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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일반 [SS망상] ASIAN STUD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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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gue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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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gall.dcinside.com/sunshine/2021256
  • 2018-09-23 14:18:27
 

대학교에 들어온 후 허락된 자유로움은 생각보다 대단한 것이 아니었다.

기껏해야 등교할 때 복장이 자유로운 것.
어쩌다 한번씩 자체휴강을 해도 신경쓰는 사람이 그다지 없다는 것.
수업만 들으면 그 외의 시간은 뭘 해도 상관없었고 마음껏 놀 수 있다는 것.

고등학교 때 즐겼던 피이노를 다시 칠 수 있는것도 하나의 놀거리였고 여기저기 쏘다니는 것도 더 넓게 살고자했던 의지였다.
운좋게 기숙사에 당첨돼서 잠옷 차림으로도 강의를 들으러 갈 수 있다.
개강 직전, 오랜만에 만난 치카, 요우랑 머리가 깨질 듯할 정도로 취한 뒤에 어거지로 호실로 들어와 광란의 밤(나 혼자뿐이었지만)을 보내도 크게 건드리는 사람은 없다.

단지 이제는 그걸 넘어서버린 의무가 너무도 무겁다.

흥미로 시작했던 일이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커지더니 감당이 되지 않을 정도가 되었다.
어느새 나는 은퇴했다고 생각했던 음악계로 돌아와 동아리의 곡 어드바이저로 성공을 이끌어야하는 사람이 되었다.

사람과의 관계에 중독되어 나를 옭아맸다.
친구들과 하하호호하는 것은 점점 숨막히게 만들었고 호실로 들어가기만 하면 내가 왜 이런 사람이랑 지내는 걸까란 생각에 잠겼다.

나잇값을 한다는 것은 대체 어떤 것일까.
주변을 돌아보면 어느새 취직해서 벌어먹고 사는 친구들이 있는데 나는 아직도 배움의 단계에서 머물러있다.
그마저도 후배들에게 성숙한 모습을 보여야 한다는 것에 침식당해서 더 전문적이고-피곤하고- 진취적인-힘겨운-모습을 보여야만 했다.
어찌저찌 효과는 있는지 나는 머리색으로부터 불타는 정열의 사쿠라우치...라는, 꽤 중2병스러운 별칭을 얻었다.



요우짱에게 연락한지 일주일.
신호등 앞에서 기다리던 오랜-3년이 오래된 것은 아니지만 심적으로는- 친구는 하얀 바람막이를 걸친 채로 있었다.

스스로 운동을 업으로 삼는 것에 대해 꽤나 고민을 했다고는 하지만 지금까지 해 온 것을 떠올려보면 그다지 큰 고민이라고는 생각되지 않는다.

"잘 지냈어?"

손목에 압박붕대를 한 것이 빤히 보였는데도 특별하지 않은 듯이 드러낸다.
다친 건가? 일상적으로 일어나는 일인가? 자신은 괜찮지 않은데 잘 지냈냐는 말을 뻔하게 할 수 있는 거야?

이야기는 천천히 풀어갈 수 있을 것이다. 때를 기다리자.

"물론 잘 지내지. 요우짱은 좀 어때?"

"킥킥, 이제 근육통이랑 친구 먹은것 있지? 그나저나 리코짱이 부른 건 좀 의외인데."

"좀 필요한 게 있어서. 요우짱 전에 간편식 많이 먹었다고 했었지?"

"지나가던 이야기였는데 기억 잘 하는구나... 그런데?"

"요우짱이 좀 싸게 사줬으면 해서. 될까?"

"싸게? 얼마나?"

"가능한 만큼. 6개월치 정도...?"

"응? 이걸로 끼니라도 때울 생각이야?"

경악과 의심이 섞인 표정의 요우짱.



아침 일찍 지하철에 몸을 맡긴다.

어제 잠깐 집에 온 뒤로 나를 걱정하는 엄마의 말씀이 되새겨진다.
피곤한 나머지 졸았던터라 다 듣지는 못했으나 너무 힘들면 종종 휴학 이야기를 해도 된다고 하신 게 기억에 남는다.

딩동

[어제 발표자료 첨삭 고마워. 나중에 저녁이라도 같이 하자. 어제도 빵 몇 조각으로 지냈다면서]

발표를 잘 하지는 못하니 적어도 이거라도...
학교 인터넷으로 원문과 논문과의 긴 씨름을 벌일 끝에 얻어낸 자료와 상황, 케이스들.

지하철 문이 열리고 쓰러지듯 자리에 앉았다.
그렇게... 중간고사 시즌이 지나간다.




실습과 체험을 다니는 사이에 보고서와 논문을 쓰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하지만 어떻게 되었건 해야 할 일이었고 어찌어찌 해 내었다.

문제는 그 다음의 PPT 준비.
이전의 발표과제야 역할분배로 넘겼으나 이번에는 온전히 내가 감내해야 할 문제이다.

내용의 이해
이것을 공부한 이유, 목적
이걸로 얻을 수 있는 것
연구 과정의 합당성
결과와 결론

그리고 그 이후의 질문공세까지...




"축하합니다, 사쿠라우치 양. 귀하는 이번 논문 발표에서 우수한 연구정신과 탐구심을 가져 타인의 귀감이 되었습니다..."

솔직히 그 이후의 말은 잘 들리지 않았다.

이번 1년 동안 혼을 팔아서 했던 것들.
물론 진짜로 혼을 판 것은 아니었지만 내 모든 것을 쏟아부어서 이룬 것들.

겉으로는 모든 것을 이루었지만 속은 텅 비어서 그냥 드러누웠으면 한다.

"이제 뭘 하고 싶습니까?"

나는...

"따뜻한 저녁을 먹고 싶습니다!!!"


아메리칸 스나이퍼 패러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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