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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국산SS) 핫산이 공유했던 소재 각색해서 써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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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sd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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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본 글 주소
https://gall.dcinside.com/sunshine/2011342
  • 2018-09-15 22:40:00
  • 106.254.*.*

소재 출처 http://gall.dcinside.com/mgallery/board/view/?id=sunshine&no=2008845&page=1&search_pos=&s_type=search_all&s_keyword=요우리코

 

올리는 SS마다 잘 보고 있는

소재 공유할 때마다 다 쌩하니까 짠해서

내가 한번 써볼까하고 써봄

보고싶었던 부분까지 각색해버렸으면 미안 ㅎㅎ

원래 수준이 너무 낮아서 걍 안올리려다 그러기엔 아까워서 올림

 

 

첫작주의

발퀼주의

 

 

 

 

 

 

“정말 너무하지 않아? 10년이나 함께 지낸 소꿉친구를 놔두고 하필이면 리코쨩이라니!
내가 그렇게나 어필할 때는 죄다 웃으면서 넘겨버렸으면서 리코쨩한테만 부끄럼타고 말이야.
나랑 함께는 싫었던 걸까나… 라던가! 스텝 맞출 때도 나를 리코쨩이라고 생각해!
라면서 날 뺏길까봐 울먹거렸던 그건 대체 뭐였냐구! 아! 어쩌면 그것도 리코쨩과의 접점을 늘리기 위해서…?”
“응응, 그렇구나. 안타깝네…. 응….”

 

학교도, 연습도 끝난 후의 한적한 카페는 마음껏 하소연하기 최적의 장소였으나, 테이블 건너편의 그녀는 별 관심이 없는 걸까.
내 생각과는 다르게 반응이 미지근하다. 정말 누군가에게 털어놓으면 좀 나아질 줄 알았더니…
이래서야 침대에서 새우 인형에게 말하던 거랑 뭐가 다를까.

 

“저기, 요시코쨩, 제대로 듣고 있는 거 맞지?”
“요하네야. 그리고 실례네, 제대로 듣고 있으니까. 그렇구나… 요우 선배랑 리리가 그런 관계였구나.”
“에… 요시코쨩 눈치 못 챘었구나. 이제 이 주 정도 됐을 텐데. 그런데, 감상은 그것뿐이야?”
“요하네! 응, 감상은 이것뿐인데? 짝사랑이 안타깝다던가, 요우 선배랑 리리가 사귀는 건 몰랐다던가… 감상이 더 필요해?”
“그러니까~ 그런 감상 말고 뭔가 더 있잖아~”

 

서운함에 앓는 소리를 하며 테이블에 상체를 늘어뜨린다. 감수성 풍부하고 착한 요시코쨩이라면 틀림없이 내게 공감해 줄 수 있을 거라 생각했는데, 이런 분위기보다 훨씬 고조된 분위기에서 나를 위로해줄 거라 생각했는데, 그녀는 내게 전혀 공감하지 못하고 있다. 짝사랑을 경험해본 적 없는 꼬마아이와 대화하는 기분이다.

 

“그래, 알아. 알고 있다구, 뭘 원하는지. 그래도 어쩔 수 없잖아? 요우 선배랑 리리는 서로 사랑하고 있구,
진심으로 사랑한다면 그 사람이 행복하길 빌어줘야지.”

 

테이블 너머의 꼬마아이가 ‘아, 방금 말 조금 멋있을지도.’라며 말을 맺으며 음료에 꽂힌 빨대를 문다.
이번엔 어른스러운 척하는 어린 아이로 비유할 수 있으려나. 게다가 이거, 정말로 별 관심 없는 게 아닐까.

 

“그건 그렇지만~ 좀 더 맞장구쳐줄 수 있잖아? 어째서 치카 선배가 아니라 리코쨩이었을까? 라던가!”
“그거야 치카 선배가 고백하지 않아서 그런 거잖아? 리리가 더 매력적이다! 라기 보단, 리리가 먼저 고백해서 우정을 연심으로 바꾼 덕에 사귀게 된 거 아닐까?”
“그렇긴 하지만……”

더 이상 우는 소리를 하며 위로를 구걸하면 선배로서의 체면이 망가진다. 그런 생각을 하며 테이블에 닿았던 한쪽 볼을 떼는 순간.

