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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 어떤 념글에서도 나왔듯 일본 관광의 대명사인 패스도 꼭 필수는 아니다.

가끔 주유패스나 북큐슈 패스 전일본 패스같은 정신나간 효율을 보여주는 패스가 있기도 하지만

여행이 끝나고 동선을 계산해보면 차라리 패스 없이 다니는게 더 이득인 경우도 왕왕 있다.

그래서 패스는 보통 완전 무계획으로 그 지역을 마스터 하겠다는 계획이 아니면 잘 알아보고사야 한다.

특히 도쿄는 패스 효율이 구리기로 유명한데, 거기다 물붕이들이 자주 다닐 도쿄-누마즈 경로는

동일본 JR과 JR 센트럴의 경계선을 지나가기 때문에 애초에 여기를 커버하는 패스 자체가 거의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그래서 나도 도쿄 가면 왠만하면 스이카로 커버하고 누마즈 갈 때도 그냥 패스 없이 가는 편이지만

'이미 도쿄는 다녀와서 누마즈쪽으로만 여행을 가고 싶다' 하는 물붕이들한테는 꽤 괜찮은 패스가 있다.

그 이름도 찬란한 후지-시즈오카 관광 패스.

일단은 아이치, 야마나시, 가나가와도 가지만 사실상 시즈오카 전역을 대부분 커버하는 패스다.

가이드에 대놓고 누마즈 우치우라가 나와있을 정도로 물붕이가 쓰기에도 꽤 괜찮은 패스이기도 하다.

이 패스의 특징은 JR에서 판매하지만 열차만 타는게 아니라 버스와 페리 등 다양한 교통수단을 이용할 수 있고

그 교통수단에 아쿠아 래핑버스도 있다는 점.

대충 노선을 설명해주면

일단 이 패스의 가장 큰 단점이 '공항'이다.

시즈오카가 대도시 나고야와 도쿄의 사이에 있다는 장점이 있는 동네지만 거꾸로 말하면 양쪽에서 공평하게 멀다는 소린데

그래서 접근성 좋은 나고야와 도쿄 공항이 아닌 어디 동네 터미널 크기만도 못한 시즈오카 공항을 이용해야 함.

그나마 시즈오카까지 에어서울에서 주 3~4회 다니고 있고, 비행기값이 꽤 싸다는 장점이 있음.

근데 공항에서 패스 교환이 가능한 시즈오카 역까지 1000엔을 내고 버스 타고 한시간 정도 걸린다.

현명한 물붕이들은 시즈오카에 오면 딴짓 할 생각 말고 패스 교환하고 냉큼 누마즈던 다른 곳으로 가자. 볼거 없는 씹노잼 도시니까.

바로 누마즈로 가도 되지만 일정이 넉넉하다면 시미즈를 들렸다 가도 좋다.

축구로 꽤 유명하고 마루코는 7살 작가 고향이고 배경이기도 하다고 하는데 둘 다 관심은 없는거고

시미즈 항구쪽이 볼거 놀거가 많음. 꽤 큰 쇼핑몰도 있고

시즈오카가 초밥으로 유명한데 여기 초밥 거리라고 나쁘지 않게 초밥 먹을 수 있는 곳이 있음

그리고 아까 위에 패스에서 나왔던 페리가 바로 배를 타고 바로 이즈 반도로 직행하는 것임.

시미즈에서 이즈반도까지 가려면 차로 못해도 두시간은 걸리는데 이거 타면 50분이면 감.

여행 가서 기차만 타는 것보다 배 타는 것도 나쁘지 않고.

원래 이 배에서 보는 후지산의 풍경이 이쁘기로 유명한데 난 보다시피 날씨가 씹창이었음

아무튼 배 위에서 먹을것도 팔고 와이파이도 되고 충전도 되고 나쁘지 않다.

배는 츠루가만을 지나서 도이항이란 곳에서 내리는데

비단 여기 뿐 아니라 이즈 반도 전체 어딜 가던 '이즈 반도 지질공원'이라는 표지판을 볼 수 있다.

이즈반도는 아시아판이랑 태평양판으로 이루어진 일본 열도에서 유일하게 필리핀판으로 되어 있는 동네인데

세개의 판이 만나는 헬지역에 있다보니 지진도 많이 나고 화산도 많이 나서 지질학적으로 재밌는 것들이 많은 동네임.

그래서 광산도 많은데, 에도시대때부터 운영한 광산을 구경할 수 있음.

그 때 전세계 은의 70%가 여기서 다 나왔다고 함.

그렇게 대단하게 볼건 없지만 한여름에 오면 엄청 시원해서 땀 식히기 괜찮음.

그리고 버스를 타고 올라오면 슈텐지라는 온천 마을이 있음.

꽤 괜찮은 온천마을이긴 한데 주변에 시모다라던지 하코네같은 넘사벽 온천들이 많아서 좀 묻히는 감이 있음.

무료 족욕장도 있으니 물붕이들도 여기서 발 씻고 다음 여행을 진행하도록 하자

그리고 이제 본격적으로 열차를 타게 되는데

이즈 반도 정중앙을 관통하는 이즈나가오카선의 종착지인 슈젠지역까지 버스로 갈 수 있음.

여기를 왜 와야 하나면

세컨 라이브 때 썼던 아쿠아 열차 머리가 여기 있기 때문.

사실 어디 행사때마다 팔려나가서 아직도 여기 있을지는 모르겠다.

