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처럼의 어느 날, 간단한 옷과 물을 가지고 밖으로 나옵니다.
구름이 희끗희끗하게 끼어있는 날씨에 과분한 햇살, 그리고 저기 지평선 너머로 회색빛이 깔려있는 것이 보입니다.
대문을 넘어서 옆을 바라보면... 비어있는 조용한 집이 모습을 비춥니다.
이젠, 상관없는 일이지...
물을 한 모금 들이켠 후에 발을 재촉합니다.
바다는, 너무도 거칩니다.
주변 사람들은 태풍 없이 평온한 적은 오랜만이라고 말하더군요.
하지만 제 눈에는 여느 때처럼 성난 모습입니다.
저기 회색빛 끝에서 누군가 나타나면 이 바다는 가라앉을까요,
한때 카메라 구석에서 불쑥 튀어나왔던 것처럼
그대도 저에게 불쑥 나타난다면, 이 바다는 가라앉는 걸까요.
이제는 아무것도 알 수 없지만 그대가 무사하길 빕니다.
이제는 만날 수 없지만 저, 타카미 치카를 기억해주길 바랍니다.
더는 볼 일이 없을 수도 있겠지만 다시 만나고 싶습니다.
이 마음은... 영원토록 진실합니다.
저의 마음은 종이 쪼가리에는 결코 옮겨지지 않을 것이고
텅 빈 종이는 결코 그대에게 전해지지 않을 것입니다.
저의 문장은 더 이상 지어지지 않고 맴돌기만 했으며
그대는 나의 손길이 닿지 않는 먼 곳으로 향해있습니다.
나의 마음은 영원토록 가슴에 시리겠지만
그대 또한 시리도록 만들기에는 깨어져 부서져버릴 것만 같습니다.
이제는 아무것도 알 수 없지만 그대가 무사하길 빕니다.
이제는 만날 수 없지만 저, 타카미 치카를 기억해주길 바랍니다.
더는 볼 일이 없을 수도 있겠지만 다시 만나고 싶습니다.
이 마음은... 영원토록 진실합니다.
하얗게 반짝이는 모래톱을 쓰다듬어 봅니다.
한 움큼 쥐고 바닷물에 뿌려주면, 찰나의 빛을 낸 후에 저 아래로 잠깁니다.
저 역시도 이 모래처럼 그대에게 빠져버렸습니다.
그대를 향한 저의 마음은 이렇듯 영원히 적셔진 채일 것입니다.
적셔진 모습으로 영원히 커지기만 할 것입니다.
매일매일 흘려대는 눈물을 먹고 말입니다.
이제는 아무것도 알 수 없지만 그대가 무사하길 빕니다.
이제는 만날 수 없지만 저, 타카미 치카를 기억해주길 바랍니다.
더는 볼 일이 없을 수도 있겠지만 다시 만나고 싶습니다.
이 마음은... 영원토록 진실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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