 

“아!”
“우왓! 뭐야!?”

 

불현 듯 뇌리에 스친 번뜩이는 아이디어에 나는 자리를 박차듯 일어섰다. 격한 반응이긴 했으나,
이것이 오히려 자연스러운 반응이 아닐까. 왜냐면 이 아이디어가 지금 나의 고민을 해결해줄 수도 있으니까.

 

“우정을 연심으로라는 그거, 내가 해보면 어떨까?”

 

생각해보면 요우쨩을 향한 나의 접근은 항상 애매했었다. ‘소꿉친구’라는 특징이 오히려 ‘어디까지나 소꿉친구’ 라는
방해 요소로 작용했을지도 모르는데, 어째서 나는 둔한 요우쨩에게 연심을 확실히 내비추는 방법을 몰랐을까.
만약 알았다면 지금 요우쨩 곁에 있는 사람은 나였을지도 모르는데.

 

“이제 와서? 리리가 있다구?”
“리코쨩이 있으면 떨어뜨리면 되잖아?”
“우와아… 밥이 없으면 빵을 먹으면 되잖아 수준으로 최악의 발언이네…”
“무튼! 사랑은 쟁취하는 거야. 그러므로 요시코쨩! 협력해줘!”
“뭐, 내가!?”

 

늘 상 하던 요하네라고 정정하는 것도 잊을 정도로 당황한 걸까. 요시코쨩의 당황한 시선이 허공을 헤맨다.
거절할 것을 알고 있기에 나는 대답을 듣기도 전부터 요시코쨩을 꿰어낼 방법을 궁리하며 그녀를 노려본다.

 

“……요하네는 마력보충을 끝냈으니 이만…”

 

역시 이렇게 나오는 건가. 손을 뻗어 요시코쨩의 소매를 잡고, 거절할 수 없을만한 보상을 제시해보자.

 

“제발! 부탁이야, 요시코쨩! 다음 곡은 다이아 씨랑 듀오로 만들어 줄 테니까!”
“권력남용이네… 것보다 곡 만드는 건 리리잖아? 그럼 오히려 리리를 거스르면 안 되는 거 아냐?”

 

그럼… 도발해서 자연스럽게 넘어오게 해보자.

 

“타천사가 리틀 데몬 눈치를 보는 거야? 풋.”
“그런 어린 애나 넘어갈 법한 도발은 안 통하니까.”

 

그럼… 어… 허풍이라도! 허풍을 떨어서라도 유혹해보자.

 

“리코쨩이 아니라도 내가 만들어 줄게! 내가! 요시코쨩이랑 다이아 씨의 듀오곡을! 그것도 두 개나!”
“그거 치카 선배 졸업, 아니 요하네가 졸업하기 전까진 무리 아닐까?”
“빼에에에에엥! 도와줘어어어어, 요시코쨩~~~~!”
“잠, 너무 소란 피우자나!”
“요시코쨩이 협력해주지 않으면 또 할 거야?”
“요하네야… 것보다 권유 방법 너무 애처롭네….”

어느 것도 안 된다면 협박이다. 아니, 근데 조금 전까지 선배로서의 체면이라든가 고려하지 않았었나? 기분 탓인가…?
요시코쨩은 손으로 눈가를 덮는다. 이번에도 안 되면 어떤 방법을 써야 되지? 생각해라, 타카미 치카… 그래, 이번에도 거절하면…

 

“알았어, 알았으니까. 협력할게.”
“……에?”

 

역시 협박이 정답이었나! 라고 생각하다가, 뭔가 미심쩍은 요시코쨩의 변덕에 나는 목소리를 낸다.

