와 카난은 내성이 0도 아니고 마이너스에 가까워 치카의 말이라면 아마 별도 따러 갈 것이다. 


 단단하고 곧은 학생회장도 치카의 자연스러운 응석에 당황할 정도이니, 나름 내숭과 애교로 사람을 홀리는 데에 꽤나 자신이 있던 리코도 타고난 것은 못이긴다며 혀를 내둘렀다. 그 타천사는 어땠더라, 딱히 1학년에게 치카가 그런행동을 하는 경우는 없는 것 같긴한데…. 약속을 잡을 때 리코의 축 쳐진 얼굴에 당황했던 걸 보면 요시코도 그런 쪽에 약할 확률이 있었다. 한 번 시도 해볼 가치는 있는 것 같다. 리코는 머릿속 메모장에 글을 적어넣었다.


-


 리코는 요시코를 만나기 위해 1학년 교실로 향했다. 계단을 내려가는 중 학교의 공지사항을 붙여놓는 커다란 나무판에 기대어 서있는 요시코가 보였다. 


「요시코쨩」

「…….」


 요시코는 자신을 부르는 목소리에 슬몃 리코를 바라보다가 눈이 마주치자 이윽고 고개를 돌렸다. 


「미안, 오래기다렸어?」

「아니, 나도 방금 왔어」

「다행이다, 아 이쪽으로 가자 음악실로 가야하거든」


 음악실로 간다는 말에 요시코는 고개를 갸웃했다. 


「사실 오늘 노래가 완성됐는데, 의견을 듣고 싶어서, 음악실은 조용하니까 음악 감상하기 딱이잖아?」

「…….」


 긍정한 것인지 아닌지는 모르겠지만,  아무 말이 없는 것 보면 괜찮다는 뜻인 것이라고 리코는 멋대로 받아들였다. 


「요시코쨩은 피아노 좋아해?」

「그냥저냥」

「나는 피아노 치는 것도 듣는 것도 좋아해, 특히 치는 것을 좋아하지, 건반을 내리 눌렀을 때 손 끝에서 느껴지는 묵직한 느낌이 내가 이 아름다운 소리를 만들어내는구나 느끼게 해주거든. 아, 나는 그림그리는 것도 좋아해, 붓을 들고 하얀 캔버스에 나의 생각을 채워넣어 갈때의 감각이 좋아, 그러고보면 난 뭔가 내가 만들어나가는 것을 좋아하는 것 같아. 성격과 다르게.」 

「요시코쨩은 어떤 걸 좋아해? 음식이라던지 취미라던지」

「…….」


 어색함을 없애기 위해 이것저것 생각나는 대로 내뱉던 리코는 좋아하는 일을 요시코에게 물을 때, 요시코가 평소처럼 해괴한 포즈를 취하며 통통튀는 목소리로 마법이라고 말하거나 평이한 목소리로 좋아하는 음식을 말할 것이라 생각했으나, 요시코는 음악실에 도착할 때까지 생각에 잠겨 아무 대답도 하지 않았다. 좋아하는 일을 말하는 것이 이렇게 깊이 고민해야할 일인가.


「다 왔다. 여기 앉자.」


 문을 열고 창문에 가까운 곳을 가리켰다. 요시코는 창가에 가까운 자리에 앉고 리코는 그 옆에 앉았다. 리코는 가방을 열어 mp3와 이어폰을 꺼내며, 요시코의 체육복주머니도 돌려주었다. 


「그냥 듣고 감상만 들려주면 돼.」


 요시코는 체육복주머니를 제 가방에 넣은 후 이어폰을 받아들어 귀에 꽂았다. 리코는 곡을 재생시켰고, 요시코는 언제나 처럼 한 손으로 턱을 괴고 제대로 감상할 모양인지 눈을 감았다. 


 리코는 저녁 노을이 비치는 요시코를 가만히 바라보았다.  제멋대로 날뛰는 타천사와의 갭이 너무 큰데. 낯을 가리는 걸까, 제가 불편한걸까, 요시코는 평소와 달리 리코와 있을 때에는 말이 별로 없었다. 하지만 낯을 가리던 불편하던 제 자신을 의식하지 않는다면 일어나지 않는 일이다. 요시코는 리코의 존재를 아예 모르고 있기에 성립조차 하지않았다.  