근데 이즈나가오카 노선중에 저 큰걸 전시할 만한 여유가 있는 역이 슈젠지역밖에 없어서 어지 출장 간거 아니면 어지간하면 저기 그대로 있을듯.

퍄퍄

그리고 이즈나가오카 역 중간중간마다 아쿠아 멤버들 입간판들이 서 있으니 오시가 있는 역이 어딘지 잘 찾아보자. 슈젠지는 루비.

그 옆에 있는건 철도무스메라고 지역 좀 망해가는 노선을 모에화한건데 철덕들 기분나쁨;;

어우야...

래핑 열차는 기간 한정이긴 한데 언제든 다시 할 수 있으니 꼭 도전해보자. 

누마즈 성지순례에서 럽뽕 농도가 가장 높은게 어디냐고 한다면 이곳 이즈나가오카역을 꼽을 수 밖에 없음

역 전체를 아쿠아로 꽉꽉 채운 미친 가성비.

그리고 물붕이들의 고향 우치우라.

뭐 사실 누마즈 우치우라 이쪽은 물붕이들 다들 잘 알거라 굳이 설명은 안하겠음.

다만 이 패스의 단점이 우치우라에서 누마즈까지 직행으로 가는 버스가 포함이 안되어 있다는건데

그래서 이즈나가오카에서 우치우라까지 갔다가 다시 이즈나가오카로 돌아와서 미시마까지 가서 누마즈로 돌아와야 한다.

가본 물붕이들은 알겠지만 우치우라에서 누마즈까지가 절대 싼게 아니라 조금 아쉬운 부분.

물론 아쿠아 성지순례를 할거면 아와시마도 가야 하기 때문에 미토시 파라다이스에서 버스+아와시마 결합권을 사서 바로 가는것도 나쁘지 않음.

다만 이즈나가오카선의 종착지인 미시마는 개인적으로 꽤 좋아하는 동네라 한번쯤 가보는걸 추천한다.

마을이 누마즈보다는 작지만 개천이라던지 전체적으로 마을이 아기자기하고 이쁜 동네임.

보통 도쿄에서 오는 물붕이들은 신칸센 타고 미시마에서 내려서 오는 경우가 많은데 바로 누마즈로 환승하지 말고 여기 돌아다니는 것도 괜찮음.

HPT에서 처음에 카난이 열차 타고 시작하는 것도 미시마역이니까 까먹지 말고.

그리고 이 패스의 본체라고 할 수 있는 후지산 관광의 경우는 일단 후지산 관광의 본진인 후지야마역까지 버스를 타고 가야 함.

사실 후지산을 한바퀴 삥 도는 이 버스들 자체가 후지산의 유명한 관광 루트이기도 하고.

참고로 이 버스들을 타고 후지산을 반바퀴만 돌아도 이미 버스비만으로 이 패스값이 나온다. 

한번 왕복하고 오면 패스비를 아득히 넘어가게 되고 기타 교통비까지 합치면 이 패스로 얻는 이익이 상당함.

단순 가성비로는 주유패스는 근처에도 올 수 없고 거의 북큐슈 패스에 버금가는 미친 가성비.

후지야마역 바로 옆에 아쿠아 콜라보도 했던 후지큐 하이랜드가 있음.

참고로 여기에 있는 '세계에서 가장 무서운 귀신의 집'은 2인 이상만 들어갈 수 있다. 친구 없는 물붕이는 꼭 기억하도록

이러니저러니 해도 후지산의 풍경은 확실히 멋있다고 할 수 있음.

후지 5호라고 해서 후지산 주변에 있는 다섯개의 호수들도 풍경이 꽤 괜찮은 편.

그 외에 자연적으로 만들어진 얼음 동굴이라던지 후지산 산기슭 고원에 위치한 농장도 있고 생각보다 볼거 놀거 많다.

다만 나처럼 한여름에 가면 후지산의 상징인 눈이 쌓인 머리는 볼 수 없고, 말도 안되게 더우니 주의해야 함.

이 구성에 3일 연속으로 4500엔밖에 안되는 씹혜자 패스인데, 후지산을 갈거라면 거기서 하루는 꼬박 날라가기 때문에 일정 조율은 좀 필요한 편임.

그래도 후지산 한번 다녀오면 무조건 본전이고, 시즈오카 서쪽 하마마츠까지 가도 본전인데 

솔직히 후지산이랑 누마즈랑 하마마츠를 3일동안 전부 갈 수 있는건 좀 미친짓이라

물론 패스로 할 수 있는 물붕이 최고 효율은 전일본 JR패스를 사서

나고야에서부터 시작해서 나고야돔 찍고 누마즈 찍고 도쿄 찍고 하코다테까지 신칸센 타고 와서 퍼팩트하게 성지순례 완료한 다음에

치토세 공항 가기 전에 치토세 가서 아이냐 어머님 식당 들리는게 가장 효율 좋은 일정이긴 함.

JR패스 7일권이 3.8만엔인데 나고야에서 하코다테까지 신칸센 타고 가는 비용만 4만엔이 넘거든.

물론 물붕이들이 굿즈 사고 덕질까지 해야 하는걸 감안하면 아키바 갔다가 누마즈 그냥 가볍게 다녀오는게 제일 편하지만

도쿄는 질렸고 다른 관광도 하고싶다는 생각이 드는 물붕이가 있다면 이 패스도 한번 신경써 보길 바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