 

“그치만 어째서 갑자기?”
“리틀 데몬의 청을 들어주는 것도 요하네의 역할이니까.”
“정말!? 그거뿐?”
“아, 그 대신 조건이 있어. 일단 첫 번째는 리리와 요우 선배에게는 절대 비밀로 할 것.”
“응응! 나 때문에 요시코쨩이 두 사람한테 미움 받으면 안 돼지.”
“요하네! 그리고 두 번째는 세세한 작전은 치카 선배가 생각할 것.”
“응! 생각해놓은 게 있으니까 괜찮아!”
“생각해둔 게 있었구나… 무튼 세 번째는…”
“응?”
“아까… 말한… 요하네랑 다이아 씨 듀오곡은 꼭 만들어 줄 것….”

 

요시코쨩은 고개를 숙이며 말을 맺는다. 역시 보상으로 유혹하는 게 정답이었나!

 

“응! 꼭 둘이 같은 무대에 세울 테니까! 약속할게! 에헤헤”

 

테이블 너머로 돌아가서 요시코쨩을 껴안는다.

 

“잠깐! 가게에 민폐라구!”
“에헤헤, 고마워 요시코쨩!”
“요하네라구! 정말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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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작전은 대충 알겠는데, 준비물이란 건 뭐야?”

 

첫 단계인 요우쨩을 함락시키기 위한 작전을 설명하고, 꼭 필요한 준비물을 전해주기위해 이른 아침에 일어나 요시코쨩을 만났다.
아침에 약하다는 것, 요시코쨩과 서로 거리가 멀다는 것, 탁한 하늘이 해를 가린 탓에 추운 아침 공기도.
모두 작전을 성공시키기 위해서였으니, 크게 개의치 않는다.
요시코쨩의 손에 내가 요우쨩에게 고백하며, 쥐어주려 했던 목걸이를 전해준다.
언젠가, 악세사리 샵에서 ‘짝사랑을 이뤄주는 목걸이’라고 진열되어 목걸이다.
부드러운 은색으로 빛나는 테두리와 안에는 사진을 넣을 수 있는 목걸이, 이른바 로켓(Locket) 목걸이다.

 

“예쁘다…. 안에는 요우 선배 사진까지 있네, 비쌀 거 같은데?”
“그치? 요우쨩한테 고백할 때 주려고 큰맘 먹고 산거니까!”
“활기찬 거에 비해 어쩐지 가슴 아프네….”
“가슴 아프지 않아도 된 다구? 이걸 시작으로 요우쨩을 빼앗을 거니까!”
“밝게 말하면 안 되는 거야, 그거….”

 

천천히 버스가 정류장에 멈춰 선다. 지금이 시간에 탑승하면,
요우쨩이 결석하는 게 아닌 이상 무조건 요우쨩을 만난다고 한다.
그리고 얼마 후, 결석할 리가 없는 요우쨩이 버스에 올라타는 것과 동시에 요시코쨩이 작은 목소리로 속삭인다.

 

“으… 근데 그 작전이란 거… 너무 창피한데….”
“할 수 있어, 요시코쨩, 듀엣곡 3곡으로 해 줄 테니까.”
“실현 가능성 고려하고 있는 거 맞지!?”
“요~시코~ 무슨 얘기해, 두 사람?”

 

부러워! 아침부터 요우쨩이 먼저 팔짱껴주다니! 매일 아침 요우쨩이 팔짱껴주면 나는 학년 1등도 할 수 있을 텐데!
그것보다 요시코쨩 할 말이 있잖아? 라며 기대한 시선을 보내자,
요시코쨩은 억지로 귤이라도 삼키듯, 마지못해 작전을 실행한다.

 

“아 그…게…”
“요시코쨩 오늘은 ‘요하네야!’ 라고 안하네? 혹시 또 게임하느라…”
“요우 언니…”

 

요시코쨩의 목소리에 요우쨩이 멈춘다. 어라, 이거 어디서 본 적 있는데,
그래, 아쿠아 무대 영상을 보면서 요우쨩 부분에서 일시정지 할 때, 딱 이런 느낌이었지.
그거 뿐 만이 아니라, 어쩐지 얼굴도 필요이상으로 달아오르는 게, 혹시 요시코쨩한테 반해버린 건 아니지? 그런 거지!? 라며 목소리를 내려는 순간과 일시정지 된 요우쨩이 다시 재생된 것은 거의 동시에 일어난 일이었다.