 아, 그냥 없는 사람처럼 느껴지는 건가, 존재감 제로인가 뭐 그런거?  


 리코는 피식, 바람빠진 소리를 내며 웃었다, 가만히 있어도 사람이 다가오던 리코에게 존재감 제로라는 단어는 참으로 낯설었다. 진짜, 얼굴이 예쁜게 아니라면 관심도 없었을 텐데, 리코는 습관처럼 요시코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요시코는 눈에서부터 코로 코에서 입으로 떨어지는 라인, 그러니까 옆 선이 특히 예뻤다. 할 수만 있다면 건반을 두드리듯 자신의 손 끝으로 하나 하나 훑고싶을정도로. 


 자신의 못 된 생각이 들리기라도 한 듯 요시코의 눈꺼풀이 열리고 리코와 요시코의 눈이 마주쳤다. 요시코의 눈빛은 선의나 악의 애정이나 혐오같은 어떤 감정도 아무런 생각도 담기지 않은 깨끗하고 맑은 그저 바라본다는 행동만을 담고 있었다. 


 그래서 리코는 더욱 빠져들었다. 의도와 바램을 담은 질척하고 따가운 시선이 아닌 아무것도 담기지 않은 무(無) 그 자체이기에.


 먼저 시선을 돌린 것은 요시코였다. 무심하게 고개를 돌린 요시코는 노래를 다 감상했는지 턱을 괴고 있던 손을 풀어 이어폰을 빼고 가지런하게 정리한 후 mp3옆에 놓았다. 


 아무렇게나 놓아두어도 되는데. 예상찮은 곳에서 예의바르다니까.


「좋은 곡인것 같아. 아쿠아답게 밝고 청량하고, 특히 2절 후반부라고 해야하나 곡조가 바뀌면서 분위기가 더욱 고조되는 부분이 맘에 들어」


 요시코는 손을 꼼지락거리며 자신이 들었던 곡의 감상을 차분하게 늘어놓았다. 리코는 요시코가 했던 것 처럼 턱을 괴고 아름다운 목소리로 감상을 내뱉는 요시코를 감상했다. 곡이야 핑계고 네 옆에 있는 나 좀 봐줄래


 리코의 뜨거운 눈빛과 바램과 다르게 요시코는 감상을 말해달라는 리코의 요청에 맞게 아주 충실히 자신의 의견을 말했다. 


 요시코는 자신의 머릿 속 모든 감상을 내뱉고 리코의 말을 기다렸으나, 한참이나 답이 없자 고개를 돌려 리코를 바라보았다. 리코는 턱을 괸 채 아무말 없이 자신을 뚫어져라 보고있었다. 내 감상이 별로였나 최대한 좋게 말했는데, 요시코는 시무룩해졌다.


「…좀 별로였니?」

「응? 뭐가?」

「내 감상 말이야」


 누군가 아주 뚫어질 기세로 바라보지 않았다면 눈치채지 못 할 만큼 조그마한 반응이었으나, 날카로운 리코의 눈에는 시무룩해진 요시코의 눈빛과 몸짓이 보였다. 리코가 말이 없자, 자신의 감상이 별로인가싶어 시무룩해졌을 요시코를 상상하니 리코는 왠지 요시코를 괴롭히고 싶어졌다.


「아니, 꽤 많은 참고가 됐어. 고마워. 그런데말이야.」

「?」

「체육복말이야 아주 빳빳하던데, 왜 오늘 세탁한다고 거짓말한거야?」

「…….」


 그래서, 원래라면 그러려니하고 넘어갔을 아주 사소하고 별 것 아닌 점심의 일을 실망의 기색을 한껏 담아 내뱉었다. 아무것도 담기지 않았던 요시코의 눈에 미안함이라는 감정이 서서히 솟아올랐다. 리코는 무색의 보석에 미안함이 칠해지는 광경에 배 속이 찌릿해졌다. 

 

 아무것도 담기지 않았다는 것은 무엇이든 담을 수 있다는 이야기였다. 미안함이든 기쁨이든 슬픔이든 사랑이든 애정이든 뭐든, 리코는 자신을 바라보는 요시코의 눈빛에 색색깔의 감정들을 칠해 넣는 상상을 했다. 손에 땀이 차오르고 발가락이 오므라들었다. 바싹마른 입술을 혀로축이며 리코는 잔뜩 주눅이 든 요시코의 말을 기다렸다.