 

“요… 요시코쨩!? 왜 그래? 타천사 캐릭터는 질려버린 거야? 여동생 컨셉이야!? 응!?”
“잠, 진정해 요우 선배! 그리고 요하네는 캐릭터가 아니니까!”
“그럼 대체 왜?”
“그게, 실은… 언니가 갖고 싶다고, 최근… 생각했다고 할까….”
“언니, 그런데 왜 나한테? 다이아 씨나 리코쨩이나, 여럿 있잖아?”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요우쨩이 묻는다. 그런 물음이 고통스러운 듯, 얼굴을 붉힌 채,
요시코쨩은 몸을 비튼다. 위험하다. 모든 것을 알고 있는 나도 귀엽게 느껴지는데, 어쩌면,
지금 얼굴이 달아오른 요우쨩이 요시코쨩의 리틀 데몬 ‘요리’가 되겠다고 자처할 지도 모른다.

 

“그렇긴 해도… 요우 언니처럼 의지가 되면서 친근하고, 잘 챙겨주고, 멋진 사람은 요우 선배 밖에 없으니까….”
“으으……”

요우쨩이 얼굴을 가리며 움츠러든다. 아직 하이라이트 전인데, 요우쨩은 벌써 함락된 것이,
이쯤에서 그만두도록 중지 신호를 보낼 수도 있었지만, 그럴 생각은 추호도 없다.
애초에 이 계획은 요시코쨩의 부끄러워하는 모습을 보고 싶다는 목적도 적잖이 있었으니까.

 

“요우 언니한테 줄려고 준비했는데….”

 

요시코짱은 내게 넘겨받은 목걸이를 수줍게 꺼내든다. 이미 귀까지 빨개진 그녀를 뒤에서 포옹하고픈 충동을 느낀다.
목걸이가 요우쨩의 눈동자를 가득 채우고, 뒤이어, 요우쨩은 감격한 얼굴로 요시코쨩을 감싸 안는다.

“요우가 언니가 돼 줄게~ 아니지, 요우의 여동생의 돼 주세요~ 요시코쨩~”

“잠… 요하네라니까, 것보다 요우 선배 힘 너무 세다고!”
“………요우쨩?”

 

요우쨩에게 안겨서 수줍어하는 요시코쨩을 눈에 새기듯 보고 있느라 리코쨩이 다가오는 것조차 보지 못했지만,
이걸로 첫 번째 작전은 성공적으로 마쳤다. 남은건 효과가 나타나길 기다리는 것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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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아~ 좋겠다~ 요우쨩의 모닝 허그라니…”

 

붉게 달아오른 요시코쨩의 얼굴이 식은 것은 버스를 내려 오르막길을 올라갈 즈음이었다.
내릴 때까지는 함께였지만, 버스에서의 일 때문일까, 요우쨩과 리코쨩은 저 앞에서 먼저 걸어가고 있다. 아마 다투고 있는 게 아닐까.

 

“으으… 리리의 시선에 베이는 것 같았어…. 등굣길인데 연습 끝난 뒤의 하굣길보다 힘들어….”

 

리코쨩이 요시코쨩을 노려보고 있었다는 점.
다투고 있는 듯 요우쨩과 리코쨩이 우리가 비밀얘기를 해도 될 만큼 앞서가고 있다는 점.
두 가지 모두 작전이 확실하게 효과를 발휘하고 있다는 증거일 테다.
그러니 분발해준 요시코쨩을 격려해줄 무언가가 필요하다. 틀림없이 죄책감을 느끼고 있을 요시코쨩을 다시금 움직일만한 동기부여가…
그렇게 생각하는 순간 앞서가던 요우짱 커플에 다이아 씨가 합류한다. 무심코 혼잣말하듯

 

“다이아 씨?”

 

라고 중얼거린다.
나는 고개를 돌려 요시코쨩을 본다. 그러자 요시코쨩도 내 시선을 의식하고 다이아 씨를 향하던 시선을 나에게 돌린다.
미소가 지어진다. 틀림없이 능청스럽기 그지없는 웃음일 테다.

 

“뭐, 뭐야? 갑자기 빤히 보고.”
“아무것도 아니야? 그냥… 요시코쨩은 다이아 씨를 참 좋아하는구나 싶어서.”
“그런 거 아니라구….”
“그래~ 다 알고 있어. 듀오곡 열심히 만들어볼 테니까!”

 

시야에 다이아 씨가 들어오고 난 이후로, 어째서일까, 요시코쨩이 이 작전에서 하차 선언하는 모습이 전혀 상상되질 않았다.
그렇겠지. 나의 나쁜 짓에 어울려주는 유일한 이유일 테니까. 아, 작곡 공부 진지하게 하지 않으면……. 그리고 감사 인사도.

 

“요시코쨩!”
“요하네!”
“고마워. 에헤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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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심시간. 음악실 복도의 창문너머에선 줄곧 흐렸던 하늘이 비를 내리고 있고,
음악실에선 리코쨩이 피아노 소리가 새어나온다. 무표정하게 창밖을 바라보던 요시코쨩이 목소리를 낸다.

 

“비 오네…. 오늘 연습은 쉬려나.”
“쉬지 않을까? 그보다 요시코쨩! 거기 창문이 아니라 여기 창문을 보라구.”
“알고 있어. 리리 차례잖아? 작전만 얘기해주면 바로 할 테니까.”

 

묘하게 적극적인 요시코쨩을 믿음직스럽다고 표현하면 안 돼는 걸까?
그런 생각을 미뤄두고 나는 요시코쨩이 할 일을 일러주기 위해 목소리를 낸다.

 

“이번에는 요우쨩 때보다 간단해. 지금 혼자 있는 리코쨩을 꼬시는 거야!”
“대충 예상은 했지만, 이제는 최악인 것도 새삼스럽게 느껴질 정도네. 리얼 데몬 치카 선배.”
“뭐라 해도 상관없어! 사람은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선 리얼 데몬도 될 수 있으니까!”
“그래, 그렇구나….”
“여긴 딴죽 걸어줄 시점이라구? 어쨌든 이제 시작해야 돼. 요시코쨩!”

 

요하네. 라는 대답을 마지막으로 요시코쨩은 음악실 문을 열고, 리코쨩에게 향한다.
그녀의 손에 완전히 닫지 않은 문은 손가락 하나정도의 작은 틈이 생긴다.
그 틈으로 흘러나오는 요시코쨩과 리코쨩의 대화에 귀를 기울인다. 문틈이 없었으면 문에 귀를 밀착해도
빗소리에 묻혀서 둘의 대화를 들을 수 없었을 것이다. 행운이었다.

 

“욧쨩?”
“후훗… 역시 이곳에 있었군요, 리틀 데몬 리리여! 그대의 선율이 나, 타천사 요하네를…”
“무슨 일이야?”

 

체감온도를 떨어뜨리는 차가운 리코쨩의 목소리에 요시코쨩은 말문이 막힌다.
척 보기에도 질투심 많을 것 같은 리코쨩은 역시나 아침의 일을 신경 쓰고 있을 것이다.
그럼에도 요시코쨩은 목을 가다듬고 다시금 목소리를 낸다.

“그, 리리한테 좀 할 얘기가 있어서….”
“요우쨩한테 하면 되잖아? 언니니까.”
“꼭 리리한테 해야 하는 얘기라서 말이야.”
“그러니, 유감이네. 나는 욧쨩의 언니가 아니라 들어줄 수가 없겠는데?”