「…미안해, 그, 내가 남한테 폐끼친다고 해야하나, 뭔가 짐을 주는 걸 싫어해서 그냥 내가 세탁하려고…. 거짓말해서 기분 나빴다면 미안해 사과할게….」

 

 리코는 안절부절하며 사과하는 요시코의 모습에 머릿속이 번뜩였다. 이 타천사는 자신으로 말미암은 일에 타인이 실망하고 불쾌감을 느끼며 상처받는 것에 아주 민감했다. 시선에 둔한 것도 어쩌면, 너무 민감한 탓에 감각을 닫아버리는 그런 이유일지 몰랐다. 


 리코의 입이 진한 호선을 그렸다. 손 쉬운 먹잇감을 앞에 둔 황금빛의 두 눈이 나른하게 번뜩였다. 리코는 곧 표정을 숨기고 가득 상처받은 얼굴을 그렸다.


「아니, 기분나빴다기보다는… 상처받았어….」

「으…. 정말로 미안해….」

「…말로만?」

「…….」


 리코는 상처받았다는 말에 곧 울 듯한 표정을 짓는 요시코가 귀여워 슬슬 올라가는 입꼬리를 간신히 내리며 말했다


「요시코쨩, 혹시 주말에 시간 있어?」

  

 의아한 표정으로 자신을 바라보는 요시코에 리코는 쓸쓸하게 미소지었다. 


「우리 사이가 요시코쨩이 거짓말을 내뱉을 정도만큼 먼 사이인 것 같아서…. 주말에 시간이 있으면 만나서 좀 더 가까워지면 어떨까하는 마음에…. 아 요시코쨩이 불편하면 거절해도 상관 없어….」

「아니야! 아니야! 괜찮아 나 완전 시간 많아 그럼 누…누마즈역에서 만날래?」

「그래, 그럼 이번주 토요일 12시 누마즈역에서 만나는거야?」

「응!」


 곧 밝아진 리코의 얼굴에 안심한 듯 가슴을 쓸어내리는 요시코의 모습에 리코는 몰래 소리죽여 웃었다. 정말 고작 말 몇마디에 가슴을 쓸어내린다면 나중에는 어쩌려고 그러는지. 


 닫히지 않은 창문 사이로 바람이 흘러들어와 둘의 사이를 맴돌다 사라졌다. 체육복에 가득 묻어있던 섬유유연제의 향과 요시코만의 체향이 섞인 달고도 부드러운 향기가 리코를 간지럽혔다. 요시코는 나의 향기가 어떻게 느껴질까…, 리코는 자신의 체향에 얼굴이 빨개지는 요시코를 상상했다. 리코의 머릿속 노트에는 꼭 해봐야할 일이 늘어났다.


-


 그날 집으로 돌아간 리코는 전에 계획을 짜다가 치워버린 노트를 꺼내 한 장 넘기고 다시 「계획」이라는 단어를 써넣었다. 리코는 언젠가 아이돌이라면 필수라며 학생회장이 강력하게 의견을 피력했던 프로필이 떠올랐다. 부랴부랴 홈페이지에 접속해 확인하자, 요시코가 좋아하는 것은 초코와 딸기라 적혀있었다. 리코는 이번 주말 딸기초코케잌을 파는 디저트가게를 꼭 가야겠다고 생각했다. 좋아하는 것을 어떤 표정으로 먹을지 벌써부터 기대가 됐다. 


「흠」


 그러나 들뜬 기분도 잠시, 리코는 딸기와 초코에서 막혀버렸다. 방과후의 그 대화에서 요시코가 좋아하는 것을 말해주었다면 좀 더 손쉬울텐데, 도저히 풀리지 않는 계획세우기 때문에 리코는 정말 미카엘 가브리엘을 부르며 타천의식을 해야할 지 진지하게 고민하기 시작한 것을 이유야 어찌됐든 친구와의 평범한 데이트를 하게된 것에 들떠 있는 요시코는 전혀 모르고 있었다고 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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