 

역시나 차가운 말투의 리코쨩은… 응? 잠깐, 뭔가 지금 대화, 리코쨩의 대사로 시작되면 대화의 흐름이 이상하지 않아?
초점을 거기다 맞추는 거야? 요우쨩한테 꼬리쳤던 일이 아니라?
예상이 빗나가자, 나는 문틈에 한쪽 눈을 향한다. 그러자 무심한 듯 피아노 악보를 보고 있는 리코쨩이 보인다. 우와… 단단히 토라졌구나….

“음, 그래도 그건 좀…”
“하!?”

 

리코쨩이 피아노 건반을 거칠게 누르자, 그녀의 심정을 대변하듯 거친 음색이 울린다.

 

“그건 좀이라니 뭐야? 난 어떡해도 언니로 보이지 않는다는 거야!?”
“진, 진정해!? 리리, 여기서 폭주하면…”
“그런 건 됐으니까!”

 

피아노에서 떨어진 리코쨩이 발소리를 크게 울리며 요시코쨩을 향해 다가온다.

 

“같이 녹턴도 돌봤던 사이였잖아? 운명이라든지, 보이지 않는 힘이라든지 멋진 얘기하면서 날 꼬셔왔잖아?

별명으로 부르는 사이잖아? 그랬으면서 이제 와서 뭐!? 그건 좀!?”

“리리 무서워! 가까워! 그리고 그 아이는 라이라프스니까!”

리코쨩이 말 한마디 마다 다가서며, 요시코쨩을 밀어붙이는 모습이 옛날, 뮤즈를 찬양하며 나를 밀어붙이던 다이아 씨가 생각났다.
그것보다 문 옆에 몰린 두 사람의 모습이 지금의 각도에선 보이지 않는다.
몸을 옮겨도 보고, 누워도 보며 어떻게든 각도를 맞춰보지만, 아무리 해도 둘의 밀착한 모습은 보이지가 않는다.

“어쩨서 난 안 되는데? 나도 같은 길티 키스유닛으로 의지가 되고 서로 별명으로 부를 만큼 친근하고, 웃는 모습에 자신 있는데. 대체 왜!?”
“그건 왜냐면… 뭐랄까, 천계에서의 명령 때문에….”
“………욧쨩.”

 

이건! 이 흐름은 분명히, 얌전한 리코쨩의 역 벽꾹!? 근데 어느 각도로 봐도 두 사람이 안 보이잖아! 어쩌지?
벽을 뚫어야 되나? 아니면… 이리저리 몸을 옮기다보니, 저 멀리에서 리코쨩을 부르는 소리가 들려온다. 막아야한다.
지금 음악실을 염탐하는 내 모습을 보면 모든 작전이 틀어지게 된다. 아니, 지금도 적잖이 틀어지긴 했지만.
몸을 일으켜 자연스럽게 요우쨩과 마주친다.

 

“아, 요우쨩?”
“치카쨩, 혹시 리코쨩 봤어?”
“아, 나도 리코쨩 찾고 있어! 음악실엔 없던데! 아마 교실로 가는 길에 엇갈렸을지도!”
“응? 잠깐 치카쨩, 굳이 당길 필요가 있어!?”
“또 엇갈리기 전에 교실로 가보자!”

 

둘을 엿보지, 아니 지켜보지 못하는 것은 무척 아깝지만, 나와 요시코쨩의 작전을 들키면 후환을 감당하기 힘들다.
이것이 최선의 선택이다. 교실에 도착하고 나서야 요우쨩을 잡고 있던 손을 놓는다.

 

“어라, 리코쨩 없네~ 헤헤.”
“막무가내잖아, 치카쨩….”
“미안 미안. 틀림없이 있을 것 같았어.”

 

여기까지 와서, 요우쨩을 잡아두면 적어도 그 현장을 들킬 일은 없을 것이다.
잠시간 이야기라도 하며 요우쨩을 붙잡아둘 요량으로 나는 자기 자리에 앉는다.
그것을 신호로, 요우쨩도 내 바로 앞의 위치한 자신의 자리에 앉는다.

 

“평범하게 음악실에 있을 거라 생각했는데… 어디 갔으려나.”
“글세, 잘 모르겠네. 근데 리코쨩은 왜 찾고 있었어?”
“아, 작곡을 조금 도와달라고 했었거든.”
“그렇구나, 둘이 잘 지내나보네?”
“응응, 아직 한 달밖에 안 됐으니까 당연한 거지만, 헤헤.”


잘 지내서 다행이라고 해야 할까? 미안하지만 아무래도 아침의 버스 안에서 보여준 요시코쨩의 활약은 큰 의미를 갖진 못한 듯하다.
다음번엔 조금 더 강도 높고, 되도록 요시코쨩의 좀처럼 볼 수 없는 모습을 끄집어낼 수 있는 작전을 생각해봐야겠다.

 

“그러고 보니 요즘 요시코쨩이랑은 어때?”
“아, 그게, 평범하게 잘 지내고 있어!”
“응응, 다행이네! 요시코쨩은 아쿠아의 타천사니까.”

 

무심결인 시야에 유난히 빛나는 요우쨩의 목걸이가 눈에 들어온다.
로켓이 아직 굳게 닫혀있는 것이, 안에 사진이 있다는 것은 모르는 걸까. 둔한 요우쨩이라면 그럴지도 모른다.
목걸이에 시선을 향한 채, 나는 능청스러운 표정으로 목소리를 낸다.

 

“요우쨩은 굳이 물을 필요도 없이 요시코쨩이랑 잘 지내나 보네~”
“응. 요시코쨩 말도 선물도 정말 감격스러웠지. 좀처럼 그런 모습을 안보여주니까.”
“그치그치. 아, 근데 그 목걸이 누르면 열리는 거 아닐까?”
“정말? 몰랐어~ 이런 거 처음 받아보는 거라.”

 

기대감이 요연한 얼굴로 요우쨩은 목걸이를 누른다. 안에는 요우쨩의 얼굴이 있을 것이다.
언젠가 나와 둘이서 찍은 사진을 케이스에 맞게 오려 넣던 기억이 되살아난다.

 

“치카쨩?”
“응? 왜 요우쨩?”
“그게 아니라, 여기 치카쨩의 사진이 있는데?”

 

요우쨩이 보여준 목걸이에는 틀림없이 내게 넣어둔 요우쨩의 사진이 아닌, 내 사진이 있다.
어떻게 된 거지? 내가 잘못 넣었다거나? 아니, 아무리 내가 바보라도 그런 실수를 할 리가 없잖아!

 

“요시코쨩이 준 목걸이에서 왜 치카쨩 사진이… 치카쨩, 뭐 집히는 거 없어?”
“응? 응, 전혀… 오히려 내가 더 궁금할 정도야.”

 

우리가 답답함에 신음하며 고민할 때, 멀리서 다급한 발소리가 들린다싶더니, 바로 옆에 위치한 교실 문에서 멎는다.
그리고 그곳엔, 요시코쨩이 서 있었다. 한 손에 내 목걸이와 완전히 똑같은 것을 손에 걸친 채.
등줄기가 차갑게 식어간다. 말을 잇지 못한다. 요시코쨩이 손에 칼을 들고 있었어도 이다지도 혼란스럽진 않았을 거다.
지금이 도대체 무슨 상황인지조차 파악할 수가 없다.
어째서 목걸이가 두 개일까. 거기서부터 상황을 차근차근 정리해나가려는 찰나,
그마저도 어지럽히듯, 요시코쨩의 눈에 눈물이 차오르더니, 도망치듯, 달려간다.
도망치듯…? 무슨 근거인지는 몰라도, 그 모습은 도망치는 것처럼 보였다. 대체 무엇으로부터?
어느새 일어나 내 곁에 온 요우쨩이 내 손을 낚아챈다. 내 손바닥에 아마도 요시코쨩의 것이라 추측되는 목걸이를 올려주고,
손가락까지 접어준다. 요우쨩과 얼굴을 올려본다. 어리둥절한 나와는 다르게, 요우쨩은 뭔가를 깨달은 눈치였다.
그 순간, 눈썹이 꺾이다시피 구부러지고, 한껏 공기를 들이마시더니.

 

“빨리 안 쫒아가아아!!!”

 

언젠가, 교실에서 다투고 있던 3학년 3인방을 제지하던 때가 떠오른다.
신호총의 총성보다도 큰 요우쨩의 고함을 신호로, 나는 경주가 시작된 것처럼 달려 나간다.
요시코쨩을 찾아야한다. 하지만 어디에도 보이지가 않는다. 내 출발이 너무 늦어버린 걸까? 어디로 갔을까?
다리가 저려올 정도로 바닥을 강하게 찬다. 눈은 쉴 틈 없이 그녀를 찾는다.
머리는 그녀의 행선지와 목걸이에 대한 수수께끼. 두 가지를 생각한다.
내 사진이 담긴 이 목걸이는 분명 요시코쨩의 것일 터다. 그녀는 짝사랑을 이뤄주는 목걸이에 나의 사진을 넣어서,
지금껏 간직하고 있었다. 그러나 결국, 그것을 나에게 들키자, 요시코쨩은 도망쳤다.
이제야 알 것 같다. 요우쨩이 내게 처음으로 고함을 친 이유를.

요시코쨩은 나를 좋아한다.

틀림없다. 그것도 내가 요우쨩을 좋아하는 것보다 훨씬 더 나를 좋아하고 있다.
그렇다면, 그녀는 내게 표현했을까? 아니, 표현하지 못했을 터다. 왜냐면…

 

“진심으로 사랑한다면 그 사람이 행복하길 빌어줘야지.”

 

그녀는 그렇게 말했으니까. 어제 단 둘이서 마주보던 카페에서, 그녀는 자신의 마음을 철저하게 감춘 채,
요우쨩을 좋아하는 나에게 협력하기로 약속하는 그런 여자니까.
나는 대체 그녀에게 무슨 짓을 한 걸까? 무신경하고 섬세함 따윈 없었던 나 때문에,
그녀는 대체 얼마나 많은 상처를 입었을까. 아니, 그걸 생각하기 이전에.

애초에 나는 진심으로 요우쨩을 좋아하는 걸까?

아침의 버스에서 요우쨩이 요시코쨩을 바라보고 있을 때도, 음악실에서 리코쨩과 요시코쨩이 함께 있을 때도,
난 항상 요시코쨩을 보고 있었다. 타천사. 특별난 행동만큼 특별난 그녀를.
카페에서 그녀와 대화하며 ‘짝사랑을 경험해본 적 없는 꼬마아이와 대화하는 기분’이라고 생각했던 것이 기억난다.
누구보다도 진지하게 나를 사랑하는 그녀에게 커다란 죄를 지었다. 이제야 깨달은 잘못에 눈물이 차오르며 시야가 흐려진다.

나는 짝사랑을 경험해본 적 없는 꼬마아이다.

무작정 앞을 향해 달리며, 이리 저리 방황하는 시선 한 켠에, 일순간 그녀가 빗속을 뚫고 교문을 달려 나가는 모습이 비친다.
어디까지 도망칠 생각일까. 최대한 멀리 떠나버리고 싶을 걸까. 이해한다. 이제 나는 가까이하고 싶지 사람이겠지.
교문을 넘어 요시코쨩의 뒤를 따라 무작정 달리나가자니, 빗물과 눈물이 시야를 뿌옇게 가려오고,
결국 튀어나온 보도블록에 발이 걸려 넘어진다. 허나 지면에 닿자마자 튀어 오르는 공처럼, 곧바로 몸을 바로 세우고
그녀의 뒤를 쫓는다. 자격도, 학교도, 상처도, 남은 체력도, 다 필요 없이, 요시코쨩을 마주한 채, 적어도 오해라도 풀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ㅎㅅㄷ 2018.09.15 23:32:16
Myosotis 2018.09.16 01:14:11
Myosotis 재밌게 잘 읽음ㅎㅎ 치카요시 전개로 가니깐 개그에서 진지로 되네 굿굿 2018.09.16 01:1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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